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의 애슐리 테이크아웃 1
정세랑 지음, 한예롤 그림 / 미메시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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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의 소설을 찾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테이크 아웃 시리즈로 젊은 작가 20명의 단편 소설을 역시 젊은 일러스트레이터들의 그림을 넣은 작품이다. 젊은 작가들의 다양한 활동범위를 넓혀주는 책 같아 반가웠다. 이 시리즈를 이제야 알게 되어 조금 안타까울 뿐이다. 


정세랑의 소설답게 이 소설은 저 멀리 미지의 섬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루고 있다. 역시 우주의 소행성으로 떨어져 본토가 사그러지는 SF적인 내용이다. 그럼에도 아웃사이더로서 섬에 살며 어떤 인간으로 살 것인가를 묻는 소설이기도 했다. 


애슐리는 생김새는 본토쪽이나 섬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 어느 직장도 오래 견디지 못하는 애슐리는 유람선에서 정체불명의 춤을 추는 일을 한다. 어느 날 우주의 소행성이 섬 쪽으로 날아왔고 그것은 예상하지 못했던 본토를 초토화시켰다. 살아남은 본토 사람들은 섬으로 향했고 섬에서는 본토 사람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애슐리가 일하고 있던 유람선은 긴급 구호선이 되었다. 섬의 청년회는 애슐리에게도 자원봉사자로서 도와달라고 했다. 그만큼 일손이 필요했다. 


꾀죄죄한 몰골의 한 여자아이가 그녀의 팔을 잡아 당겼다. 애슐리는 한 팔로 아이의 허리를 감고 나머지 한 손으로 아이를 씻겼다. 아이의 엄마가 찾아와 고맙다며 아이를 데려갔다. 아시아 남자가 아이 얼굴 씻길 때의 장면으로 사진으로 찍었던 듯 했다. 보도용이라며 남자는 사진을 써도 되느냐 물었다. 별생각없이 쓰라고 했던 애슐리는 그 사진이 전 지구 사람들이 다 아는 사진이 된 후에야 그 사진을 보았다. '섬의 애슐리'라고 불리게 된 애슐리는 섬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어 있었다. 


똑똑했던 새엄마의 딸 셰인도 의사로 일하면서 애슐리에게 인터뷰를 잡아달라고 할 정도였다. 또한 마을 청년회를 이끄는 청년회장 아투는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니 '어깨 카누 축제'가 열렸을때 자기 카누에 올라타 춤을 춰달라고 했다. 


일러스트와 함께 <섬의 애슐리>는 무척 짧은 소설임에도 매력적이었다. 역시 정세랑다운 소설이라고 할만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것 같다. 이용가치가 없어질 때까지 이용하려하는 욕심많은 인간의 한 단면들을 보게 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곁에 있는 사람을 죽이면서까지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 했다는 게 너무 현실적이어서 슬펐다. 조금은 예감했으면서도 씁쓸한 행동이었다. 


중단편 소설의 다양한 시도가 좋다. 점점 장편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 단편 소설도 읽기 버거워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과 함께 단편소설이 한 권의 책이 되어 덜 지루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말이다. 두꺼운 책을 읽지 못한다면 이러한 테이크 아웃 시리즈처럼 단편소설이 한 권의 책으로 읽힌다면 반길 일이다. 좀더 많은 사람들이 책읽기를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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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빨강 머리 앤』을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만났었기에 원화 그림이 더 좋다. 어딘가를 갔을 때 빨강 머리 앤의 그림 상품이 놓여있으면 그 곳으로 먼저가 하염없이 바라본다. 이런 것은 나 뿐 아니라 내 친구도 그런데 언젠가 카페에 갔을 때 앤과 다이애나가 있는 인형을 보고 그것을 사려 인터넷을 뒤졌었고, 그게 좋아 그 카페에 자주 간 적이 있었다. 다양한 팬시 상품도 구매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데 그런 것들을 만드는 사람들은 아마 나같은 사람들을 타겟으로 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어떤 판본이든  『빨강 머리 앤』이 좋다. 그림을 그린 작가가 달라 조금 어색해도 금방 그 그림에 익숙해지고 만다. 왜냐면 나는 『빨강 머리 앤』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만난 『빨강 머리 앤』은 일러스트레이터인 설찌 작가가 그린 새로운 판본이다. 알에이치코리아에서 아트앤클래식 시리즈로 새롭게 선보인 작품으로 다양한 그림들을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설찌 작가가 그린 빨강 머리 앤은 상당히 귀엽다. 입술도 뾰족하고 다른 앤들에 비하여 말괄량이 기질이 더 보인 모습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점은 고지식해보였던 마릴라 아줌마가 굉장히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하였고, '글쎄다'를 외치던 매슈 아저씨도 상당히 밝아 보이는 모습이다. 물론 매슈 아저씨는 앤 앞에서 항상 밝고 사랑이 지긋한 마음으로 쳐다보긴 했다. 




