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되는 책들
최원호 지음 / 북노마드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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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서 MD가 매혹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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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스퀘어 을유세계문학전집 21
헨리 제임스 지음, 유명숙 옮김 / 을유문화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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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유산 상속을 들러싼 한 여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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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
모신 하미드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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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형식의 소설을 만났다. 책의 처음 문장이 '혹시 지금 자기계발서를 쓰고 있는 사람이 들으면 섭섭한 얘기겠지만, 자기계발서라는 말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라고 했다. 이 책이 장편소설이라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자기계발 서적인가? 했을지도 모르는 일. 나는 분명 이 책이 소설이라는 걸 알았으면서도 마음속으로 '자기계발서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건데, 설마 자기계발 서적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그렇다 작가가 한 말처럼, '자기계발서를 읽는 이유는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서 도움을 받아보겠다는 이야기인데, 그 누군가는 바로 그 책을 쓴 사람이다.' (11페이지) 라고 까지 했다.

 

  이런 문장들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글쎄, 소설 속에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다는 건 안다. 하지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는 책을 읽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소설을 읽더라도 내가 소설속에서 느껴지는 감정들이 좋다. 다양한 소설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자기계발서다, 라고 말하는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조금 염려도 된게 사실이다. 아마도 재미없으면 어떡하지라는 염려였다.

 

  일단 많은 자기계발서들은 ' ~ 하는 법'이라는 제목을 단다. 이 책 또한 작가의 말처럼, 자기계발서이므로,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렵게 부자 되는 법'이라는 다소 황당하고도 긴 제목을 달았다. 과연 어떤 주인공이 우리를 부자되는 법으로 인도할까. 일단 부자되는 법을 알려줄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 그는 '당신'으로 떠오르는 아시아의 한 시골집의 어린 소년이다. 혈중 빌리루빈 수치가 급격히 치솟아 눈의 흰자위가 노란 소년은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에 가 부자가 될수 있는 아이다. 시골의 토담집에서 살고 있는 그의 가족은 요리사인 아버지를 따라 곧 도시로 가게 된다. '도시로의 이주는 신흥 아시아 국가에서 더럽게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다.' (22페이지)

 

  도시로 가게 되었으니 이제 소년은 점점 자라게 되고, 가족 중 유일하고 학교를 다니며 교육을 받을 것이며 더럽게 부자가 될지도 모른다. '교육은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도약대다.' (40페이지) 그가 더럽게 부자되는 두 번째 방법은 교육을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학생이 공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도 사춘기가 되면 저절로 이성에게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그에게도 '예쁜 여자'가 있었으니, 아마 그가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여인일지도 모른다. 그렇잖은가. 십대에 예쁜 여자를 보았다면 그 예쁜 여자와 평생을 가고 싶지 않겠는가. 

 

 

  소설에서 총 열두 가지의 더럽게 부자되는 방법들을 '당신'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 당신들이 누구일까. 바로 우리들일지도 모른다. 잘 살기 위해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교육을 받고, 점점 커가며, 다른 사람의 아래에서 일하다가 이어 자신의 사업체를 경영할지도 모른다. 나이가 차면 결혼도 할 것이고, 아이도 한두 명쯤 생기고, 일 한다는 핑계로 가정을 멀리했던 '당신'들은 곧 가정의 소중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돈을 벌려면 관료와도 손을 잡아야 하고 때론 뇌물을 주기도 하고, 사업 확장을 위해 부채를 늘리기도 한다. 혹은 누군가에게 배반을 당하기도 하는게 부자들의 특성일지도 모른다.

 

  다르게 보면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되는 법'은 우리의 일생을 그렸다. 어린 소년에서부터 사춘기를 거쳐 청년으로 자라 노년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삶은 때로는 고단하고, 때로는 행복하고, 때로는 고통스럽다. 그 시간들을 견뎌왔던 우리의 삶은 충분히 가치있는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누가 가치없는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인가. 각자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삶인것을.

 

  처음의 우려와는 다르게 자기계발서라고 일컫는 소설에서 무언가 배울점이 있다는 것. 하루하루가 무의미하다고 여길지 몰라도 우리 개개인의 삶은 충분히 가치 있고 의미있다는 것을. 비록 노년에 빈털털이가 되어도 충분히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아무리 부자가 되려고 발버둥을 쳐도, 우리의 삶은 어쩌면 이와 같은 과정을 겪을 수 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수 밖에 없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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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6-04-30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게 소설이군요.
저도 자기계발서인줄 알았어요.

