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1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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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Foundation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황금가지



터미너스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전쟁발발 상황에 대한 배경 설명이 계속된다. 은하제국의 영향력이 감소되고, 행성들이 왕국이 되는 과정 중에 있는 시대. 


​제국이 이토록 몰락할 수 있다니…… 그렇게 많은 왕국은 어찌 되었단 말인가! 그 좋은 시절에 모든 왕국은 성구에 속했으며, 성구들은 모두 같은 성주에 속했다. 그리고 성주가 모여서 성역이 되고 성역이 모여서 상한이 되었다. 상한이 모여서 모든 것을 포괄하는 은하제국을 형성한 것이다. 이런 제국의 통제력이 지금은 은하계 주변까지 못 미치기 때문에, 뿔뿔이 흩어진 행성이 무리를 지어 왕국을 이루고 이들 왕국에서는 왕과 귀족들 사이의 무의미한 전쟁이 난무하는 가운데 비참한 생활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p109



과학자들이 밀집해있는 도시에 불과했던 터미너스는 아무런 산업 기반도 갖추지 못한 채 적의가 충만하고 야만스러운 신생 독립 왕국에 둘러싸여 있었다. 야만스러운 대양에 떠있는 원자력을 가진 작은 섬, 무한한 가치가 있는 전리품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 가운데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취한 유화정책으로 주변 네 왕국을 각각 도우면서 서로 대립하도록 과학, 무역, 교육, 의료를 제공한다. 터미너스가 전리품이 아니라 번영하는 존재로서 가치있게끔 여기도록 말이다. 덕분에 다른 행성의 ‘야만인’들은 과학을 일종의 마법으로 받아들이고, 종교처럼 여기게 된다. 


예로 아나크레온에서는 해리 셀던은 예언자로 여기고, 언젠가는 파운데이션에 ‘지상낙원’을 다시 세우라는 계율을 실천할 것을 명했다는 것, 계율에 복종하지 않는 자는 영원히 멸망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 종교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은 파운데이션의 목적과 아니크레온의 지배계층의 필요가 서로 일치했기 때문이다. 


해리 셀던이 1000년 후 미래에 대해 미리 방향을 설정하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인 것일까. 책 속 인물의 질문은 그대로 나의 질문이 된다. ‘파운데이션은 그의 말대로, 과학 대피소로 설립되어 쇠퇴하는 제국의 과학과 문화를 보존하여 이미 시작되고 있는 야만 시대를 통과할 수 있도록, 그리고 궁긍적으로는 제2 제국 건설의 기폭제가 될 수 있도록 계획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란 말인가. 


터미너스의 유화정책은 강대국들에게 둘러싸였던 과거 우리나라의 상황을 떠올리게도 했다. 과학이 종교화 되는 과정도 흥미롭다. 각 장의 시작에 ‘은하대백과서전’ 의 일부를 발췌하며 시작하는 형식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의 소설에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을 언급하는 형식도 떠올리게 한다.  


리딩투데이 리포터즈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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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3 (일러스트 특별판) - 선물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3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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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선물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눈앞에서 믿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그림자별에 거의 다 빨려들어가고 찌꺼기처럼 남은 노랑, 파랑 남색의 각 띠마을이 회오리를 형성하며 마지막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노아의 눈에는 다 똑같은 회색으로 보였지만, 그것이 세 소녀가 눈 속에 품고 있는 마지막 아리별의 모습임을 노아는 알아차렸다. (...)


아리별의 남은 형체만 보고도, 자신이 바라별에서부터 그토록 사랑해 왔던 고양이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374


그림자별이 아리별을 삼켜버리는 순간에야 노아는 아리별이 고양이달이었음을, 아리가 그토록 찾아헤맸던 소녀였음을 깨닫는다. 운명의 상대라 믿고 수천 년을 찾아 헤맸던 소녀, 목숨을 걸고 지켰던 사랑이 멀어져가버린다. 그렇다. 아리별을 삼키고 있는 잔혹한 운명의 상대는 노아 자신, 바로 노아가 그림자별의 주인이었다. 



셋으로 조각난 영혼이 하나된 소녀를 마주하자마자 헤어져야 하는 잔혹한 현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서로의 곁을 지키고 있었는데 그걸 모른 채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지나쳐 왔는지, 서로에게 자신의 운명이 아니라는 이유로 얼마나 큰 상처를 줬는지 일일이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p370) 


노아와 아리는 몇 번을 다시 만나도 사랑에 빠지고, 다시 엇갈릴 운명이라니. 이런 안타까운 운명이 또 어디있단 말인가. 노아가 지구로까지 오게 된 사연을 마무리하면서 이야기는 마지막 결말을 향해 다가간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성실활동으로 선물받은 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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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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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빈민가의 아홉 살 소년 자이는 뿌연 스모그 너머로 신도시의 화려한 고층 건물들이 반짝이는 불빛을 보지만, 부자들의 도시는 그저 머나먼 별세계일 뿐이다. 어느 날, 빈민가 아이들이 연달아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경찰 순찰대'나 '범죄의 도시' 같은 TV 드라마에 빠져있던 자이는 친구들과 실종사건을 해결해보기로 마음 먹는다. 평소에는 탈 수 없었던 보라선 열차를 타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다. 