하도 여러번을 읽어서 외울 법도 하지만 그래도  『빨강 머리 앤』 읽는 일은 즐겁다. 순서에 맞게 읽으려고 쌓아둔 책탑에서 다른 책을 제쳐두고 읽기 시작할 정도로 나는  『빨강 머리 앤』 팬을 자처한다. 언젠가부터 앤을 받아들였던, 그래서 사랑해마지 않았던 마릴라에게 자꾸 시선이 갔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물론 항상 앤이 먼저이긴 하다. 하지만 남자 아이를 기대했던 노처녀 마릴라에게 여자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무리 앤의 발랄함과 상상력이 풍부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었어도 말이다.




매슈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를 보며 핏줄로 연결된 가족 형태보다 오히려 핏줄로 연결되지 않는 가족이 더 끈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싸우고 마음을 다치는 가족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들이 최근 자주 대두되기도 한다. 한 지붕안에 함께 살아간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없는 것 같았다. 말 많은 아이를 좋아하지 않았던 매슈나 마릴라가 앤을 받아들이고 사랑을 느끼는 과정들이 그렇다. 앤이 다이애나의 집의 지붕에서 떨어졌을 때 '저릿한 고통이 심장을 관통했다'라고 표현된 곳을 봐도 그렇다. 친구들에게도 사랑받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매슈나 마릴라에게 앤은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매번 읽을 때마다 같은 문장에서 감동하고 또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새로운 문장에 꽂히기도 한다. 이번에 나에게 꽂힌 문장은 마릴라가 앤에게 건네는 말이었다. 퀸스 학교 입학시험을 치기 위해 상급반을 준비하자는 스테이시 선생님의 권유를 듣고 나서 학비 때문에 걱정하는 앤과 나누었던 대화다. 



매슈랑 내가 너를 키우기로 했을 때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고로 좋은 걸 해주겠다고, 좋은 교육을 받게 하겠다고 다짐했단다. 나는 여자도 자기 생계를 꾸릴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매슈랑 내가 여기 있는 한 초록 지붕 집은 늘 네 집일 테지만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구도 모르는 데다 미리 준비해서 나쁠 게 뭐냐. (433페이지)




이는 1868년에 출간된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에서 조가 추구했던 것과 닮았다. 자기 삶은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것, 남자에게 의지하지 않는 삶을 추구했던 조의 현명함 말이다. 마릴라 아주머니는 이러한 열린 사고를 갖고 있었다. 린드 아주머니가 여자애는 많이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했던 것과 상당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교육에 대한 열망도 있었고 무엇보다 앤은 상당히 영리한 아이였다. 영원히 아이로 남아주었으면 하고 바랐던 마릴라 아주머니처럼 말이 없어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앤이 안타까웠던 건 여전했다. 



앤은 마릴라와 매슈의 사랑안에서 성장했다. 매슈가 심장마비로 쓰러진후 초록 지붕 집을 지키기 위해 대학을 연기하고 마릴라 곁에 있기로 했다. 그렇게라도 초록 지붕 집을 지키고 싶었고, 앤이 말한 대로 살짝 구부러진 길로 가면 되었다. 




