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 이브 생로랑 삽화 및 필사 수록본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브 생로랑 그림, 방미경 옮김 / 북레시피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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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바리

Madame Bovary

귀스타브 플로베르 지음, 이브 생로랑 그림

북레시피



엠마는 현실이 자신이 꿈꾸던 세상과 같지 않자 그것은 진짜 삶이 아니라고 생각해버린다. 그리고 진짜 삶을 기다린다. 이 현실부정의 심리는 그녀의 인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가장 큰 이유가 된다. 그녀의 인생 뿐만 아니라 그녀와 관계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비극을 초래한다. 엠마의 곁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며 자신만의 만족감에 행복해했던 남편 샤를이 가장 큰 피해자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관계에 있어서 샤를이 엠마에게 진정한 관심을 보였느냐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붙여본다. 순간의 감정에 충실했던 엠마의 심정을 따라가다보면 그녀의 순수가 광기로 변하는 순간 그녀를 안타깝게 여기게도 된다. 



<르 피가로> 지는 다니엘 페나크이 언급한 '보바리슴'을 인용한다. '평범하지 않은 삶을 꿈꾸고 상상 속을 달리며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욕망에 이끌리는 존재, 소설 작품 속에 살기를 꿈꾸는 돈키호테의 기질' 의 성향인 '보바리슴'은 '책을 통해 전염되는 병' 이라고 부르면서 말이다. 문득 엠마가 욕망의 렌즈로 현실을 굴절시켜서 보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다른 기회들이 주어졌다면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문득 그녀가 활짝 피어나고 있던 한 때에 대한 묘사가 눈을 끈다. 



이 시기만큼 보바리 부인이 아름다웠던 적은 없었다. 그녀는 기쁨과 열광과 성공에서 나오는 저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 그러니까 바로 기질과 상황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그런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의 갈망, 슬픔, 쾌락의 경험, 결코 늙지 않는 환상이 마치 비료와 비, 바람, 태양이 꽃들에게 하듯이 점점 그녀를 키워나가 마침내 엠마는 자기 존재의 모든 것을 활짝 꽃피우고 있었다. 


- p286



엠마를 파산과 종말로 몰아넣는 상인의 이름인 '뢰뢰'가 프랑스어로 '행복'이란 말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 또한 참으로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행복하기 위해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그녀의 주위의 '행복'들은 그녀를 결코 행복하게 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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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비판적 독해
이언 파커 외 지음, 배성민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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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을 이루는 지성적 원천을 뽑아보면 헤겔, 라캉, 마르크스, 이 세가지를 들고는 한다.  다시 말해 독일관념론, 정신분석, 마르크스주의라는 근대적이고 진보적인 성취를 통합하고 있는 대표적 사상가로 통하며, 그의 저술은 활발하게 인용되고 다양한 분야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젝, 비판적 독해」 는 철학자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으며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는 지젝에 대해 8명의 학자가 비평하고 마지막으로 지젝이 그에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젝, 비판적 독해

이언 파커, 토드 맥고원, 브루노 보스틸스, 조슈아 러메이, 

에이드리언 존스턴, 베리나 앤더맷 콘리, 에릭 포크트, 자밀 카더, 슬라보예 지젝 지음

2021년 11월

글항아리


'당대의 가장 위험한 철학자' 라는 평을 받기도 하는 지젝은 저작들이 체계성이 뚜렷하지 않으며 관점 또한 자주 바뀐다고 지적받기도 한다. 책의 초반에서는 지젝을 탄생시킨 정치적, 사회적 배경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며 지젝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지젝은 자신의 조국의 혼동스러운 상황을 겪으면서 성장했고, 그러한 환경은 지젝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1949년,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난 지젝이 한국에 소개된 것은 1995년, 영화 비평서인 「삐딱하게 보기」/(시각과언어)를 통해서다.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의 저자 이현우에 따르면 당시는 "주변의 영화를 하던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을 권해주던" 시기였고, 지젝은 '문화 이론의 엘비스', 'MTV 철학자'란 별명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1부의 이언 파커의 소개에 이어 2부에서 토드 맥고원과 브루노 보스틸스, 조슈아 러메이가 지젝의 비판적인 변증법적 유물론을 이해하는 토대를 제시하면서 지젝의 세 가지 지성적 원천을 차례로 다룬다. 3부에서는 에이드리언 존스턴과 베리나 앤더맷 콘리, 에릭 포크트, 자밀 카더가 지젝의 저작에서 등장하는 도발적 주장을 조명한다. 양자역학과 미디어 연구, 생태학적 연구, 탈식민주의 연구가 그것이다. "비판적 문화 이론을 전파하는 탁월한 공작원인 슬라보예 지젝은 오늘날 자본주의 아래서 벌어지는 온갖 문화전쟁을 직간접적으로 건드리고 있다."(p205) 지젝의 저작이 포괄하는 궤적과 응용되는 다양한 영역을 쫓다보면 그의 사상의 왜 혁신적인지, 왜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게 되었는지를 느끼게 된다. 나는 6장. 베리나 앤더맷 콘리의 「지젝은 에코 시크」 편을 더욱 흥미롭게 읽었다. '생태학과 해방하는 주체' 로 시작하여, '공포와 테러', '종말 대 종말론' 등에 관한 지젝의 저작들을 소환하고 평가한다.  


