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 네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연두 지음 / 가하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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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방법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더라.
계산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랑한다고 말 할수 있을까? 아마도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린다는 건 사랑이 아닐것이다. 그이의 조건을 사랑하는 거지.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질 수 있는 사랑,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련지. 뭐,,, 어떤 이들은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고도 하더라만 나는 이 말이 제일 싫어.

로맨스 소설의 기본적인 틀.
직업이 좋고 부자이며 잘생긴 남자 주인공과 개중에 부자인 여자 주인공도 있지만 조금 가난하고 사연이 있는 예쁜 여자 주인공이 대부분을 이루는 반면 이 작품에는 직업은 좋지만 보통의 남자가 나온다. 판사인 남자 주인공 김선욱이 그다.  왜 그를 보통 남자냐고 느끼냐면 물론 공무원이니,, 박봉(?)이라고 하며 여자 주인공 희재의 구두를 사줄때 3개월 할부로 사주는 걸 보며 로맨스 소설의 공식에서처럼 그렇게 부자인 주인공이 아닌 보통 남자로구나 하고 느꼈다.

그냥 일반적으로 느끼기에 판사라는 직업은 자신의 법 지식으로 그 사건의 개요를 보고 판결하리라는 내 생각과는 달리 이처럼 사건에 대해서 연구하고 좋은 판결을 내기 위해 고뇌하는 모습을 보며 이 직업 또한 보통 힘든게 아니구나 하고 느꼈다.


여자주인공 희재는 참 가슴아픈, 가여운 캐릭터였다.
어쩌면 이처럼 어릴적의 상처와 가족 구성원의 아픔도 있는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였는지 나는 책을 읽으며 희재가 잘 되기를 바랬다. 그녀가 기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을때도 꼭 기자에 합격하기를 바랬고 아버지 사건을 담당했던 그때는 초임 판사였던 김선욱과도 아프지 않게 둘이 잘되기를 바랬다. 희재가 가지고 있는 상처의 상흔이 너무도 안돼 보였고 선욱이 희재를 많이 감싸안고 상처주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 생겼다.

전과자의 딸에 공갈사기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언니에 어렸을때는 성폭행의 경험까지 가지고 있는 희재가 김선욱 판사때문에 당하게 되는 일은 마치 추리소설을 방불케 했다. 로맨스 소설에 그런 치사하고 나쁜 인간이 나오다니 너무 싫었다. 아무래도 재판을 다루는 내용이기 때문에 사회의 어두운 면이 보이지 않을수가 없기 때문이리라. 이렇게도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많고 가해자들은 또 도망가려하는 현실에 기분이 씁쓸하기까지 했다.

나는 아마도 로맨스 소설을 읽을때 로맨스 소설과 일반 소설의 경계에 있는 작품을 더 좋은가 보다. 꽤 괜찮은 작품이었다. 실망시키지 않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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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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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싯 몸의 책들을 꽤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또 읽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작품 『달과 6펜스』또한 많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읽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작품이 화가 폴 고갱의 이야기를 다루어서 또한 기대를 많이 했던 작품이다. 이 작품을 읽기 전에 폴 고갱의 이야기를 다룬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인 바르가스 요사의 『천국은 다른곳에 』를 먼저 읽고 폴 고갱을 주인공으로 한 이 작품을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읽게 된 작품이다.

바르가스 요사의 『천국은 다른곳에 』가 그림을 향한 열정적인 폴 고갱을 다루었다면 이 작품 『달과 6펜스 』는 폴 고갱을 바라보는 한 소설가의 시점으로 모든 것에 무관심하고 약간은 기이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증권중개인이라는 좋은 직업을 버리고 아이들과 아내까지도 버리고 편지 한장 달랑 남기고 사라진 남자, 찰스 스트릭랜드. 모두들 그가 여자와 함께 프랑스로 떠났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아무것도 가진게 없이 그렇게 모든 것을 버렸다. 돈이 없어 밥을 먹지 않아도 그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던 모든 것에 시니컬하고 관심없어 하며 얼굴엔 비웃음을 달고 살았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에 모든 것을 걸었던 남자였다.

