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테스트 - 스탠퍼드대학교 인생변화 프로젝트
월터 미셸 지음, 안진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한 아이의 부모가 되고 나서 꽤 많은 육아서를 탐독했습니다. 연습과정 없이 처음 해보는 육아라는 것이 얼마나 불안한 길이었던지요. 아이에게 모든 것이 다 처음이든, 부모로서의 제게도 처음이었기에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접할 때마다 그에 알맞는 책을 찾아보고는 합니다. 그러고보면 정신과의사, 육아심리전문가, 교육전문가, 파워블로거 등 육아서 저자 분들도 다양하게 만나본 듯 하군요. 전 육아를 책으로 배우고 있나봅니다.

그런데 육아서라는 것이 신기하게도, 제게만 그런 줄 모르겠지만, 책장을 덮고나서 유효기간이 많아야 이주 정도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봐야지.. 또는 그러지 말아야지 라고 마음먹고 한두번 해보지만 관성에 의한 것인지 이주 후면 제자리로 돌아오고는 합니다. 모든 육아서에 실린 이야기가 내 아이에게 맞는 진실은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서도 마음을 울린 내용이 있었다면 종종 펼쳐봐줘야 하더라구요. 그러다보면 한 두가지가 제 머릿속에 자리를 잡아갑니다.

'만족 지연', '마시멜로 테스트'

이 용어는 그동안 읽어왔던 육아서와 각종 부모강의에서 단골처럼 등장하던 단어였지요.

1960년대 후반 스탠포드대학교 부설 빙 유아원에서 처음 마시멜로 테스트를 받은 아이들 중, 마시멜로(또는 과자나 비슷한 유혹 거리)를 먹지 않고 15분 이상을 참은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수십 년이 지난 후 조사를 했더니, 마시멜로의 유혹을 견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비교적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었다더라..

 

어떤 실험이었는지, 그래서 뭘 하라는 건지 대충 남들에게 전달할 정도는 되었지만 정확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침 마시멜로 테스트의 창안자인 월터 미셀(Walter Mischel) 박사의 저서가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죠. 세계 3대 심리학자의 하나인 그의 연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답니다.

 

 

마시멜로 테스트

월터 미셸 저

348쪽 | 558g | 145*210*30mm

한국경제신문사

만족을 지연하고 유혹에 저항하는 능력은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인류의 본질적인 도전 과제 중 하나였다.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에게도 그러했으며, 의지박약에 '아크라시아 akrasia' 라는 이름을 붙인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연구 주제이기도 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자제력은 선천적인 자질로 간주됐다. 그것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만 인식됐으며, 따라서 자제력이 약한 사람은 그저 사고뭉치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현시대의 아담과 이브들인 우리는 일상적으로 마시멜로 테스트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순간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탓에 스캔들의 주인공이 된 유명인사가 한둘이 아니듯이.

- 작가의 말 중에

입에 착 감기고 기억하기 쉬운 '마시멜로 테스트' 라는 명칭은 원래 '유예됐지만 더욱 가치 있는 보상을 위한, 즉각적인 만족에 대한 유아원생들의 자주적 유예에 관한 연구 및 그 이론적 틀' 이라는 논문 제목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수십 년 후 칼럼니스트가 이 논문을 발견하고 '마시멜로와 공공 정책' 이라는 제목하에 뉴욕타임즈에 소개한 후 언론에서 '마시멜로 테스트' 라는 별칭을 붙여주게 되면서, 마시멜로가 아닌 다른 것을 선물로 이용했음에도 제반 실험 모두가 이 이름으로 통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20세기 심리학자 중 세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하는 월터 미셸 박사의 50년의 연구의 기록. 그가 어떻게 이 문제에 대하여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고, 그와 그의 제자들이 어떻게 연구를 창안하고, 확장하고 긴 시간동안 추적조사 해온 결과가 어떠한지 설명합니다.

그들이 처음 가졌던 궁금증. 사람들은 어떻게 자제력을 발휘하는가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 갓 태어난 아이들은 언제, 어떻게 참을성이라는 걸 알게 되는 것일까. 그 중에서 부모인 제 마음 속에 퍽하고 날라온 화살 하나.

