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유인경 저

264쪽 | 452g | 150*210mm

위즈덤경향

만일 내가 딸이 있었다면 정말 이야기해주고 싶던,

아니 주변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소복이 담겨있는 책.

30년 넘게 회사를 다녔던 저자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있다.

거창한 직장 생활 성공법들은 아니지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던 알찬 이야기들이다.

회사에서 한없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힘들게 깨달았던 경험들이 이리 잘 정리되어 있으니

살짝 억울하기도 했던 느낌.

 
진작에 나왔더라면 내 고생이 좀 줄어들었을까.

( 물론. 나도 스스로 체득하지 않으면 잘 듣지 않는 귀를 가지기는 했지만.. )

 
그 중 정말 맞아. 하며 끄덕이던 부분들을 발췌해본다.


기록하는 자와 기록하지 않는 자에 대한 사소한 차이.

상사로서 회의에 노트를 들고 기록하는 사원과 멀뚱하게 있는 사원에 대한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대부분 그 수행에 대한 결과도 확연히 다르다.

회의석상 남자동료와의 접근방법의 확연한 차이.

 
불명확한 지시와 엉뚱한 방향의 전략 회의에

감정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공격적으로 변해가던 내 모습과 달리

사석에서는 같이 울분을 토하던 남자 동료들이

 회의에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던 모습에 얼마나 격분했던가.

그러나 그들은 회의 이후 뒤에서 조용히 해결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얻어낸 결과는 같았으나

아직은 남자, 그들만의 룰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들과 나에 대한 평가는 상이해진다.

결국 결과는 같지 않았던 셈이다.


우선 여성들이 직장이나 조직사회의 룰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직장은 경기장이다. 축구건, 농구건 경기에서는 점수를 얻어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 때론 반칙도 하고, 때론 공격을 받아 부상도 당하면서 결국엔 이기는 것이 승자이고 최고의 선이다. 그런데 여성들은 축구장에 들어서서도 “난 축구 규칙을 몰라요”라고 머뭇거리거나 응원단 역할을 하려 한다. 혹은 팀워크보다 개인기를 과시하려 든다. 운동경기에서는 동료들과의 호흡도 중요하고 감독의 사인도 봐야 하는데 대부분의 여성은 그저 자기 앞의 공만 보고, 무조건 혼자 그 공을 몰아 골대에 넣으려고만 한다. 그러니 동료들은 불만이 생기고 감독은 자기 지시를 무시한다고 화를 낸다. 아무리 1초도 쉬지 않고 운동장을 미친 듯이 돌아다녀도 훌륭한 선수라고 인정받지 못한다.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에 자신이 할 운동경기에 대한 규칙과 룰을 익혀야 하고, 경기를 시작하면 동료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감독의 사인을 수시로 잘 받아야 팀도 승리하고, 자신도 감독으로부터 다음 경기에 출정할 기회를 얻는다.

또 여성은 너무 쉽게 경기장에서 퇴장하려 한다. 사내 정치나 직장 생활전략을 매우 부정적으로 여기고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금방 탈진해버리고, 작은 일에도 상처받아 도망가려 한다. 남자들은 모욕을 당하고 모멸감을 느껴도 절대 먼저 퇴장하지 않는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한 버틴다. 여성 최초의 장군, 은행장, 위원장 등등은 그들이 훌륭한 여성이기도 했지만 그 자리에 계속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그 영광을 누렸다. 그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역량을 가졌어도 중간에 포기한 이들에게 그런 보상은 주어지지 않는다. 정상에 오르려면 그 자리에 듬직하게 버티고 있어야 한다.

출처 : 저자 인터뷰 중에서

정말 그렇다. 여성의 머뭇거림에 대한 부분.

여성은 공지한 필요조건을 100% 충족해야 지원하는 반면,

남성은 필요조건의 60%를 충족한다고 생각하면 지원한단다.