그의 한 발짝 뒤에서 그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작중 화자가 그를 만나고 그가 죽은뒤 그의 자취를 찾아 그를 이야기 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그런. 화자가 바라보는 스트릭랜드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마음속에 품은 소중한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고 안타까이 애쓰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나란히 살고 있으면서도, 나는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마치 이국 땅에 사는 사람들처럼 그 나라 말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온갖 아름답고 심오한 생각을 말하고 싶어도 기초 회화책의 진부한 문장으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사람들과 똑같다.(211페이지 중에서)

우리의 상상력으로 하여금 새롭고 신기한 어떤 것을 보게 해준다. 마치 육체를 벗어난 영혼이 머무를 곳을 찾아 방황하다가 마침내 머나먼 이곳 이국 땅에서 다시 육체의 옷을 걸칠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진부한 표현을 사용하자면 그는 여기서 자신을 발견했던 것이다.(224페이지 중에서)

폴 고갱하면 타이티가 맨 먼저 떠오른다.
타이티는 폴 고갱 할 정도로. 통통하면서도 붉은 피부의 타이티의 소녀들의 모습이 마치 붉은 노을처럼 그렇게 이미지가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싸우다 헤어졌던 화가라고 해서 그가 더 궁금하기도 했다. 그의 궁핍한 삶에서도 누군가 알아주지도 않았지만 그림을 그리고자 하는 열정이 보였고 그 배고픔마져도 별거 아닌걸로 생각했던 그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가 타이티로 건너갔을때의 온 마음을 쏟아 부었던 그의 그림에는 경건한 마음까지 들었다.

살아 있을때 그림의 가치를 알아보면 좋으련만 우리는 그가 가고 없을때 그의 그림을 더이상 구하지 못할때 그 화가의 그림을 알아본다. 늦게야 열리는 심미안에 안타까운 사람들이 많듯이 말이다. 모든 예술하는 사람이 거의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처음에 별 주목을 받지 못했던 어느 작가의 책들도 그의 작품이 성공했을때 전작들의 품귀현상이 벌어져 중고책인데도 비싼값에 팔리는 걸 봐도 알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너무 늦게야 예술인들을 알아보는 것같다. 예술작품을 미리부터 알아볼수 있는 심미안 있는 사람들이 부러울 따름이다.

살면서 일탈을 많이 꿈꾸게 된다.
그것을 과감하게 버리고 떠나지 못하는 나는 이런 폴 고갱 같은 화가가 많이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불어 바르가스 요사의 『천국은 다른곳에 』라는 책과 함께 읽는다면 폴 고갱에 대해서 더 알게되는 계기가 될거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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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사용설명서 - 이럴 때 이런 클래식
이현모 지음 / 부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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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션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다.
그가 연주하는 곡중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재즈모음곡 제2번의 왈츠 2를 가장 좋아한다. 한 음악에 빠지면 죽어라고 그 음악을 듣는 스타일인데 이 음악 또한 마찬가지였다. 처음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알게 된 계기가 아마도 어느 소설에서였다. 소설속에서 그 음악이 언급된 걸 보고 찾아 보니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영화 삽입곡으로 나왔다고 해서 뒤늦게야 그 영화를 찾아서 보고 또 그 음악 연주를 리처드 용재 오닐이 연주를 했다는 걸 알고 그의 음악을 찾아 듣게 되었다. 그리고 휴대폰의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에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하는 곡이 되었다. 

클래식 음악이란게 굉장히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들어보면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악기 중에서도 바이올린이나 비올라등 현악기의 연주곡을 좋아하는데 듣다보면 마음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저자도 책에서 언급했지만 나 또한 나이가 들수록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게 된  사람중 하나이다. 

첫아이를 가지게 된후  뱃속의 태아를 위한 곡중 모짜르트의 곡이 좋다고 해서 태교 음악으로 모짜르트의 곡을 듣게 되었다. 그때는 클래식 음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때였다. 뱃속의 태아을 위해서 모짜르트의 음악을 찾아 듣는데 그 음악을 듣다보면 머리가 아파 견딜수가 없었다. 결국 산모가 좋아하는 음악이 태아한테도 좋다는 걸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역시 저자는 태아를 위한 음악중 모짜르트의 음악을 언급했다. 그 챕터를 읽다보니 첫아이를 임신했을때가 생각이 나 혼자 미소를 지었었다.

이처럼 저자는 일곱 트랙에 걸쳐서 구분하여 일상속에서 클래식을 듣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준다.

트랙1  클래식은 '휴식'이다.
트랙2  생활 속의 클래식
트랙3  클래식 테라피
트랙4  뇌는 클래식을 사랑해
트랙5  내 마음의 클래식
트랙6  너와 나를 이어주는 클래식
트랙7  가족이 함께 듣는 클래식

저자의 말처럼 자신이 듣기에 가장 좋은 곡들이 우리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저자가 이처럼 제시하는 기분에 따라서 이렇게 클래식 듣기를 한다면 더 쉽게 클래식을 접할수도 있겠다 싶다. 자기 기분에 맞추어 골라서 듣는다면 필요로 하는 음악을 제대로 찾아서 들을수 있는 계기가 될테니 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가 각 트랙에 따라 제시해 주는 음악이 부록으로 CD로 담겨져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는 책을 받아서 뒷면에 혹시 부록으로 CD가 붙여져 있을까 하고 뒷 표지를 들춰보았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음악을 들어보려면 일일이 찾아 보아야 할텐데 부록으로 나와 있었다면 바로 들어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긴다. 뭐 이 점은 책 가격과도 연관이 있을테니 내가 무어라 할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  