부모가 아이를 과도하게 통제하면 자기통제 기술의 발달을 저해할 위험이 생기는 반면, 아이가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쓸 때 자율성을 지원하고 격려하면 훗날 유아원에서 돌아와 자신이 어떻게 두개의 마시멜로를 얻었는지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p​77

아이에 대한 과보호는 오히려 독이 된다는 여러 육아서의 이론들과 일맥상통하는 이야기. 아니 그 육아서들이 이 실험이 전하는 메시지들을 좀 더 구체화한 것이 되겠군요.

최근 한국의 모습을 「분노사회」라고 부르는 여러 컬럼들과 책,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분노는 개인의 자살로 이어지거나 불특정다수를 향한 테러로 변모하기도 합니다. 요즘들어 사건, 사고들이 많아지는 이유가 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고 말합니다. 눈앞의 유혹, 분노를 조절하는데 필요한 자제력. 장기적인 목표를 성공적으로 추구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 자제력은 타고나는 것일까요?

 

 

 

환​경은 한때 우리가 유전자만 그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처럼 결정론적일 수 있고,
유전자는 한때 우리가 환경만이 그렇다고 믿었던 것처럼 가변적일 수 있다.​

p116

그는 마시멜로 테스트를 통해 지난 수천 년 동안 선천적인 자질로 간주되어 온 자제력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을 뒤집습니다. 결국 인간의 본성과 자제력은 타고나는 것보단 후천적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50여년의 실험을 통해 이야기하려고 하죠. 그 자제력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과 노력들을 이야기 합니다. '지금'을 차갑게 하고, '나중'을 뜨겁게 하기 위한 '만약에 계획' 에 대한 것이라던가, '난 할 수 있어' 라는 사고방식이 가지는 긍정적 효과 등을 이야기하죠.

 

 

 

▷ 만약에 계획(p85), 난 할 수 있어 사고방식(p135)

아이들에게 '난 할 수 있어' 사고방식을 이야기하는 여러가지 책 중에 언급한《씩씩한 꼬마 기관차》는 밤톨군과 함께 읽어본 책이라 더욱 가깝게 느껴지더군요.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함께 읽어보려 뒤적뒤적 책장을 뒤져봅니다.

 

 

 

 

작심삼일로 무너졌던 수많은 결심들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수많은 유혹에 굴복했던 다이어트, 꾸준히 하고자 했으나 결국 마감일에서야 벼락치기로 끝내야 했던 것들. 아직 끝을 보지 못한 수많은 학습 계획들. 책 속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잘 준비된 '만약에 계획' 으로 자제력을 자동화한다면 실제 일상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좀 더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되려나요. 오래된 패턴을 바꾸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려는 모든 노력의 비결은 바로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것이라는 변하지 않는 명제를 다시한번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가 끈기 있게 노력을 기울이면 변화한 행동방식이 만족감을 제공하고, 그 만족감 덕에 지속성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다.

p305

시작은 아이를 위한 독서였으나 읽다보니 제 문제로 슬슬 옮겨갑니다. 늘 그렇듯 부모인 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아이에게 요구하는, 결국 내 욕망을 아이에게 투영시키는 오류를 또 범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나는 못하니 너라도 잘 했으면 좋겠구나. 라는 식이었을까요. 자녀들이 높은 자기보상 기준을 지니게 하고 싶다면 기준에 대한 지도와 함께 부모가 직접 행동으로 본을 보이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하는 저자의 말에 뜨끔하더군요. 실험의 목적과 결론은 단지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겠죠.

인생을 살아가며 자제력이 필요하게 되는 순간을 늘상 맞게 되는 우리 모두에게 여러가지를 시사해주고 있는, 육아서이면서 자기계발서이기도 한 이 책. 한번 읽어보시는 것은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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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들의 세상으로! 마법의 두루마리 18
햇살과나무꾼 글, 이상규 그림, 허민 감수 / 비룡소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공룡들의 세상으로

마법의 두루마리 - 18

햇살과 나무꾼 글 / 이상규 그림

124쪽 | 337g | 168*230*9mm

비룡소

 

그림책부터 문고까지 아이의 책을 먼저 만나보고 있는 저로서는 아무래도 어른의 시선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책은 조금 어려워서 아직은 밤톨군이 안좋아하겠군. 이라고 섣부르게 단정해보았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거나, 우와 이 책 녀석 취향이야! 하고 들이밀었는데 시큰둥한 반응이 돌아오는 등 쉽사리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요. 대부분 아이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의 경우는 성공률(?)이 높은 편이지만 신간의 경우는 참 어렵습니다. 결국 전문가들의 조언도 함께 살펴보게 됩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이야기 한국사 시리즈로 꾸준히 출간되고 있는 「마법의 두루마리」시리즈를 뒷 권부터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마법의 두루마리」시리즈는 시간여행이라는 기본적인 얼개에 권마다 전하고자 하는 역사적 상식을 엮은 동화입니다. 각 권마다 그 시대를 전문 분야로 하는 역사학자의 고증을 거쳤다고 하는군요.  

