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 마르틴 베크 시리즈 6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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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 시리즈 정주행이 벌써 여섯 권째에 이르렀다. 이번 책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는 제목을 읽자마자 '포타티스모스' 라는 단어부터 찾아보았다. 연관된 검색 이미지로 '매시드 포테이토' 가 주루룩 나온다. 이번에는 검색이 아닌 번역기를 돌려본다. 스웨덴어로 '으깬 감자' 라는 단어라고 한다. 경찰과 으깬 감자의 연관성은 무엇이란 말인가.




경찰과 으깬 감자에 대한 궁금증은 책 속에서 곧 풀렸다. 본문에 각주에 잘 설명되어 있다.
'스웨덴어로 Polis, Polis, Potatisgris 는 경찰, 경찰, 돼지 같은 경찰' 이라는 뜻으로, 이 시절 스웨덴 시민들이 시위할 때 경찰을 조롱하며 외쳤던 구호다.(p51)' 라고 되어 있다.

제목은 포타티스모스(Potatismos) 인데 본문에는 포타티스그리스(Potatisgris) 다. 다음 페이지를 넘기니 소시지 노점에서 소시지를 먹던 경찰에게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남자의 뒤, 유아용 안장에 앉아 있던 세 살짜리 꼬마가 외친 단어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역시 각주가 달려있다.

호텔 식당에서 한낮에 총격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머리에 총을 맞고 테이블 위로 쓰러졌지만 놀랍게도 죽지 않았다. 범인은 쏜살같이 달아났고, 식당 안에 있던 누구도 범인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이번 사건의 배경은 스웨덴의 항구도시 말뫼를 무대로 펼쳐진다. 이 시리즈에서 수사 방해 빌런을 담당하고 있는 듯한 순찰조 칼레 크리스티안손과 쿠르트 크반트 경관이 씬 스틸러로 또 등장한다. 용의자가 탄 버스의 승객을 확인했어야 했는데 늦게 도착한다. 그것도 하필 군발드 라르손에게 또 걸렸다. 전작에서도 라르손에게 호되게 질책을 당했는데 말이다. 말뫼에서 일어난 이 사건의 지원을 위해 마르틴 베크가 파견된다.

시리즈 내내 조짐이 있긴 했지만, 마르틴 베크는 딸이 독립한 후 아내와 별거에 들어간 상태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 4권, 『웃는 경관』 에서 경찰이었던 연인을 잃은 오사 토넬이 풍기단속과 순경이 되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참여하고, 귀족 출신인 라르손의 여동생도 등장하는 등 등장인물들의 변화 또한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감상 포인트가 된다.

피해자인 빅토르 팔름그렌에 대해 '오래된 상류층 저택들 중에서도 제일 큰 집에서 산다는 것. 떼돈을 벌었고 쓰기도 잘 썼다는 것(p87)' 정도가 알려져있다. 살해 동기가 무엇이었을까. 부자였으니 돈이 목적이었을까. 아니면 권력? 그렇다면 그의 죽음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굴까.

미스터리 소설, 추리 소설보다는 경찰 소설로 불리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는 등장인물들이 경찰의 속내를 드러내고는 한다. 이번 편에도 탐문수사를 이어가는 콜베리의 생각 속에 그런 점들이 서술되고 있다.


가족을 이루기까지 아주 오래 기다렸던 경찰이 어느 직업과는 다르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전적으로 헌신해야 하는 일이었다. 한순간도 편히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매일 대면하다 보면 결국 자신도 비정상이 되기 마련이었다. (p205)


콜베리는 경찰관이 다른 경찰관하고만 어울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래야 시민들과의 거리를 지키기가 더 쉽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이는 곧 경찰관들이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사회, 무엇보다 자신도 그 일원이어야 하는 사회로부터 동떨어져서 산다는 뜻'(p206) 이라고 생각한다.

기자 출신의 두 작가는 '마르틴 베크' 를 통해 1960년대, 복지국가의 모범으로 알려진 스웨덴 사회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사회가 노동계급을 어떻게 버렸는지 보여주고자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두 작가는 기사처럼 인물과 사건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스웨덴의 빈곤과 범죄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비판한다. 이번 편에서는 특정한 사회 계층에 의해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인물의 증오가 빗어낸 사건을 다루면서, 부가 권력이 되어 가난한 약자를 괴롭히는 모습을 고발하고 있다. 그 모습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사건은 해결되었지만 '마르틴 베크 경감은 기분이 전혀 좋지 않았다.(p397)' 독자인 나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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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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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재와 특별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해 급속도로 소설 속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이 특징인 기욤 뮈소의 소설은 한번 펼치면 끝을 볼 때까지 몰입하게 된다. 결말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되니 말이다. 덕분에 나는 나만의 기욤 뮈소의 소설 읽기의 공식이랄까, 휴일이나 주말 등 시간이 확보되었을 때 책을 읽기 시작한다.

