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주
실비 제르맹 지음, 류재화 옮김 / 1984Books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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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제르맹의 「페르소나주」 를 읽으면서 책장 속에 묵혀두었던 「밤의 책」 도 함께 꺼내두었다.  「페르소나주」의 책 소개에 따르면 '이 시대의 반 고흐로 불리는 실비 제르맹의 에세이. 철학과 시적 언어의 경계에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주제로 글쓰기에 대해 탐구한 작품' 이라고 되어 있어서 말이다. 에세이를 읽으며 그의 소설의 문체도 함께 느껴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포부도 품으면서. 




페르소나주

실비 제르맹 지음, 류재화 옮김

1984BOOKS



그나저나 이 시대의 반 고흐라니! 


호기심이 커져 작가에 대해서 푹풍 검색.


실비 제르맹 (Sylvie Germain)



 


창조적인 서사 전개와 독특하고 아름다운 문체로 현대 프랑스 문단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작가인 실비 제르맹은 1954년 프랑스 중서부의 도시 샤토루에서 태어났다. 부지사를 지내기도 한 공무원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의 여러 소도시를 옮겨 다니며 유년 시절을 보냈다. 1976년에 파리 소르본 대학 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0년대 파리 낭테르 대학(Université de Paris X - Nanterre)에서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를 만나 깊은 영향을 받았고, 그의 지도 아래 철학 및 미학 석사 학위를, 1981년에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의 주제는 기독교 신비주의에서의 고행, 그리고 인간의 얼굴 및 악과 고통에 대한 성찰이었다. 『페르소나주』를 비롯해 『밤의 책』 등의 대표작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는 작가 특유의 번뜩이는 신비주의적 직관 및 영적 언어는 이런 연구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노시스풍의 어떤 무례한 형상들, 불꽃처럼 번쩍거리는 이미지들, 고통스러운 시각적 환영들을 소환하며 전체를 총괄하는, 저 깊은 진실 밑바닥에서 터져 나오는 읍소 같은 것들이 그녀의 문학 언어에는 충만하다. 



1981년부터 몇몇 단편소설을 써오다가, 파리 문화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녀는 1985년 첫 번째 소설인  『밤의 책(Le Livre des Nuits)』 을 발표하며 여섯 개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밤의 책(Le Livre des Nuits)』 에서는 가브리엘 마르케스에 비견되는 마술적 리얼리즘을 보여주는데, 역사적 현실과 신화를 넘나들며 수많은 전쟁의 길목에서 살아간 한 가문의 백년의 광기를 보여주었다.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호박색 밤』 이후 출간한 세번째 장편소설 『분노의 날들』로 1989년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실비 제르멩은 파리에서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로 이주하여 1987년부터 1993년까지 프랑스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계속 글을 쓰다 프랑스로 돌아왔다. 그녀는 파리와 라로셸 사이에서 살았으나 체코의 프라하는 계속해서 그녀에게 영감을 주었고, 이는 소설 「Immensites」 에 잘 드러나 있다. 



『프라하 거리에서 울고 다니는 여자』 ,『숨겨진 삶』 등의 작품을 출간했으며, 2005년 『마그누스』로 그 해 ‘고등학생들이 선정하는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2004년 『페르소나주』를 발표했다.  『페르소나주』는 작가가 자신이 구현하는 등장인물과 맺는 기묘한 관계성을 환기하는 몽환적 픽션이다. 글을 쓰며 고통스러운, 그러나 글쓰기를 더없이 욕망하는 몸에 대한 고백서이자 성찰적 오토픽션이다. 아니다, 우리가 여기서 만나는 것은 글쓰기의 리얼리즘, 글쓰기의 강력한 주문(呪文)일 수 있다. 


2016년 프랑스 문화재단에서 수여하는 치노 델 두카 국제상을 수상했다. 무력한 개인이 엄혹한 세계와 화해해가는 과정을 몽환적인 상상력과 치밀한 필치로 그려낸 실비 제르맹의 작품들은 ‘새로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제공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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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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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충동적으로 월든 호수의 사진을 서랍 속에 넣어두었다는 저자는 '서랍 속에 우주를 숨겨놓은 기분' 이 들면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사랑으로 충만해지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그 사진은 뜨거움과 차가움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는 변덕스러운 마음에 비로소 적정 온도를 찾게 해주는 '월든 부적' 이기도 했다. 그렇게 월든 마니아가 된 그는 소로의 모든 것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월든 투어를 떠난다. 그리고 그 기억을, 그 기록, 「월든」 과 함께 하는 일상을 이 책에 오롯이 담아내었다.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해냄



「월든」 은 내게 있어 완독목표를 몇 번이나 실패하게 만든 애증의 책이다. 마음에 콕 박히는 문장들을 무수히 밑줄을 쳐놓고도 완독했다는 기쁨은 늘 누리지 못했다.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에서 저자 또한 그랬던 시절이 있었다는 문장을 만나자 갑작스럽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다. 이른바 '각'잡고 읽을 준비를 하는 참이었는데!  