무슨 일이건 하고 싶으면 일단 도전한 후에 일을 하면서 배우고 익히면 되는데

여성은 자신이 가장 완벽한 상태가 되고 멋진 질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을때만 손을 든다.

 

여성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외부의 장애물뿐만 아니라 내면에 자리한 장애물에 걸려서도 넘어진다. 여성은 큰일에서든 작은 일에서든 자신감이 부족하고 기회를 잡겠다고 손을 번쩍 들지 못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할 때 오히려 주춤하며 물러선다. 여성은 남성보다 노골적으로 말하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힘이 세서는 안된다는 부정적 메시지를 스스로 내면화한다.

P176. 셰릴 샌드버그 <린 인> 인용글

세련된 거절의 기술, 착한 짓과 오지랖의 경계선,

술자리를 적당히 즐기는 사람의 매력.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충고들이다.

 
그리고 "서툰 위로가 주는 상처" 에 나오는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은

직장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지금, 언제나 생활 속에서

연습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제에 나와있는 '다이어리' 에서 주는 느낌처럼

 분명 커다란 성취를 안내하기 위한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그러나 회사 생활이 왜 이렇게 힘들지? 남자들은 왜 저래? 이런 느낌을 받았던 직장여성이라면

읽으며 소소한 위로와 선배의 노하우를 함께 받을 수 있는 책.

 
갑자기 다시 일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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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랑은 너무너무 엉뚱해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7
탕쑤란 지음, 김순화 옮김 / 보림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뻔랑은 너무너무 엉뚱해

탕쑤란 지음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 7

160쪽 | 152*215mm

보림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의 일곱째 권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발간된 다른 책들을 먼저 살펴볼까요.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 보림

 

 

1. 건냐오의 백합계곡 : 차오원쉬엔 글

2. 늑대 박쥐 : 빙보 글

3. 너는 내동생 : 펑슈에쥔 글 / 펑팅 그림

 

4. 여학생 자메이 : 친원쥔 글

관련리뷰 : http://blog.aladin.co.kr/hillsea/6634803

5. 깜빡 깜빡이와 투덜 투덜이 : 런룽룽 글/그림

6. 바다 마법서 : 장자화 글

→ 7. 뻔랑은 너무너무 엉뚱해 : 탕쑤란 글

 

 

이번에는 귀여운 아기 늑대가 표지에 등장했네요.

보통 늑대는 주인공을 궁지로 몰아넣는 음험한 동물을 담당하고는 하는데

저자는 뻔랑과 엄마, 아빠로 이루어진 착하고 순박한 단란한 늑대가족을 등장시켰습니다.

뻔랑이라는 이름은 '바보 늑대' 라는 뜻이라고 한다니 주인공의 이름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낙천적이고 순박한 엄마와 아빠의 에피소드도 엉뚱하고 유쾌하지만,

역시 뻔랑이 벌이는 재미있는 일들이 아이에게 최고의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학교에 간 뻔랑> 의 에피소드에서는 뻔랑의 엉뚱한 일에 맞장구치는 친구들,

그리고 그에 당황하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밤톨군의 1학년 교실이 연상되어 엄마미소가 지어졌다죠.

 

잔디밭을 깨끗이 청소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청소하다가

자꾸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이 신경쓰이는 뻔랑은 나무의 나뭇잎을 모두 떼버리고,

'사과' 라는 글씨가 진짜 사과가 아닌데 배워서 뭐하냐고 질문하고,

'빨간 모자'를 읽어주는 선생님께

자신과 자신의 가족은 빨간 모자를 잡아먹지 않았다고 항변하죠.

 

체육시간에 달리기를 하다가 '트랙'을 돌아야하는 것을 몰랐던 뻔랑은

그대로 교문을 통과해 학교 밖으로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는...

 

 

 

 


 

뻔랑의 나이에는 아둔하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천진난만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감기약이 맛있어서 더 먹고 싶어하는 건 밤톨군도 똑같거든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찾아보며 깔깔 웃게 될 듯 합니다.


