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북유럽 - 일상의 행복을 사랑한 화가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손봉기 지음 / 더블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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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째 유럽 현지 미술관 도슨트로 활동 중인 저자가 이케아 디자인의 뿌리인 스웨덴의 국민 화가 '칼 라르손' 부터 인간의 고독을 가장 잘 표현한 노르웨이 천재 화가 '뭉크'까지 북유럽 화가 41명의 작품 100여점을 소개한다.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는 북유럽의 역사, 신화, 문화를 간단히 소개한 후, 스웨덴 화가 7명, 노르웨이 화가 11명, 덴마크 화가 13명, 핀란드 작가 10명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준다. 각 나라별 마지막에는 '북유럽 둘러보기' 코너를 두어 나라별 대표적인 도시 한 곳씩을, 즉 스웨덴의 스톡홀름, 노르웨이의 오슬로, 덴마크의 코펜하겐, 핀란드의 헬싱키를 소개하고 있기도 하다.

덴마크 편은 '고요히 스며드는 일상을 담다' 라는 주제로 관련된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소 주제로 '일상의 행복을 보여주는 빛' 을 그려낸 작품으로 빌헬름 함메르쇠이, 칼 빌헬름 홀소에, 페테르 빌헬름 일스테드의 작품들을 뽑는다.

덴마크 상징주의 화가인 빌헬름 함메르쇠이의 <바닥에 햇빛이 비치는 스트란트가드의 거실> 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당시 유행하던 인상파 회화처럼 화려한 빛의 향연을 보여주지 못할 뿐 아니라 사실주의 회화처럼 사물의 윤곽선이 뚜렷하지도 못핟다고 비판받았다고 한다. 비평가들은 이 작품을 몽환적이고 불안한 작품이라고 평했다고 한다. 그러나 작품 전체적으로 흐르는 고요한 시적 정서가 관람자들을 점차 매료시켜 나갔고, 작품을 다시 찾은 사람들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여인의 뒷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상상으로 가득 찬 신비로운 일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 어디서나 아름다움과 행복이 있음을 깨달았다. '(p181)

생전에 유명했던 빌헬름 함메르쇠이는 사후에 다른 상징주의 미술가들과 함께 잊혀졌다가 20세기 후반에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저자는 함메르 쇠이가 21세기에 부활한 것은 상징주의 미술에 대한 관심,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북유럽풍의 미니멀리즘 인테리어 때문만은 아니라면서, '고요한 일상에서 내밀한 평화를 보여주는 그의 작품들이 정보와 물질의 과잉으로 언제나 불안을 안고 사는 현대인들에게 고독한 행복을 선물하기 때문' 이라고 전한다.

'일상의 행복을 보여주는 빛' 에 관한 작품들 중에서 내 시선이 한동안 머물렀던 작품은 <반추>라는 작품이었다. 거실 전면에 보이는 커다란 창으로 푸르른 정원이 펼쳐져 있는 칼 빌헬름 홀소에의 작품 <반추>는 가벼운 붓터치로 한가로운 오후의 고요를 보여주며 여유와 행복이 넘쳐난다.

르누아르의 <피아노 앞의 소녀들>처럼 스웨덴의 국립 미술관에 있는 베르타 베그만의 작품 <정원에서 아이를 안고 있는 젊은 어머니> 에서도 따스한 봄 빛 아래 사랑스러우면서 행복한 모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파란 줄무늬 드레스와 하얀 스카프를 두른 엄마의 얼굴에는 미소가 감돌고, 엄마의 품에 안긴 사랑스러운 아기의 얼굴에는 해맑은 웃음이 가득하다. 그들에게 쏟아지는 빛들은 '모녀의 모습을 따스하면서 사랑스러운 질감으로 가득 채운다.' (p230)

저자는 (나같은) 일반인들에게 낯선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잘 알려진 다른 작품들과의 비교를 통해 이해의 수준을 높이기도 한다. 조선의 <몽유도원도> 와 코펜하겐의 풍경 화가 요한 크리스티안 달의 작품 <스퇴고네제 산>을 비교해본다던가,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에 대한 이야기와 덴마크 회화의 아버지인 크리스토퍼 빌헬름 에케르스베르크의 작품 <떠나는 연인에게 이야기 중인 선원>에 대한 것을 연결하며, 에드가 드가의 작품 <무대 위 발레 리허설>에서 드가의 작품에 영향을 받은 핀란드의 군나르 베르트손의 작품 <신부의 노래>로 이어가는 식이다. 덕분에 더욱 북유럽 대표 화가들의 작품들에 대한 흥미가 샘솟았다.

