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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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에는 9명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얽히고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며 감정의 파고에 휩쓸린다. 나는 조제와 베르나르의 관계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 




한 달 후, 일 년 후 

Dans un mois, dans un an (1957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소담출판사 



베르나르는 유산을 하고 병원에 입원을 한 아내를 보며 불현듯 '이 여자가 그의 아내라는 것을, 그의 행복이라는 것을, 그녀는 오직 그에게 속한 사람이라는 것을, 그녀는 그만 생각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가 죽을 뻔 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여자' 인 아내를 위로하며 잠시 사랑하는 여인 조제에 대해 잊고 잠깐 절망에 빠져들지만, 조제와의 통화를 떠올리며 행복감에서 우러나오는 미소를 짓기도 한다. 


그가 그녀에게 그들의 사랑에 대해 말하자, 그녀는 그에게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했었다. "일 년 후 혹은 두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알고 있는 사람 중 오직 그녀, 조제만이 시간에 대한 온전한 감각을 갖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격렬한 본능에 떠밀려 시간의 지속성을, 고독의 완전한 중지를 믿으려고 애썼다. 


-p136



조제와 베르나르는 서로가 닮은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이 남자는 나와 닮았어. 이 남자는 나와 같은 부류야. 난 이 남자를 사랑해야 했어'(p53) 라고도 생각했지만 베르나르를 사랑하지 않는다. 베르나르만이 조제를 사랑했던 것. 조제가 생각한 '같은 부류' 라는 것이 어떤 특성을 이야기하는 것인지는 정확히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저 조제는 '닮은 사람'을 사랑하는 타입은 아니었고, 베르나르는 '닮은 사람'을 사랑하는 타입이었나란 단순한 생각을 해본다. 그럼 나는 어떤가? '닮은 사람'에게는 편안함은 느끼지만 호기심은 들지 않아 매력을 못느끼는 타입일지도 모르겠다. 



함께 보낸 같은 시간에 대해 조제는 '그녀도 언제든 틀림없이 그처럼 실수할 것이고, 그처럼 잘못된 파트너와 함께 행복을 공유할 것이다'(p101) 라고 생각한 반면, 베르나르는 그녀와의 이별에 모호한 안도감을 느끼지만 '극히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듯이,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상대방과 헤어진 다음 행복을 음미할 시간을 갖는다'(p123) 이라고 생각한다. 이 미묘한 차이가 흥미롭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제공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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