Breeze 2016-04-30 17:04   좋아요 0 | URL
소설 맞습니다. ^^
 
[지극히 내성적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지극히 내성적인
최정화 지음 / 창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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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느 순간에 친해져서 몰려다니다가 어느 순간에 서운한 게 생겨 헤어지기도 하는 관계. 함께 어울리면서도 생각하는 바가 달라 속마음을 덜 드러내는 관계에까지. 우리는 수많은 관계에 얽혀 살아가고 있다. 그냥 무심코 했던 말을 다른 이에게 전해 돌아오게 만드는 사람이 있어 속상해 할때도 있고. 그렇다고 그 사람을 멀리할 수도 없기에 난감한 경우가 있다. 어디 이뿐일까. 수많은 관계에서 정도를 지키기가 어렵다. 상대방에 나에게, 내가 상대방에게 한 행동 하나 때문에 오해가 쌓이기도 하는 것. 진심을 알리기도 힘들 뿐더러 오해의 그늘에서 벗어나기도 힘든 법. 상대방이 하는 실수는 쉽게 보이고, 내가 하는 실수는 잘 보이지 않아 자기 자신을 잘 모를 때가 많다. 나는 잘하고 있겠지 하는 자만심에 차 있었던 걸까. 사람 관계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내면의 수많은 불안의 세계와 어느 한 순간의 일로 관계의 변화에 대해 말하는 소설을 만났다. 처음 만나는 최정화의 소설집이었다. 열 편의 단편에서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내면에 내재되어 있는 불안과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아, 단편중에서 가장 놀라운 건 「틀니」라는 소설이었다. 언젠가 시댁에 갔을때 파란색 통에 넣어둔 틀니를 보고 놀랬고, 틀니가 빠진 시아버지를 보고 놀랬던 기억이 있다. 요즘엔 인공치아, 즉 임플란트가 가격이 저렴해져 어르신들이 많이들 하시던데 예전엔 틀니를 많이 하셨다. 노인이 아닌 삼십대가 틀니를 했다면, 틀니를 한 본인은 얼마나 의기소침 해질까. 늘 모든 것에 자신만만했던 남편이었다. 사고로 인해 임플란트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틀니를 했던 것인데, 남편을 편하게 하고자 집에 있을 때는 틀니를 빼라고 했던 아내의 말 한 마디가 잘못이었다. 잘생긴 남편, 모든 일에 완벽한 남편의 틀니를 뺀 모습은 충격이었다. 앞니가 없는 입술이 안에 말려들어갔을 것이다. 보기 흉했을 것이다. 이때 관계의 변화가 온 것이다. 남편에게 그렇게 잘했던 아내는 틀니라는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는 남편을 무시하게 되었다. 남편에게 함부로 얘기하고 남편과의 시간이 점점 싫어지는 것이다. 고작 틀니라는 것 하나 때문에.

 

  관계의 변화를 불러오는 또하나의 작품은 이 소설집의 표제작이기도 한 「지극히 내성적인 살인의 경우」이다. 자신의 방 하나를 작가의 작업실로 내준 여자 주인공 미옥. 글을 쓰느라 방에서 나오지 않던 작가는 오후의 산책을 즐겼을 뿐이다. 방 밖에다 내놓은 파지 속 소설을 읽기 시작한 미옥은 작가와 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관계의 변화가 생긴다. 마치 헤어졌다 만난 자매처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미옥을 외면하는 작가때문에 미옥은 고민에 빠졌고, 소설은 완성되어 작가가 떠났다. 아무 말없이 떠난 작가때문에 상처를 받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낸것 같은데 연락이 없어 서운했다. 북콘서트 장에 종이칼을 들고 간 미옥은 과연 작가를 찌를 수 있을까? 아닐수도 있다고 말하는 미옥의 소심한 결정에 우리는 아쉬울 뿐이었다.  

 

 

   구두를 잃어버리는 꿈이 좋지 않다고 한다. 어디 구두 뿐일까. 지갑이든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일은 기분이 나쁘다. 구두는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깨끗하고 반짝이는 구두에서는 그 사람의 깔끔한 성격을 짐작할 수 있고, 닳아진 구두에서는 그 사람의 경제력까지 짐작하게 된다. 허름한 구두를 신고 면접을 보러 온 여자, 아이들과 남편과도 스스럼없이 이야기하고 어느 새 가족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던 몇 달간의 가사도우미로 오게 될 여자를 바라보는  「구두」의 독백. 사람이 이렇게 강박적일 수도 있구나 싶었다. 강박이라는 것이 어떠한 생각이나 감정에 끊임없이 사로잡히는것을 말한다.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으로 보였던 한 여자의 강박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파란 책」에서도 강박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인테리어 목적으로 산 하이데거의 존재에 대한 의미를 묻는 책을 공부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였다. 하이데거를 공부하는 모임에 가입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서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다. 제대로 이해가 되긴 했을까. 생각만 해도 머리아프지 않았을까.

