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여인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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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단편 중 표제작인 「회색여인」 을 앉은 자리에서 금방 읽어버렸다. 흡인력이 대단한 소설이다.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시즌1의 기획 의도인 <여성과 공포> 는 이야기 내내 기저에 깔린다. 나는 「회색여인」 에서는 결혼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에서부터 동화 '푸른 수염' 이 슬쩍 떠오르는 주인공의 남편은 '푸른 수염과 여성 살해' 에 대한 공포를 추가한다.  





회색여인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 이리나 옮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 002 

휴머니스트 



중세의 고딕 양식 건축물이 주는 음산한 분위기가 연상된다는 의미로 붙여진 '고딕소설' 이라는 명칭은 공포 소설과 로맨스의 요소가 결합된 장르로, 현대 호러 소설의 시조로 볼 수 있는 장르문학이다. 오늘날에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어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인간의 이상 심리를 다룬 소설까지 광범위하게 지칭하는 말로 쓰이고 있다.( 위키발췌 ) 


「회색여인」 또한 고딕소설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이 고딕 장르를 엘리자베스 개르켈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변용했다.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 


엘리자베스 개르켈(Elizabeth Gaskell)




Elizabeth Gaskell, 좌로부터 1832, 1851. 1860



영국 런던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났으나, 일찍 어머니를 여의고 너츠퍼드의 이모 집에서 성장한 그녀는 젠트리 계층의 여성에게 주어졌던 전통적인 교육을 받았으나 아버지와 이모의 권장으로 독서와 글쓰기를 즐겼다. 1832년 유니테리언 목사인 윌리엄 개스켈과 결혼하여 맨체스터에 정착한 뒤 남편을 도와 빈민구제 등의 사회사업에 힘쓰고 어머니로서의 삶에 충실하다가, 삼십대 후반에 어린 아들을 잃은 뒤 극심한 슬픔을 잊기 위해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다. 


이때 탄생한 작품이 빈민의 비참한 생활과 노동자의 참상을 그린 장편 『메리 바턴』(1848)이다. 이 작품은 노동자 문제에 대한 참신한 접근으로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목사였던 그녀의 남편은 자선 단체를 운영하며 빈민층을 교육했고, 그들 부부는 찰스 디킨스, 존 러스킨, 샬럿 브론테 등 당대 작가, 저널리스트, 사회개혁자들과 교류했다.


적극적인 인도주의자였던 개스켈은 찰스 디킨스의 잡지 [하우스홀드 워즈]에 연재한 『남과 북』에서 고용주와 노동자들, 기득권자와 소외된 자들이 사회적 화해를 이루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으며 사회소설가로서 입지를 확실히 했다.  『남과 북』 은 사회문제를 다룬 오만과 편견이란 평가를 받기도 하는데, BBC 에서 2004년에 제작한 리처드 아미티지 주연의 미니시리즈 또한 볼만하다. 현재 왓챠에서 방영중이다. 




샬럿 브론테와 친분을 쌓고 평생지기 친구가 되었으며, 전기 『샬럿 브론테의 생애(Life of Charlottë Bronte)』를 쓰기도 했다.이 작품은 뛰어난 문학작품인 동시에 가치 있는 전기기록이다. 인간의 선의와 종교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 19세기의 사회문제와 당대의 현실을 생생하게 그려낸 개스켈은 만년까지 『실비아의 연인들』『사촌 필리스』 등의 장편소설과 수십 편에 달하는 중·단편을 발표했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크랜포드 시골 주민들의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인  『크랜포드』 또한 BBC 드라마로 제작되었는데 록키로 유명한 통 히들스턴이 나온다. 



 



1865년 『아내와 딸들』 완성을 앞두고 갑자기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미완성 유고는 1866년에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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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데거가 들려주는 존재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71
조극훈 지음 / 자음과모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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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서야 철학에 관심을 가진 나인지라 자연스럽게 아이와 함께 읽는 책도 그 관심이 옮겨간다. 읽다보니 오히려 아이들 눈높이로 쉽게 풀어쓴 입문서가 기존에 읽었던 (어렵던) 철학서의 내용을 부연 설명해주면서 더욱 이해도가 높아지는 기분이다. 이렇게 어릴 때 개념이라도 미리 접했더라면, 철학적으로 생각해보는 기회가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앞으로 당분간 청소년을 위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를 함께 읽어보기로 했다. 우선 최근에 내가 접했던 하이데거가 나오는 「하이데거가 들려주는 존재 이야기」 로 시작했다. 



