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홈카페 - Coffee, Non Coffee, Fruit, Dessert
김도희 지음 / 샘터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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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브랜드의 캡슐커피 머신을 10년째 쓰고 있는 나는 진한 블랙커피를 좋아한다. 사실 커피 맛도 잘 구별하지 못하는터라 ( 물론 나름의 호불호는 있긴 하지만 ) 블랙커피만을 좋아한다고는 말하기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다른 레시피를 시도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가끔 아이가 엄마, 아빠를 위해서 아포카토 정도를 만들어주기는 했었다.


COVID19 로 밖에 나가서 모이지도 못하는 요즘, 더욱 카페에서 먹던 여러 메뉴들이 떠오르는 듯 하다. 카페에서 즐기던 것들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껴보면 어떨까. 



지금, 홈카페

김도희 지음

샘터


Coffee, Non Coffee, Fruit, Dessert. 이렇게 네 가지의 카테고리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인스타에 올렸던 많은 레시피들을 정리하여 펴낸 책이다. 홈카페에 기본적인 재료들과 에스프레소 샷, 과일청을 만드는 기본 과정에 대한 프롤로그를 지나면 본격적인 레시피들이 펼쳐진다. 왼쪽 페이지에 나온 음식의 사진만 봐도 저절로 침이 꿀꺽 넘어간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Ingredient 와 Recipe 가 설명되어 있다. 



프롤로그 / 홈카페 베이직. 크림만들기 중에서


아이도 책을 같이 보더니 자신이 먹고 싶은 음료를 선택한다. 시원한 블루베리 스무디라던가, 레모네이드 같은 것은 여름에 녀석이 최고로 좋아하는 것들이다. 블루베리 스무디의 경우 레시피에는 설탕과 우유를 이용했지만, 우유 유당불내증이 있는 녀석을 위해 나는 요거트 파우더를 이용한다. 



레시피들을 보며 따로 갖추고 싶은 재료들이 생겼다. 어렵지 않은 '말차파우더' 라던가 '시나몬 가루' 같은 것들. 말차 파우더를 사서 책 속의 「말차슈페너」를 만들어 먹어볼테다. 「커피젤리라떼」 의 맛도 궁금한데 이것은 '판젤라틴' 이라는 걸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시도를 해볼 생각을 하니 벌써 즐겁다.



말차슈페너


어쨌든 음료 쪽은 도전 의욕이 생기는데 Dessert 편의 베이킹은 내게는 좀 난이도가 있게 느껴진다. 제대로 계량해서 따라해볼 수는 없을 것 같고, 기성품 가루를 사서 반죽해서 오븐에 구울 실력 밖에 안되니 말이다. ( 밤톨군 어릴 적.. 베이킹을 시도했다가 처참히 실패한 기억만 남아있다. 이후 다들 뜯어말린다. ) 다행히 베이킹 하지 않아도 되는 디저트 메뉴들도 두 세가지 있으니 시도해볼 수 있을 듯. 


레모네이드 대신 따뜻한 레몬차로 주문하는 아들.  직접 만든 건 아니지만 시판 레몬청이 있던 터라 생 레몬을 좀 더 추가해서 차를 타준다. 우리집 홈카페의 '오늘의 차'다. ( 막상 사진을 찍고 보니 책 속의 사진처럼 맛깔스럽게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그러기에는 집에 예쁜 컵도, 접시도, 티 코스터도 없다... ) 



저자는 '도이'라는 인스타명으로 8만 팔로워의 인스타를 운영하고 있다. (@___dodoi) 이 책에 담긴 따라하기 쉬운 메뉴들 외의 것들은 이 곳에서 볼 수 있다. 나도 팔로우 꾹. 시도는 못 해봐도 눈이라도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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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환경 회의 라임 주니어 스쿨 4
아니타 판 자안 지음, 도로테아 투스트 그림, 전은경 옮김 / 라임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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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환경 회의

Die Umweltkonferenz Der Tiere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환경 보고서

라임주니어스쿨 - 4

아니타 판 자안 글, 도로테아 투스트 그림

라임


어느 봄날, 바닷가 모래밭이 환경회의를 위해 모인 동물들로 왁자지껄해진다. 모래밭 한가운데에 마련된 회의장에 둘러앉고, 해양동물들은 바닷속에 설치된 커다란 비디오 화면 앞에 함께 모여있는다. 첫번째 연사로 나선 여왕벌 비즈는 인간들이 뿌려대는 농약의 폐해를 고발한다. 페이지에는 그림작가의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함께 각 동물들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하여 사진과 함께 배치되어 배경정보를 제공한다. 사진의 위치는 마치 연단 위의 화면에 발표자료가 보여지는 것 같은 효과를 준다. 덕분에 책을 읽는 독자도 동물들과 함께 자리에 앉아있는 느낌이랄까. 저절로 발표하는 동물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연단 아래 있는 다른 동물들의 행동과 말풍선 속의 멘트들을 이 그림책의 또 다른 재미요소다. 독자에게 손을 흔드는 동물이 있는가 하면,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중간중간 음료도 마신다. 




