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마중 보림 창작 그림책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 / 보림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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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때마다 언제나 큰 울림을 주는 그림책. 별 다섯개가 아니라 별 열개를 주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어쩌면 아이보다도 어른이 더욱 감동을 받는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크고 작건 엄마를 기다려 본 기억이 아스라이 떠오르며 내 안의 아이가 함께 발을 동동 구르게 됩니다. 월북 작가 이태준님이 1938년 조선아동문학집에 실었던 동화에 그림작가 김동성님의 그림을 입혀 아름다운 한편의 작품으로 탄생한 그림책. 바로 『엄마마중』입니다. 이전에 '소년한길'에서 나오던 책이었는데 절판되어 중고책으로만 구해야 했다가 이번에 보림출판사에서 다시 재출간되었습니다. 절판책을 구해보려고 동동거렸던 기억을 떠올리니 이리 다시 좋은 출판사를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반가운 마음입니다.

 

엄마마중  

이태준 글 / 김동성 그림 

38쪽 | 350g | 260*247mm 

보림   

 

   

책은 군밤장수 모자와 두툼한 솜옷을 입은 아기가 어디론가 가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여백이 가득한 한편의 아름다운 그림 속 아가의 아장아장 걸음을 따라가봅니다.



 

 

전차 정류장에 짧은 다리로 애를 쓰면서 낑낑 거리면서 올라가는 아가의 뒷 엉덩이. 아무래도 아가는 엄마를 오기를 기다리다가 한시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엄마를 마중나온 것 같습니다. 아마도 엄마는 하루 끼니를 위해 어디론가 일을 하러 갔겠지요.

 

 

아기를 등에 업은 소녀, 봇짐을 잔뜩 등에 진 아저씨, 책보퉁이를 끼고 어디론가 내달리는 까까머리 중학생 등 1930년대 거리의 풍경이 흑백사진 속 풍경처럼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전차 정류장에서 금긋기 놀이를 하다가 정류장 푯말에 매달렸다가 쭈그리고 앉아서 기다리는 아가의 모습도 애틋하고 사랑스럽습니다. 동양화를 전공해서인지 김동성 작가의 그림은 수묵화의 느낌을 아주 잘 살리고 있는데다 우리의 정서를 듬뿍 담고 있어 마냥 친근하고 따뜻하게 다가오지요. 

 

그림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1930년대의 거리 모습과 사람들의 옷차림,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의 모습은 단색 톤으로 표현되는데 전차가 들어오는 장면은 화려하고 강렬한 컬러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흑백과 컬러의 대조는 주인공의 심리나 사건의 전개 등을 묘사하는데 종종 쓰이곤 합니다. 존 버닝햄의 '곰 사냥을 떠나자' 의 경우 사건이 전개되는 서사 부분에서는 흑백을, 의성어와 의태어가 나오며 운율감을 살리는 부분에서는 컬러를 사용하며 흥미를 돋우었죠. 편집자는 단색과 컬러의 대비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더군요.

 

  
 

엄마가 오기만을 힘겹게 기다리는 아이에게 전차는 커다란 나무를 지나고, 푸른 바닷속을 헤엄치듯 지나오며, 새들과 함께 하늘에서 날아오는 간절한 희망 이다. 작가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과 곧 엄마를 만날 거라는 희망을 대조적으로 표현해, 아이의 간절함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이제 전차들이 들어옵니다. 전차가 올 때마다 아가는 기웃거리며 묻습니다.

 

 

엄마마중

p.11~18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오?”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차장은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또 전차가 왔습니다. 아가는 또 갸웃하고 차장더러 물었습니다.
“우리 엄마 안 오?”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 하고 이 차장도 ‘땡땡’ 하면서 지나갔습니다.

 

 

 

그 때 친절한 차장이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 가만히 섰거라, 응?"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때부터 아가는 한 자리에 붙박이 처럼 서서, 엄마를 기다립니다. 어느덧 땅거미가 지고 바람이 붑니다. 아가는 바람이불어도 꼼짝 안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도 않고, 코만 빨개져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에게 읽어주던 제 목소리는 이 지점에서부터 떨리기 시작합니다. 콧등이 시큰해지죠.