 

언젠가 들었던 아이들을 위한 독서지도 강좌에서 문학( 대부분의 창작 그림책이나 동화) 를 제외한 비문학관련 책의 선정에 대해 이렇게 조언해주었습니다.

 

 

비문학 독서자료 중 역사/인물책의 선정에 있어 다음과 같은 부분을 고려하면 좋다.

- 역사에 대해 알고자 하는 지식욕을 불러 일으키고, 읽는 어린이에게 상상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 스토리가 역사적 사실에서 지나치게 벗어나지 않아야 하며 단순하고 생동감이 있으면 좋다.

- 극적 요소가 있고 전체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야 한다.

- 역사와 픽션, 시대감각, 그 시대를 특징짓는 문제에 대해 균형있는 시각을 보여주어야 한다.

- 제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저자의 상상력이 잘 발휘되어야 한다.

 

이번 책은 시간 여행을 떠난 준호, 민호, 수진의 이야기를 통해 공룡이 살던 백악기 한반도의 자연환경이 어떠했는지, 육식 공룡과 초식 공룡은 생김새며 살아가는 모습에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공룡들 간의 싸움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전 편의 에피소드를 접하지 않은 친구들을 위해 그동안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해준 페이지를 먼저 읽어보고 시작해야겠죠.

 

 

 

책의 도입부에서도 두루마리의 신비로운 능력이 새롭게 밝혀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전 모험에서 무엇인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안고 있는 듯 합니다. 과거에 가있는 할아버지에게 메시지를 전하려고 애쓰고 있거든요. 이 책만 읽어도 공룡들의 세상으로의 여행은 문제없지만 궁금해서라도 이전 편들을 차례대로 읽어야 할 듯 싶습니다.

 

 

과거의 물건은 과거에, 현재의 물건은 현재에, 두루마리는 생각할수록 정말 신비로워. 전에 할아버지가 그러셨지. 역사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 

 

 

 

 

할아버지를 만나러, 혹은 메시지를 전하려고 과거로 출발했는데 무엇인가 이상합니다. 이곳은 어디일까 고민할 새도 없이 공룡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리거든요.

 

 

 

 

 

 

 

위의 장면을 보면서 떠오르는 그림책이 한 권 있네요. 책장을 뒤져 공룡에 관하여 아이가 좋아하던 그림책을 꺼내봅니다. 근경과 원경을 넘나드는 다채롭고 역동적인 화면 구성과 쥐라기 시대의 희한한 식물들, 다양한 곤충들이 등장했던 「네 등에 집 지어도 되니?」라는 그림책이요. 

 

▷ 네 등에 집지어도 되니? / 장선환 글.그림 / 비룡소

 

공룡에 관해서라면 제법 배경지식이 많이 쌓여있는 녀석이니까 「마법의 두루마리」의 이번 에피소드에 쉽게 다가가는 듯 했어요. 이 그림책을 들여다보면서 「마법의 두루마리」속에서 전하는 공룡, 식물 등의 특징을 찾아보기도 해보았네요. 페이지 옆 쪽에 박스 형태로 공룡시대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들이 깨알같이 설명되어 있거든요. 이것들만 읽어봐도 알찹니다.

 

 

 

 

우리나라에도 공룡이 살았을까?

우리나라는 1972년 경남 하동에서 공룡 알 화석이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공룡의 알, 발자국, 뼈, 이빨, 발톱 등 다양한 공룡 화석이 발굴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경남 고성, 남해, 진주, 마산, 경북 의성, 전남 해남, 여수, 화순 일대에서 다양한 공룡 발자국이 풍부하게 발견되어 세계적으로 공룡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네요. p116

 

이런 내용들이 책의 뒷부분에 '준호의 역사 노트' 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요약되어 정리되어 있습니다. 지질 연대표를 통해 선캄브리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지구 생명체의 역사를 살펴보고, 공룡의 출현과 진화, 멸종에 대해 설명하죠.

