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 30년 직장 생활 노하우가 담긴 엄마의 다이어리
유인경 지음 / 위즈덤경향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내일도 출근하는 딸에게

유인경 저

264쪽 | 452g | 150*210mm

위즈덤경향

만일 내가 딸이 있었다면 정말 이야기해주고 싶던,

아니 주변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여성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소복이 담겨있는 책.

30년 넘게 회사를 다녔던 저자의 경험이 오롯이 녹아있다.

거창한 직장 생활 성공법들은 아니지만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던 알찬 이야기들이다.

회사에서 한없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힘들게 깨달았던 경험들이 이리 잘 정리되어 있으니

살짝 억울하기도 했던 느낌.

 
진작에 나왔더라면 내 고생이 좀 줄어들었을까.

( 물론. 나도 스스로 체득하지 않으면 잘 듣지 않는 귀를 가지기는 했지만.. )

 
그 중 정말 맞아. 하며 끄덕이던 부분들을 발췌해본다.


기록하는 자와 기록하지 않는 자에 대한 사소한 차이.

상사로서 회의에 노트를 들고 기록하는 사원과 멀뚱하게 있는 사원에 대한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그리고 대부분 그 수행에 대한 결과도 확연히 다르다.

회의석상 남자동료와의 접근방법의 확연한 차이.

 
불명확한 지시와 엉뚱한 방향의 전략 회의에

감정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공격적으로 변해가던 내 모습과 달리

사석에서는 같이 울분을 토하던 남자 동료들이

 회의에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던 모습에 얼마나 격분했던가.

그러나 그들은 회의 이후 뒤에서 조용히 해결하고 있었다.

어찌보면 얻어낸 결과는 같았으나

아직은 남자, 그들만의 룰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들과 나에 대한 평가는 상이해진다.

결국 결과는 같지 않았던 셈이다.


우선 여성들이 직장이나 조직사회의 룰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직장은 경기장이다. 축구건, 농구건 경기에서는 점수를 얻어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 때론 반칙도 하고, 때론 공격을 받아 부상도 당하면서 결국엔 이기는 것이 승자이고 최고의 선이다. 그런데 여성들은 축구장에 들어서서도 “난 축구 규칙을 몰라요”라고 머뭇거리거나 응원단 역할을 하려 한다. 혹은 팀워크보다 개인기를 과시하려 든다. 운동경기에서는 동료들과의 호흡도 중요하고 감독의 사인도 봐야 하는데 대부분의 여성은 그저 자기 앞의 공만 보고, 무조건 혼자 그 공을 몰아 골대에 넣으려고만 한다. 그러니 동료들은 불만이 생기고 감독은 자기 지시를 무시한다고 화를 낸다. 아무리 1초도 쉬지 않고 운동장을 미친 듯이 돌아다녀도 훌륭한 선수라고 인정받지 못한다.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에 자신이 할 운동경기에 대한 규칙과 룰을 익혀야 하고, 경기를 시작하면 동료들에게도 기회를 주고 감독의 사인을 수시로 잘 받아야 팀도 승리하고, 자신도 감독으로부터 다음 경기에 출정할 기회를 얻는다.

또 여성은 너무 쉽게 경기장에서 퇴장하려 한다. 사내 정치나 직장 생활전략을 매우 부정적으로 여기고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금방 탈진해버리고, 작은 일에도 상처받아 도망가려 한다. 남자들은 모욕을 당하고 모멸감을 느껴도 절대 먼저 퇴장하지 않는다.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한 버틴다. 여성 최초의 장군, 은행장, 위원장 등등은 그들이 훌륭한 여성이기도 했지만 그 자리에 계속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그 영광을 누렸다. 그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역량을 가졌어도 중간에 포기한 이들에게 그런 보상은 주어지지 않는다. 정상에 오르려면 그 자리에 듬직하게 버티고 있어야 한다.

출처 : 저자 인터뷰 중에서

정말 그렇다. 여성의 머뭇거림에 대한 부분.

여성은 공지한 필요조건을 100% 충족해야 지원하는 반면,

남성은 필요조건의 60%를 충족한다고 생각하면 지원한단다.

무슨 일이건 하고 싶으면 일단 도전한 후에 일을 하면서 배우고 익히면 되는데

여성은 자신이 가장 완벽한 상태가 되고 멋진 질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을때만 손을 든다.

 

여성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외부의 장애물뿐만 아니라 내면에 자리한 장애물에 걸려서도 넘어진다. 여성은 큰일에서든 작은 일에서든 자신감이 부족하고 기회를 잡겠다고 손을 번쩍 들지 못하며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야할 때 오히려 주춤하며 물러선다. 여성은 남성보다 노골적으로 말하거나 공격적으로 행동하거나 힘이 세서는 안된다는 부정적 메시지를 스스로 내면화한다.

P176. 셰릴 샌드버그 <린 인> 인용글

세련된 거절의 기술, 착한 짓과 오지랖의 경계선,

술자리를 적당히 즐기는 사람의 매력.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충고들이다.

 
그리고 "서툰 위로가 주는 상처" 에 나오는 이해인 수녀님의 말씀은

직장생활에서 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지금, 언제나 생활 속에서

연습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제에 나와있는 '다이어리' 에서 주는 느낌처럼

 분명 커다란 성취를 안내하기 위한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그러나 회사 생활이 왜 이렇게 힘들지? 남자들은 왜 저래? 이런 느낌을 받았던 직장여성이라면

읽으며 소소한 위로와 선배의 노하우를 함께 받을 수 있는 책.

 
갑자기 다시 일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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