 

 


엄마를 만나고 싶어 움직이지 않고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강렬하게 와 닿습니다. 어여쁘고 귀엽기만 했던 아이가 이렇게 간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애잔하여 제 안의 아이가 함께 웁니다. 어쩔 때는 기다리는 아이를 빨리 만나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 되어 마음이 조급해지고 가슴이 아파옵니다. 얼른 달려가 꽁꽁 얼어붙은 아이의 코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싶어집니다. 아이를 안아올려 품에 꼭 안아 그 얼은 몸을 녹여주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저는 이렇듯 아이 마음. 엄마 마음. 두 마음 모두 한꺼번에 느껴지는 바람에 가슴이 뭉클하여 이 모습에서 한동안 멈추게 되는군요.

 

 

펑펑 내리는 함박눈에 마을은 하얗게 변해갑니다. 아가는 엄마를 만났을까요? 전차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이야기. 그저 차례로 정류장으로 들어오는 전차의 차장에게 엄마가 언제 오는지 묻는 게 줄거리의 전부임에도 강렬한 울림을 주는 그림책.

 

 

원본 글에는 없었으나 그림작가가 나중에 추가했다고 하는 마지막 페이지를 보며 간절하게 바라게 됩니다. 아가는 바라던 대로 엄마를 만나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갔다구요. 현실과 환상을 단색과 컬러로 표현했던 앞페이지를 떠올리며 이 장면이 아이의 희망일뿐이라고 생각해보지만 마음은 그럴리 없다고 외칩니다. 아이의 간절한 마음을 위해 작가 스스로의 그림 흐름의 규칙을 깨서 더욱 머무르게 하는 전략일 것이라구요.

 



 

밤톨군은 아이는 당연히 엄마를 만났을 것이라고 대답하며 제 눈의 물기를 닦아주고는 합니다. 얼마전까지 아빠와 함께 버스 정류장에서 앉아 발을 흔들며, 늦은 퇴근길의 엄마를 기다리던 밤톨군의 모습이 떠올라 울컥하곤하는 제 마음을 이녀석은 알고 있으려나요. 밤톨군이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지를 않길 바라며 그때 어떤 마음으로 엄마를 기다렸을지 차마 물어보지 못하는 이 마음까지두요. 조금 더 크면 이 녀석이나 저나 함께 이야기해볼 날이 올거라 생각해봅니다. 그러고보면 이 책은 간결한 글과 그림만으로 볼 때는 유아들에게도 읽어줄 수 있는 책이지만 이 책의 이 정서를 제대로 느끼려면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안 읽어보신 이웃님들이라면 이 책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배경이 이 겨울과 더욱 어울리는 책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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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한번 해 봐! - 빨간머리 마빈의 도전 이야기 햇살어린이 12
루이스 새커 지음, 슈 헬러드 그림, 황재연 옮김, 이준우 본문색채 / 현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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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냥 한번 해 봐!

루이스 새커 글 / 슈 헬러드 그림

128쪽 | 300g | 172*217mm

현북스


 

마빈 시리즈의 새로운 책들이 나올수록 감동이 더욱 짙어집니다. 출판사에서는 일부러 울림이 큰 책을 나중에 내놓고 있는 것일까 의심해보고 싶을 정도로 말입니다. 이번 책도 읽어가다가 주인공 마빈이 장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마도 부모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마빈이기에 그렇겠죠. 이 책을 읽어가는 어린이들은 마빈에게 어떤 공감과 위안을 받을까요.

 

 

 

마빈에게 얼마전 멋진 산악자전거가 생겼습니다. 부모님을 조르고 설득하여 얻어낸 자전거지요. 아마도 그 소식을 친구인 닉과 스튜어트에게 자랑했으리라 짐작합니다. 마빈의 집에서 놀던 친구들은 '죽음의 언덕' 으로 자전거를 타러가자고 말합니다. 아직 새로산 자전거를 타보지 못한 마빈은 슬쩍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자연스럽게 그 자리를 회피하기 위하여 '황금 유니콘 놀이' 하자고 하는 동생 린지에게 나쁜 말을 해서 울리죠. 그리고 벌로 일주일간 자전거 타기 금지명령을 얻어(!) 냅니다.  