비버, 고릴라, 판다, 고래, 북극곰도 서식지가 위협받는 이유들를 밝힌다.  동물들의 연설이 모두 끝나고 모두들 불평만 늘어놓고 있을 때가 아니라며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자고 한다. 그리고 그 회의의 결과로 이 책이 나오게 되었다는 것.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직접 만드는 거지!"


얘들아, 용기를 내! 하고 싶은 말을 마음속에만 담아 두지 말고. 

그리고 어른들에게 우리 이야기를 들려줘. 

지구가 많이 아파하고 있다고.

자연을 계속해서 함부로 사용하다가는 

더 이상 다양한 생명이 함께 살 수 없게 된다고 말이야.


환경오염으로 인해 동물 생태계가 어떻게 위협을 받고 있는지에 대하여 아이들과 다양하게 이야기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이 속한 '라임 주니어 스쿨' 시리즈는 환경 뿐만 아니라 초등 중학년 이상의 아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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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 2020 칼데콧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콰미 알렉산더 지음, 카디르 넬슨 그림, 조고은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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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사회 운동을 떠올리며 함께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이 그림책을 펴낸 계기에 대하여 시인이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인 콰미 알렉산더(Kwame Alexander)는 “우리가 지금 어떻게 이 역사적 순간에 이르게 되었는지 딸에게 알려주고 싶었기에, 나는 이 시를 썼다.” 고 했다. 역경을 견뎌내고 정치와 문학, 스포츠와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이룬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위한 글작가의 '헌정시'도 되는 셈이다. 여기에 칼데콧 상 수상 작가 카디르 넬슨이 콜라주 등의 기법을 활용하고 함축적인 이미지를 더한 일러스트로 시선을 또 한번 사로잡는다. 이 책은 '2020 Newbery Honor', '2020 Caldecott Winner' 를 모두 수상하였다.



우리는 패배하지 않아

The Undefeated

콰미 알렉산더(Kwame Alexander) 글, 카디르 넬슨(Kadir Nelson) 그림

보물창고


책을 펼치면 프롤로그 격인 이미지와 문장이 독자를 맞이한다. '역사의 장애물을 뛰어넘어 가능성이 넘치는 세계를 열어젖힌'.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 4관왕인 제시 오언스의 역동적인 동작. 그의 상반신은 빛으로 돌진하고 있으나 하반신은 아직 그림자에 묻혀있다. 그림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그림자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 란 이미지를 떠올리며 그렸다고 했다. 제이 오언스도 어둠에서 빛 속으로 나아가는 장면인 셈이다. 



By the time we get to toward the middle and end of the book those shadows have disappeared and the brilliance and excellence of the subjects have completely emerged into the bright light.


- 카디르 넬슨 인터뷰 중에서


이어 살아남은 사람들과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이 이어진다. 그림작가는 살아남지 못한 사람들을 위하여 온전한 한 페이지를 비워두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무심코 넘어간 페이지였는데 전체를 이해하고나서 다시 읽어보니, 흰 바탕에 굵직한 검은 글씨가 주는 여운이 대단했다. 




힘이 느껴지는 굵직한 일러스트와 함께, (미국인이라면)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유명한 인물들의 초상화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콜라주한 일러스트는 함축적 의미를 담은 본문이 주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전달한다. 다만 서양인들이 동양인들의 모습을 잘 구별 못하듯이, 우리도 그들의 모습을 잘 구별하지 못할 수도 있다. ( 적어도 밤톨군과 나는 그랬다. ) 다행(?)하게도 책의 뒷 부분에 이 책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 및 사건이 잘 정리가 되어 있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미지가 주는 인상이 매우 강해서 우선 이미지에는 (애써) 눈을 떼고 본문만 따로 떼서 읽어본 후, 다시 이미지만 따로 보고, 그리고 나서야 본문과 이미지를 함께 감상했다. 글작가의 함축적 문장이 남긴 여운은 그림작가의 그림으로 채워지면서 완벽한 이미지가 완성된다. 