퀸스 학교로 떠날 때는 제 앞에 미래가 쭉 뻗은 직선 도로처럼 펼쳐져 있었거든요. 수많은 이정표가 보이는거 같았어요. 지금은 그 직선 도로에 구부러진 길이 생겼을 뿐이에요. 그 모퉁이를 돌면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최고로 좋은 게 놓여 있다고 믿을 거예요. 나름 매력이 있더라고요. 구부러진 길이요, 마릴라 아주머니. 모퉁이를 돌고 나면 어떤 길이 나올지 궁금해지잖아요. 푸르른 장관이 펼쳐질지, 가지각색의 빛과 그림자가가 있을지, 어떤 새로운 경치가 보일지, 어떤 새로운 아름다움일지, 어떤 구부러진 길과 언덕과 계곡이 펼쳐질지요. (541~542페이지)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가고자 했던 길에서 잠시 돌아갈 뿐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앤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엿볼 수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 것. 무엇보다 앤은 사랑을 선택했다. 그토록 원하던 집이었으니까. 그러한 집을 갖게 해준 매슈와 마릴라의 초록 지붕 집을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빨강 머리 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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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테아 2.2 을유세계문학전집 108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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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보았던 영화 <그녀(Her)>에서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다른 사람에게 편지를 써주는 대필 작가였던 남자 테오도르는 아내와 별거중이었다. 외로웠던 그는 인공체제 사만다와 대화를 하며 그녀에게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테오도르는 인간보다는 인공체제와 이야기하는 게 더 좋았다. 오로지 자신만을 기다리고 있는 듯하여 그는 외로움을 잊을 수 있었다.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는 게 맞을 것 같다. 이처럼 외로운 사람들은 누군가를 아주 간절하게 원하는 법이다. 테오도르가 사만다를 깊이 사랑하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녀가 인간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그저 그의 곁에 있길 바랐다. 그녀가 비록 인공체제였어도. 




나는 이 영화가 떠올랐다. 리처드 파워스가 인공지능체제인 헬렌의 놀랍도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던 것처럼. 헬렌에게 문학 작품을 읽어주고 습득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질문을 하는 모습에서 테오도르와 사만다를 떠올렸다. 리처드 파워스는 연인인 C와 이별후 다시 그가 공부했던 대학으로 돌아왔다. 그가 머물고 있는 곳은 집이라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고 지내고 있었다. 마치 여행자처럼 혹은 이방인처럼. 



리처드 파워스는 U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가 테일러 교수를 만나 영문학으로 전과했다. 방문학자로 모교로 돌아온 그는 우연히 기계에 음악을 들려주는 인지 신경과학자 렌츠 박스를 만나 새로운 일에 참여하였다. 센터의 다른 과학자들과 시작한 내기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일종의 튜링테스트로 인공지능을 학습시켜 영문학 석사 자격시험을 볼 수 있는지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리처드는 다른 과학자들과 개인적인 친분을 나누며 점차 센터에서 그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었다.  



인공지능을 발전시켜 A에서 현재는 H에 이르렀다. H가 자기의 이름을 물어보자 헬렌이라고 지어주었다. 이름은 특별하다. 그가 헬렌이라고 이름을 지어주자 헬렌은 하나의 개체가 되어 점차 리처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았다. 리처드는 헬렌을 C처럼 대했고 또한 C의 다른 존재처럼 여겼다. 헬렌은 리처드의 기대보다도 훨씬 빠르게 습득하고 진화하여 모두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다양한 문학 작품과 질문들을 통해 헬렌을 성장시킨다. 성장하는 헬렌만큼 리처드 또한 성장했다는 것은 당연하다. 



영화 <그녀(Her)> 뿐 아니라 드라마 <스타트업>에서도 인공지능 영실이 등장한다. 홀로 있을때 누군가의 대답이 그리워진 한지평이 영실을 부른다. 어떤 것에 대한 질문을 하면 자기 방식대로 혹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대답을 하게 되는데 우리는 이처럼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것은 외롭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따스한 체온을 인공지능에게라도 느낀다는 것. 현재를 비추는 우리의 풍경일지도 모른다. 