 

 

 

앞부분에 ( 줄거리와는 관련없어 보이는 ) 린지의 황금유니콘 놀이에 대하여 제법 설명이 되어있어 살짝 지루해하며 지나갔습니다. 뭐하러 이런 이야기를 길게 하나 싶었죠. 그러나 나중에 작가가 이리 공을 들인 이유가 뒤에 나오더군요. 린지의 촌철살인의 한마디로요. 

 

 

월요일이 되어 학교로 가니 놀라운 일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토요일에 마빈 혼자 죽음의 언덕에서 산악자전거를 타고 내려온다는 소문이 퍼져있었던 것입니다. 겁먹은 본마음을 보이기 싫은 마빈은 가슴이 철렁했죠. 게다가 소문을 낸 스튜어트와 닉은 자신들은 엄마가 허락하지 않으니 마빈 혼자. 타러 가는 거라고 말합니다. 죽음의 언덕에서 수없이 자전거를 타봤다던 닉이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하는 거짓말에 황당해도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마빈이 겁이 많아 못할 거라는 다른 친구들의 말에 잠시 망설이는 사이 마치 당장 가파른 언덕을 전속력으로 내려가다 자전거가 마음대로 움직여 멈추지 못하는 것 마냥 모든 일은 순식간에 마빈의 마음과는 다르게 흘러가버립니다. 
 

 

 

항상 힘들고 지칠때 도움이 되는 것은 역시 가족입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민에 휩싸여버린 마빈. 그날 동생 린지가 천둥 때문에 무서워하는 모습을 달래주다가 자신에게도 들려주는 듯한 말을 듣습니다. 

무서움은 밖에 있는 게 아니고 네 머릿속에 있는 거란다.

 

 

 

다음날 학교에서 있던 안전교육에서 또 자신에게 들려주는 듯한 이야기를 듣습니다. '마약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친구들이 너를 겁쟁이라고 놀리면?" 이라는 질문에 당황한 마빈에게 다독여주는 듯한 조언. 

 

그건 겁나는 게 아니라 현명한 거야.

____ 은 절대 용감하게 만들어주지 않아.

그런 놀림에 '아니' 라고 대답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한 거란다. 

 

 

 

토요일이 되어 마빈은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없이 죽음의 언덕으로 가기 위해 스튜어트의 집으로 갑니다. 마빈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마빈의 인생은 다른 아이들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러나 막상 가보니 친구들은 TV를 보느라 관심도 없습니다. 이전 에피소드부터 이 친구들 정말 어이없는 친구들이네요. 할 수 없이 이들을 놔두고 기다리고 있을 다른 친구들을 생각하며 죽음의 언덕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도착한 그 곳에는 친구들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마빈의 가족 말고는요.

 

이런 가족이 있기에 마빈이 씩씩하게 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마빈은 그제야 깨닫습니다. 지금껏 다른 아이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까만 걱정했었는데 정작 아이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는 것을요. 그리고 스스로 언덕을 내려가보겠다고 결정합니다. 든든하게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빠, 형, 동생의 응원도 큰 도움이 되었겠죠.


 

 

그리고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마빈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을 때, 식구들이 손을 들어 환영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동생이 외치죠.

 

오빤 이제 황금 유니콘이야!

 

 

전 꼬마 린지의 말을 들으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든든한 응원 속에 스스로를 극복하고 진정한 용기를 깨달은 마빈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게 됩니다.  

 

저도 마빈에게서 진정한 용기에 대해 배웠습니다. 나중에 밤톨군에게 이 이야기들이 필요해질 때 "마빈이 그랬지~" 하면서 쉽게 꺼내줄 수 있도록 차곡차곡 마음에 담아둔 것은 물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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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는 날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9
홍진숙 글, 원혜영 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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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하는 날

홍진숙 글, 원혜영 그림

네버랜드 우리걸작 그림책 - 34

32쪽 | 345g | 220*220mm

시공주니어 

 

 

다듬잇돌과 방망이, 화로, 인두... 지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선조들의 살림살이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색감으로 가득한 판화형식의 그림책 속에 담겨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 한권입니다.

