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직도 초보적 윤리에 대한 어떤 개념 같은 걸 갖고 있는 건가. 

- p36




어떤 미소 

UN Certain Sourire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소담출판사 ​



「어떤 미소」는 도미니크라는 대학생 여성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그녀는 법학을 전공하며 베르트랑이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남자친구인 베르트랑과 함께 그의 외삼촌인 뤽의 집에 방문했다가 그의 유혹을 받는다. 아내가 있는 남자임에도 뤽은 도미니크에 대한 열정을 대범하게 표현하고, 여주인공은 그의 매력에 흔들린다. 


나는 풀어야만 할 급박한 문제가 있는 듯한 괴로운 느낌과 함께 잠을 깼다. 뤽이 나에게 제안한 것은 결국 하나의 게임, 유혹적인 게임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게임은 베르트랑에 대한 충분히 견고한 감정을 파괴시키는 것은 물론, 나 자신에 대해 당혹스럽고 신랄한 감정을 갖게 할 터였다.


 -p39



그녀가 흔들리는 과정, 그 복잡한 내면은 사강 특유의 문체로 손에 잡힐 듯 생생하고 섬세하게 묘사된다. '나는 늘 선택되는 쪽이었다. 한 번 더, 되어가는 대로 나를 내맡기지 못할 이유가 뭐란 말인가. (...) 나는 이 평온한 체념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라며 시작되는 여주인공의 새로운 사랑. 뤽이 그녀를 유혹하며 건넸던 '아직도 초보적 윤리에 대한 어떤 개념 같은 걸 갖고 있는 건가' 란 질문은 마치 「어떤 미소」 를 읽고 있는 독자에게 묻는 질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챙김 미술관 -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김소울 지음 / 타인의사유 / 2022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음챙김 미술관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김소울 지음

타인의사유


실제로 사회적으로는 용납되지 않거나 인정되지 않은 욕구를 예술과 같은 다른 활동으로 바꾸어 충족하는 것을 승화(sublimation)라고 한다. 승화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기초한 개념으로서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어기제 중 하나이다. 젠틸레스키는 타시와 사회에게 표출하지 못했던 원망, 분노, 그리고 살인의 욕구 등의 부정적 감정들을 미술작품이라는 가치 있는 형태로 변화시킨 것이다. 


- p174, 3장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지는 않나요>




적군인 앗시리아의 장군 홀로페르네스를 만나 술을 만취하도록 마시게 하고 머리를 베어 나라를 구했던 영웅적인 여성 유디트는 화가들이 즐겨 그렸던 인물이다. 통상적으로 남성 화가들이 그려내던 유디트는 소극적이고 유약한 경우가 많았으나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Artemisia Gentileschi) 가 그려낸 유디트는 훨씬 더 강하고 힘이 있어 보이는 여성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적극적이고 확신에 찬 표정으로 적장의 목을 베고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젠틸레스키는 카라바지오가 여성을 소극적으로 그린 것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여자가 남자를 단호하게 죽이는 장면 자체를 사회가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p171)


젠틸레스키가 유디트를 이렇게 강하게 그려내야 했던 과거의 경험은 유디트의 얼굴에 자신의 자화상을, 홀로페르네스의 얼굴에는 응징하고 싶던 남자의 얼굴을 그리게 했다. 고통스러운 그녀의 과거를 향한 강한 몸짓 또한 담겨있다는 것. 수록되어 있는 그림을 들여다보다보면 그녀가 어떻게 트라우마를 극복하기위해 애를 썼는지 절절하게 느껴진다.


트라우마의 회복은 과거의 그 시간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현재로 가져오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그때의 사건들, 상황들, 상처받은 나 자신을 그 시간에 그대로 두고 오는 것, 그리고 과거가 존재함을 인정하고 현재의 새로운 도전들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트라우마로부터의 건강한 회복을 이끌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달 후, 일 년 후」 에는 9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얽히고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며 감정의 파고에 휩쓸린다. 나는 조제와 베르나르의 관계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한 달 후, 일 년 후 

Dans un mois, dans un an (1957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소담출판사 



베르나르는 유산을 하고 병원에 입원을 한 아내를 보며 불현듯 '이 여자가 그의 아내라는 것을, 그의 행복이라는 것을, 그녀는 오직 그에게 속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녀는 그만 생각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가 죽을 뻔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여자' 인 아내를 위로하며 잠시 사랑하는 여인 조제에 대해 잊고 잠깐 절망에 빠져들지만, 조제와의 통화를 떠올리며 행복감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짓기도 한다. 