지젝은 묻는다. 세계 자본주의가 발전하면 붕괴가 일어날까? 붕괴가 일어난다는 것이 지젝의 대답이다. 자본주의에는 지젝이 말한 네 가지 적대 antagonism, 즉 역기능적 연결 지점이 네 개 있다. 1) 생태학 자체 2) 지식소유권을 포함한 사적 소유와 물과 천연자원 같은 필수자원 3) 기술과학의 새로운 발전이 함의하는 사회 윤리적 의미, 무엇보다 유전공학의 의미(...) 4)세계 전역에서 새로운 차별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 네 개의 적대는 자본주의 체계가 원만하게 기능하지 못하도록 한다. 그런데 자본주의 체계는 네 개의 적대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다. 


- p207, 6장. 지젝은 에코 시크 - 베리나 앤더맷 콘리



앞에서 제기된 주요 주제와 우려에 대해 마지막 4부에서 지젝이 직접 넌지시 대답한다. 특히 헤겔의 이론을 중심으로 하며 전개해나가고 있기에 지젝에 대한 탐구 외에 (그가 말하는) 헤겔에 대한 탐구를 함께 해나가게 된다. 「지젝, 비판적 독해」 를 읽으며 지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헤겔과 라캉 또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혹자는 지젝을 헤겔과 라캉의 아바타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헤겔이 절묘하게 분석한 부분에 주목하라. 가난은 물질의 빈곤만을 뜻하지 않으며 사회적 인정을 받지 못한, 주관적 처지를 뜻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공적 부조나 사적 자선으로 빈자를 돕는 것은 한계가 있다. 빈자는 자기 생활을 스스로 돌보는 즐거움을 빼앗긴 채 살아간다. 더구나 주체가 자신을 규정하는 정체성과 자신이 받는 인정을 궁극적으로 기성의 질서인 사회에서 찾는다고 강조할 때, 헤겔이 주체의 자유는 보편적 윤리 질서가 합리적이어야만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할 때, 그의 주장에는 분명하게 진술되지 않았지만 정반대의 뜻이 함축되어 있다. 즉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한 자는 반란을 일으킬 권리를 갖는다는것이다. 예를 들어 한 무리가 사회 구조상 권리를 박탈당한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빼앗긴다면, (바로 그런 상태 때문에) 그들은 사회질서를 지켜야 하는 의무에서도 벗어난다. 이 질서는 더는 그들의 윤리적 실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 p317, 9장. 왕과 천민, 섹스 그리고 전쟁 - 슬라보예 지젝


사회에 빚진 것이 아무것도 없고 사회에 대한 어떤 의무도 질 필요가 없다는 헤겔의 "천민"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온 지젝은 이 논점에 대한 마르크스의 비판 또한 함께 가져와 설명한다. '프롤레타리아'는 '합리적' 사회 전체의 '비합리적' 요소, 즉 '자기 몫이 없는 부분' 을 표시한다. '사회 전체는 구조상 프롤레타리아라는 요소를 생산하면서도 사회 전체를 정의하는 기본 권리를 프롤레타리아에게는 허락하지 않는다.' (p318) 라며 왕과 천민에 대하여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지젝 입문자로서 그의 사상의 원천 및 영향들을 함께 이해해보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지만, 그의 사상이 인문학과 자연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조금이나마 가늠해볼 수 있어 즐거웠다. 저자들의 '지젝은 어디로 가는가' 란 질문에 대해 나 또한 궁금하게 여기며, 앞으로 지젝의 행보를 더욱 관심있게 지켜보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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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비판적 독해
이언 파커 외 지음, 배성민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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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휘리릭 우선 읽어가다보니( 여기서의 휘리릭은 이해를 못해도 일단 다음 문장으로 넘어갔다는 의미이다. ) 내 수준에서 지젝에 대한 비평을 이해하기 위해 함께 이해를 해야할 철학자들이 있었다. 첫번째는 라캉이고, 두번째는 헤겔이었다. ( 물론 다른 것들도 많다. )