 

그리고 전남 해남 우항리, 경남 고성 덕명리 등 대표적인 공룡 유적지를 소개하고, 한반도 고유의 공룡에 대해서도 알려 주는 등 우리나라의 공룡 연구에 대해서도 폭넓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 속에서는 우리나라의 공룡인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 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건의 전개와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서 다양한 역사 정보가 자연스럽게 제시되는 점이 좋았네요. 어른인 저도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 미리 읽어두었기에 망정이지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할 뻔 했습니다.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외에도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 부경고사우루스 같은 한반도 고유의 공룡도 발견된 바 있다고 합니다.

 

 

그나저나 할아버지에게 메시지를 전하고자 그 지역의 바위에 메시지를 써놓은 주인공들. 그렇게 써놓으면 후대에 전해질 테니까요. "급, 집으로 문화재 반환" 이라고 써놓았는데..


 

 

 

할아버지는 "급. 집으로. 문화재 반란" 이라고 읽으셨군요.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인식하신 듯 하지요. 다음번 이야기는 어떻게 진행될 지, 아이들에게는 또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절로 궁금해지게 하네요.

 

 

공룡의 이야기에 대한 아이의 반응은 여전히 좋습니다. 반면 뒷권부터 먼저 봐서인지 시간여행이라는 '모험' 에 대한 흥미는 그다지 높지는 않았던 듯 해요.

 

저는 저대로 나름대로 전문가들이 조언한 내용들에 맞춰봅니다. 우선 읽는 어린이에게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점, 제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함께 한 점들은 참 좋았습니다. 사람들이 등장하지 않는 시대에 대한 이야기라 역사적 사실과 시대감각에 대한 부분은 다른 편들을 좀 더 읽어보아야 와닿을 듯 했지요. 이번 에피소드에는 극적 요소는 그다지 크지 않았고 전체적 균형에 대한 부분도 살짝 아쉬웠던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제 전체 시리즈의 한권을 이제 접해보았으니 앞으로 더 읽어보고 생각해봐도 늦지 않을 듯 하네요.

 

밤톨군이 차례로 읽어보기 편하게 시리즈 전 편의 제목을 정리해 봅니다.

 

마법의두루마리01: 석기시대로떨어진아이들
마법의두루마리02: 고려의시장에서만난아라비아상인
마법의두루마리03: 거북선이여출격하라
마법의두루마리04: 뒤주에갇힌사도세자
마법의두루마리05: 석가탑의석공을찾아서
마법의두루마리06: 백제의마을에서도둑으로몰리다
마법의두루마리07: 고구려국경수비대의첩자를찾아라
마법의두루마리08: 암행어사출두야
마법의두루마리09: 해적선에서만난장보고
마법의두루마리10: 하얼빈역에울려퍼진총성
마법의두루마리11: 경회루에서세종대왕을만나다
마법의두루마리12: 몽골군에맞서대장경판을지켜라
마법의두루마리13: 하늘이시여비를내려주소서
마법의두루마리14: 가야철기방에숨은비밀
마법의두루마리15: 조선의명의허준을만나다
마법의두루마리16: 황산벌에서화랑관창과계백장군을만나다
마법의두루마리17: 동학농민군대장,녹두장군
마법의두루마리18: 공룡들의세상으로                     


고성 박물관에 아이와 함께 나들이하고 싶지만 우선은 가까운 과천과학관의 자연사관에 있던 공룡 화석 모형들이 떠오르네요. 다시 이곳이라도 밤톨군과 함께 둘러보러 가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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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골라라 골라맨 1 - 귀신의 집 내 맘대로 골라라 골라맨 1
R. A. 몽고메리 지음, 키스 뉴톤 그림, 신수진 옮김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내 맘대로 골라라

골라맨 1. 귀신의 집

Choose Your Own Adventure

R.A 몽고메리 글 / 키스 뉴톤 그림

고릴라 박스( 비룡소 )

 