그가 그녀에게 그들의 사랑에 대해 말하자, 그녀는 그에게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했었다. "일 년 후 혹은 두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격렬한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p136



조제와 베르나르는 서로가 닮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이 남자는 나와 닮았어. 이 남자는 나와 같은 부류야. 난 이 남자를 사랑해야 했어'(p53) 라고도 생각했지만 베르나르를 사랑하지 않는다. 베르나르만이 조제를 사랑했던 것. 조제가 생각한 '같은 부류' 라는 것이 어떤 특성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는 정확히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저 조제는 '닮은 사람'을 사랑하는 타입은 아니었고, 베르나르는 '닮은 사람'을 사랑하는 타입이었나란 단순한 생각을 해본다. 그럼 나는 어떤가? '닮은 사람'에게는 편안함은 느끼지만 호기심은 들지 않아 매력을 못느끼는 타입일지도 모르겠다. 



함께 보낸 같은 시간에 대해 조제는 '그녀도 언제든 틀림없이 그처럼 실수할 것이고, 그처럼 잘못된 파트너와 함께 행복을 공유할 것이다'(p101) 라고 생각한 반면, 베르나르는 그녀와의 이별에 모호한 안도감을 느끼지만 '극히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듯이,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대방과 헤어진 다음 행복을 음미할 시간을 갖는다'(p123) 이라고 생각한다. 이 미묘한 차이가 흥미롭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제공도서 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미소 

UN Certain Sourire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소담출판사 




「어떤 미소」 는 매력적인 유부남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겪은 뒤 성숙해 가는 과정을 그린 젊은 여성의 이야기이다. 1958년 장 네귈레스코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기도 했다. 영화 보다도 더 많이 알려진 이 곡 <A certain smile> 을 들으며 책을 읽어본다. 



[Un certain sourire/ A certain smile]


A certain smile, a certain face

Can lead an unsuspecting heart on a merry chase

A fleeting glance can say so many lovely things

Suddenly you know why my heart sings


You love awhile and when love goes

You try to hide the tears inside with a cheerful pose

But in the hush of night exactly like a bittersweet refrain

Comes that certain smile to haunt your heart again


But in the hush of night exactly like a bittersweet refrain

Comes that certain smile to haunt your heart agai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한 번도 내 작품들을 통해 평가받지 못했어요. 

사강이라는 사람으로 평가받았죠. 

시간이 흐르자 작품을 통해 평가받게 됐어요. 

그리고 나는 그것에 익숙해졌죠.


- 프랑수아즈 사강





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소담출판사



현대문학계에서 매우 특이한 일이다. '작가'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그의 작품이 상대적으로 덜 조명받은 사례말이다. 그만큼 프랑수아즈 사강이란 작가의 매력은 넘쳐난다. 『한 달 후, 일 년 후』 는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 두 번째 소설 『어떤 미소』 에 이어 1957년에 발표된 사강의 세 번째 소설이다. 2007년 국내에 번역 소개되었던 이 책을 포함한 시리즈가 이번에 리커버 개정판으로 새롭게 다시 나왔다. 파스텔톤의 커버가 더욱 '블링블링' 사랑스럽다. 



벚꽃을 기다리는 마음이라 그럴까, 하늘색, 연노랑색, 연두색, 분홍색, 연베이지색 중에 분홍색 커버의 책을 골라든 것은. 시리즈 중 그렇게 먼저 읽게 된 책이 「한 달 후, 일 년 후」 다.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을 원작으로 하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멜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ジョゼと虎と魚たち)> 의 주인공 이름 조제가 이 소설에서 왔다. 장애를 가진 여성과 그녀를 바라보는 한 남성의 러브 스토리가 주요 내용인 이 영화에서, 실제 이름이 쿠미코인 주인공은 탐독하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 을 읽으며 외로움과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었던 조제를 자신의 이름으로 정했다. 주말 독서. 읽기 시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