근대의 북유럽 작가들이 진실되게 그리며 노래하는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과 아름다운 풍경' 을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북유럽』 를 통해 만나보시길. 낯설지만 정겹고, 새로운 여행을 떠난 듯 두근거린다. 시리즈의 다른 편인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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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니를 뽑다
제시카 앤드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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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살 여성인 화자가 과거의 장면과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성의 『젖니를 뽑다』 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애쓰며 성장하는 20대의 모습이 담겨있는 소설이다. 과거는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고, 현재는 연인인 '당신'을 향해 써내려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회상과 그에 따른 현실의 장면이 교차되며 그녀의 성장과 변화를 지켜볼 수 있게 한다.

주인공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당하지 않기 위해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왔다. '아름다움과 현란한 클럽 조명을 위해 맛과 포만감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p91) 을 깨달았다는 십대시절을 지나, 런던으로 옮겨와 처음으로 배고픔을 밀어내고 스스로의 안에 '다른 모든 것을 느낄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이 생겼음을 느낀 이후로는 이번에는 음식, 안전, 안락함에 대한 욕구를 줄였다고 했다. 그러나 연인인 '당신'은 주인공의 숨겨온 욕망을 깨우며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나는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살아온 내 삶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세상에서 내가 선택을 하고 내 주체성을 시험하며 살았는지 궁금하지만, 결코 돈이 충분하지 않거나 살 곳이 마땅하지 않아서, 또 어쩌면 전혀 내 선택이 아닌 무언가를 쫒아다니느라 선택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나는 우리가 사랑을 선택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저절로 흘러가게 두고 있을 뿐인지, 사랑이 선택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눈부시게 하얗게 우리의 허를 찌르며 우연히 일어나서 그 길에 있는 모든 것을 산산조각 내는 것인지 궁금하다.

-p71

'당신'으로 호칭되는 현재의 연인 외에도 과거의 장면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가족과 친구들과의 관계 또한 그녀의 성장과 변화에 영향을 끼치며, 이야기의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랑을 시작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결핍과 불안, 자신의 몸에 대한 수치심, 욕망 등 주인공의 내면 갈등은 소설의 주요 주제 중 하나다. 주인공은 자신의 가치관, 정체성, 욕구와 실제 삶의 간극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며 조금씩 성장한다. 작가는 주인공의 내적 고민과 갈등을 외부 세계의 변화와 대비시키고,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그려내며 읽는 이들을 매료시킨다.

이야기는 4부로 나뉜다. 과거 회상을 제외하고 현재 이야기를 기준으로 1부에서는 런던에서의 연인과 보내던 중 그가 일을 위해 바르셀로나로 떠나게 되는 과정이 담긴다. 2부에서는 주인공이 연인을 만나러 바르셀로나로 와서 지내다가 런던으로 돌아간다. 그녀를 그리워하는 연인의 요청으로 '어느 한 곳에 뿌리내리기'(p209)를 꿈꾸며 런던의 삶을 정리하고 바르셀로나로 옮겨온 3부에서는 그녀의 혼란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고, 연인과 갈등을 겪는다. 이야기 속에서 '당신'으로 표현되는 그는 주인공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주인공에게 새로운 관점을 생각해보게 하고, 갈등을 겪게하면서 성장의 촉매가 된다.

당신은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싶어서 이곳에 왔는데, 나는 그저 당신을 어두운 골목길에서만 따라 다니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박 겉핥기식 삶을 그만두고 한곳에 뿌리내려, 과거보다 더 깊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이곳에서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내 방식대로 내 삶을 꾸려가는 것이 나을지 궁금하다.

-p153

마지막 4부에서는 마른 몸이 아름답다는 통념, 어릴 적 떠난 아버지와 남은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을 떨치고, 주인공이 스스로를 발견하고 자신을 수용하면서, 한 발 나아가는 장면을 담는다.

나는 한때 자극과 아름다움, 혼돈을 원했지만, 내 형편보다 더 큰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본적인 욕구를 억눌러야 했다는 것을 당신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나에게 주어진 삶의 경계를 넘어, 문턱에 서서 그 너머의 세상을 보고 싶었지만, 그 가장자리에서 벗어나 한 걸음 내딛는 데는 예상하지 못한 대가가 따랐다. 나는 바람이 잘 통하고 볕이 잘 들며 성장할 여지가 있는 어딘가, 편안한 공간에서 살고 싶다. 그저 가장자리에만 머무는 대신 세상의 일부가 되고, 사랑과 보살핌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느끼고 싶다. 좋은 것들을 꼭 붙잡고 싶고, 머무른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배우고 싶다.