리처드에게 헬렌이 그랬다. 헬렌을 가르치며 리처드는 오랜 연인이었던 C와의 일을 떠올리는데,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었던 것과 다시 U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던 과정들이 아주 느리게 조금씩 알려주고 있었다. 한 사람을 사랑하고 헤어지는 과정은 어느 누구나 비슷한 것도 같다. 그가 작품을 냈을 때 좋아했던 것과 반대로 스스로 느껴지는 자멸감 같은 것. 아마도 리처드의 연인 C는 그것을 못견뎌했던 것 같다. 그가 성장하는 만큼 자신은 멈춰져있는 것 같은 그런 감정을 우리도 느끼지 않는가. 




독서는 책 접착제의 냄새예요. 두꺼운 책의 책장을 넘기다가 생기는 주름이죠. 빛바랜 아이보리색 종이라고요. 지식은 시간의 구애를 받죠. 그건 시간에 대한 거예요. (241페이지)



나는 종종 SF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느낌의 SF소설은 너무 다정하다. 작가가 물리학과를 전공하였다 하여 물리학적 시선으로 소설을 쓰는 게 아니라 너무도 문학적인 소설가잖은가. 그저 감탄할 따름이었다. 리처드가 헬렌에게 질문을 제시했을 때 생각지 못한 헬렌의 대답은 그를 놀랍게 하고 헬렌이 나날이 진화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다. 그러한 장면을 지켜보는 독자들 또한 헬렌의 지적인 진화에 감탄하게 된다. 리처드가 무엇을 기대하였건 간에 기술의 발전은 매우 놀랍다. 앞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체제가 공존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인간을 위해 일하기 위해 만든 기술이지만 정작 그 기술에 짓눌려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많은 소설에서의 미래는 다소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리처드 파워스의 소설에서 말하는 미래는 어쩐지 따뜻할 것만 같다. 인간과 인공지능체제가 서로 감정을 공유할 수도 있겠다는 것을 조금쯤은 예감할 수 있었다.  



우리가 미래를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묵직한 물음을 건네고 있었다. 더불어 기술 발전의 집약 형태인 인공지능과의 공존에 대하여도 묻는 작품이었다. 다양한 형태의 외로움을 달래 줄 이가 인공지능체제여도 되지 않을까. 작가의 작품을 좀더 알고 싶다. 그만큼 감동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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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0-11-16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리처드 파워스의 <오버 스토리>를 매우 흥미롭게 읽어서 이 책을 주저하지 않고 구입했습니다. 내년 초에 읽을 예정인데 기대 만발입지요. ^^

Breeze 2020-11-16 11:47   좋아요 0 | URL
오버스토리를 꼭 읽어봐야겠어요. ^^

han22598 2020-11-17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뜻한 에스에프 소설....저도 좋아합니다. 처음 들어본 작가인데 한번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

Breeze 2020-11-23 09:51   좋아요 0 | URL
무척 좋았습니다. han 님도 한번 읽어보면 좋아하실 거 같습니다. ^^
 

이윤을 내야 하는 기업에 근무한 경험이 없어 그 원리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기업은 이윤을 내야 하고 그래야 유지될 수 있다. 기업에 관련된 소설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그 회사의 직원 혹은 대표가 되어 그들이 성공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에서도 나와 상관없는 회사인데도 그들이 회사를 구하고자 할때 마음속으로 열심히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았었다. 이처럼 개인의 이익보다 때로는 큰 그림을 그려 궁극적으로 더 필요한게 무엇인지를 묻는 작품들이 많다. 영화 뿐 아니라 소설도 마찬가지인데 이케이도 준의 소설을 몇 권 읽고 났더니 그가 추구하는게 무엇인지 알겠다. 은행에서 일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는 이케이도 준은 일이란 무엇인가, 일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 그리고 꿈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그것에 편승해 독자들은 소설속 주인공들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의 나오키상 수상작이라하면 일단 재미있으며 감동적이라는 것은 많은 독자들에게 인식되어 있다. 이 작품은 145회 나오키상 수상작으로 변두리 로켓 시리즈로 후속작이 나왔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한자와 나오키』가 먼저 나오고 『일곱 개의 회의』와 『루스벨트 게임』이 출간된 뒤 다소 늦게 출간된 작품이기도 하다. 