지젝, 비판적 독해

이언 파커, 토드 맥고원, 브루노 보스틸스, 조슈아 러메이, 

에이드리언 존스턴, 베리나 앤더맷 콘리, 에릭 포크트, 자밀 카더, 슬라보예 지젝 지음

2021년 11월

글항아리



지젝은 영어로 쓴 첫 번째 책인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을 1989년에 출간하면서 서구 유럽과 북미 지식계에 등장했다. '인간 행위자와 이데올로기를 정신분석으로 검토할 때,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선구자처럼 해석하면서 이데올로기적 환상을 라캉주의로 분석한다.'(p9)



그동안 읽어왔던 여러 글들에서 라캉과 그의 철학이 인용되고는 하는데 기본적인 개념 말고는 잘 모른다. '팔루스', '주이상스' 등의 키워드가 라캉에 해당한다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보니 간단한 문장 하나인데도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는 슬픔. ( 이래서 철학에 관련된 책들은 어렵다..그러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



라캉은 누구인가? 


프로이트의 한계를 뛰어넘어 인간의 욕망, 무의식이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지표로 나타난다고 주장하였다. 즉 “인간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해진다”는 것이다. 욕망이란 틀 속에 억눌린 인간의 내면세계를 해부한다고 하여 정신분석학계는 물론 철학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출처 : 나무 위키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 외에도 대중문화와 일상 사례로 라캉을 소개하는 지젝의 저작들이 많다. 「삐딱하게 보기」, 「당신의 징후를 즐겨라」, 「How To Read 라캉」 , 「헤겔 레스토랑, 라캉 카페」 등이다. ( 하하. 한 권도 못 읽었다. )


저명한 지젝주의 비평가라는 이언 파커는 1장에서 '지젝에게는 어떤 대상이 숭고한가' 라는 제목으로 지젝과 지젝주의 철학에 대해 소개하며 책을 연다. 이언 파커 또한 「라캉주의 정신분석 : 주체성에서 일어난 혁신들」 이란 책을 썼다. 


이언 파커는 '지금 지젝은...... 헤겔과 정신분석,마르크스주의 라는 세 개의 주요 흐름을 모두 이으려하지만, 세 개이 흐름이 상상계와 상징계, 실재계 가운데 어느 것과 대응하는지 지정하지 않더라도 우리와 지젝은 모두 하나이면서 연속되는 문제들과 맞닥뜨린다. 여러 문제들의 매듭이기도 한 이 문제는 바로 인간 주체라는 공백이다. 마르크스는 이를 '사회적 관계들의 집합'으로, 라캉은 '대타자 안의 결여'로, 헤겔은 '세계의 밤' 으로 이론화 했다.'(p48) 라고 말한다. 


내 짧은 지식으로 기억해보면...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 또한 라캉의 철학과 관련된 개념이지 않던가. 상상계는 사회와 구별되는 개인의 주체적인 영역을 가리킨다. 상상계의 반대에 상징계가 서있다. 상징계는 말그대로 현실의 영역이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실재계는 상징계의 의미화 작용이 실패로 돌아가는 지점을 가리킨다. 검색을 하다보니 '문제는 이 개념의 정확한 위치인데, 이 개념이 상상계(개인)과 상징계(사회)를 모두 넘어선 지점을 가리킨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편, 슬라보예 지젝등은 이 개념이 상징계와 상상계 사이의 지점을 가리킨다고 해석한다. 상징계의 의미화 작용이 실패하지만 상상계가 인식할 수 있는 장소에 실재계가 서있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앞서 욕망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바 있는데, 욕망이 향하지만 상징계가 충족시켜 줄 수 없는 지점, 바로 그곳에 실재계가 위치한다고 해석' (위키발췌) 한다고! 



휘리릭 일독을 한 후 다시 처음부터 다시 읽는 중에 한 가지씩 찾아보게 된다. '깊게' 이해하려는 목표보다는 피상적으로라도 '넓게' 이해해보려는 것이 목표인지라 계속 이런 과정을 반복하게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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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비판적 독해
이언 파커 외 지음, 배성민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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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대한 책들을 읽다가 '팬데믹을 철학적으로 사유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슬라보예 지젝의 책 「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 을 읽고 리뷰를 남겼었다. 팬데믹과 철학이라는 키워드가 흥미로워서 읽기 시작했던 책인데, 읽다보니 저자인 지젝에 대해 호기심이 들었다. 


분명 내게는 낯선 철학가일텐데,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한 이름... 블로그 기록을 검색해보니 읽으려고 메모해둔 책 중에 지젝에 관한, 혹은 지젝이 쓴 다른 책들이 있었던 것. 메모만 해놓고 끝났던 지젝에 대한 탐구를 올해 새해에 시작해보기로 했다. 책장에 꽂혀(만)있던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과 최근 책인 「지젝, 비판적 독해」 를 읽기로. 