하이데거가 들려주는 존재 이야기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71

조극훈 지음

자음과모음


최근에 나는 「그림으로 보는 하이데거」 라는 책을 읽었다. 예술작품 속에서 하이데거의 철학을 발견해보는 시간이었는데, 이번에는 아이들 눈높이의 동화 속에서  '존재'라는 핵심 사상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철학을 느껴보게 된다.  「하이데거가 들려주는 존재 이야기」 는 백혈병에 걸린 혁수라는 친구를 돕기 위해 크리스마스 연극 진행을 위해 모아둔 돈을 치료비에 보태기로 하면서 시작한다. 아이들은 연극을 못하게 될 거라 생각하며 낙심했지만, 별다는 옷이나 무대장치가 필요없는 그림자 연극을 하기로 한다. 연극 내용을 짜기 위해 친구 집을 방문한 주인공은 친구 아버지가 읽고 있는 하이데거의 책을 보고 궁금해한다. 


존재란 쉽게 말해서 '있는 것' 이란다. (...)


세상에는 나무, 돌, 꽃, 하늘 등 수많은 존재가 있어. 우리가 생활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존재들을 말하는 거지. 그러나 이러한 존재자는 자신이 왜 존재하는지 생각하지 못해. 아름이는 꽃이 왜 그 자리에 피었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보았니? (...)


그래, 꽃은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지. 그러나 인간은 달라.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고 물을 수 있어. 하이데거라는 철학자는 특별히 인간을, 존재가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에서 '현존재'라고 불렀어.


- p31




주인공들이 연극을 구성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여러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면서, 중간중간 하이데거의 철학개념을 연결하여 설명하는 구성이다. 이야기 속에서 한 가지 개념이 등장하면, [철학 돋보기] 라는 코너에서 다시 한번 개념을 설명한다. 그림자 연극은 하이데거의 '존재 의미' 를 이해하는 것을 위한 중요한 소재가 된다. 


아이들은 <파랑새> 라는 동화의 줄거리를 빌려 연극을 준비하기로 한다. 아이들이 읽었을 동화 <파랑새>다. ( 작품 자체도 벨기에의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희곡이 원작이기도 하다. ) 그런데 이 <파랑새>가 하이데거의 철학과 연결되다니? 


<파랑새>라는 동화를 보면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파랑새를 찾아 여행을 떠나잖아. 동화 안에서 파랑새는 진정한 행복을 상징하지만 우리는 그 파랑새를 존재라고 생각하는 거야. 파랑새는 즉 존재를 찾아가는 방법을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알려주는 거지. 


-107



'희망은 바로 우리 곁에' 식의 교훈으로만 단순하게 읽었던 이야기가 철학적인 생각을 더해보니 더욱 심오한 이야기가 된다. 희망이란 단어 대신 존재로 치환하고, 앞선 이야기의 흐름에서 계속 다뤄지는 실존이란 개념을 부연한다. 


우리는 <파랑새>라는 동화를 이용해서 연극을 썼어.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는 파랑새를 찾아서 모험을 떠나는데, 파랑새는 다른 게 아니고 바로 치르치르와 미치르 존재 자신이었어. 그런데 치르치르와 미치르는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온갖 고생을 하며 파랑새를 찾으려고 하지만, 정작 파랑새는 자기 집에 있는 대나무로 만든 작은 새장에 갇혀 있었어. 


우리는 바로 이 <파랑새> 동화를 이용해서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려고 했어. 바로 존재는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자신 안에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아까 ‘현존재’로서 인간이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아서 살아가는 것이 ‘실존’이라고 했지. 우리는 혁수에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이 혁수 자신을 실존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거든 


- p111



20세기 독일의 실존철학을 대표하는 하이데거는 저서 「존재와 시간」에서 존재를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자인 인간(현존재)의 존재(실존)가 현상학적/실존론적 분석의 주제가 되고, 현존재의 근본적인 존재규정인 '관심'의 의미가 '시간성'으로서 확정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정리된 문장으로 보니 어려운데, 이야기 속에 녹여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내용은 철학인지도 모르고(?) 끄덕이게 된다. 