예부터 음악은 사색과 명상에 많이 쓰였다. 그런 음악을 들으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맑아진다. 음악의 가락, 리듬은 우리 마음에 작용하여 분별력이 생기게 한다. 그 결과 일상에서 부딪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지혜를 얻는다. 또 일상에서 벗어난 마음이, 더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향하게 몰두하게 함으로써 명상의 단계에 접어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162페이지 중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클래식 음악을 알게 되어  클래식에 빠져 있었다는 저자의 이력에서처럼 책에서는 그의 클래식 사랑과 열정이 그대로 내보인다. 음악가들의 그 음악을 작곡하게된 배경과 지식을 이야기하면서 전보다 더 클래식 음악에 대해 한발자욱 더 다가선 느낌이다. 앞으로 클래식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서 클래식 음악들을 아이들에게 들려 주면 아주 좋겠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건 이십 년쯤 된 LP로된 음반 시리즈 밖에 없으니 이것 또한 나에게 아쉬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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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기행 - 어느 인문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올레, 돌챙이, 바람의 풍경들
주강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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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을 갔던 곳 제주.

두번째 방문이었지만 이상하게 제주는 늘 가슴에 남는 곳이다.
아이들도 캠프로 몇번 다녀왔고 가족과 함께 다같이 가보고자 올 여름 휴가 여행지로 제주를 택했었다. 예정은 7월 27일부터 30일까지로 친구네 가족과 함께 가기로 하고 배표까지 예약을 다 해놓았었다. 그리고 그날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렸었다. 그러나 제주여행은 우리 마음처럼 되지 않는지 내 사무실에서는 상사가 갑자기 사표를 써버리고 신랑 역시 장에게 업무보고를 서포트 해줘야 하는데 도저히 휴가를 그 시기에 못낼것 같다고 해 발만 동동 구르다가 결국엔 우리 가족은 제주행을 포기하고 말았다.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으로 자리잡고 있던 터에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제주 여행은 포기했어도 책으로라도 위안을 삼자 하고 생각했다.

제주의 곳곳들을 책으로 여행하고자 생각을 했던 터였다.
여행지를 사진으로 보며 그 여행지에 대한 안내를 기대했던 내 생각과는 달리 이 작품은 제주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우리가 흔히 제주 하면 생각나는게 올레길과 한라산, 감귤, 그리고 해녀 등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내용들을 다룰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은 왜 해녀가 나올수 밖에 없었는지 역사적인 의미를 말해준다. 물속에 물질을 하러 들어가며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는지를 알려주었다. 귤 또한 마찬가지. 황금의 열매였던 귤을 왕에게 진상을 하기 위해 그들의 노동력의 착취와 제주도민의 눈물이 담겨있는 귤이었다는 것을. 언젠가 TV 드라마에서 보니 왕이 성균관 유생들에게 구경하기 힘든 귤을 내려주는 장면들을 보았는데 그 귤을 보내기까지 제주 사람들의 눈물이 배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왠지 씁쓸해지기까지 하다.

섬의 특성상 굿이나 신령목, 뱀이 재복을 가져다 준다는 믿음 때문에 뱀신을 모시는등  미신이 많았다는 걸 알수 있었다. 섬에는 출륙 금지령이 내려지고 갇혀있는 섬에서 그들이 의지하는 것은 미신일수 밖에 없었으리라.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제주에서 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출륙 금지령이 있었다고 한다. 출륙 금지령이 있었음에도 먹고 살기 위하여 일본으로 중국으로 도망쳐 나가는 사람들 때문에 그 노역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상황에서 찬물에 뛰어들어 숨비소리를 내는 해녀가 생긴 유래와 제주의 아픈 역사를 알수 있었다. 그리고 제주는 '탐라'라는 별개의 자치제였다는 것.

몽골의 칸이 탐냈던 곳 제주.
늘 바람이 많이 부는 곳 제주.
그래서 하루에도 여러번 날씨가 변한다는 제주.
사진들 속에 스며든 제주의 곳곳의 숨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다.
이처럼 가고 싶고 늘 아름다운 제주의 슬프고도 깊은 역사를 알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는 제주 여행을 가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고난 후에 제주를 방문한다면 나는 내가 걷고 있는 그곳의 모습들을 보며 제주의 다른 모습들을 생각할 것 같다. 겨울철에 빠지지 않는 과일 귤도 그들의 아픔과 눈물이 배어 있었다는 걸 느껴 버리지 않고 더 맛나게 먹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즐기는 것만의 여행이 아닌 제주의 진정한 모습을 알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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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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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비틀(Mareabeetle)
무당벌레는 영어로는 레이디비틀(ladybeetle), 레이디버그(ladybug). 여기서 레이디는 성모마리아를 가르키는데 '레이디' 자리에 '마리아'를 넣어 만든 단어 