 

 

 

 

 

우리 아이들, 눈사람이나 눈덩이를 집으로 가져와 녹아버리는 것을 꼭 한번씩을 경험하죠?

눈한주먹을 주머니에 넣고 왔다가 목욕 후 나와보니

사라져있는 눈에 마음 아파했던 '눈오는 날'의 피터가 생각나는군요.

 

 

@눈 오는 날, 에즈라 잭 키츠 글.그림 / 비룡소

 

 

뻔랑은 슬퍼하기 보다는 '어, 눈사람이 도망갔네?" 라고 생각합니다.



 


 

겨울에 냉동실에서 찾아낸 아이스크림을 따뜻하게 녹여서 친구들에게 대접하는 뻔랑.

친구들이 배탈이 날까봐 마음을 쓰는 뻔랑의 선량하고 따뜻한 마음에

친구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주며 우정을 쌓아간답니다.


 

 

뻔랑이 난처한 일에 빠질 때마다

은근한 방식으로 뻔랑이 눈치채지않도록 도와주는 토끼 토실이나

뻔랑 부모님의 엉뚱한 일을 현명하게 해결해주는 부엉이 읍장님 같은

주변 캐릭터들도 매력이 넘칩니다.

그들이 있기에 뻔랑가족이 힘든 일을 겪더라도 나름의 즐거움에 재미를 찾으며

자신들의 행복에너지를 주위에 나눠줄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네요.

 

올 봄에는 아이와 함께 유쾌한 뻔랑가족을 만나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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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뿌의 분홍 리본 엉덩이 그림책 도서관
윤혜지 그림, 서정하 글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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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뿌의 분홍 리본 엉덩이

서정하 글/윤혜지 그림

42쪽 | 402g | 285*224mm

주니어김영사

 

 

"나는 왜 이렇게 못생긴 걸까?"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슬퍼하는 하늘색 하마 하뿌.

자신의 큰 입도, 큰 엉덩이도 모두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각종 미디어와 SNS의 영향으로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까지도 보여지는 것에 관심이 매우 높아진 요즘

거울 앞에서 불평하는 이런 모습은 낯설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네요.

 
 

 


 

스스로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하뿌에 비해

웃는 모습만으로도 자신있어 보이는 친구 리띠.


토끼의 큰 귀, 하마의 큰 입과 엉덩이,

이것들은 다 두 동물을 나타내는 가장 큰 특징입니다.  

달리 생각하면 리띠도 자신의 큰 귀가 콤플렉스일 수 있지만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겨 예쁜 리본까지 달고 다니지요.


 

 

 

오늘은 숲 속 마을 운동회가 열리는 날인데

하뿌는 자신의 엉덩이 때문에 다들 자기를 비웃을 거라며 가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자 씩씩하고 자신감에 넘치는 리띠는

 " 무슨 소리야? 네 엉덩이가 얼마나 멋진데! " 라고 해주는군요. 

 

여기서 잠깐 이 장면을 조금 더 들여다볼까요?  

 

안타깝게도 주인공 하뿌는 『자아존중감』이 약해보이는 친구네요.

 '자존감' 이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이 주는 마음의 상태를 의미하죠.

자신이 사랑과 관심을 받을 만한 존재라는 생각과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자아존중감입니다.

 

 

 

만 2세부터 발달하는 유아 자아존중감은

삶의 기본능력에 대한 신뢰감에서 시작하여 행복감을 주는 바탕이 되고

이후 따뜻한 감성과 사랑을 배워가고 바람직한 사회성으로 발전해가며

인생 전반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인성발달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최근 육아의 화두이기도 하죠.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남과 비교되거나 열등감이 생기더라도

금방 부정적인 기분을 훌훌 털어버리곤 합니다.

토끼 리띠는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진 듯 하죠.

그리고 이런 긍정적인 에너지는 친구 하뿌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듯 합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운동회에서 리띠의 아이디어로 하뿌는 큰 역할을 해냅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커다란 입과 엉덩이를 멋지게 이용해 실력발휘를 하죠.

