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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 3D ㅣ The Collection Ⅱ
마리옹 바타유 지음 / 보림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영상, 음악, 소리 등 멀티 미디어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 원작책보다는 만화나 영화로 보는 것을 더 선호하고 좀 더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것에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기에 '상상' 과 '손맛' 을 강조하는 종이책 읽기는 아이의 흥미에 인한 선택보다는 교육적인 효과를 기대하며 읽기를 권장하게 되는 쪽으로 슬쩍 기울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종이책도 시대에 맞춰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요.
이 책을 펼쳐보며 무심코 리뷰의 제목을 적다보니 얼마전 읽은 기사의 제목을 저도 모르게 차용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출판 마케팅 연구소 한기호 님의 "[한기호의 다독다독] 아날로그 종이책이 디지털 감성을 입는다면" 라는 기사였죠.
( 출처 : http://blog.naver.com/khhan21/220088937560 ) 기사의 내용 중 「오늘날 그림책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말미암아 한층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드는 팝업북의 수준도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중략> 지금 출판 현장에서는 이미지의 적절한 편집과 디자인을 통해 움직임을 시각화시키는 실력이 날로 출중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책의 제작 기술도 놀랍게 발달하고 있습니다. 편집과 디자인과 제작을 결합한 "만들기"를 통해 아날로그 그림책은 영상이 도저히 구현할 수 없는 영역을 개척하고 있습니다.」라고 언급하고 있죠. 기사만 읽을 때는 어떤 시도들일지 짐작이 가지 않았는데 이 책을 만나보니 이제는 확실히 알겠습니다.

ABC 3D
마리용 바티유 글/그림
36쪽 | 448g | 150*190*30mm
보림
출간일 : 2014년 08월 25일
출판사의 소개글에는 <<아날로그적인 발상의 기술혁신으로 보여 주는 디지털 시대의 책 만들기>> 라는 표제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로버트 사부다 등의 팝업북을 보고도 어떻게 만들었을까 놀라고는 했는데 이 책은 팝업 자체의 놀라움에 더하여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놀라게 됩니다. 알파벳의 형식과 모양의 경계를 넘어서 작가의 무한 상상력과 과학적 기술을 결합된 그림책이죠.
"손으로 넘겨보기에 안성맞춤인 책의 크기에서부터 알파벳을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한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난다. "
다시 들춰봤을 때 어찌보면 평범(?)해보이는 팝업 글자에서부터..... ( 이 정도가 평범한 것이라는 !! )

페이지를 펼쳐나갈 때 마다 변하는 글자의 모습들. 이런 모습들은 다음 면이 궁금하고 빨리 넘기고 싶게 만드는 책 본연의 특징을 강조하는 듯 합니다. 다음 면을 넘기는 짧은 순간에 보이는 장면과, 완벽하게 넘겼을 때 달라지는 장면의 변화에서 감탄하게 되었지요.

출판사의 소개글처럼 "치밀한 디자인, 발상의 전환이 팝업의 기술혁신과 결합한 결과는 알파벳의 재발견이라할 만큼 신선합니다. " 여러가지 재질의 종이를 이용하여 책장을 넘길 때마다 새롭게 발견하는 시각적 재미가 가득하기도 하죠. 밤톨군도 끈임없이 넘겨가며 우와~ 라며 감탄사를 연발하였답니다. 사진 속에서는 잘 표현되지 않지만 "V" 를 반짝이는 종이에 반사시켜 "W" 를 만들어 내면서 신기해하기도 하였지요.


밤톨군은 이 페이지의 글자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하는군요. 조심스럽게 만져보며 어떻게 이렇게 되지? 라며 호기심을 보입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언어적 문자가 아닌 문자 그 자체의 조형성만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 를 제공하고 "각 알파벳의 형태적 특징에 부합되는 입체적 조형성과 자소 간의 형태적 연결성을 새롭게 주목" 한 그림책이라고 윤여경 그래픽 디자이너는 말합니다. 이 그림책은 문자 자체가 그림이자 글 인 셈입니다. 보고 만지고 읽고 즐기는 그림책이지요.
문득 우리 한글로도 이런 그림책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부러움이 생깁니다. 밤톨군이 한글을 익힐 무렵 "OOO ㄱㄴㄷ" 류의 책들이 참 반가웠는데 이제 이렇게 디지털 감성을 입힌 책으로 출판되어 나오면 얼마나 좋으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