미국 추리 작가협회가 에드거 앨런 포를 기념하여 제정한 에드거 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한 해 최고의 추리작품이라는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작품의 맛보기 정도인 처음 50페이지만 가지고도 루시케번디시 소설상, 데버라로저스 재단 문학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영국의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인도 출신의 여성 작가가 낸 데뷔작이 장르문학은 물론 순수문학에서도 인정을 받았다니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지지 않는가.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DJINN Patrol on the Purple Line

디파 아나파라 지음

북로드



주인공과 그 친구들은 가난한 환경이지만 천진하고 유쾌한 에너지를 가득 발산한다. '책을 많이 읽고 머릿속에 이야기가 가득해서 그런지 거짓말도 금방 잘 지어'낸다는 파리라는 이름의 친구와 함께 탐문수사를 나선 자이. 아이의 시선으로 묘사하는 풍경들은 어른이 보는 현실의 느낌과는 다르게 온화하고 서정적인 표현들이 가득하다. 실종된 아이의 집에서 사진을 받아오며 '그 집 안에 있으려니 더운 여름날 땀에 젖은 셔츠처럼 슬픔이 내 마음에 달라붙었기 때문'(p99) 에 빨리 집 밖으로 뛰어 나왔다는 등의 표현들처럼.


자이는 엄마의 비상금을 훔쳐 보라선 전철을 타고 실종된 아이들을 찾아나섰지만 실마리조차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탐문수사를 한다. 


그날은 우리가 신나는 모험을 한 최고의 날이었지만, 빨리 200루피를 벌지 않으면 내가 엄마의 비상금을 몰래 가져갔다는 걸 엄마가 알아차릴 것이다. 계산해보니 찻집에서 다섯 번만 일하면 그 돈을 벌 수 있었다. (...)


찻집 종업원 일은 탐정에겐 환상적인 잠복근무다. 소문과 증거를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차를 마시면서 세상 살기 힘들다고 불평을 해댄다. 


-p161



실종된 아이들의 가족들은 경찰에 신고를 하지만 경찰은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종보다는 단순 가출로 여기는 눈치다. 그러나 사라지는 아이들은 계속 늘어가고, 자이의 누나마저도 사라진다. "이건 꿈이야. 아니야. 이건 현실이야. 신은 내 가슴에 나사를 박아 넣고 스크루드라이버로 계속 돌려 죄고 있다. 잠시도 쉬지 않고"(p326) 누나가 사라지기 전 누나와 다투면서 끔찍한 말을 하고, 못된 정령이 누나를 잡아가기를 바랬던 자이는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슬퍼한다. 차라리 자신이 납치를 당했어야 했다며 후회한다. 이제야 표지의 소녀가 눈에 들어온다. 자이의 누나였던 것일까. 사건은 결국 방송에 보도가 되지만 취재를 나온 기자들은 빈민가 사람들의 모습을 흥미거리를 위해 찍을 뿐이다. 사건의 진상은 조금씩 밝혀지지만 사라진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경찰이 그렇게 오랫동안 우리 민원을 무시한 이유가 뭔지 말해주던가요? (...)


사람들이 어쩜 그리 몰인정해? 당신들은 우리가 머리를 쥐어뜯고 가슴을 치면서 엉엉 울기를 바라지? 그런 모습을 찍어서 뭘 얻는데? (...)


그래, 가. 당신들은 그렇게 가버리면 그만이지. 


하지만 우린 오늘도, 내일도, 또 내일모레도 여기서 살아야 해. 당신들은 무슨 재미있는 이야기처럼 말들을 하는데, 이건 우리한테 삶이 걸린 문제야. 무슨 뜻인지 알아?


- p389



소설 초반, 밝고 명랑한 주인공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이 탐정으로 나오는 추리소설이자 나름의 성장소설일 줄 알았다. 에드거상 수상소식이 더욱 그런 인상을 부추긴 점도 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소설이면서도 르포에 가깝다는 생각을 했다. 빈민가에서 벌어지는 어린이 실종 사건을 배경으로, 빈부격차와 성차별,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무슬림)의 갈등, 부정부패 등의 인도 사회의 문제를 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홉 살 어린아이의 천진한 시각으로 묘사하는 사회 문제들은 더욱 슬프고 안타깝다.