2005년 열린책들 출판사와 2006년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첫 소개된 후 18종 이상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기욤 뮈소는 데뷔 후 최단기간 1천만 부 이상을 판매하며 프랑스 소설의 새 아이콘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의 열번째 소설인 『내일』 은 2013년에 국내에 소개된 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는데, 변화한 시대에 맞춰 새롭게 교정 작업을 거치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표지로 새 단장하여 나왔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내일』 은 매튜와 엠마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버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철학교수 매튜는 일년 전, 성탄절을 앞둔 저녁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 케이트를 잃고 보스턴에서 어린 딸 에밀리를 돌보며 혼자 살아가고 있다. 유명한 뉴욕 최고급 식당에서 일하는 와인감별사인 삼십 대 독신 커리어우먼인 엠마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매달리며 정서불안을 겪고 있다.

매튜는 이웃 동네 벼룩시작에서 우연히 중고 노트북을 한 대 구입하게 되고, 노트북에 저장되어 있던 사진의 원주인인 엠마에게 메일을 보낸다. 이렇게 우연히 메일을 주고 받게 된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약속한다. 그러나 둘 다 약속한 시간, 약속한 장소로 나갔지만 서로를 만나지 못한다.

알고보니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메일은 무려 1년이라는 시간차가 있었던 것. 매튜는 일 년 전의 엠마와 메일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노트북이 타임슬립의 매체가 된 것이다. 매튜는 엠마가 과거의 시간에 존재하는 사람임을 이용해 아내의 사고를 막고자 애원한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몰랐던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다. 당신과 가장 가까운 이는 믿을만한 사람들인가? 사람의 마음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내일』 이 던지는 질문이다.

과거의 엠마가 매튜의 아내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은 서스펜스 넘치는 스릴러의 전개를 따른다. 매튜와 엠마의 미묘한 관계에서는 한 편의 로맨스처럼 느껴진다. 책의 도입부에 나왔던 장면은 책의 후반부에서 반복된다. 그러나 미묘하게 다르다. 굵직한 흐름은 비슷하지만 세세한 부분이 달라져 있는데, 1년 전의 엠마가 바꾸어놓은 미래다. 기욤 뮈소 특유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생생한 화면 구성과 빠른 전개는 이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듯 속도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작가는 책 서두의 작가의 말에서 미래로 메시지를 배달해주는 웹사이트 취재 기사를 신문에서 읽고 작품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 오늘날의 놀라운 기술은 한 사람의 시민으로 생각하자면 때때로 무섭다는 느낌도 들지만, 작가 입장에서 보자면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금맥이기도 합니다. 작가들은 현대의 놀라운 기술을 활용해가며 가상 세계, 과거, 공간, 시간, 현실 세계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금을 캘 수 있으니까요" 라고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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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레벨 3 : 우주 탐사 - 야무진 10대를 위한 미래 가이드 넥스트 레벨 3
이정모.최향숙 지음, 젠틀멜로우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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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레벨 두번째 편 『메타버스』 에 이어 세번째 편은 『우주탐사』 에 관한 이야기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의 흥미를 북돋울 수 있도록 게임처럼 구성되어 있는 것은 넥스트레벨 시리즈의 특성이다. 총 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의 각 장은 게임의 레벨처럼 구성되어 한 레벨을 클리어하고 다음 레벨로 레벨업하는 느낌을 주도록 구성되어 있다. Level1 에서는 우주탐사가 왜,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설명하고, 레벨업하여 읽을 Level2 에서는 우주 탐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발전하게 되었는지 들려준다. Level3 에서는 우주 탐사를 통해 알게 된 우주의 비밀은 무엇인지를, 마지막 Next Level 에서 우리는 왜 우주를 탐사하고 우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풀어낸다.




시리즈의 이름이자 제목에 포함된 단어 '넥스트레벨' 은 '비교 불가능한, 이전보다 더 나은, 보다 발전한 ...' 등의 뜻을 내포한다. 저자는 '한마디로 한수 위라는 거지!' 라고 외치며 아들의 시선을 붙잡는다.