잠시 게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멀티미디어를 일찍 접하게 되는 요즘 아이들. 스마트폰이나 게임기를 쉽게 다루게 되면서 여러 종류의 게임을 접하게 됩니다. 게임의 종류에는 단순 아케이드 게임(Arcade Game) 에서부터 전투나 건설 등을 가상으로 체험해보는 시뮬레이션 게임(Simulation Game) 그리고 게임 속의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해보는 RPG(Role Playing Game) 이나 이미 완성되어 있는 시나리오 대로 모험을 해보며 문제를 풀어가는 어드벤쳐 게임(Adventure Game) 까지 다양하지요. 온라인 게임이 일상화 되면서 타 게임 장르 대비 자유도가 높고, 스토리를 중심으로 주인공의 성장(Level Up)하는 특징이 있는 RPG 게임이 아이들에게 꽤 친숙해졌어요. 어드벤쳐 게임이나 RPG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마치 자신이 게임 속 세계의 주인공 영웅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거랍니다.

 

사실 아케이드 게임은 이미 유명한 보드게임이 구현된 것들이 많고, RPG의 경우도 TRPG(Table Role Play Game) 로 테이블 위에서 주사위를 가지고 즐길 수 있기도 하다는 사실은 많이 알지 못합니다. 워낙 멀티미디어 기기에 처음부터 익숙해져 있는 터라 게임은 모두 스마트폰을 포함한 게임기들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듯 해요. 그리고 그 게임들이 주는 편리함, 속도감, 자극적인 재미들로 책보다 게임기에 손이 먼저가게 되는 현실이 되었지요.

 

그런 아이들에게 게임처럼 즐겨볼 재미있는 스토리북이 있으면 좋을 텐데 하던 터에 이 책의 소식을 듣게 되었답니다. 얼마나 기대가 되었던지요.

 

이 책은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직접 선택하며, 선택에 따라 책의 앞 뒤로 왔다갔다 이동하며 읽게 되는 책입니다. 저자는 '게임북' 이라고 명명하며 게임을 하듯이 책을 쉽고 재미있게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읽는 이의 선택에 따라 18가지의 결말, 게임 용어로 하자면 멀티 엔딩(Multi Ending)을 지원한다죠. 리뷰의 도입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게임 종류 중 멀티 엔딩을 지원하는 어드벤쳐 게임과 RPG 게임의 중간 정도되는 느낌의 책이랍니다. ( 책의 배경이나 분위기가 제게는 남동생과 즐겨하던 "Myst" 라는 어드벤쳐 게임이 생각났답니다. )

 

책을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이렇게 게임처럼 재미있는 책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새로운 접근인 듯 싶습니다. 아직 문고를 쉽게 읽어내지 못하는 밤톨군도 책을 받자마자 18개의 엔딩을 만들어보겠다고 번호를 따라가며 스토리를 만듭니다. 실제로 한편의 스토리가 완성되는 분량을 모아보면 10~15페이지 내외라 부담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어떻게 진행이 되냐구요? 책 속의 선택은 이런 식으로 원하는 페이지로 이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녀석이 이 선택을 해서 어디로 갔었지? 하면서 답답해 하길래 책 뒤편에 있는 '골라맵'을 복사해 주었더니 좋아하더군요. 뒷면의 책에 곧바로 쓰면서 해보기에는 책의 페이지를 워낙 왔다갔다 해야하는 터라 불편해하더라구요.

 

 

 

자신이 만들어 간 스토리를 색깔로 표시해보라고 다이소에서 산 인덱스도 하나 내주었지요. 그랬더니 녀석은 앉은 자리에서 순식간에 3개의 결말을 이끌어 냅니다. 파란색, 노란색, 분홍색으로 만들어간 스토리가 보이시나요?

 

 

 

 

 

이 책의 내용적인 면으로는 어두컴컴하고 으스스한 귀신의 집, 지지지직 레이저를 뿜는 만능 로봇 등 흥미진진한 소재들이 등장하여 아이들의 호기심을 한껏 불러 일으킵니다. 참. 녀석이 선택한 결말 중의 하나를 살짝 보여드릴까요? '- 끝 -' 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한편의 모험이 끝나는 거랍니다. '- 끝 -' 만 책 속에서 찾아보려는 녀석을 말리느라 살짝 힘들었다는 건 비밀입니다. 

 

 

 

녀석은 벌써부터 다음 편이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핍니다. 당장 뒷편을 보여달라고 성화네요. 아이의 이런 반응은 참 뿌듯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무엇인가 느끼고 배워가는 책도 필요하지만 재미를 위한 책도 없어서는 안되는 거니까요. 로봇을 좋아하는 밤톨군은 다음 편 '로봇대소동' 에 대한 기대로 한껏 들떠 있습니다. 여차하면 자신도 이런 방식의 이야기 책을 만들어보겠다고 나설 듯 싶군요.