97년부터 08년까지 인도에서 기자로 일했던 저자는 교육에 관한 기사를 쓰면서, 넝마주이로 일하거나 거리에서 구걸하는 아이들, 종교적 폭력에 희생되어 학교를 떠나야했던 아이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는데, 그 아이들 대다수에게서 피해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까불거릴 정도로 유쾌했고,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몸을 들썩거렸다고 했다. 마침 전국의 빈곤 가정 어린이들이 실종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조사 중 알게 되었고, 그 이야기를 소설로 내면서, 기사에서 담지 못했던 아이들의 회복력, 유쾌함과 당당함을 이 소설의 아이들을 통해 그려내려고 노력했다고. 


자이는 누나의 목소리가 자신의 머릿속에 남아있지만, 누나가 옆에 없다는 걸 깨닫는다. 스모그가 아주 엷은 망사 커튼처럼 드리운 하늘을 바라보며 별을 찾는다. 그 별은 누나가 자이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두꺼운 구름과 스모그와 심지어 엄마의 신들이 이 세계를 다음 세계와 분리하기 위해 쌓아놓은 장벽까지 꿰뚫을 만큼 강력한(p410)' 신호라고 믿어보는 자이의 모습은 더욱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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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1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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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

Foundation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황금가지



은하계 나선형 가지 외곽에 있는 터미너스란 행성은 자원이 빈약하고 경제적 가치는 거의 없어보이는 행성이다. 그러나 이곳으로 백과사전 편찬자들이 이주하게 된다. 수백 세대에 걸쳐 제국의 중심이었던 트랜터의 멸망을 예측한 심리역사학자 해리 셀던의 추방이 목적이었던 이주이기도 했다. 그 배경을 설명했던 1부로부터 50년이 지난 터미너스가 2부의 배경이 된다. 


파운데이션이 건설된 지 50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지난 50년동안 파운데이션 직원들은 무엇을 목표로 일하는지도 모른 채 지내왔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래야 할 필요가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백과사전 파운데이션은 속임수로 시작된 것입니다. 그것은 처음부터 속임수였던 것입니다. (...)


백과사전 같은 것이 한 권도 출간되지 않더라도 본인이나 본인의 동료들이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것은 속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백과사전 계획 자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봅니다. 우리는 황제에게서 허가장을 얻었으며 계획에 필요한 10만명을 동원할 수 있었습니다. 


- p102, 해리 셀던, 유품관에서 



해리 셀던이 '이 기만적인 계획' 이라고 부르는 이 계획을 위해 50년간 일해온 사람들은 충격을 받는다. 이들을 되돌아 갈 길 없이 행성에 정착시켜야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은하제국의 멸망' 을 막기 위함인가. 


이 책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에서 영감을 얻어 집필된 작품이라고 한다. 해당 책을 찾아보니 6권 셋트인 책이나 그림과 함께 읽는 발췌본 등이 검색되어진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는 읽었지만 정통 사서라기 보다는 문학과 사서의 중간정도에 머문 책이라는 평을 인지하고 있다. 로마사에 있어서는 반드시 읽어야 할 고전이라는  「로마제국 쇠망사」 를 언젠가 도전해볼 수 있을까.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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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3 (일러스트 특별판) - 선물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3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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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과 핀의 사랑은 어떻게 되었을까. 린은 핀과 링고를 모두 두고 아리별을 떠나려고 한다. 




고양이달

선물

박영주 글, 김다혜 그림

아띠봄


핀은 늘 부족한 자신을 부끄러워만 했지.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어. 이제부터 끊임없이 찾게 될 거야. 나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상대가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지. 그리고 언젠가 변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야


- p163, 린


핀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었다는 린. 


반 평생을 사는 동안 왜 단 한번도 홀로 서려 하지 않았을까? 왜 애초에 하지 못할 거라 지레짐작하고 스스로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 린은 그동안 링고가 아무리 잘해 줘도 늘 부족한 느낌을 떨칠 수 없었던 이유를 그제야 할 것 같았다. '나만이 내게 줄 수 있는 행복이 있는데 그것마저 상대에게 찾으려고 했으니 반쪽자리 행복일 수 밖에.' 린은 이제라도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고 홀로 서보고 싶었다. 이제 그만 어른이 되고 싶었다.  


린은 늘 부족함을 채워주던 링고 덕분에 만족하고 살았지만, 링고 때문에 오히려 안주하고 스스로 부족함을 채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자각한다. 스스로의 삶 위에 홀로 설 수 있기 위해, 스스로의 삶을 당당히 책임지고 싶었기에, 링고를 떠났다고 이야기하는 린. 핀을 선택한 것도 누군가를 보살펴보기 위함이었다는 것. 그리고 이제는 자기처럼 핀도 스스로 서길 바라며 핀의 곁을 떠나려 한다. 



사랑이란 감정이란 정말 쉽지 않다. 살뜰한 보살핌이 오히려 의존성을 키웠다니... 문득 부모와 자식관계도 마찬가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그리고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더라도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도 떠올려본다. 그런데 린과 링고는 이런 문제에 대하여 왜 서로 대화를 해보지 않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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