책 속에서 가장 강렬한, 그래서 더욱 마음 아픈 장면 중 하나인 이 페이지는 '노예선' 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배에 실려 대서양을 건너야 했던, 묶여있는 사람들이 두 페이지에 걸쳐 빼곡하게 차있다. 16세기에서 19세기까지 거의 1,200만 명에 가까운 아프리카인들이 화물처럼 배에 실려 운송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15~20%에 달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본문은 콰미 알렉산더가 2008 년에 쓴 시이다. 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경험과 성취에 대한 강렬한 찬사를 보내며, 그들을 '잊을 수 없는 사람들', '부정할 수 없는 사람들', '동요하지 않는 사람들', '말할 수 없는 사람들', '정당한 행진을 하는 사람들', '한계가 없는 사람들', '믿기지 않는 사람들' 등으로 부른다. 여러 예술가들, 사회 지도자들에서 운동 선수들 그리고 이름모를 평범한 사람들까지 그들이 밟아온 발자취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하다. 그림작가는 특히 '말할 수 없는 사람들' 부분은 세 페이지에 걸쳐 천천히 그려내었다. 노예무역선 속의 사람들, 폭탄테러로 목숨을 읽은 이들, 그리고 백인 경찰 혹은 자경단에 의해 목숨을 잃은 이들을 조용한 분노와 함께 애도한다. 작가는 또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사람들' 을 크게 부른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 책을 읽는 우리를 함께 부른다. 


이 시는 당신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당신.

또 당신.

이 시는 우리를 위한 것이다.



어두운 색의 피부색이 가득한 일러스트에 자칫 아프리카계 미국인(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Black Lives Matter' 를 'All Lives Matter' 로 확장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책이 우리 손에 들린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피부색이, 인종이, 또는 부와 가난이, 그 어떤 이유로도 서로 차별받지 않고 존중하는 세상을 우리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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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해 봐! I LOVE 그림책
라울 콜론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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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이트 보드를 들고 있는 아이가 다리 입구에 서 있다. 그림책의 겉싸개를 벗기면 아이가 다리를 건너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이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상상해 봐!

라올 코론 지음,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그림 속 스크래치 같은 부분들이 눈에 띈다. 엘리슨 제이의 그림책의 특징이기도 했던 '도자기에 자잘자잘한 금이 간 듯 그려진' 느낌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 엘리슨 제이의 그림은 바니시와 오일페인트를 이용하여 빠른 건조로 생기는 균열을 이용한 그림으로 프레스코화 또는 템펠라라고 불리는 회화 기법이라고 한다. ) 무엇으로 긁었을지 쓸데없는(?) 호기심이 든다. 




아이는 Museum of Modern Art 의 문 앞에 도착해 있다. 미술관에 입장한 아이를 따라 우리도 익숙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어떤 예술가의 무슨 그림인지 맞추어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밤톨군은 앙리 마티스의 「이카루스」 를 꽤 좋아한다. 어릴 때 여러 그림책으로 만났던 데다가, 「그대, 나의 뮤즈. 반 고흐 to 마티스」 전에서도 이 그림 앞에서 한참을 놀았던 터였다. ( 물론 "아, 나 이거 아는데, 누구더라. 이카루스인데.." 라면서 마티스의 이름은 금방 떠올리지 못한 것은 비밀이다. )

 





미술관을 나온 아이는 자신의 느낌을 벽에 옮긴다. 앞 면지에 그려져 있던 색분필(CHALK)의 의미가 이 장면에 와서 이해가 된다. 책 날개에 언급된 그림책 평을 옮겨본다. 


예술 작품을 직접 마주하는 것은 일상에 마법을 불러넣으며, 

나중까지도 더 많은 창의력은 자극한다는 걸 일깨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아이는 자신 속에 담긴 것들을 마음껏 풀어놓는다. 아이가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느낀 그 어떤 것들은 퍼블리셔스 위클리의 평처럼 아이의 일상에 담긴다. 꿈 속에서도 말이다. 밤톨군도 그랬을까.


글이 없어도 그림책의 그림과 실제 예술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며 책장을 넘기니 서사가 어렵지 않다. 혹시라도 그림책 속에 등장하는 작품이 어떤 것인지 몰라도 괜찮다. 책의 후반부 '작가의 말' 에 나와있다. 어떤 그림들인지는 직접 그림책 속에서 확인해보시길. 이 그림들을 고른 작가의 생각을 소개해본다. 