 


 


 

 

 

 

 

 

놀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오히려 하뿌를 멋지다고 칭찬해줍니다.

게다가 운동회에서 우승하여 멋진 상품까지도 받게 되었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리띠는 하뿌의 커다랗고 듬직한 엉덩이가 자랑스럽다며

자신의 귀에 묶고 있던 분홍 리본을 하뿌의 엉덩이에 달아줍니다.

 

 

 

 

 

하뿌는 자신이 늘 싫어하던 뚱뚱한 엉덩이와 커다란 입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책을 읽으면서 밤톨군에게도 살짝 물어보았죠.

혹시 밤톨군도 자신의 모습 중에서 마음에 들지 않은 곳이 있냐구요.

그랬더니 쑥쓰러워하면서 대답을 하네요. "얼굴" 이라구요.

친구들에게 놀림이라도 받았던 걸까요? 물어봐도 대답해주지 않는 녀석.

엄마는 밤톨군의 얼굴이 정말로 사랑스럽고 마음에 드는데~ 라고 대답해주고 말았네요.

 

아이가 자신의 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려면 우리 부모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조세핀 킴 교수는 '자존감 높이는 육아법' 의 하나로 이렇게 조언합니다.

 

 

자존감 높이는 육아법

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심어주기

 

 

 

 

<기사 일부 발췌> :

출처 : http://navercast.naver.com/magazine_contents.nhn?rid=1097&contents_id=29615

 

선천적으로 타고난 신체의 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아이로 하여금 신체 이미지를 부정적 시각으로 보게끔 만든다. "넌 누굴 닮아 눈이 이렇게 작으니?" 등 아이로는 어쩔 수 없는 외모에 대한 비하는 장난으로라도 하지 않아야 한다. 지속적으로 신체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아이는 남한테 보이는 외적 이미지에 자신 없어 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외모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불만족스러워한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는 말 그대로 건강한 신체 이미지에 건강한 자존감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자라면 성형을 시켜줄 생각을 하는 대신, 자기 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자. 그것이 외모 지상주의 성형왕국의 시대를 잘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나저나 책의 숨은 재미.

그림책 곳곳에 숨어있는 개구리 깨구를 찾으려 다시 첫페이지로 돌아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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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는 이제 그만! 푸른숲 새싹 도서관 16
세베린 비달 글, 리오넬 라흐슈벡 그림, 박상은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잔소리는 이제 그만!

세베린 비달 글/리오넬 라흐슈벡 그림

푸른숲 새싹 도서관 - 16

64쪽 | 436g | 210*240mm

푸른숲주니어

 

정체성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독립심이 자라기 시작하는 나이의 주인공. 

뭐든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과

아직은 주인공을 어린애라고 여기는 엄마와의 미묘한 대결이 펼쳐지는 그림책입니다.

 정확히는 말풍선으로 이루어진 만화 형식의 그림책이랍니다.

 

 

책 속의 8살 주인공.

외국의 나이를 고려해볼 때 우리 나이로 치면 9살쯤 되려나요.

이제 다 컸으니(?) 밤늦게까지 신나게 놀고 싶을 뿐이죠.

 


 

 

그러나 마음처럼 되지는 않습니다.

우리 아가.는 잘 시각이거든요.




그리고 잠자기 전 책을 읽어주는 엄마는 읽어주다가 책 내용에 몰입합니다.

엄마가 더 신났습니다. 아마도 목소리를 다양하게 변조하면서 연기를 하고 있겠죠.

제게 참 친숙한 모습입니다. 다만 아직 밤톨군은 좋아하는 반면,

책 속 주인공은 속으로 제발 그만. 하고 외치고 있군요.

 


 

밤톨군은 난 아직 '아기' 나 '강아지' 라고 불려도 좋은데.. 라고 혼잣말을 합니다.