1969년 인류가 달에 도착했을 때의 모습은 모두에게 벅찬 감동을 주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지금쯤이면 일반인의 우주여행이 세계여행만큼 대중화 되어있읅거라 상상해보기도 했다. 인류가 우주로 나아가려는 이유는 관광 때문만은 아니다. 지속 가능한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자원의 보고와 생활터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과 구 소련처럼 초강대국만 가능하리라 믿었던 우주진출이 이제는 우리나라는 물론 유럽, 중국, 인도 등의 나라도 가능해졌다.

초창기의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밤톨군은 유아 시절 「라이카는 말했다』 와 같은 그림책에서 라이카라는 강아지의 존재를 알았고, 이후 그래픽노블 「라이카』 로 소련의 우주개발 계획을 접한 적이 있다. 함께 읽으면 더욱 배경지식이 넓어질 듯 하다.


책은 각 장의 시작에 <다큐툰>코너에서 카툰으로 주제를 열고, <Check it up> 코너로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상식, 기술, 인물 등의 소주제로 분류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Level1 에 스푸트니크와 아폴로 11호로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면서, 상식면으로는 왜 인공위성부터 쏘아올렸는지, 기술면에서는 로켓은 어떻게 인공위성을 우주로 실어나를 수 있는지, 인물면에서는 닐 암스트롱을 비롯하여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 거스 그리섬, 에드워드 화이트 로저 채피 등을 소환하고, 그들 뒤에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많은 과학자들과 우주인들이 있었음을 상기시킨다. 영화 <히든 피겨스> 의 세 여성 또한 그런 인물들이었다.



서로 경쟁하던 미국과 소련은 우주 탐사를 위해 협력하게 된다. 또한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함께 하게 된다. 그 결과는 국제 우주정거장(ISS )이 건설된다. 우주정거장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우주정거장을 지나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우주로 눈을 돌리는 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아이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에 대해 유튜브나 뉴스에서 들어본 적이 있다고 했다.

민간 기업들의 우주 탐사 분야 참여로 이제 우주 탐사는 우주 산업으로 여겨지게 된다. 경제논리에 따른 경쟁의 분야로 서서히 변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허블과 제임스 웹, 두 과학자들이 우주 개발 영역에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는지로 시작하는 세번째 장에서는 그들의 이름을 딴 우주망원경과 발전사를 풀어낸다.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망원경에 대한 이야기는 달, 화성과 같은 천체를 탐사하기 위한 비행체인 탐사선으로 확장된다. 그리고 골든 레코드와 칼 세이건을 소환한다.

단순한 과학적 지식이 아닌 여러 분야에서의 우주탐사에 관한 이야기는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은 쉽고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우주 탐사를 왜 해야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마지막 Next Level 장의 끝에는 <Another Round> 코너를 두어 이 책을 통해 우주 탐사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갖게 되었는지 그래픽 오거나이저 Graphic Organizer 로 표현해보도록 이끈다. 아이들과 독후활동을 해보기에 좋다. 우주에 대해, 우주 탐사에 대해 궁금한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호기심을 틔워보는 것은 어떨까. 미래의 우주과학자, 우주기업가 혹은 우주여행가 등 우주에서 활약할 미래 세대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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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이전 확장판 - 자산을 지키는 가장 완벽한 절세 비법
이장원.이성호.박재영 지음, 안수남 감수 / 체인지업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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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세무사 삼인방의 '세테크' 명강의가 수록된 『부의 이전』 에는 자산을 지키기 위한 절세비법들이 빼곡하게 담겨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상속세를 납부하는 지인이 있으면 친하게 지내라' 라고 말할 정도로 대한민국에서 '상속세'는 '부자만 내는 세금'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져서 거의 모든 국민이 잠정적 상속세 신고대상자가 되었음에도 상속세에 대한 상식이나 이해가 거의 없다. 상속세, 우리가 곧 경험할 '보통의 세금' 이라는 것!