「하이데거가 들려주는 존재 이야기」 의 저자는 존재 의미를 묻지 않고 소홀히 여기기에 현대 문명의 많은 폐해가 발생한다고 하면서, 정신의 소중함을 잊어버리고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하지 말며, 존재 의미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일이 중요하다고 청소년들에게 전한다. 그리고 묻는다. "여러분의 존재는 어디에 있습니까?"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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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의 서막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6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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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적령기만 되면 머리털을 통째로 뽑아버리는 마이코겐의 풍습이 나온다. 탈모를 통해서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선포하고, 이를 통해 어른들은 자신의 사회적 책임과 동족애를 느낀다고 한다. 셀던과 도스는 결국 대머리 분장을 써야만 했다. 탈모. 라고 표현되기에 우스꽝스러운 영화 속 외계인을 상상했는데 다시 생각해서 삭발을 하는 스님들을 떠올리면 그다지 위화감이 들지는 않는다. 다만 남의 털(!)에 손을 대는 것을 끔찍해하는 장면은 웃음이 나긴 한다. 



파운데이션의 서막 

Prelude to Foundation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6

황금가지 



셀던과 도스의 대화에서 표현되는 마이코겐은 단조롭고 따분한 곳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산다고 말하는 그들은 평등한 사회에서 동일한 재화를 향유한다고 설명한다. 얼핏 들으면 이상적인 사회처럼 들린다. 농업공동체인 마이코겐 사람들은 제국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이웃 구역 사람들이 아무리 보기 싫어해도 신경 쓰지 않고 떳떳하게 괴상한 관습을 유지해간다고 서술된다. 또한 주변에 압도적으로 많은 소위 이방인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오래된 물건을 쓰고 이상한 전통을 유지함으로써 이방인들이 자신들의 구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곳이다. 도스는 이 곳이 '여자' 라는 말을 마치 '내 집'이나 '내 옷'처럼 소유물같이 사용하는 곳이라며 분통을 터뜨린다. 문득 여성인권이 약한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지역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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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데이션의 서막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6
아이작 아시모프 지음, 김옥수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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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곳으로 몸을 숨기기 위해 스트릴링 대학에 도착한 해리 셀던은 도스 베나빌리 박사를 만난다. 헬리콘 행성에서 온 해리와 시너 행성에서 온 도스 베나빌리는 서로 호감을 품고, 영향을 주고 받는다.


셀던은 심리역사학을 실용적으로 만들기 위해 시도해 보겠다고 휴민에게 약속했다. 하지만 그것은 이성적인 약속이었을 뿐 열정이 동반되어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심리역사학을 실용적인 학문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마 도스 베나빌리에게 영향을 받아 그런지도 몰랐다. 


- p118





파운데이션의 서막 

Prelude to Foundation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 

파운데이션 시리즈 Foundation Series 6

황금가지 



도스 베나빌리는 해리 셀던을 계속 돕는다. 그녀의 외모에 대한 묘사가 세밀하다. '머리칼은 윤기가 없으나 붉은 빛을 띤 금발을 짧게 잘라 파마를 하고, 얼굴은 매우 아름답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친근하고 귀여운 맛이 있었다. 특히 약간 우스꽝스럽게 튀어나온 커다란 입술이 굉장히 귀여웠다. 게다가 날씬하고 탄탄한 몸매에 앳되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p105) 라고 하니 말이다. 아무래도 나중에 해리와 러브라인을 타게 되는 인물이 아닐까 추측도 해보는 중. 



도스 베나빌리 외에도 계속 등장하는 휴민이라는 남자의 정체가 점점 궁금해진다. 도스 베나빌리의 말에 따르면 "사람을 평가하는 누이 대단한", 놀라운 능력의 소유자라고 한다. 이 인물이 왜 해리 셀던을 돕는 것일지 계속 추측해보며 이야기를 따라가보게 된다. 



대학에서도 해리에게 위험해 보이는 일(이른바 지붕위 사건! )이 일어난다. 해리의 음모론 망상인지 실제의 위협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다시 위치를 옮기기로 한다. 마이코겐이라는 곳으로 인구가 200만 정도밖에 안되는 조그만 구역이다. 안전과 더불어 은신하면서 심리역사학을 적용해보기 좋은 곳이라는 휴민의 설명이 이어진다. 어떤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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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전3권 + 다이어리 1종 세트 (다이어리 3종 중 1종 랜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은연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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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와의 셋트구성이 완전 멋지다. 색도 아름답다.
책은 말해 무엇하랴. 전 세계 작가들이 뽑은 최고의 소설. 여러번 읽어야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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