똑같이 엄마의 잔소리도 싫고 다 컸다는 말도 좋지만 아직 엄마품을 떠나고 싶지는 않은 나이.

 

책을 읽어준 시기가 마침 초등입학을 앞두고 있는 시기라서 그랬을까요.

불안감에 더더욱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엄마품 속에 머물고 싶은 무의식이 작용했던 걸까요.

요즘 들어 더욱 '엄마 바라기' 가 되버린 녀석이거든요.

 


 

저도 종종 놀이터에서 무심코 '아가야~' 라는 말이나 '우리 강아지' 라는 말이 나오고는 하는데

주위의 아이들이 그 소리를 듣고는 밤톨군을 정말로 아기 취급을 하더군요.

아직은 그것이 부끄러운지 모르고 오히려 즐기는(?) 녀석인지라 별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곧 녀석도 부끄러워하는 시기가 오겠죠?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보면 저도 주인공 아르센의 엄마처럼 이야기할 것 같다죠.

아이가 좋아하는 친구가 반갑기도 하고 조금 더 친해지도록 도와주고 싶기도 할 것 같구요.

그런데 다시는 엄마한테 비밀이야기 하지 않을거라고 하면 큰일인걸요!


 

 

 

가족회의 결과 아이가 컸다는 것을 인정하기로 한 엄마의 반격.

책은 이제 아르센과 엄마의 대결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롭게 펼쳐진답니다.

 

 

아르센 엄마의 반격은 저도 앞으로 써보고 싶은 부분입니다.

" 다 큰 아들~ 듬직한 아들~ 씩씩한 아들~ "

( 밤톨군. 기대하고 있으렴 ^^;; 그러고보면 이 책을 엄마 혼자 읽을 걸 그랬나보다. )

 

 

 

 

그리고 아르센의 생일이 되었죠.

  아르센이 받고 싶은 선물이 무엇이었는지 아세요?

 

 

 

자신은 이제 다 컸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은 아이의 심리를

유쾌하게 그려내면서도

생일선물로 엄마가 꼬옥 안아주기를 바라는

이 장면에서 작가는

아이의 마음 속에 가끔은 ( 어쩌면 여전히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바라는 아이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말해주는 듯 하네요.

 

( 문득 우리 어른들 속의 '내면아이' 가

떠오르기도 하는군요. )

 

 

 

 이렇듯 누구나 겪을 법한 엄마와 아이의 갈등을 유쾌하게 그려내어

아이에게는 공감과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제 경우를 돌이켜볼 때

아이의 성장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엄마도 아이의 성장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엄마로서 분명 아이가 크게 의지하는 중요한 존재라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누군가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며 필요로 하고 의지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은

오히려 엄마가 아이에게 더 큰 힘을 받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저는 사실 아이가 더이상 저를 필요로 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인정해야하는 그 순간이 두렵답니다.

그러나 아이를 위해서 각오하고 있어야겠지요.


 

아르센의 엄마가 살짝 눈물을 보인 이유가 공감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그런 면에서 저같은 부모에게는 이 그림책을 읽으며

아이의 성장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그리고  계기를 맞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낳으며 '엄마' 라는 존재를 함께 낳은 우리는 아이와 함께 성장해가는 것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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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내공 - 내일을 당당하게
이시형.이희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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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의 발달과 이전과 다른 풍요로움으로 생의 주기가 길어지면서

'100세' 시대 가 남의 일이 아닌 우리.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많이들 경고하고 있지만

사실 나조차도 그 심각성에 대해서는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생애주기의 배반이 시작되었고,

은퇴 후 10년이 아닌 40년 넘게 더 살아가야 하는 지금.

장수는 준비되지 못한 사람에게는 고통이고,

'내일을 살아가는 힘' 을 축적해 둔 사람에게는

지난 시간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이야기하는 저자.