이 작품에서도 다른 작품과 비슷한 상황이 주어진다. 중소기업 쓰쿠다 제작소를 운영하고 있는 쓰쿠다에게 매출액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주거래처에서 구매 방침이 변경되어 주력 부품은 자사에서 제조하기로 했다고 통보했다. 문제는 주거래처가 쓰쿠다 제작소의 매출 연간 10억 엔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10억을 메꿀 제품을 만들어 팔아야 하는데 대기업 나카시마 공업으로부터 특허를 침해하였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했다. 더불어 주거래은행은 필요한 운영자금에 대하여 대출신청을 하였으나 거절한다. 지적재산 지식이 풍부한 변호사를 선임하여 그것에 대비해야 했다. 쓰쿠다 제작소와 계약된 변호사는 아버지 때부터 이어져왔으나 기술과 관련된 지적재산 소송과는 맞지 않았다. 



독자들에게 미움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기업이 나카시마 공업이었다. 특허를 침해하였다며 소송을 낸 이유는 쓰쿠다 제작소가 가진 정밀한 기술력이 탐났기 때문이었다. 쓰구다 제작소가 낸 특허의 허술한 부분을 채워넣어 좀더 세밀한 특허를 내어 놓았다. 특허권 소송이 길어져 자금난으로 허덕일때 화해안으로 쓰쿠다 제작소를 집어 삼킨다는 계략이었다. 다른 한편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일본의 민간 우주로켓 사업을 추진하는 대기업 데이코쿠 중공업은 엄청난 개발자금을 투자하여 벨브를 만들어 특허를 내려고 하였으나 이미 특허를 낸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거액의 특허 사용권 계약료를 제시하며 쓰쿠다 제작소를 찾는다. 



거액의 특허 사용료를 받느냐, 그 자금으로 새로운 기술개발을 하느냐 기로에 선 쓰쿠다는 한때 자신이 우주과학개발 연구원이었으며 로켓 발사의 실패로 모든 책임을 지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변두리 중소기업을 이어받았던 전력이 있었다. 그는 고민한다. 회사에 어떤 것이 좋을 것인지. 자기가 품었던 꿈에 대하여 고민한다. 10년 후 미래에 어떤 기업을 운영하고 있을 것인지 깊은 고민 끝에 그는 결정을 내린다. 



꿈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하였다. 꿈은 오래전에 품었던 것이 아닌 새로운 환경에서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특화된 기술력이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좀더 편하게 회사를 다니고 싶었던 직원들도 모두 한 마음이 되는 장면은 상당히 뭉클해지기까지 한다. 더군다나 쓰쿠다 곁에는 좋은 직원들이 있었다. 은행의 파견 직웠이었지만 누구보다 쓰쿠다 제작소를 위해 일하는 도노를 보면서 한 기업의 대표의 주변에 어떤 사람을 있느냐가 참 중요하다는 점을 말하는 듯 했다. 



이케이도 준의 작품은 역시 통쾌하다. 힘든 상황이 주어지고 그것에 대하여 해결하는 모습들은 닮았지만 새로운 주제로 다가오는 그의 소설은 꽤 매력적이다. 드라마로도 제작되었을 뿐 아니라 시리즈로 계속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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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11-13 2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변두리로켓도 출간되었군요.
먼저 출간된 한자와 나오키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리뷰 읽으니 이 책도 괜찮을 것 같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Breeze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Breeze 2020-11-16 13:04   좋아요 1 | URL
저는 정작 <한자와 나오키>를 보지 않아서 작가의 책을 읽을때마다 읽고 싶은 마음이 강렬해지네요.
서니데이님, 한 주도 즐겁게 보내시기 바라요. ^^
 