 

 


 

이미 정해진 하나의 결말을 향해 이끌려 가는 기존의 책읽기와는 다르게 아이가 스스로 이야기를 주도해 나아가는 동안 자신의 모험에 대한 상상력을 한껏 부풀리게 될 듯 합니다. 

 

혹시 아나요? 보드게임을 하다가 보드게임 속 세상의 모험을 진짜 겪게 된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그림책 '주만지', '자투라' 처럼 이번에는 책을 읽으며 책 속의 모험을 직접 경험하게 될 지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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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꼬리가 있다면? - 2014년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 상 수상작 푸른숲 그림책 28
율리아 호르스트 글, 다리아 리치코바 그림, 손화수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만약에 꼬리가 있다면?

율리아 호르스트 글 / 다리아 리치코바 그림

40쪽 | 328g | 200*260*7mm
출간월 : 2015년 2월

푸른숲주니어

 

' 만약에 '

아이와 책을 읽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상상을 펼칠 때 이보다 좋은 말은 없을 듯 합니다. 주인공이 겪는 사건을 이 말로써 다시 뒤집어보기도 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물론 이 말을 즐거운 상상이 아닌 지나간 과거를 '반성' 해보거나 더 나아가 '후회'하는데 사용한다면 또 그만큼 서글픈 단어도 없습니다. 전 어른이 되고 나서 한동안 '만약에' 란 말의 방향을 주로 과거로 돌려 사용했던 것 같아요. 이제 아이와 함께 책을 읽기 시작하고 나서부터 다시 이 말을 즐거운 상상에 사용하며 유쾌한 기분을 맛보고는 합니다. 그러기에 제목에서 '만약에' 라는 말을 만나자 빙그레 웃음부터 지었습니다.

 

표지와 제목을 보며 아이와 책의 내용을 상상해봅니다. 아이는 우선 '꼬리'라는 말에 '구미호'를 생각해냅니다.

 

%EC%82%AC%EB%9E%91%20%EB%82%A8%EC%9E%90%EC%95%84%EA%B8%B0 : 꼬리가 아홉개나 달렸잖아요. 사람 모습이구요.

%EB%AF%B8%EC%86%8C%20%EC%97%AC%EC%9E%90 : 그래, 그럼 구미호 나라에서 사람 모습일 때 꼬리는 그냥 장식일까?

%EC%9B%83%EC%9D%8C%20%EB%82%A8%EC%9E%90%EC%95%84%EA%B8%B0 : 음. 꼬리 아홉 개를 빙글빙글 돌리면 하늘을 나는 프로펠러가 되는 거예요!  

 

▷ 애니메이션 '다다다' 의 (우주) 시터 고양이 '바바'

 

녀석과 한바탕 신 나는 상상을 해본 후 책을 펼쳐봅니다. 만약 사람에게 꼬리가 있다면 말야~ 

 

 

우리 삶은 지금과 많이 다를 거예요.

하지만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을 거예요.

누구에게나 꼬리가 있다면, 팔과 다리처럼

꼬리도 당연해 보일 테니까요.

 

 

 

손 대신 서로의 꼬리를 잡고 가는 어린 아이들 모습을 보며 아이는 벌써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 엄마, 저 아이들 옷에는 꼬리 구멍이 있어야 겠어요. " 꼬리 하나만으로 변화되는 생활의 모습들이 유쾌하게 그려집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이야기를 통해 꼬리가 생기는 것만으로 평범한 일상이 어떻게 새롭고 신기하게 변모하는지 지켜보게 되지요.

 

 

 

작가는 유쾌한 상상 뒤에 슬쩍 인간에 대한 풍자를 끼워 넣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그동안 인간이 그 시대의 관습이나 유행에 맞춰 외모를 가꾸기 위하여 벌였던 행동을 응용합니다. 과거의 여성들이 잘록한 허리를 보여주기 위해 과도한 코르셋을 착용하여 건강을 해친 일이나 오늘날에도 이슬람 문화권에서 여성은 머리카락이나 얼굴을 보이면 안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하죠. 그리고 아이는 ' 왜? ' 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됩니다. 이 책이 인간과 삶의 관계를 구석구석 잘 그려 낸 그림책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지요.