 

실체가 없다고 여겨지던 '화병(Hwa-byung)'을 세계 정신의학 용어로 만든 정신의학계의 권위자로

대한민국에 뇌과학의 대중화를 이끈 선구자이며

75세의 나이에 자연치유센터 힐리언스 선마을을 건립한 이시형 박사와
이슬람학 분야의 전문가이며 문화인류학을 대표하는 이희수 교수가 마음을 모아

앞으로 살아가야할 100세 시대의 '내일' 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일'이라는 시간은 어떤 것일까?

내일을 포함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준비해야하는 것일까.

계속 무엇인가를 대비하고 준비해야하는 것은 이제 살짝 피로감이 느껴지는 화두이기도 하다.

그리고 깨진 모래시계 마냥 이미 늦어버린 건 아닐까하는 걱정도 덤으로 얹어주곤 한다.

 

 

 

이에 대하여 저자는 '세로토닌적 삶'을 제시하고 있다.

 

 

이시형 박사가 얘기하는 행복물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엔도르핀'이 아닌 '세로토닌'이다.

우리의 삶에 생기와 의욕을 주는 사랑, 행복과 같은

본능적인 활력의 원천이 되는 기능을 하는 것이 바로 세로토닌이라는 것. 

 

 

 신경전달 물질 가운데 하나인 세로토닌은 대뇌피질에 영향을 미쳐 조용한 각성을 만들어내고

자율신경을 지배해 몸과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척추근육을 반듯하게 펴주고, 표정을 밝게 만들며 통증도 완화하기도 한다.

세로토닌 분비가 잘 되지 않으면 여러 어려움이 나타나는데

우울증과 성격장애, 거식증과 강박증 등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내게는 30여년전 엔도르핀이 한국 사회의 행복물질로 회자되던 기억이 선명한데

저자는 절제를 모르는 우리의 국민성에 엔도르핀이 등장한 것을 불행이었다고 단언할 정도다.

지난 반세기의 한국인들에게는 아드레나린과 엔도르핀은 참으로 많이 생성되어

잿더미에서 일어나 성공하는데는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세로토닌이 생성되지 않았으니, 건강해 지지 않고 행복해 지지는 않았는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지나친 경쟁에 노출돼 빨리빨리 문화에 젖어있는 우리 사회의 피로에

이제 세로토닌의 중요성이 대안으로 절실하게 다가오는 시기가 되었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이희수 교수는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 로마와 그리스를 비롯한 세계사와

조선시대를 비롯한 한국사를 아우르며 이시형 박사의 이러한 뇌과학적인 부분을

문화인류학적으로도 부연설명해 내고 있어 독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있다.

 

 

 

『 일기일회(一期一會)』모든 순간은 생에 단 한 번 뿐.

옛말을 빌어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라는 저자의 충고. 

『오늘이라는 날은 두번 다시 오지 않는다.』라던 단테의 말도 떠오르는 부분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구체적인 '세로토닌 적 삶' 의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다행히 한두가지는 나도 하고 있구나 싶어 반가운 부분.

 

첫번째. 독서.

 
독서를 하게 되면 감정회로를 활성화시켜 변연계 공명을 일으키기 때문에 힐링에 큰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지적 영역인 대뇌피질, 특히 전두전야에도 감동적인 지적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전두전야 단련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즉, 책을 읽으며 새로운 지식을 얻게 되는 순간의 지적 쾌감, '아하, 그게 그렇게 된 거구나!' 라는 순간
우리 뇌에는 불이 번쩍 켜지며, 뇌과학에선 이를 '아하 체험'이라고 해서
젊음과 건강의 비결이라고 단언하고 있다고 한다니 앞으로도 부지런히 책을 읽을 일이다.
 
 두번째. 버킷리스트.
 
 
 

 
 
 

 막상 버킷리스트를 적고 조금씩 수정해가면서 꿈을 이루기보다는

To Do List 가 되는 듯 하여 잠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두었었는데

다시 힘을 내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보면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채워지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 라던 존 러스킨(John Ruskin)의 말도 떠오른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인생내공을 키워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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