 

오늘은 큰 빨래를 하는 날, 아이들은 신이 나지요. 빨래놀이가 시작되거든요. 이야기에는 엄마를 중심으로 할머니, 아이들이 나옵니다. 3대가 함께 살았던 이전 풍경이지요.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시간을 보내면서 윗세대가 살아온 경험을 아랫세대가 익힐 수 있는 학습의 기회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집니다. 그림책 속 할머니와 아이들도 빨래 과정 속에서 저마다 작은 역할들을 합니다. 빨래를 짜기도 하고, 빨래를 밟기도 하고, 다듬이 방망이를 두드리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놀이처럼 엄마 아빠의 일을 도우며 살아가는 방법들을 터득하게 되고, 읽는 이에게는 빨래가 오롯이 엄마의 몫이 아닌, 가족의 몫임을 느끼게 합니다. 

 


 

 

 

요즘이야 세탁기가 빨래를 해결해주니 밤톨군에게는 손수 사람의 손길로 냇가에서 빨래를 하는 모습이 낯설기만 한 듯 합니다.

 

 

 

제 세대까지만 해도 빨래후 풀을 입혀 네모 반듯하게 접은 이불호청을 동생과 함께 신나게 밟았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신나게 뛰면서도 어머니를 도울 수 있어서 더욱 기뻤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잘 밟은 호청을 잘 말려 다렸을때 나던 그 풀 냄새.    

 

 

이 책은 생활이 곧 교육이었던 우리 옛 문화를 보여 주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옛 빨래 과정을 통해 옛 어른들의 생활 모습과 생활 철학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자연의 도움을 받아 시간과 품을 들인 우리의 옛 빨래, 그 과정에 깃든 삶의 지혜와 철학. 옷을 뜯어 빨았던 옛날에는 빨래가 털고 삶고 치대고 말리고 두드리고 다리고 꿰매는 지난한 과정이었지만, 우리 어머니들은 부단한 노동과 인내, 깨끗함에 대한 바람, 햇볕과 바람과 이슬과 물 등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로 빨래를 해오기도 했다는 것을 저도 다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삶을 학습한다는 것은 단순히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대하는 가치관을 배우는 것이라는 것두요. 

 

  

 

 

마지막에는 옛 물건에 생소하고 낯선 아이들을 위해 친절한 설명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인도와 중국에서 오랫동안 판화를 공부한 원혜영 작가는 빨래하는 이야기를 목판에 아름답고 잔잔하게 담아내었습니다. 헌 옷이 새 옷이 되기까지 햇볕과 바람과 이슬과 물의 손길이 닿았던 빨래 과정을 나무를 파고 찍는 수고로 표현했다고 하는군요. 목판 특유의 느낌을 살린 그림에는 질박한 우리 옛 문화가 때로는 거칠게, 때로는 섬세하게 담겨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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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특별한 집 - 1954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33
모리스 샌닥 그림, 루스 크라우스 글, 홍연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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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특별한 집

루스 크라우스 글 / 모리스 샌닥 그림

30쪽 | 301g | 210*297mm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233

시공주니어

 

이미 성장해버린 어른으로서 아이를 관찰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기 안에 살고 있는 어린이를 발견하는데 뛰어난 재능을 가진 작가라는 평을 받는 모리스 샌닥. 그래서 그의 작품 속의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눈으로 꿰어 맞춘 어린이가 아니라 제 나이만큼의 생각과 고민을 가진 '진짜 아이들' 입니다. 그의 작품을 읽는 어린이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끼며 그의 이야기에 열광하게 되죠. 그의 작품 가운데 1954년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했던 '아주아주 특별한 집' 이 드디어 국내에 출간되었습니다. 

 

 

 

p.2

나는 어떤 집을 알아요.

다람쥐 집은 아니에요.

당나귀 집도 아니죠.

눈으로 볼 수 있는 집이 아니에요.

어느 거리에도 없고,

어느 골목에도 없어요.

오직 나만을 위한 집이에요. 바로 나, , ,

 

 

한 어린아이가 자신을 위한 아주 특별한 집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작됩니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주 특별한 집이라는군요. 오렌지색 페이지 위에 노랫말 같은 글에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덧붙여져있습니다.