- p357

자신의 젖니(Milk Teeth)를 뽑아낸 자리는 시리고 아릴테지만, 우리는 더 단단하고 튼튼한 이빨이 기다리고 있음을 안다.

소설의 제목인 ‘젖니(milk teeth)’는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처와 미숙함을 은유한다. 소설에서 뽑아내지 못한 젖니를 지닌 채 살아가는 흔들리는 존재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불안정한 삶 속에서 자기만의 자리를 찾고자 애쓰며 살아가는 오늘의 한국 독자들에게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 온라인 책 소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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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 선 남자 마르틴 베크 시리즈 3
마이 셰발.페르 발뢰 지음, 김명남 옮김 / 엘릭시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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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틴 베크(Martin Beck) 시리즈의 세번째 권 『발코니에 선 남자』 에는 내가 좋아하는 북유럽 소설가 중 한 명인 요 네스뵈의 서문이 함께 한다. 요 네스뵈에 따르면, 1963년 여름 스톡홀름의 공원에서 놀던 두 어린 여자아이가 누군가에게 유인되어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발코니에 선 남자』는 그 실제 사건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이 소설은 제목부터 누군가를 특정하는 터라 결국 제목의 '발코니에 선 남자'를 주목해서 읽어갈 수 밖에 없게 한다. 제목이 스포인건가? 아니면 다른 역할이 있나? 궁금해하면서 말이다.




스톡홀름의 공원들에서 살해당한 여자아이가 발견된다. 동시에 도시 곳곳에서는 강도 상해 사건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 누군가는 보호자 없는 여자아이를, 누군가는 가방을 든 노약자를 노리고 있다.

고정적인 등장 인물들의 변화가 먼저 보인다. 2권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 에서 육 개월차 신혼이던 콜베리는 2개월 뒤에 아내가 아이를 낳을 예정이다. 마르틴 베크는 아내와 사이가 더욱 나빠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새로운 동료인 군발드 라르손이 등장하는데, 마르틴 베크와는 상극인 듯 하다. 초반부터 '비록 본인이 의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현재까지 극소수만이 성공한 일을 해낼지도 모르는 찰나였다. 더이상 못 참고 화를 터뜨릴 정도로 마르틴 베크의 신경을 건드리는 일 말이다.'(p29) 란 표현이 등장하니 말이다.

여자아이가 살해당한 사건을 맡은 콜베리는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녹초가 된 기분을 느낀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신의 아이를 떠올리니 더욱 끔찍했을 것이다.


콜베리는 사회의 급속한 폭력화에 대해서 생각했다. 종국에 그것은 사회에 살면서 함께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 자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만든 결과일 수밖에 없었다. 불과 작년 한 . 해동안만 해도 경찰의 기술력은 급속하게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는 늘 한 걸음 앞서가는 것 같았다. 그는 새로운 수사 기법과 컴퓨터를 떠올렸고, 그것들 덕분에 이런 사건의 범죄자도 몇 시간 만에 붙잡힐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훌륭한 기술적 발명이 관련자들에게 안겨주는 위안은 미미하다고도 생각했다. 그것들은 가령 그가 방금 남겨두고 떠나온 여인에게 어떤 위안을 안겨줄 것인가. 혹은 콜베리 자신에게.


사건은 계속 벌어지는 데 성과없는 추적은 칠 일째로 접어든다. 그 때 한 여자의 제보로 강도 상해 사건의 용의자를 붙잡고 취조를 시작한다. 이 용의자에게서 여자아이들을 살해한 사건의 범인을 목격했는지를 밝혀내려고 하고, 간신히 범인의 인상착의를 알게 된다. 강도 상해 사건의 용의자의 취조는 군발드 라르손이 진행했는데, 함께 하던 마르틴 베크는 '막연하게 뭔가 기억이 떠오를 듯했다. 하지만 정체 모를 기억은 떠오르자마자 홀연히 사라졌다'(p177) 이거나 '마음 깊은 곳에는 그것 말고도 신경쓰이는 일이 있었지만, 무엇인지는 꼬집어 말할 수 없었다.'(p178) 의 상태가 된다. 군발드와 관련되어 계속 답답함이 생기는데, 마르틴 베크는 '군발드에 관해서 뭔가 꼬집어 기억이 안 나는 일이 있어'(p237) 라고 중얼거린다. 소설 초반의 군발드와 관련된 복선이 나중에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하게 되는데, 그 때가 되서 마르틴 베크가 왜 그렇게 답답해했는지를 알게 된다. ( 눈치 빠른 독자는 계속되는 힌트에 앞으로 되돌아가 발견해낼 테지만. )

마르틴 베크와 동료들은 계속 목격자들을 탐문하는 등 수사를 이어간다. 살해된 아이의 친구인 세 살짜리 꼬마가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에게 받았던 지하철 승차권, 비정한 범죄자에게서 얻은 막연한 인상착의, 추적 대상의 정신 상태에 대한 막연한 해석 등 단서라고는 모두 구체적이지 않은데다가 심란한 것들이다.