1장에서는 현명한 부의 이전을 위한 상속세와 증여세 기초 지식들을 풀어놓는다. 이후 2장에서는 절세의 핵심인 '시가' 정확히 알기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재산평가는 '시가'를 원칙으로 하며,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해당 재산의 종류, 규모, 거래 상황 등을 고려하여 법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에 규정된 보충적 평가 방법에 따른 가액으로 평가한다. 이때 '시가'란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통상적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을 의미하고, 재산의 평가기준일과 평가 방식을 잘 활용하면 능동적인 절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증여 10년 주기 절세 플랜 세우기에 관한 3장은 미리 준비하는 절세 증여법에 관한 것들을 정리해놓은 장이다. 증여세는 동일인으로부터 10년 이내 증여받은 1,000만원 이상의 재산을 합산하여 계산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상속 발생 시 상속개시일 전 5년 이내에 상속인 이외의 자, 10년 이내에 상속인에게 증여한 가액을 상속재산에 합산하여 계산하도록 되어있다. '증여로 인해 발생하는 위 두 합산 규정이 상속세와 증여세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주범이다.'(p156)

자녀에 대한 증여의 경우 미성년자는 2,000만원, 성년이 된 후 5,000만원까지 증여재산공제를 적용한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미성년자녀에 대한 현금 또는 주식 증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터라 이해가 어렵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 2,000만원을 증여한 후 10년 주기로 증여를 한다면 30세의 성년이 될 동안 4회의 증여를 통해 1억 4,000만원의 재산 형성 기초 자금을 마련해줄 수 있다. 책에서는 이렇게 증여재산공제액만큼만 증여하여 증여세를 발생시키지 않는 방식을 '면세점 증여'라고 부르고 있다. 2024년부터 혼인 및 출산하면 직계존속으로부터 1억원 더 증여받을 수 있게 된 부분도 확인하게 된다. 혼인신고일 이전 2년부터 이후 2년까지, 출생일 또는 입양일로부터 2년 이내까지 증여받는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사실. 

다양한 증여방법과 증여세에 대한 부분을 지나 4장에서는 상속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사실 혈육을 떠나보내며 함께한 시간을 추억하기에도 부족한데, 슬픔을 채 달래기도 전에 경제적 이해득실을 따져야 하는 불편함이 우리에게 상속에 대해 낯선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차라리 사전에 절세비법을 이해해놓는 것이 좋다고 저자들은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앞 장에서 '사전증여에 대한 지식을 익힌 근본적인 이유는 눈앞의 부의 이전인 증여세 절세와 미래에 발생할 상속세의 절세를 위함' 이었다며 시작하는 4장은 효과적인 부의 이전을 위해서는 계산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상속세 신고 및 납부기한은 상속개시일(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월이 되는 날까지다. 책에서는 시간순으로 살펴보는 상속절차를 표로 정리하고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보험금으로 상속세 재원마련과 절세하는 법에 관한 파트에서는 보험료 납부자와 수익자가 서로 다른 경우를 상속의 핵심으로 보고 여러가지 경우에 대해 세금 부여 여부를 풀어낸다. 손주를 보험수익자로 지정하면 상속세 산출세액의 30% 또는 40%의 할증 과세가 적용된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가입해놨던 보험들을 다시 점검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 파트이기도 했다. 상속세를 줄이고 싶다면 '공과금, 장례비용, 채무액'은 잘 챙겨두어야 한다는 부분, 병원비와 간병비 활용에 대한 현실적인 방법, 여러가지 상속공제에 대한 부분에 대한 설명 또한 매우 유익했다. 

부록에서는 유언에 대한 A to Z 와 증여세, 상속세에 대한 실제 상담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유언의 종류와 올바른 유언 작성 방식은 기사로 단편적으로 접하던 정보들을 깔끔하게 정리해보게 되었다. 실제 사례는 앞에서 설명한 지식들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적용해볼 수 있었다. 

세금에 대해서는 예방적 절세가 최선이다. 과거의 세금 역사를 알아야 미래의 세금도 예측할 수 있다.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의 부동산 세금과 변경될 미래의 부동산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모든 독자들이 슬기로운 부의 이전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4년, ‘수도권 집 한 채만으로도 상속세가 부과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상속세를 계산해 본 적 없거나 애써 무시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라는 책 소개말에 뜨끔했다. 정말 이제는 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점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가족들과도 함께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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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방차 마르틴 베크 시리즈 5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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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정주행한 지 어느새 다섯 권 째가 되어 간다. 『사라진 소방차』 는 마르틴 베크보다는 군발드 라르손, 뢴, 콜베리, 몬손, 스카케 등 주변 인물이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또한 주요 살인 사건 수사에 대한 이야기와는 번외로 등장인물들이 왜 경찰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슬쩍 나온다. 이런 깨알같은 재미가 시리즈물을 읽으며 얻는 또 다른 재미요소다.