 

 

 

아이는 놀다가 무엇인가를 엎지르고 떨어뜨릴 때마다 부모의 눈치를 봐야 했을 겁니다. 그런 아이에게 이 집에서는 무엇을 하든 마음껏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이곳은 또 해! 또 해! 또 해! 아무도 그만, 그만, 그만하라고 말하지 않는 집 이거든요. 아이라면 누구나 바라는 집이겠지요.    


 

 

책 속에는 어떤 극적인 사건도 없는 데다가, 일러스트도 오렌지색 바탕 위에 파랑과 먹색으로만 그려진 단순한 그림이지만 순수한 아이의 마음만은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기에 책을 읽는 아이들은 책 속 아이를 통해 억눌려왔던 어떤 스트레스를 마음껏 푸는 듯 합니다. 책 속의 빼빼한 늙은 사자가 방석을 뜯어먹고 조금씩 몸이 부풀어오르면서 표정마저 온화해지는 장면을 보면서 아이는 책을 읽어주는 엄마도 빈곤한 상상력을 조금씩 부풀어올리기를 바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책 속 사자처럼 좀 더 너그럽고 온화한 표정을 지으면서요.  


 

 

칼데콧상 시상식에서 샌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어린이의 갈등이나 고통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 허식의 세계를 그린 책은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생각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꾸며 내는 것이다. 그렇게 꾸민 이야기는 어린이의 생활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이렇게 어린이의 마음을 잘 읽어내는 그가 2012년 5월 8일 향년 83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하여 앞으로 그의 멋진 그림책들을 만나볼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밤톨군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바라는 집은 어떤 집이니?  

잠시 망설이던 밤톨군은 이내 신나는 표정으로 대답합니다. 음~ 침대가 천장에 매달려 있어서 우주비행사처럼 매달려서 자보고도 싶구요. 마음껏 장난을 치고 놀아도 망가지지 않는 가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p.16

나는 어떤 집을 알아요.

다람쥐 집은 아니에요.

당나귀 집도 아니죠.

참, 아까 이야기했죠? 

산 위에 있는 집도 아니에요. 

골짜기에 있는 집도 아니죠. 

깊은 구멍 속에 있거나 

우리 동네 골목에 있는 것도 아니에요. 

나무 위에도 없고, 

침대 아래에도 없어요. 

그 집은 바로 여기 ...... 

바로 바로 요기 요기 ...... 

내 머릿속 한가운데 에 쏙 들어 있답니다. 쏙, , , . 

 

 

:: 독후활동 ::

 

 

 

 

머릿속에 있는 아주 특별한 집에서 마음껏 뛰놀고 노래하는 아이의 즐거운 상상력에 유쾌해진 밤톨군 부자. 마침 레고로 놀고 있던 터라 놀던 그대로 멋진 집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두런두런 서로 이야기하며 남아있는 부품들로 뭔가를 만들어갑니다. 

 

요새 UFO 와 외계인에 대한 두꺼운 책을 조금씩 읽은 영향인지 옥상에는 외계인의 신호를 잡을 수 있는 안테나도 설치하고, 헬기 이착륙장도 만듭니다. 옥상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도 꼼꼼히 만들어주었군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편에는 헬기 조종사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잘 만들어 놓았군요.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편안해보입니다.

 

 

아직 1층은 다 꾸며지지 않은 듯 하군요. 하늘에 매달 침대는 어떻게 설치하려는지.. ?  

 

사실 밤톨군에게 가장 즐거운 집( 밤톨군은 '기지' 라고 부릅니다. ) 는 역시 이런 곳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적의 카시트 상자와 기저귀 상자에서의 하루부터 장난감 정리함.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가득찬 성, 그리고 빨래건조대에 만든 자신의 기지까지.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며 자신이 원하는 집을 다르게 만들고

그 안에서 행복하게 놀이하는 밤톨군 모습을 찾아보며 엄마미소가 절로 지어지게 되는군요.