발코니에 남자에서 우리는 앞으로 펼쳐질 일을 결정하는 것이 화자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행동은 전개상의 필요성, 플롯의 재미, 좀더 넓고 보편적인 이야기를 요량으로 주인공이 내리는 도덕적 선택 따위에 따라 결정되지 않는다. - 요 뇌스베


불현듯 무엇인가를 깨닫는 마르틴 베크. '마르틴 베크가 과거에 수차 이런 식의 순간적인 영감을 떠올렸고, 그것이 결국 까다로운 사건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서 이번에도 꼭 그렇다는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확인해볼 가치는 있을 것이다'(p263). 마르틴 베크가 영감을 받긴 했으나, 요 네스뵈의 말처럼 지극히 현실적인 사건 수사의 과정이 계속 서술된다. 스톡홀름의 복잡한 골목을 헤매고, 경찰을 불신하는 사람에게서 증언을 캐내고, 산더미 같은 서류 작업을 해치워야하는 현실적인 일들이 말이다.


그들은 또 하루를 견뎌냈다. 마지막 살인이 벌어진 뒤로 일주일이 흘렀다. 마지막이 아니라 가장 최근의 살인이라고 해야할까.

그는 물에 빠진 사람이 발 디딜 곳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일시적인 휴식일 뿐임을 알았다. 몇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밀물이 찰 것이다.

『발코니에 선 남자』 는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한 소설이기도 하지만, 지독하게도 현실적인 수사 과정을 보여주기에 '소설 속 내용이 진짜 이야기라고 믿게 된다' 라는 요 뇌스베의 말에 절로 동의하게 된다. 범죄소설을 통해 사회에 숨겨진 빈곤과 범죄를 보여주고자 했던 작가들의 집필 의도는 사회 전반과 후대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스웨덴 범죄소설작가 아카데미는 범죄소설사에 한 획을 그은 이 시리즈를 기념하기 위해 마르틴 베크상을 제정하여 1971년부터 매년 시상하고 있다. 다음 편인 『웃는 경관』 은 시리즈 중 가장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소설이라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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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프랑스 소도시 여행 - 2024 최신판 #해시태그 트래블
조대현 지음 / 해시태그(Hashtag)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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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40여일의 유럽 배낭 여행 동안 아쉬웠던 점 중의 하나는 프랑스를 파리와 인근 베르사유 정도만 다녀왔던 점이었다. 저비용 고효율을 얻겠다며 동선을 짜면서 다른 국가들은 최소 2개 이상의 도시를 여행했었는데 말이다. 그 때의 아쉬움은 다음 유럽 여행은 프랑스를 여유롭게 느껴보는 여행으로 해보자는 다짐을 하게 했었다. 비록 아직까지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지만 말이다. 『해시태그 프랑스 소도시 여행』 을 발견하니 다시 설레기 시작한다.




목차를 보며 책 속에 소개되어 있는 프랑스 지역들을 먼저 확인해본다. 피레네 산맥, 브르타뉴, 낭트, 노르망디, 오베르 쉬르 우아즈, 보르도, 부르고뉴, 리옹, 오를레앙, 낭시, 스트라스부르, 안시, 샤모니-몽블랑, 칸, 아비뇽, 니스, 몽펠리에, 앙티브, 마르세유, 모나코 등이 소개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보르도, 낭트, 몽펠리에, 마르세유 등이 궁금했다. 모네의 정원으로 유명한 지베르니가 있는 노르망디 지역이나 반 고흐가 좋아했던 목가적 마을 오베르 쉬르 우아즈도 궁금하다. 프랑스의 매력은 유럽에서 넓은 영토에서 받을 수 있는 같은 풍경이 없을 정도로 풍경이 다채롭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소도시에서 여행하다보면 사람들의 인심에 기분이 좋아지면서 여행을 할 수 있는 동력을 더욱 얻게 된다고 소개한다. 책의 도입부에 프랑스에 대한 소개와 함께 프랑스의 역사, 요리, 프랑스를 확실하게 이해하는 방법들을 소개해두었는데, 마침 최근에 읽은 책에서 나온 68 혁명에 관한 단락이 보여 반가웠다.