 

 

그림작가는 등장하는 사람들을 모두 각기 다른 꼬리로 꾸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꼬리가 있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이 등장하지만 모두 개성과 생동감이 넘치는 터라 쉽게 책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특별한 모험이나 자극적인 내용 없이 기발한 질문 한개에 어울리는 멋진 삽화와 함께 얼마든지 흥미진진해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으신가요. 빛바랜 듯한 독특한 종이 위에 그려진 흑백과 컬러를 오가는 아름다운 그림이 꼬리가 있는 사람의 여러 모습을 인상 깊게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이 책은 2014 볼로냐 국제 어린이 도서전 라가치 상 OPERA PRIMA(신인상)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지요.



 

 

 

슬쩍 관용구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 가 "꼬리를 떼레야 뗄 수 없는 관계" 가 되었네요.  


 

 

 

책 속 '꼬리인류' (혹은 외계인) 들은 우리를 상상합니다. 우리가 꼬리가 있는 그들을 상상하듯 그들은 우리처럼 '다른 별에는 혹시 꼬리가 없는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을까?' 라고 상상하며 그것들을 책으로, 영화로 만들어 냈겠지요.



 

 

 

상상해 보세요. 만약 나에게 꼬리가 있다면?

 

' 혹시 '

이제 '만약에' 로 시작한 상상은 '혹시' 라는 말로 변합니다. 아이는 우리 인류가 먼 조상때에는 꼬리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에 놀랍니다. 퇴화된 꼬리뼈를 직접 만져보며 "엄마, 혹시 내 꼬리가 자라고 있는 건 아닐까요? " 라고 하지요.

 

 

 

 

책 속과 면지에 가득한 꼬리들을 살펴보며 어떤 동물의 꼬리와 닮았을 까 상상해보는 건 이 책의 또다른 즐거움일까요. 만약 내가 꼬리가 있다면 어떤 꼬리를 가지고 싶은지 골라봅니다. 아이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을,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것도 꽤 즐겁다는 것을 배웁니다.



 

 

 

 

꼬리가 있다면? 이라는 기발한 발상을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담은 이 한 권의 그림책으로 마음껏 상상을 해보고,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보다가, 진화나 생물에 관한 과학 이야기도 나누기도 하고, 인간의 역사를 되돌아 보며 역사 이야기로도 튀어보게 되네요. 숨겨있는 여러 이야기들의 흔적을 찾아 아이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눠보시는 건 어떠실까요. 꽤 즐거운 일이 될 것 같지 않으신가요.

 

* 아이가 꼬리에 관해 흥미를 가진다면 이런 책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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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영웅이 되는 법 - 개구랄라의 탄생 푸른숲 어린이 문학 35
강정연 글, 김효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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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영웅이 되는 법 : 개구랄라의 탄생
강정연 글/김효은 그림
148쪽 | 298g | 153*225*8mm
출간월 : 2015년 2월
푸른숲주니어
칡넝쿨에 폭 파묻혀 있어 언뜻 보면 거대한 초록 개구리처럼 보이는 오래된 집. 사람들은 그 집을 '개구리집' 이라고 부릅니다. 이 집에는 쌍둥이 남매인 룰루와 랄라의 가족이 엄마, 할머니와 함께 살지요. 평범해보이는 이 가족에게는 사실 커다란 비밀이 있습니다.
 


 
쌍둥이들의 아빠도, 할아버지도 모두 '개굴맨'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이었고 이 쌍둥이들도 개구리집에서 태어난 그날 운명의 족쇄가 채워졌답니다. 개굴맨이 탄생할 집에 스스로 찾아든 황금개구리의의 알을 찾아내 황금알을 품은 자가 4대 개굴맨이 된다고 합니다. 다만 쌍둥이 중의 한 명만이 개굴맨이 됩니다.