클래식이 들리는 것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박소현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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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일단 마음이 평온해진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온갖 잡념들을 잊을 수 있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어 일에 대한 집중도도 높인다. 그래서 클래식 방송 채널은 디제이의 멘트가 짧다. 청취자들에게 방해가 될까봐 배제하는 것이다. 다양한 채널로 음악을 듣고 또 주변에서 클래식 음악이 많이 나오지만 내 의지로 제대로 듣는 건 오랜만이었다. 얼마전 딸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딸의 플레이리스트에서 흘러나온 음악이 클래식이었다. 의외여서 물었다. 클래식 듣느냐고. 얼마전부터 듣기 시작했다는 딸이 대견했다. 클래식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서 듣는다는 딸아이의 말에 고민거리가 많구나 짐작할 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클래식 음악을 4~5년 집중적으로 들었던 시기가 있었기에 오래전에 들었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팝을 듣는 것처럼 그때도 클래식(뉴에이지가 포함된)을 하루라도 듣지 않으면 어찌할 바를 몰랐던 때가 있었다. 피아노 연주곡도 좋아하지만 특히 좋아하는 게 현악기로 하는 연주곡이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혹은 첼로로 연주하는 곡을 특히 좋아한다. 그래서 한때 리처드 용재 오닐에 빠져 있었던 적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책 속에 수록된 QR코드로 저자가 안내하는 클래식 음악을 들었다. 음악이 탄생한 배경을 이야기하며 연주곡을 들려주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클래식을 많이 접한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사용해 극의 흐름을 바꾸기도 하고 어느 주인공이 나올때 고유한 음악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광고에서도 자주 나오는데 나중에 음악 제목을 듣고는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클래식 음악을 많이 사용하는 분야가 피겨 스케이팅이 아닐까 한다.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때문에 그 경기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김연아가 링크에서 아름답게 움직이는 모습은 한 마리 백조와도 같다. 그녀를 이끄는 음악이 있어 피겨 스케이팅의 아름다움을 극대화시킨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올려놓은 음악 중에서 김연아가 2009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사용한 림스키 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뿐만 아니라 거슈인의 <피아노 협주곡>이 사용된 피겨 스케이팅 장면은 다시 봐도 아름다웠다. 팝 음악 뿐 아니라 우리나라 음악에서도 사용되었는데 변진섭의 <희망사항>에서는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가, 노라조의 <니 팔자야>에서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사용되었다. 굉장히 좋아하는 음악 중의 하나가 요한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인데 이 음악은 악동뮤지션이 <오랜 날 오랜 밤>에 사용하였다. <캐논 변주곡> 부분과 블라디미르 바빌로프의 <카치니의 아베마리아>에서 언급된 <알비노니의 아다지오>를 나는 무척이나 좋아하여 한동안 그 음악만 들었던 적이 있었다. <비탈리의 샤콘느>도 좋아하는 선율이어서 오랜만에 다시 들으니 역시 마음 한가득 차오르는 곡이다. 



한동안 아리아에 빠져 다양한 아리아 음악을 찾아 들었었다. 책에서는 <아베마리아>도 말하였는데, 슈베르트와 구노를 포함한 3대 아베마리아라고 불리는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다. 이 곡은 권상우와 최지우가 출연했던 <천국의 계단>에서 나왔던 음악이기도 하다. 카치니가 작곡한 음악이 아니라 비운의 무명 음악가였던 블라디미르 바빌로프가 카치니라는 이름을 빌어 제목을 붙여 만든 작품이다. 특별한 가사가 없는 매우 아름다운 곡이다. 




문학작품들을 주제로 한 클래식 음악이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중 『햄릿』의 경우 차이코프스키는 2개의 작품을 만들었다. 베르디가 『오셀로』 를 바탕으로한 오페라 <오텔로>로 만들었고, 내가 좋아하는 쇼스타코비치는 영화음악 <햄릿>과 <리어 왕>의 작곡을 맡기도 하였다. 다양한 분야에서 클래식은 우리 가까이에 있어왔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화, 드라마, 혹은 팝과 애니메이션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클래식 음악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QR코드를 사용하여 들어가면 풍부한 지식으로 클래식을 이야기하고 다양한 연주곡을 들려주고 있었다. 그 음악과 설명을 들으며 우리 주변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클래식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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