밤톨군의 가장 최고의 집은 이 중에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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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삐 풀린 뇌 - 우리의 자유의지를 배반하는 쾌감회로의 진실
데이비드 J. 린든 지음, 김한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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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를 알 수 없던 안절부절함. 일하던 시절에는 네트워크가 끊어져있기라도 하면 불안해하는 서로를 지켜보며 "Networkless 증후군" 이라며 자조의 웃음을 흘렸던 동료들. 무선전화가 보급된지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2G 폰이라도 없으면 만날 친구도 못만날 것 처럼 불안하더니 이제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손이 살짝 떨리는 기분마저 든다. 중독이라는 것이 알코올 중독이나 마약, 게임 중독 같이 나와는 다소 먼 개념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앞에서 언급한 이런 일들이 습관적이고 강박적으로 반복될 경우에는 중독 직전의 단계까지 진입하거나, 어쩌면 이미 중독에 빠진 상태일 수도 있다고 한다. 중독은 언제라도, 누구나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신의 의지를 통해 그 모든 일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과연?  

저자는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자유의지가 아니라 바로 뇌 속 쾌감회로라고 단언한다. 즉 중독은 의지박약한 낙오자들의 질병이 아니라 고장 난 쾌감회로 때문이라고. 그리고 중독의 모든 것이 단 하나의 신경화학 물질, 즉 도파민으로 귀결된다고 말한다. 쾌감회로는 여러가지 '약한' 자극에 의해 활성화되는데 놀랍게도 우리가 선하다고 여기는 많은 행동들도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 자발적 운동, 명상이나 기도, 심지어 자선 기부조차도 인간의 쾌감회로를 활성화 시킨다고하니 더욱 흥미롭다. 

 

" 신경계에서 선과 악은 하나이며, 우리가 어떤 경로를 취하든지간에 쾌감은 우리의 나침반이다. "  

/ 1장. 쾌감 버튼을 누르는 뇌, P38  

 

 

흔히 '콩깍지가 씌인다' 라고 이야기하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비판기능의 왜곡도 뇌의 작용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전에 기사로 읽어보기도 했던 현상을 좀더 자세히 <4장. 섹시한 뇌> 에서 다뤄주고 있다.

 

 

▷ 영국 데일리메일 기사 중 한장면, 2012 

 

사회심리학자들은 장기적으로 연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통해 낭만적 사랑의 강렬한 초기 단계는 9개월에서 2년까지 지속되고, 그 후에는 대부분 강렬함이 줄어든 사랑의 동반자 형태로 바뀌는 것을 확인해왔다. 그러나 소수의 사람들은 10년이나 20년이 지나도 파트너에 대한 감정이 처음에 만났을 때처럼 강렬하다고 보고하고 연구로 증명했다. 이 흥미로운 연구결과는 소수의 연인들은 최초의 도취 단계를 넘긴 뒤에도 사랑의 불꽃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어떤 사람들이 강렬한 사랑을 유지하는 것은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일까? 아니면 도파민 불꽃을 꺼뜨리지 않는 특별한 궁합이 있기 때문일까?  - P136

 

이렇듯 저자는 쾌감을 만들어내는 뇌 회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면서, 쾌감회로를 둘러싼 약물전쟁, 갈망을 불러일으키는 음식들의 비밀, 사람과 쾌감의 진실, 도박충동, 운동과 명상, 자선 기부에서 추상적 관념을 차례로 훓는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쾌감의 미래에 관한 여러가지 전망들을 소개하며 과도한 비약과 섣부른 기대 대신 합리적 현실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해보고 있다. 그 예로 과학기술로의 중독치료가 아닌 사회, 법률, 재정적인 제도의 정비를 이야기 하고 있다. 즉 중독이란 의지박약에서 오는 질병이 아니라 반복적인 자극에 의해 무뎌진 쾌감회로가 이전과 동일한 양의 쾌감을 생산하려고 과잉 작동하는 신경생리학적과정이라는 관점으로 중독의 문제에 접근할 때에야 피해자들의 고통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 

 

책의 곳곳에 다소 낯설은 용어들에 어려움이 있을 듯 했으나 신경과학에 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는 이도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와 실험들이 펼쳐져 있어 도움이 된다. 습관, 중독, 강박의 신경학적 본질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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