까대기 - 택배 상자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 보리 만화밥 9
이종철 지음 / 보리 / 2019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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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님 100자평을 보고 구입해서 단숨에 읽었다. 리뷰를 미리 보지 않았다면 제목의 뜻을 짐작도 못했을 것이다.

택배에서 상하차 작업을 일컫는 말 '까대기'는 원래 '가대기'라는 우리말에서 왔는데, 가대기란 창고나 부두에서 인부들이 쌀가마니 같은 무거운 짐을 갈고리로 찍어 당겨서 어깨에 메고 나르는 일이나 그 짐을 말한다고 한다 (표준국어대사전).

택배라는 말이 지금처럼 흔히 쓰이지도 않았던 몇십년 전에 비해 이제 우리 생활은 택배 없이 제대로 돌아갈까 싶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다.

저자가 실제로 까대기를 했던 6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책이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인지 내용에 과장이 없고 팩트에 입각했다는 신뢰가 가게 쓰여졌다.

택배가 어떤 과정으로 세분화되어 있고 어떻게 분업화되어 있는지, 중소 택배 업체는 결국 대기업 택배 업체로 잠식되어 갈 수 밖에 구조적인 문제, 택배 종사원의 과로, 임금, 신분 보장에 관한 문제점 등에 대해 충실한 정보 전달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20대 학생, 휴학생, 취업준비생에서부터 은퇴한 6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택배업에 종사하고 있고 그 대부분은 택배 일로만 생활이 충당되지 않아 투잡을 가지고 있다는 것, 계절, 시기에 따라 주로 어떤 택배 물량이 주를 이루고 각각 어떤 애로점이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이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선 택배 만큼 편리한 수단이 없고 이미 길들여 있는 상태이지만 불안정한 고용 시스템과 과중한 노동, 보장되지 않은 일터는 앞으로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작가가 6년의 고생끝에 이렇게 만화책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었고 다른 택배 종사원들 역시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일을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으로 결말을 맺어준 것은 이 책이 꼭 청소년 독자들을 상대로 나왔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작가 후기에서 그가 전하고 싶다는 말에 결국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루하루 피로를 견디며 살아가는 모두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모두들 몸도 마음도 파손주의입니다." (283쪽)

 

이 출판사 보리만화밥 시리즈의 다른 책들에도 관심이 가서 흘긋거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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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ssbaum 2019-08-03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파손주의.

자꾸 그 파손주의라는 말이 마음에 맴도네요. 커피숍이 이렇게나 잘 되는 건, 어쩌면 요즘의 우리 삶이 그렇게 파손의 위험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렇게 다들 모여서 안전함을 확인하는.

hnine 2019-08-05 04:31   좋아요 1 | URL
택배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특히 다른 사람들의 물건을 파손 없이 전달하는 일을 수행하기 위해 자신의 몸이 파손될지 모르는 생활을 감수해야한다는 것이 함정인 것 같았어요. 그렇게 한 가족의 생계가 꾸려지고 미래의 꿈을 키우고,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은 단지 택배 종사자만의 모습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네요.

하늘바람 2019-08-05 0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고 싶네요

hnine 2019-08-05 04:32   좋아요 1 | URL
그림도 복잡하지 않고 내용도 일관성 있어서 부담없이 보기 딱 좋아요.
한번 읽어보세요. 이 시리즈로 나온 다른 책도 한번 구입해보려고요.

하늘바람 2019-08-05 04:50   좋아요 0 | URL
아 네

시리즈도 있군요

책읽는나무 2019-08-05 0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hnine님 읽으셨군요?^^

저도 파손주의 문구가 따뜻하게 와 닿았더랬습니다.
저는 다른 책을 통해..아마도 보리 만화밥 중 다른 제목을 검색하며 읽고 싶은 책에 저장해놓으면서 이 제목을 보게 되었던 듯 합니다.제목이 눈에 띄어 외워버렸던지라 도서관을 갔는데 이 책이 제눈앞에 딱 있더라구요.
덕분에 좋은 책을 읽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신인작가인 듯하던데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기도 했구요^^

저는 언제부턴가,택배 신청을 많이 줄이게 됐어요.알라딘책은 어쩔 수 없긴 한대요^^
시간 싸움이라는 직업이라 하여 주로 경비실에 맡기거나 집앞에 놔두고 가시라곤 했는데...이런 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여튼..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만화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 어릴때부터 보리 출판사 책을 참 좋아했었는데 보리 만화밥 시리즈도 왠지 다~~~괜찮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덥겠네요?
무더위 강건하게 보내시길요~^^

hnine 2019-08-05 11:52   좋아요 1 | URL
책읽는 나무님 덕분에 오랜만에 보리출판사와 만날 수 있었고 좋은 책과 만날 수 있었어요. 저도 아이가 큰 이후로 보리출판사와 만날 일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이 시리즈 만화 괜찮네요. 지금 장바구니에 벌써 담긴 책이 있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번에 다 사고 싶지만 꾹꾹 참고요 ^^
힘든 일 하면서도 이렇게 만화책을 낼 수 있는 작가이니 다음 작도 꼭 내리라고 봅니다.
이 책 구입하면서 책읽는나무님께 thanks to 하려고 했더니 구매자가 아니고 100자평인 경우엔 thanks to 가 안된다고 하더군요 ㅠㅠ
내일까지가 더위의 피크인 것 같아요. 입추도 이번주에 있다니까 위안삼으며 잘 견뎌보아야겠습니다.
감사드려요~~

책읽는나무 2019-08-05 11:57   좋아요 0 | URL
탱스 투~~마음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좋은 책,같이 읽고 얘기 나누는 게 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