「월든」을 한 문장도 빠짐없이 철저히 읽어야 한다는 '고전 필독서 완독' 에 대한 강박관념이 오랫동안 내 의식을 장악했지만, 늘 네 챕터쯤에서 지쳐 떨어 나가떨어지곤 했다. 분명 재미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완독은 어려웠다. 학창 시절, 대학생 시절, 대학원 시절, 조금씩 더 '월든 완독의 길'에 가가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암중모색이었다. 


- p19




저자처럼 「월든」 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삶에서의 계기는 아직 만나지 못했지만, 나는 이 책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를 마중물로 삼아보게 된다. 책은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라는 제목으로 「월든」 에서 건져올린 열정, 산책, 존엄, 간결함, 은둔 등의 키워드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소로의 「월든」 을 읽고 난 후 인상 깊에 남았던 기억 중의 한가지는 의자에 대한 것이었다. "나의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의자, 하나는 우정을 위한 의자, 또 하나는 교제를 위한 것이다" 라는 문장말이다. 정여울은 그 문장으로 시작하여 '간결함' 이라는 키워드로 '당신에게는 몇 개의 의자가 필요한가요' 라고 묻는다. 


생활은 간결하게, 자연은 풍요롭게, 내가 「월든」에서 배운 삶의 지혜는 바로 이것이다. 우리의 생활이 간결해질 수록, 자연은 풍요로워지며, 오염과 파괴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도시인에게 자연은 캠핑처럼 잠시 즐길 수 있는 모험의 대상이거나 요양을 위한 일시적 치유의 공간으로 다가온다. 도시인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쓸모있는 '자원'으로 바꾸어 바라본다. (...) 자연을 있는 그대로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연이 그 어떤 효용가치로 환산되지 않는다. 소로는 자연과 얼마나 교감할 수 있는지, 자연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묘사할 수 있는지가 행복의 조건 중의 하나임을 믿었다. 


- p147




또한 스스로의 실수를 너무 오래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끄러움을 너무 오래 간직하지도 않는 마음을 배웠다며, 생활 뿐만 아니라 마음의 간결함까지 생각을 이어간다. 




1장에는 또한 월든 투어의 기록들이 갈색 페이지 속에 담겨있다. 숲 속의 오래된 나무 줄기의 색처럼 느껴지는 갈색 바탕에 가득찬 사진과 메모들은 독자들 또한 월든 호수로, 소로가 있던 곳으로 함께 떠나게 이끈다. 독서 에세이 속에서 여행 에세이를 덤으로 하나 더 읽게 되는 뿌듯함까지. 텍스트 속에만 있던  「월든」 의 내용들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는 효과 또한 얻는다. 





2부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월든」 속으로 걸어가다' 는 「월든」 의 생활경제, 「월든」 의 인문학, 「월든」 의 윤리학, 「월든」 의 생태학으로 다시 나뉜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처음에는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책인 줄 알았는데, 21세기 현대인에게 필요한 거의 모든 삶의 지혜를 압축해놓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라고 했다. 그는 적게 소유하고 진정 풍요로운 삶을 가꾸는 법, 통장 잔고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 자연을 경제적으로만 바라보며 착취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 진실로 공생하는 법, 그리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마침내 진정한 영혼의 자유를 꿈꿀 줄 아는 용기를 지니는 법 등 수많은 삶의 지혜와 세계를 바라보는 눈부신 비전을  「월든」 속에서 길어 올려 2부에 꾹꾹 눌러 담았다. 