 
" 너희 둘 중에 황금개구리의 주인이 있다. 황금개구리는 개굴맨이 탄생할 집에 스스로 찾아든다. 그러다가 드디어 황금개구리의 알인 황금알을 품은 자가 개굴맨이 되면, 황금개구리는 그의 분신이 되지. 그때부터 개굴맨의 삶이 시작되는 거야. 황금개구리의 가치는 돈으로 매길 수 없단다. 그저 평범한 사람인 나로서는 황금개구리의 능력과 가치를 알 길이 없지. 다만 제4대 개굴맨이 어서 나타나 이 황금개구리를 찾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 p25

오빠인 룰루는 개굴맨이 되고 싶어하지만 여동생 랄라는 영웅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할아버지나 아빠처럼 다른 사람을 구하느라 가족을 버리는 영웅, 그 딴건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OO맨이라 불리는 영웅, 스스로 기록되는 책 등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한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소재들이 가득합니다. 밤톨군은 거미에 관련된 '스파이더맨' 이라던가 파리에 관련된 '플라이맨' 등을 떠올리며 ' 엄마! 이번에는 개구리에 관련된 개굴맨이 나와요!! ' 라고 신 나게 책을 읽더군요.
초등학교 중학년(3~4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판타지를 좋아하기에 많은 대작들을 접한 저같은 어른의 첫인상은 마블 또는 DC코믹스의 히어로 주인공(OO맨)이 해리포터 같은 소설의 마법 세계관(타고난 운명, 스스로 기록되는 책)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었습니다. 황금개구리가 나오는 부분은 우리 전래동화의 설화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구요. 그러나 영웅을 원치 않았던 주인공이 '개굴맨' 대신 '개구랄라' 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명명하고 아빠나 할아버지처럼 떠나지 않겠다며 생활밀착형(?) 영웅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부분은 신선하게 다가왔지요. 게다가 ( 제 선입견일수는 있으나 ) 그동안 다른 책의 영웅이야기에 있어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여자아이가 개굴맨으로 선택된 것두요.  
 
" 황금알은 '준비된 자'와 가장 먼저 만나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한 몸이 되어, 새로운 개굴맨으로 탄생하게 된다" p30
 
영웅을 꿈꾸었던 싶은 아이와, 영웅이 되기 싫어하는 아이 사이에서 운명은 황금개구리에 먼저 손을 대었던 랄라를 선택하고 맙니다. 두 아이 모두 실망하게 되는 결과였죠.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개굴맨의 역사> 라는 책은 스스로 기록되는 책인데 운명을 서로 바꾸고 싶어하는 이 남매에게 '어머니를 찾아 나서라' 라는 것과 '불의를 보면 참아라' 라는 미션을 보여주지요. 개인적으로 랄라가 선택되어지는 계기가 단지 어릴 적에 황금개구리에 먼저 손을 대었던 아이였기 때문이라는 설정은 조금 아쉽기는 했어요. 운명이 선택하는 아이인데 좀 더 적절한 '이유'를 부여해주었다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엄마를 찾아나선 길. 불의를 보면 참아야 하지만 랄라는 계속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돕기만 합니다. 이미 몸속에 정의로운 개굴맨의 기운이 흐르는 랄라에게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 모른 척하는 일은 절대로 쉽지 않죠. 반면 오빠인 룰루는 백화점의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자신이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요. 룰루는 개굴맨이 원래 자기에게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랄라는 개굴맨으로 사는 게 나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온 답니다. 물론 그 가운데 여러가지 사건들을 개굴맨의 힘으로 해결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 운명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건, 비록 그 운명이 고약하지라도 주눅 들지 않고 운명과 함께 자기 방식대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거야.”라고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원하지 않는 현실과 맞닥뜨리더라도 내 방식을 찾고, 방식대로 당당하게 걸어가라고 격려하고 있지요.

 

책은 쌍둥이 중의 한명이 영웅으로 선택 되어지고, 진정한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영웅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집니다. 세계 평화 같은 원대한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헤아릴 줄 모른다면 진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구를 구하는 화려한 영웅이 아니더라도 랄라가 선택한 생활밀착형 영웅은 겉만 번지르한 다른 영웅들보다 훨씬 가깝게 다가옵니다.
개굴맨이 불러낼 수 있다는 '황금개구리'의 능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고, 개구리라면 치를 떨며 할머니와 십여년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지냈던 엄마는 여전히 개굴맨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 부제에 '탄생'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점, 원하던 영웅이 되지 못한 룰루는 아직 자신만의 길을 찾지 못한 점 등을 보면 앞으로 이 이야기가 계속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벌써부터 집을 떠나 사람들을 구하다가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 돌아가셨다는 아빠의 이야기나, 아직도 세상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궁금해지는 것 밤톨군과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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