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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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소재와 특별한 개성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해 급속도로 소설 속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것이 특징인 기욤 뮈소의 소설은 한번 펼치면 끝을 볼 때까지 몰입하게 된다. 결말이 궁금해서 계속 읽게되니 말이다. 덕분에 나는 나만의 기욤 뮈소의 소설 읽기의 공식이랄까, 휴일이나 주말 등 시간이 확보되었을 때 책을 읽기 시작한다.

2005년 열린책들 출판사와 2006년 밝은세상 출판사에서 기욤 뮈소의 소설이 첫 소개된 후 18종 이상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기욤 뮈소는 데뷔 후 최단기간 1천만 부 이상을 판매하며 프랑스 소설의 새 아이콘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의 열번째 소설인 『내일』 은 2013년에 국내에 소개된 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는데, 변화한 시대에 맞춰 새롭게 교정 작업을 거치고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표지로 새 단장하여 나왔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내일』 은 매튜와 엠마라는 두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버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철학교수 매튜는 일년 전, 성탄절을 앞둔 저녁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 케이트를 잃고 보스턴에서 어린 딸 에밀리를 돌보며 혼자 살아가고 있다. 유명한 뉴욕 최고급 식당에서 일하는 와인감별사인 삼십 대 독신 커리어우먼인 엠마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매달리며 정서불안을 겪고 있다.

매튜는 이웃 동네 벼룩시작에서 우연히 중고 노트북을 한 대 구입하게 되고, 노트북에 저장되어 있던 사진의 원주인인 엠마에게 메일을 보낸다. 이렇게 우연히 메일을 주고 받게 된 두 사람은 급속도로 친밀감을 느끼게 되고,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약속한다. 그러나 둘 다 약속한 시간, 약속한 장소로 나갔지만 서로를 만나지 못한다.

알고보니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메일은 무려 1년이라는 시간차가 있었던 것. 매튜는 일 년 전의 엠마와 메일을 주고 받았던 것이다. 노트북이 타임슬립의 매체가 된 것이다. 매튜는 엠마가 과거의 시간에 존재하는 사람임을 이용해 아내의 사고를 막고자 애원한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몰랐던 아내의 비밀을 알게 된다. 당신과 가장 가까운 이는 믿을만한 사람들인가? 사람의 마음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일까? 『내일』 이 던지는 질문이다.

과거의 엠마가 매튜의 아내의 비밀을 밝히는 과정은 서스펜스 넘치는 스릴러의 전개를 따른다. 매튜와 엠마의 미묘한 관계에서는 한 편의 로맨스처럼 느껴진다. 책의 도입부에 나왔던 장면은 책의 후반부에서 반복된다. 그러나 미묘하게 다르다. 굵직한 흐름은 비슷하지만 세세한 부분이 달라져 있는데, 1년 전의 엠마가 바꾸어놓은 미래다. 기욤 뮈소 특유의 영상미가 돋보이는 생생한 화면 구성과 빠른 전개는 이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듯 속도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

작가는 책 서두의 작가의 말에서 미래로 메시지를 배달해주는 웹사이트 취재 기사를 신문에서 읽고 작품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 오늘날의 놀라운 기술은 한 사람의 시민으로 생각하자면 때때로 무섭다는 느낌도 들지만, 작가 입장에서 보자면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금맥이기도 합니다. 작가들은 현대의 놀라운 기술을 활용해가며 가상 세계, 과거, 공간, 시간, 현실 세계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금을 캘 수 있으니까요" 라고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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