이 그림들은 모두 한 소년이 이제 막 즐기려는 모험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흥미로운 캐릭터, 움직임, 색채 그리고 기발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거든요. <중략> 나는 모든 독자들이 언젠가 뉴욕 현대 미술관(MoMA)을 방문하여 이 아름다운 그림들을 직접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라울 콜론 / 작가의 말 중에서


MoMA 에 관한 그림책 한 권이 더 떠오른다. 존 세스카 글, 레인 스미스 그림의 「아트를 봤나요?」다. 함께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밤톨군과 함께 MoMA 를 직접 방문해보고 싶어진다. MoMA 가 아니더라도 조안 리우의 「나의 미술관」 같은 그림책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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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바꿔 공장의 음모 라임 그림 동화 26
콜린 피에레 지음, 질 프렐뤼슈 그림, 이세진 옮김 / 라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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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바꿔 공장' 이라고 번역된 제목이 흥미롭다. 저절로 원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게 된다. 원제는 「La vie en vert fluo」. 프랑스 그림책이다. 번역기를 돌려보니 'vert fluo' 는 네온 그린, 즉 형광녹색을 뜻하는 모양인데 원제와 번역제목 간의 차이를 주목해보게 되기도 한다. 어쨌든 형광녹색이 제목에 들어간 터라 페이지 곳곳에 이 색이 가득하다. 그림책 본문에는 '형광초록' 이라고 번역되어 있다. 




다바꿔공장의 음모

코린 피에레 글, 질 프렐뤼슈 그림

라임


초등 2학년의 모니아의 마을, 호숫가에 공장이 하나 생긴다. 도시를 바꿔줄 재활용 첨단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하는 '다바꿔공장(l'Usine de recyclage)' 이다. 초록빛 지구를 되살리기 위하여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무엇이든 만들어낸다고 홍보한다. 아이들의 학교에 온 형광초록빛 눈의 사장은 '재활용은 우리의 미래' 라며 아이들에게 설명한다. 


어느새 슈퍼마켓에는 다바꿔 공장에서 만든 물건들로 빼곡해진다. 그 물건들은 모두 '다바꿔 100% 재활용' 이라고 적힌 비닐에 담겨있다. 시내의 음료 자동판매기에는 쓰레기를 모아 만든 형광 초록빛의 음료가 '100% 재활용' 이라고 적힌 플라스틱 병에 담겨 판매된다. 어른들은 이 음료를 참 좋아하지만, 아이들은 이 음료를 마신 어른들이 좀 이상해졌다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사진출처 : https://www.mangoeditions.com/9782317022692-la-vie-en-vert-fluo.html


어른들이 눈치채지 못하고 잘못되어 가는 세상을 '어린이들의 자신만의 활약'으로 구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에 읽는 아이들은 저절로 뿌듯해진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함께 읽는 어른들은 '재활용(Recycling)의 역설'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분명 재활용(Recycling)은 환경 보호를 위해 필요한 활동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재활용을 핑계로 오히려 포장은 과도해지고, 쓰레기를 늘리는 것에 대한 죄책감이 희미해졌다. 작가는 아이들에게 이런 '재활용'이라는 글자에 숨겨진 비밀을 함께 생각해보자고 이끈다. 재활용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이다. 초등 고학년 아이들과는 이 그림책과 함께 여러가지 기사를 함께 읽으며 토론해보아도 좋을 듯 하다. 


시장논리에 따른 재활용은 폐기물을 돈이 되는 재화로 둔갑시키고, 이를 통한 수익추구는 폐기물 배출량의 지속적 증가를 초래한다. 여기에 더해 에너지 회수란 이름으로 가린 소각의 과잉은 에너지의 불필요한 낭비와 유해노폐물 배출의 지속적 증가로 이어진다.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물질순환이 환경문제를 기실 더 악화시키는 역설을 낳고 있다.


출처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4171847558391



환경보호를 위한 '재활용' 이라는 단어 외에도 '친환경' 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봄직하다. 중학생인 밤톨군과는 수학자이자 경제학자였던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1835~1882) 의 제번스 패러독스(Jevons Paradox) 에 대해서도 찾아보며 이야기해보기도 했다. 오래된 책이지만 스탠 콕스의 「녹색 성장의 유혹」 책의 내용도 떠오르게 한다. 


경제용어 중에 제번스 패러독스(Jevons Paradox)라는 말이 있다. 수학자이자 경제학자였던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1835~1882)는 1865년에 쓴 저서 '연료 문제(The Coal Question)'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기술 발전으로 석탄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 단기적으로는 석탄을 적게 쓰게 되지만, 수요가 줄어 석탄값이 떨어지고, 궁극적으로는 석탄을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던 이들이 싼 가격의 석탄으로 몰리게 돼 결국 석탄 소비가 더욱 늘게 된다." 이후 많은 학자와 연구기관이 이를 입증하는 연구를 냈다. 


환경을 보호하려면? '전기를 아껴야 해요!' 라며 늘 정석적인, 교과서 적인 대답을 해왔던 아이와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눠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세계적인 만화 축제가 열리는 앙굴렘에서 태어나 어릴 때 부터 글과 그림을 풍부하게 접했다는 그림작가 질 프렐뤼슈의 그림은 가볍지않은 주제를 경쾌하고 익살맞게 담아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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