'프랑스를 확실하게 이해하는 방법' 은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노르망디 해안가를 중심으로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북프랑스, 프랑스 남서부에 있는 피레네 산맥, 지중해를 바라보고 있는 남프랑스에 대한 정보들을 풀어내며 프랑스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돕는다. 프랑스는 육각형 형태의 국토를 가지고 있고, 프랑스의 대표적 여행지인 수도 파리와 큰 도시인 레옹, 마르세유, 프랑스의 작은 마을이 몰려 있는 남프랑스까지 여행을 하려면 일정 배정을 잘해야 한다.

책에서도 프랑스는 일정 배정을 잘못하면 짧게 4박 5일 정도의 여행은 수도만 둘러보면 끝이 나 버린다고 이야기한다. ( 바로 내가 그랬다. ) 그래서 프랑스 여행은 어디로 여행을 할 계획이든 여행 일정을 1주일은 배정해야 한다고. 책에서는 4박5일부터 6박7일, 7박8일, 13박14일, 17박18일 등의 다양한 코스를 제안하고 있다. 가보고 싶던 도시를 확인해보니 나는 일단 13박14일이 필요하다!


프랑스 여행에서 가장 기분이 나쁘게 잃어버리는 경우가 날치기라고 한다. 카메라나 핸드폰이 날치기의 주요 범죄 대상이라고 한다. 안보이게 하거나 손에 끈을 끼워두라고 조언한다.

『해시태그 프랑스 소도시 여행』 속 사진들을 보며 가보고 싶은 곳들을 마음껏 감상했다. 여행의 시작은 계획부터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벌써 여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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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마토마토 초등 읽기대장
송은주 지음, 모로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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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한솔수북 선생님 동화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인 『토마토마토마토』를 읽어본다. 초등 읽기대장 시리즈의 한 권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써야 학교에 갈 수 있었던 시기에, 마스크를 쓴 짝꿍이 잘생긴 줄 알았는데 마스크를 벗은 모습에 실망했다던 한 아이의 솔직한 고백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3학년인 주인공 하늬는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이든과 짝꿍이 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3학년이 된 첫날 전학온 이든은 잘 웃고 성격도 자상해서 모두들 좋아하는 친구다.

어느날 이든이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본 하늬는 볼은 빵빵한데다가 빨갛고, 코 밑은 더 빨간 모습이라며 꼭 토마토 같다고 생각한다.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는 웃을 때마다 초승달처럼 변하는 이든의 눈이 반짝여서 잘생겼다고 생각했건만, 마스크 벗은 모습에 실망하게 된 자신의 모습에 '이든이는 그대로인데 나는 왜 이러지?'(p52) 라고 고민하게 되는 하늬. 책 속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경험했을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더욱 몰입하여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

문득 코로나 시절 아이가 이야기해주던 '마기꾼', '마해자' 란 단어가 떠올랐다. 마기꾼은 마스크+사기꾼의 합성어이고, 마해자는 마스크+피해자의 합성어다. 마스크를 쓰고 벗었을 때의 차이가 사기수준이라거나, 반대로 마스크가 외모를 가려 저평가되었다는 의미란다. 사람은 심리학적으로 마스크로 가려진 부분을 선호하는 얼굴로 채울 수도 있다는 가설을 떠올려보면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마기꾼'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지 않냐며 아이와 웃었던 기억도 떠오른다.


『토마토마토마토』 는 교실에서 함께 키우는 토마토 화분을 소재로 '토마토 아이' 같은 이든의 모습이라던가, 하늬의 부재중에도 하늬의 토마토 화분을 함께 돌보는 이든의 자상함, 그리고 제목이기도 한 '토마토마토마토' 라는 말놀이 상황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더욱 재미있기도 하다.

초등 저학년, 중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초등 읽기 대장' 시리즈는 아이들 마음속에 따뜻하고 건강한 마음이 씨앗처럼 심겨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시리즈로, 『토마토마토마토』 에서는 마스크 속에 감춰진 얼굴, 즉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찾아가는 아이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모로 작가가 그려낸 아이들의 모습은 사랑스러운 이야기와 어우러져 더욱 귀여움을 빛낸다. 이야기는 하늬의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후반부에 깜짝 등장하는 이든의 일기는 저절로 미소를 짓게 만든다. 모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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