 

  처음 읽게 된 최정화의 소설은 꽤 매력적이었다. 막힘없이 읽혔을 뿐 아니라 느끼는 바도 컸다. 열린 결말로 인해 소설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었고, 자꾸 소설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수많은 일들에 부딪히며 살아간다. 열 편의 소설 속에서 나오는 상황들에 처해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까. 사람의 감정이라는 것도 마찬가지. 어느 한가지에 꽂히면 그 곳에서 헤어나오기 힘든 법이다. 불안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 어느새 강박에 까지 이르게 되는 것들을 우리 또한 한두 번쯤 겪어보지 않았던가. 나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소설집으로 인해 최정화라는 작가를 알 수 있어 좋다. 아마 작가의 신작이 나오면 궁금함에 늘 읽게 되지 않을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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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온 스노우 Oslo 1970 Series 1
요 네스뵈 지음, 노진선 옮김 / 비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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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대의 노르웨이의 오슬로라. 우리나라의 1970년대도 무법지대였을텐데, 노르웨이의 1970년대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사람을 죽이고도 증거를 찾지 못한 경찰들. 유유히 시내를 활보하는 킬러들. 킬러들에게 빠질 수 없는 이야기가 여자고 또한 보스의 아름다운 아내가 아닐까. 수많은 범죄 영화에서 나왔던 것처럼. 요 네스뵈의 1970년대를 추억하는 어느 킬러의 이야기는 당시의 오슬로의 시린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영하 20도가 넘는 오슬로의 거리. 희디흰 눈발이 휘날리는 도시에 피를 흘리는 남자 혹은 시체. 그것을 바라보는 한 남자의 모습이 마치 영화처럼 펼쳐진다.

 

  어느 킬러의 고백이라고 해야겠다. 우리나라에서는 소설가 김영하가 『살인자의 기억법』이라는 소설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한 살인자가 사라져가는 기억들을 애써 붙잡으려는 기록 혹은 독백을 담고 있었다. 소설이 출간되었을 당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김영하의 글에 반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 소설 『블러드 온 스노우』도 한 살인자의 기록 혹은 독백으로 표현되었다. 다만 요 네스뵈가 다른 이름으로 출간하려고 했던 '오슬로 1970년' 시리즈 첫번째 작품이다.

 

  그렇다. 킬러의 고백이다. 그의 이름은 올라브 요한센. 그의 보스가 제거해 달라는 사람을 제거하고 돈을 받는 킬러다. 보스가 또 한 건의 살인을 제의한다. 대상자는 보스의 아내였다. 보스인 다니엘의 집이 바라다보이는 호텔에 방을 얻고 지켜보기 시작했다. 아주 아름다운 여자였다. 당연히 그녀에게 반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매일 오후 한 젊은 남자가 찾아오는 걸 발견했고, 그 남자를 죽였다. 그 남자를 죽인후 보스에게 보고하자 그는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고 했다. 이에 올라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올라브도, 코리나도 목숨이 위험했다. 

 

 

 

  여타의 요 네스뵈의 소설보다 훨씬 짧은 소설이다. 700여페이지가 넘은 그의 소설을 읽다 겨우 200페이지 정도의 소설책을 보니 약간 실망스러울 정도로 짧은 소설이었다. 그럼에도 요 네스뵈가 쓴 소설은 매력적이다. 어디선가 보았음직 하면서도 오슬로의 풍경이 새로운. 1970년대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소위 '추억 돋는' 범죄소설이라고 해도 좋았다. 여태 그가 풀어가는 추리소설의 형식이 아닌 새로운 시도의 추리소설이라고 해야겠다.

 

  이 책은 범죄 소설이기도 하면서 로맨스 소설이기도 하다. 범죄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게 여자 아니던가. 소설 속 주인공 올라브의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네 가지 중의 한가지가 사랑에 금방 빠지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 코리나는 자신의 이익을 위한 여자가 분명해 보이더만, 그만 외모에 홀려 사랑에 빠지고 말다니. 보스인 다니엘에게 혹은 보스의 아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목숨을 살려주었다고 올라브에게까지 매달리지 않았는가. 

 

  미국에서 도쿄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12시간만에 완성한 소설이자 톰 요한센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하려고 했던 소설. 소설 속 올라브 요한센은 그가 필명으로 사용하고자 했던 이름과도 같다는 사실. 그의 다음 이야기인 요한센의 두번째 고백인 『미드나잇 선』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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