삶의 시간을 아름답게 수놓는 법을 이야기하는 「월든」 의 인문학 편을 더욱 관심있게 읽었다. 소로가 알렉산더 대왕이 원정을 떠날 때마다 귀중품 궤짝에 「일리아스」 를 넣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통해 '책'이야말로 가장 친근하고 일상적이며 삶 자체와 가장 가까운 예술작품이라고 강조했듯이, 저자 또한 「월든」 을 온 집안에 비치해보자고 권유한다. '이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마치 인류가 잃어버린 자기 안의 소중한 것들을 매번 되찾게 해주기 때문이다. (...) 무엇보다도 소로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는 힘겨운 날들의 복잡한 머릿속을 마치 투명한 월든 호수의 차가운 물로 말끔히 씻어내는 듯한 정화와 치유의 힘을 느꼈기 때문이다'(p254) 라고 전하면서. 



'조금은 소로처럼', '약간은 월든처럼' 살아가기 시작했음을 느끼던 어느 날의 일상 기록은 읽어가는 내게 잔잔한 미소를 띄우게 했다. 저자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월든도 좋고, '정여울의 문장' 또한 좋다. 삶에 대한 기쁨을 함께 이야기하자고 손짓하는 듯 하다. '오직 자기 삶의 속도를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긍정하는 삶'(p97) 으로 초대한다. 


나의 '조금이라도 월든을 닮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나는 「월든」의 문장을 읽으며 잠이 든다. "당신이 매일 낮과 밤을 기쁜 마음으로 맞이할 수 있다면, 마치 달콤한 향내를 뿜어내는 화초들처럼 당신의 하루하루가 향기를 뿜어낸다면, 당신의 삶은 더욱 유연하고, 빛날 것이며, 나아가 영원불멸의 힘을 지니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당신의 성공이다." 


오늘 나의 삶은 아주 소박하지만 분명 어제와는 다른 향기를 뿜어낸다. 


- p269



'이제 나에게는 억지로 만들어가야 할 타인의 월든이 아니라 항상 내면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월든의 세계가 있음을 믿기 시작했다'(p100) 라고 말하는 저자는 '소로를 만나는 순간, 소로와 만나는 동안, 변화하고, 다듬어지고, 풍요로워지고 , 향기로워진 내 생각의 정원으로 세상살이에 지친 당신을 초대하고 싶다' 라고 전한다. 그 초대에 응한 나는 그의 생각의 정원에서 산책을 하며 내 삶 또한 최고의 향기를 누릴 수 있기를 소망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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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 똑똑 세계사 시리즈
제임스 데이비스 지음, 김완균 옮김 / 책세상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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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초등고학년 무렵과 중등 과정에서 세계 4대 문명에 대해서 배운다. '인류 최초의 문명 발상지는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 이집트 문명, 황하 문명 등이며, 이 문명들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인더스강, 나일강, 황허(黃河) 등 큰 강 유역에서 발달하며 농업과 도시의 꽃을 피웠다.'. 이 고대문명 중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친숙한 것은 아무래도 이집트 문명이 아닐까. 책이나 영화로도 많이 접할 수 있을 뿐더러, 밤톨군의 경우 친구들과 함께 '이집트 보물전'을 다녀온 후 더욱 이집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었다. 



고대 이집트

Meet the Ancient Egyptians

똑똑 세계사

제임스 데이비스 글, 그림

첵세상어린이



이집트 하면 떠오르는 것? 하고 물어보면 이전에는 피라미드, 스핑크스, 미이라 정도였던 아이가 '이집트 보물전'을 다녀온 후에는 기념품으로 사왔던 '스카라베' 를 더하여 이야기한다. 



똑똑 세계사, 고대 이집트 한 장면


밤톨군의 스카라베. 이 쇠똥구리는 딱정벌레목 풍뎅이과(Scarabaeidae) 쇠똥구리아과(Scarabaeinae) 라는 것. 이전 오웬 데이비의 그림책 「딱정벌레」 를 읽으며 알아두었던 사실. 



오웬 데이비의 딱정벌레 중 한 장면



아이의 배경지식이 많아지니 똑똑 세계사의 「고대 이집트」 를 읽으며 연계되는 것들이 매우 많다. 일러스트 속 표정이 살아있는 캐릭터들이 귀엽다. 중학생도 재미있어 하는 책. 읽기 시작.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제공도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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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디어 공룡들의 전쟁 - M&A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방송문화진흥총서 218
이창훈 지음 / 넥서스BIZ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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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시장의 소비자로서만 바라보았던 세계를 관점을 바꿔 바라볼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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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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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읽다가 카렐 차페크가 로봇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막연히 SF 작가인가 하고 오해했건만, 이후 한 개인의 삶 속에 숨겨진 다양한 자아들을 조명하며 정체성의 진실을 탐구하는 작가의 작품들을 알게 되었다. 꼭 읽어봐야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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