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마리아비틀(Mareabeetle)
무당벌레는 영어로는 레이디비틀(ladybeetle), 레이디버그(ladybug). 여기서 레이디는 성모마리아를 가르키는데 '레이디' 자리에 '마리아'를 넣어 만든 단어 


현실적으로 우리가 킬러들을 직접 볼 경우는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어디선가는 늘 살인이 일어나고 또 얼마전에는 평화의 나라라고 일컫는 노르웨이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어 많은 아이들을 살해했던 살인마가 나왔었다. 경악할 일이다. 이런 사건들이 계속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에 내 주위에서도 일어날 거라는 생각때문인가. 소설속에서나 영화속에서는 늘 누군가를 죽이고 죽는 내용들이 많다. 그만큼 많이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소재를 다루는 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그런 내용이 나오는 추리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할 말은 없다.

내가 어딘가를 가야할 때 고속으로 달리는 열차를 탄 상태에서 이런 사건들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소설속 다른 이들처럼 거의 무관심하게 자기 할 일들만 할까, 아니면 경찰에나 신고를 하게 될까? 한정된 공간속에서 일어나는 사건 이야기이다.

기무라 유이치
한때는 잘 나가는 킬러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경비일을 하는 알코올중독자이며 얼마전에 다섯 살된 아들 와타루가 백화점에서 누군가에게 떠밀려 추락하고 병원에서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와타루를 백화점 옥상에서 떠민 범인을 찾아 소음기를 단 총을 가지고 신칸센에 탔다.

왕자(오우지)
160센티미터 가량의 잘생기고 머리가 좋은 열네 살 중학생이다. 어린 나이와 순진한 표정으로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치밀한 계산하에 말하며, 누군가를 죽여놓고도 장난삼아 하고,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 모두를 절망적으로 만들고 싶은 악마의 화신이다.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저어,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즐겨하며 상대방이 말하는 대답을 기다리며 자기가 예상했던 대답을 하면 마음속으로 조소를 퍼붓는다.

나나오
역시 킬러로 그가 하고자 하는 일마다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전형적인 머피의 법칙 해당자로 할까. '마리아'라는 중개업자로부터 신칸센 열차에 타 트렁크 하나만 가지고 다음 역에서 내리라는 지시를 받고 우에노 역에서 내리려다가 같은 일을 하는 '늑대'의 저지로 인해 역시 되는 일이 없이 내리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궁지에 몰리면 마치 날아가듯이 머리회전이 빨라진다.

밀감과 레몬
서로 쌍둥이 형제처럼 같이 붙어 다니며 일을 하는 이들이다. 밀감은 전형적인 A형의 성격으로 차분하며 진지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소설을 좋아하는 이며, 레몬은 B형 성격의 꼬마기관차 토마스를 좋아해 그곳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스티커를 모으는등 모든 일과 사람에 꼬마 기관차에 나오는 이들과 결부시켜 얘기하기를 좋아한다. 이 둘은 미네기시의 요청으로 감금되어 있는 미네기시의 아들을 구하고 아들의 몸값으로 주었던 트렁크를 가져오라는 명을 받고 역시 신칸센에 탔다. 한순간의 부주의로 옆에 앉아 있던 미네기시의 아들은 갑자기 죽어버리고 트렁크는 도둑맞았다.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달리는 열차 신칸센에 탄 이들이 서로 좌충우돌 하는 이야기이다. 달리는 열차안에 있는 이들은 서로 트렁크를 찾아 다니고 트렁크를 잃어버리고 누군가를 쫓고 쫓기는 일들이 반복된다. 특별히 누군가 한 명이 주인공이라기 보다는 저마다 인물들의 특색이 다 다르게 다가온다. 이 인물들 중에서 열네 살의 어린 중학생인 왕자가 그처럼 멈출수 없는 악의를 가지고 있다는 게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두 얼굴을 가진 이런 어린 살인마가 실제로 있을까 싶었다. 악마 캐릭터 오우지를 보며 사람의 본성이란게 정말 착한 사람만 있는 건 아닌것 같다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작가의 책을 읽은게 두 권 정도 되는 것 같다.
『사막』과 『골든 슬럼버』를 읽었다. 그 책이 느낌이 좋았기에 이 책도 읽고 싶었으리라.
이 작품은 6년 전에 발표한 『그래스호퍼』의 후속편인 셈이라고 한다. 그 작품과는 조금 틀리겠지만 킬러들의 이야기는 비슷한가 보다. 이렇게 많은 킬러들이 있다는 설정에 마치 영화를 보는 듯 그렇게 긴박감이 넘쳤다. 영화처럼 사람을 너무 함부로 죽이는 장면들이 조금 흠이라면 흠일까. 앞으로 열차를 타게 된다면 화장실에 혹시라도 시체가 있지 않을까 조금은 떨릴것 같다. 
여름밤을 몇일 동안 즐겁게 해주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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