마르틴 베크는 전쟁 중에 병역을 회피하는 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이었다고 회상하고, 부유한 귀족가문 출신인 군발드 라르손은 해군 생활을 하다가 상선으로 옮겼으나, 그곳에서는 해군에서 배웠던 것들이 별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경험이 도움이 될만한 일을 찾다가 경찰이 되었다고 나온다. 전 편들에서 다른 캐릭터들이 군발드 라르손에 대해 불평하는 장면들이 종종 나왔는데, 군발드 라르손 또한 자기 객관화(!)가 잘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경찰관으로서 그의 자질에 대한 견해는 사람에 따라 크게 엇갈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부분 그를 싫어했다. 그는 대개의 일을 제 방식대로 처리했고, 그. 방식이란 최대한 좋게 말해서 비정통적이었다."(p141)

전작들 중 한 권인 『발코니에 선 남자』 처럼 초반에 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을지 모르는 한 남자가 사망한 장면으로 이야기는 시작한다. 한 남자가 권총으로 자살한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에는 마르틴 베크의 이름이 적혀있다. 마르틴 베크와 전혀 면식이 없는 사람이라 의아하지만, 이 사건은 자살 사건으로 처리된다. 이제는 전작들의 구조에 단련되어 있는 터라, 이 인물이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등장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소설을 읽어가는 내내 나름대로의 관련성을 추리해보았다. ( 그러나 내 스스로의 추리는 장렬히 실패하고, 소설 속 수사관들이 설명해줘서 알았다는... )

장면이 바뀌고, 군발드 라르손이 절도 전담반의 인력지원으로 차량절도 용의자를 감시한다. 그런데 용의자가 살고 있는 건물이 갑자기 대규모의 폭발을 일으키고, 라르손은 그 집에 살고 있던 사람들을 대다수 구해내지만 지켜보던 말름이라는 인물은 사망한다. 누가, 왜, 어떤 방법으로 폭발을 일으킨 것인가. 게다가 화재 신고를 했건만 소방차는 왜 나타나지 않는가. 3월 초에 일어난 사건은 8월 말에야 간신히 범인을 특정한다. 그러나 범인을 잡을 수가 없어 인터폴에 협조요청만 한 채로 수사는 종결된다.

범인을 특정하게 된 것도 살인수사과 팀이 아닌 다른 팀들의 역할이 컸다. 우선 방화가 아닌 자살로 종결될 법한 사건을 뒤집은 것은 과학수사대의 엘름이다. "우리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운에 맡기지 않아요. 내가 특정한 세부에 주목해서 특정한 결론을 끌어낸 거지.(p176)" 라면서 누군가 말름의 매트리스에 화학적 시한폭탄을 장치했다는 것을 밝혀낸다. 이후에는 『웃는 경관』에서 수색의 명수로 자처했던 '말뫼 경찰서'의 페르 몬손이 활약하며 범인을 특정하게 된다.

이 시리즈의 특징 중의 하나는 곳곳에 웃음 코드가 숨겨져 있다는 것. 인물들의 대화 속이나 작은 장면들 속에 유머 요소들이 흩뿌려져 있다. 이번 시리즈에도 씬 스틸러이자 수사 방해 빌런인 솔나의 순찰조 칼레 크리스티안손과 쿠르트 크반트 경관이 등장한다. ( 이제는 안나오면 섭섭할 것 같다. ) 이들이 벌인 순찰 중의 나태함으로 수사관들이 매우 헛걸음을 한다. 결국 군발드 라르손은 '게으른 두 등신 경찰들' 이라고 이들을 부르고야 만다. 이 두 사람은 등장할 때마다 무능함을 매번 갱신하는 만담 콤비인 듯 하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서 수사관들과 대결구도인 존재들은 사건의 범인이 아니라 무능한 경찰들일지도 모른다.

이번 소설의 제목인 『사라진 소방차』 는 중의적 의미를 가진다. 한 가지는 ‘화재 현장이 아닌 곳으로 출동한 소방차’ 다. 셸드가탄 폭발 화재현장에 출동했다는 소방차가 실제로는 솔나 순드뷔베리 링베겐 거리로 출동했기에, 수사관들에게 사건 현장인 셸드가탄 거리에서는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는 부분이다. 나머지 의미는 뢴 경위의 아들이 선물로 받았다가 잃어버렸던 ‘사라진 장난감 소방차’ 다. 이 장난감 소방차를 찾아준 것 또한 수색의 명수, '말뫼 경찰서'의 페르 몬순의 활약 덕분이었다. 다채로운 등장인물들의 활약이 시리즈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듯 하다. 다음 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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