지젝, 비판적 독해

이언 파커, 토드 맥고원, 브루노 보스틸스, 조슈아 러메이, 

에이드리언 존스턴, 베리나 앤더맷 콘리, 에릭 포크트, 자밀 카더, 슬라보예 지젝 지음

2021년 11월

글항아리



저자가 무려 9명이다. 철학자로서 국제적 명성을 얻으며 카리스마를 발휘하고 있는 지젝에 대해 8명의 학자가 비평하고 마지막으로 지젝이 그에 답하는 것으로 기획된 책이라서 그렇다. 지젝의 책을 한 권 밖에 읽지 않고서 도전해도 되려나 싶지만 천천히 슬로리딩으로 읽어보려는 계획이자, 다른 이들의 시선으로 지젝에 대해 접근해보려는 의도다. 우선 독서계획부터 공유해보는 패기. ( 오늘 퇴근길에 두장 읽었다. ) 



1949년,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 슬로베니아에서 태어난 지젝이 한국에 소개된 것은 1995년, 영화 비평서인 「삐딱하게 보기」/(시각과언어)를 통해서다.  「로쟈와 함께 읽는 지젝」 의 저자 이현우에 따르면 당시는 "주변의 영화를 하던 사람들이 모두 이 책을 권해주던" 시기였고, 지젝은 '문화 이론의 엘비스', 'MTV 철학자'란 별명으로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고. ( 그런데 난 영화를 하던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가... 몰.랐.다... ) 


슬라보예 지젝 (Slavoj Zizek)



 

현대 철학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이자,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꼽힌다.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서 태어나 류블랴나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파리8 대학교에서 정신분석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컬럼비아 대학교, 프린스턴 대학교, 파리8 대학교, 런던 대학교 등 대서양을 넘나들며 세계 주요 대학에서 강의했다. 2017년 현재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냐 대학교 사회학연구소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급진적 정치이론, 정신분석학, 현대철학에서의 독창적인 통찰을 바탕으로 인문학, 사회과학, 예술, 대중문화를 자유롭게 꿰어내며 전방위적 지평의 사유를 전개하는 독보적인 철학자다. 강렬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과 그와 대비되는 독특한 유머 감각 때문에 언론에서는 “문화 이론의 엘비스 프레슬리” “지적인 록스타”라고 불린다. 스스로 “정통적인 라캉주의적 스탈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공산주의자”라고 부르며, 사그라진 ‘혁명’에 대한 논의에 끊임없이 불을 붙이고 있다.


라캉과 마르크스에 대한 저자만의 관점을 담아내 국제적 명성을 안겨준 첫 책 『이데올로기의 숭고한 대상』을 시작으로『신을 붙쾌하게 만드는 생각들』『새로운 계급투쟁』『매트릭스로 철학하기』(공저) 등 다수의 저작을 펴냈으며, 단순한 지식인이나 학자라기보다는 실천하는 이론가로서 왕성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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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비판적 독해
이언 파커 외 지음, 배성민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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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젝, 비판적 독해

이언 파커, 토드 맥고원, 브루노 보스틸스, 조슈아 러메이, 

에이드리언 존스턴, 베리나 앤더맷 콘리, 에릭 포크트, 자밀 카더, 슬라보예 지젝 지음

2021년 11월

글항아리



저자 중 토드 맥고원, 브루노 보스틸스, 조슈아 러메이는 독일관념론과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를 넘나드는 지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철학과 종교, 정치 등에 대한 그의 사상의 한계, 혁명적 잠재력등을 평가하는 출발점을 제공한다. 


적대를 낳은 투쟁에서 벗어난 미래는 없다. 현재는 이 투쟁에 늘 매여 있다.

- p91


특히 토드 맥고윈은 헤겔을 사유하는 지젝에게 정치 투쟁에서 ‘적대관계의 불가피함’ 은 매우 중요함을 들면서 좌파가 적대를 버릴 때 적대는 우파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젝의 말을 인용하고 있기도 하다. 지젝에 따르면, 적대와 마주보면서 적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약속하는 어떤 방법도 거부하는 것이 정치 행위다. 그리고 적대적 사회 구조를 동반하는 소외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다는 거짓 약속을 모두 물리치는 것이 정치철학자의 과제다.


지젝의 적대에 대한 발언은 여러 칼럼들에서 피상적으로 접해왔는데 그는 적대야 말로 실재라 말해왔다. 주체는 외상을 통해 실재와 대면하는데, 바로 이 적대가 주체들의 외상을 통해 드러난다면서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흔히 쓰는 조화, 상생 같은 단어는 사실 이런 적대를 교묘하게 위장한 가면일 수도 있다는 것. 


지젝이 말하는 ‘적대’ 에 대해 이것저것 더 찾아보게 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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