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웅이 되는 법 - 개구랄라의 탄생 푸른숲 어린이 문학 35
강정연 글, 김효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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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영웅이 되는 법 : 개구랄라의 탄생
강정연 글/김효은 그림
148쪽 | 298g | 153*225*8mm
출간월 : 2015년 2월
푸른숲주니어
칡넝쿨에 폭 파묻혀 있어 언뜻 보면 거대한 초록 개구리처럼 보이는 오래된 집. 사람들은 그 집을 '개구리집' 이라고 부릅니다. 이 집에는 쌍둥이 남매인 룰루와 랄라의 가족이 엄마, 할머니와 함께 살지요. 평범해보이는 이 가족에게는 사실 커다란 비밀이 있습니다.
 


 
쌍둥이들의 아빠도, 할아버지도 모두 '개굴맨'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이었고 이 쌍둥이들도 개구리집에서 태어난 그날 운명의 족쇄가 채워졌답니다. 개굴맨이 탄생할 집에 스스로 찾아든 황금개구리의의 알을 찾아내 황금알을 품은 자가 4대 개굴맨이 된다고 합니다. 다만 쌍둥이 중의 한 명만이 개굴맨이 됩니다.

 
" 너희 둘 중에 황금개구리의 주인이 있다. 황금개구리는 개굴맨이 탄생할 집에 스스로 찾아든다. 그러다가 드디어 황금개구리의 알인 황금알을 품은 자가 개굴맨이 되면, 황금개구리는 그의 분신이 되지. 그때부터 개굴맨의 삶이 시작되는 거야. 황금개구리의 가치는 돈으로 매길 수 없단다. 그저 평범한 사람인 나로서는 황금개구리의 능력과 가치를 알 길이 없지. 다만 제4대 개굴맨이 어서 나타나 이 황금개구리를 찾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 p25

오빠인 룰루는 개굴맨이 되고 싶어하지만 여동생 랄라는 영웅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할아버지나 아빠처럼 다른 사람을 구하느라 가족을 버리는 영웅, 그 딴건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OO맨이라 불리는 영웅, 스스로 기록되는 책 등 판타지적 요소가 가득한 이 책은 아이들의 흥미를 자아내는 소재들이 가득합니다. 밤톨군은 거미에 관련된 '스파이더맨' 이라던가 파리에 관련된 '플라이맨' 등을 떠올리며 ' 엄마! 이번에는 개구리에 관련된 개굴맨이 나와요!! ' 라고 신 나게 책을 읽더군요.
초등학교 중학년(3~4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니 판타지를 좋아하기에 많은 대작들을 접한 저같은 어른의 첫인상은 마블 또는 DC코믹스의 히어로 주인공(OO맨)이 해리포터 같은 소설의 마법 세계관(타고난 운명, 스스로 기록되는 책)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살짝 들었습니다. 황금개구리가 나오는 부분은 우리 전래동화의 설화들을 떠올리게 하기도 했구요. 그러나 영웅을 원치 않았던 주인공이 '개굴맨' 대신 '개구랄라' 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명명하고 아빠나 할아버지처럼 떠나지 않겠다며 생활밀착형(?) 영웅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부분은 신선하게 다가왔지요. 게다가 ( 제 선입견일수는 있으나 ) 그동안 다른 책의 영웅이야기에 있어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여자아이가 개굴맨으로 선택된 것두요.  
 
" 황금알은 '준비된 자'와 가장 먼저 만나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한 몸이 되어, 새로운 개굴맨으로 탄생하게 된다" p30
 
영웅을 꿈꾸었던 싶은 아이와, 영웅이 되기 싫어하는 아이 사이에서 운명은 황금개구리에 먼저 손을 대었던 랄라를 선택하고 맙니다. 두 아이 모두 실망하게 되는 결과였죠.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개굴맨의 역사> 라는 책은 스스로 기록되는 책인데 운명을 서로 바꾸고 싶어하는 이 남매에게 '어머니를 찾아 나서라' 라는 것과 '불의를 보면 참아라' 라는 미션을 보여주지요. 개인적으로 랄라가 선택되어지는 계기가 단지 어릴 적에 황금개구리에 먼저 손을 대었던 아이였기 때문이라는 설정은 조금 아쉽기는 했어요. 운명이 선택하는 아이인데 좀 더 적절한 '이유'를 부여해주었다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엄마를 찾아나선 길. 불의를 보면 참아야 하지만 랄라는 계속 주위의 어려운 이들을 돕기만 합니다. 이미 몸속에 정의로운 개굴맨의 기운이 흐르는 랄라에게 위험에 처한 사람을 보고 모른 척하는 일은 절대로 쉽지 않죠. 반면 오빠인 룰루는 백화점의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자신이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요. 룰루는 개굴맨이 원래 자기에게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랄라는 개굴맨으로 사는 게 나쁘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집으로 돌아온 답니다. 물론 그 가운데 여러가지 사건들을 개굴맨의 힘으로 해결합니다.
작가의 말에서 " 운명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는 건, 비록 그 운명이 고약하지라도 주눅 들지 않고 운명과 함께 자기 방식대로 씩씩하게 걸어가는 거야.”라고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우리 아이들에게 원하지 않는 현실과 맞닥뜨리더라도 내 방식을 찾고, 방식대로 당당하게 걸어가라고 격려하고 있지요.

 

책은 쌍둥이 중의 한명이 영웅으로 선택 되어지고, 진정한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진정한 영웅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집니다. 세계 평화 같은 원대한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을 헤아릴 줄 모른다면 진정한 영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구를 구하는 화려한 영웅이 아니더라도 랄라가 선택한 생활밀착형 영웅은 겉만 번지르한 다른 영웅들보다 훨씬 가깝게 다가옵니다.
개굴맨이 불러낼 수 있다는 '황금개구리'의 능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고, 개구리라면 치를 떨며 할머니와 십여년을 눈을 마주치지 않고 지냈던 엄마는 여전히 개굴맨을 인정하지 않은 부분, 부제에 '탄생'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점, 원하던 영웅이 되지 못한 룰루는 아직 자신만의 길을 찾지 못한 점 등을 보면 앞으로 이 이야기가 계속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벌써부터 집을 떠나 사람들을 구하다가 땅 속으로 빨려들어가 돌아가셨다는 아빠의 이야기나, 아직도 세상에서 사람을 구하고 있는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궁금해지는 것 밤톨군과 저만 그런 것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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