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비처럼 비가 하루 종일 지리하게 내린다.
점심 먹고 들어와 아이와 남편은 낮잠을 자고 있고, 나는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 집을 비워야 하는 내일을 위해 책상과 부엌을 왔다 갔다 하며 이것 저것 준비를 하고 있는 중. 책상위에는 책과 자료들이 펼쳐져 있고 부엌에서는 지금 브로컬리가 데쳐지고 있다.
내가 일주일중 단 하루 일을 하기 위해, 아이 유치원에서 돌아올 시간에 맞춰 멀리서 엄마께서 우리 집에 내려오셔야 하고, 엄마께 아이 외에 다른 일의 부담은 드리지 않게 하기 위해 오전에는 도우미까지 불렀다. 그러고보니 처음 오시는 도우미 아주머니께 부탁드릴 편지도 써놓아야 하는구나.
자신의 손으로 아이 키우며 일하는 여자에게 '산뜻하고 쿨한' 생활이란 없다.
이런 날씨와 이런 분위기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뭐, 이런 날도 있으려니.
스캇펙의 '거짓의 사람들'을 읽고 있는데, 책장을 넘길 때마다 겁이 난다. 읽어 본 사람들은 알리라 왜 겁이 나는지.


---저런 포즈는 또 어디서 배웠담...어제 찎은 사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