현실적으로 우리가 킬러들을 직접 볼 경우는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어디선가는 늘 살인이 일어나고 또 얼마전에는 평화의 나라라고 일컫는 노르웨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어 많은 아이들을 살해했던 살인마가 나왔었다. 경악할 일이다. 이런 사건들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에 내 주위에서도 일어날 거라는 생각때문인가. 소설속에서나 영화속에서는 늘 누군가를 죽이고 죽는 내용들이 많다. 그만큼 많이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소재를 다루는 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그런 내용이 나오는 추리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할 말은 없다.

내가 어딘가를 가야할 때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를 탄 상태에서 이런 사건들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소설속 다른 이들처럼 거의 무관심하게 자기 할 일들만 할까, 아니면 경찰에나 신고를 하게 될까? 한정된 공간속에서 일어나는 사건 이야기이다.

기무라 유이치
한때는 잘 나가는 킬러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경비일을 하는 알코올중독자이며 얼마전에 다섯 살된 아들 와타루가 백화점에서 누군가에게 떠밀려 추락하고 병원에서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와타루를 백화점 옥상에서 떠민 범인을 찾아 소음기를 단 총을 가지고 신칸센에 탔다.

왕자(오우지)
160센티미터 가량의 잘생기고 머리가 좋은 열네 살 중학생이다. 어린 나이와 순진한 표정으로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치밀한 계산하에 말하며, 누군가를 죽여놓고도 장난삼아 하고,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모두를 절망적으로 만들고 싶은 악마의 화신이다.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저어,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즐겨하며 상대방이 말하는 대답을 기다리며 자기가 예상했던 대답을 하면 마음속으로 조소를 퍼붓는다.

나나오
역시 킬러로 그가 하고자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전형적인 머피의 법칙 해당자로 할까. '마리아'라는 중개업자로부터 신칸센 열차에 타 트렁크 하나만 가지고 다음 역에서 내리라는 지시를 받고 우에노 역에서 내리려다가 같은 일을 하는 '늑대'의 저지로 인해 역시 되는 일이 없이 내리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궁지에 몰리면 마치 날아가듯이 머리회전이 빨라진다.

밀감과 레몬
서로 쌍둥이 형제처럼 같이 붙어 다니며 일을 하는 이들이다. 밀감은 전형적인 A형의 성격으로 차분하며 진지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이며, 레몬은 B형 성격의 꼬마기관차 토마스를 좋아해 그곳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스티커를 모으는등 모든 일과 사람에 꼬마 기관차에 나오는 이들과 결부시켜 얘기하기를 좋아한다. 이 둘은 미네기시의 요청으로 감금되어 있는 미네기시의 아들을 구하고 아들의 몸값으로 주었던 트렁크를 가져오라는 명을 받고 역시 신칸센에 탔다. 한순간의 부주의로 옆에 앉아 있던 미네기시의 아들은 갑자기 죽어버리고 트렁크는 도둑맞았다.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달리는 열차 신칸센에 탄 이들이 서로 좌충우돌 하는 이야기이다. 달리는 열차안에 있는 이들은 서로 트렁크를 찾아 다니고 트렁크를 잃어버리고 누군가를 쫓고 쫓기는 일들이 반복된다. 특별히 누군가 한 명이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저마다 인물들의 특색이 다 다르게 다가온다. 이 인물들 중에서 열네 살의 어린 중학생인 왕자가 그처럼 멈출수 없는 악의를 가지고 있다는 게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두 얼굴을 가진 이런 어린 살인마가 실제로 있을까 싶었다. 악마 캐릭터 오우지를 보며 사람의 본성이란게 정말 착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닌것 같다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작가의 책을 읽은게 두 권 정도 되는 것 같다.
『사막』과 『골든 슬럼버』를 읽었다. 그 책이 느낌이 좋았기에 이 책도 읽고 싶었으리라.
이 작품은 6년 전에 발표한 『그래스호퍼』의 후속편인 셈이라고 한다. 그 작품과는 조금 틀리겠지만 킬러들의 이야기는 비슷한가 보다. 이렇게 많은 킬러들이 있다는 설정에 마치 영화를 보는 듯 그렇게 긴박감이 넘쳤다. 영화처럼 사람을 너무 함부로 죽이는 장면들이 조금 흠이라면 흠일까. 앞으로 열차를 타게 된다면 화장실에 혹시라도 시체가 있지 않을까 조금은 떨릴것 같다. 
여름밤을 몇일 동안 즐겁게 해주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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