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독서메모지(떡메모지) 나눔합니다!

 

 

 

 

제가 원하는 떡메모지가 없어서 직접 디자인하고 인쇄한 떡메모지 입니다.

소량 인쇄가 안돼서 제작하다 보니, 제가 40년 넘게 써도 다 쓸 수 없을만큼 양이 많아졌어요.

제가 일일이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제작업체에 따르면 권당 100장씩이라고 하네요.

1년에 책 100권 정도 읽으시는 분들께 딱인 용량이죠?

 

비접착 메모지구요, 다이어리나 책장에 저처럼 붙여서 사용하실 수 있어요.

특히, 제가 기록하고 싶었던 부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읽었는지, 독서 기간이었어요.

그런데 이 부분이 디자인된 떡메는 없어서 직접 만들게 됐어요.

 

제가 원래 이런 거 소소하게 만드는 거 좋아해서요,

상업적인 목적 전혀 없이 제 사비로 직접 만든 떡메이니, 필요하신 분들은 덧글 남겨주세요.


 

 

단, 두 가지 조건 이 있어요.

우선 저랑 소통하고 있는 서재 친구분들이면 좋겠구요,
제가 나눔한 보람 있게, 받으시고 나서 잘 사용하고 있는 모습 한번만 보여주시면 좋겠어요.

그럼, 기쁜 마음으로 제가 내년에도 새로운 버전으로 만들어서 나눔해 보도록 할게요.


* 신청은 덧글로 남겨주시면 되세요. (선착순 아닙니다.)

* 발송은 1권씩(100장) 우편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택배비는 부담스러워서요.)
* 디자인도용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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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20-01-1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이런것도 만드셨군요! 전 꼼꼼하지 못해 다른분에 양보하겠습니다 ㅎ

2020-01-11 08: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뒷북소녀 2020-01-11 17:09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정말 별거 아니라서요.^^ 부담 갖지 마시고 받으셔도 돼요. 비밀덧글로 배송정보랑 성함 남겨주시면 보내드리겠습니다^^

2020-01-12 14: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13 1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雨香 2020-01-18 09:4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목요일에 받았고요~ 어떻게 작성해볼까 해서 뒷북소녀님 페이지 다시 들어왔어요.
다시 보니 글씨도 잘 쓰세요 ^^
(갑자기 손글씨 쓰려니 ~ ㅠㅠ )

잘 사용하겠습니다.
일단 시험삼아 사용해 본 내용은 페이지에 남겨 두었습니다.
https://blog.aladin.co.kr/rainaroma/11443585

서니데이 2020-01-11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모지 디자인이 예뻐요. 나누시는 마음도 따뜻합니다.
뒷북소녀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자이온 2020-12-06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늦었지만 지금도 가능할까요?

뒷북소녀 2020-12-07 13:29   좋아요 0 | URL
아, 아쉽게도 모두 나눠주고 지금은 없어요 ㅠㅠ
 
9번의 일
김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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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노동(고용)은 사람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가! 내일을 대비할 수 없어서 걱정인 우리들에게!

2020년의 첫 날, 첫 책으로 선택했다. 예전에 읽었던 『딸에 대하여』가 좋은 인상으로 남아서 '김혜진'이라는 작가 이름만 보고 선택한 책인데, 책을 읽으면서 화도 나고, 우울해지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다. 새해 첫 날엔 좀 더 희망차거나 각오를 다질 수 있는 책을 읽고 싶었는데, 주인공과 같은 심정이 되어버리는 바람에 힘이 쭉 빠져버렸다.

그는 수리와 설치, 보수 업무를 담당하는 통신회사 현장팀에서 26년을 일했다. (9쪽) 그러던 어느 날 부장이 불러서 갔더니 명예롭게 퇴직시켜줄테니 이제 그만 사직서에 사인을 하란다. 부장의 말처럼 나쁜 조건은 아니었지만, 그는 계속 다녀보겠다고 했다. 아직 퇴직 이후이 일들을 준비해 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이 그럴 것이다. 일을 하고 있을 때는 다른 일을 준비할 겨를 혹은 여유가 없다.

그에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예상하고 준비할 만한 시간이 주어진 적이 없었다. 오늘 해야 하는 일은 많았고 그걸 다 해내면 어김없이 하루가 끝났다. 그의 하루라는 건 처음부터 그의 능력과 노력, 수고에 맞게 잘려져 있는 것이었다. 무언가 말할 수 있다면 그는 겨우 그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10쪽

그가 계속 회사를 다닐려면 일정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는 벌써 세 번째 교육 대상자가 됐고, 세 번째 교육이 끝나면 최종 평가서가 나오고 평가 점수에 따라 그의 업무나 업무지가 변경될 수도 있었다. 회사에서 하는 교육이라는 것이,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책을 읽고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이었다. 그의 업무와 지정도서 내용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는 회사가 원하는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했다. 아마도 회사는 처음부터 모범답안이라는 것을 정해 놓았을 것이다. 아니면 그의 보고서 내용이 어떻든 간에 평가점수를 나쁘게 매기기로 작정했는지도 모른다.

평가점수가 좋지 않았던 그는, 그동안 해왔던 업무와는 전혀 상관없는 타 지역 상품 판매 부서로 발령이 났다. 터미널 근처 거점 판매센터라는데, 말만 '거점'이지 '거점' 삼아서 영업을 할만한 곳이 없다.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면 둘째 달부터는 기본급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어쨌든 자신의 담당 구역을 돌아다녔다. 공단지역이라서 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았는데, 그는 그들의 편리(예를들면, 인터넷이 안되면 고쳐주는)를 봐주며 조금씩 인심을 얻기 시작했고 둘째 달에는 드디어 상품을 하나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회사는 그의 이런 영업 판매 방식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출장비를 받고 수리를 해주는 직원들과 업무가 겹치게 된다고 말이다. 틀린 말도 아니었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고, 그동안 돈돈하게 얻어뒀던 인심까지 잃어갔다. 그 외국인 근로자들도 서운했을 것이다. 계약하기 전에는 공짜로 수리도 다 해주더니, 정작 계약을 하고나자 콜센터에 접수하라고 하니.

처음부터 영업이라고는 배운 적도 없고 능력도 없는 사람들을 영업할 수 없는 곳에 밀어 넣고 어떻게든 뭐든 팔아보라고 다그치는 것과 다름없었다. 그는 자신이 왜 이런 덫에 걸려버렸는지 알 수 없었다. 덫이라고 생각하자 정말 그런 것처럼 생각됐고 자신도 모르게 가볍게 몸을 떨었다. 83쪽

영업 실적이 나빴던 그는 다른 곳으로 또다시 파견됐다. 이번에는 지방 소도시 시설1팀으로 발령 났다. 1년간 수리, 보수 및 설치 업무를 담당하고, 업무 평가가 좋으면 재고용을 보장한다는 회사의 약속이 있었다.(125쪽) 오랫동안 현장팀에서 근무했던 경험이 있으니, 비록 몸이 힘들더라도 (다른 사람 몫까지 더 열심히) 열심히 일했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고객의 나쁜 평가 뿐이었다. 어쩌면 이것도 조작되었을지 모른다. 고객은 아주 사소한 트집을 잡았을 수도 있는데, 회사에서 부풀린 것일지도. 왜냐하면 그는 미운털이니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일방적인 업무 배제였다. 출퇴근 명부에서 그의 이름이 삭제되고, 더이상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그는 대기 발령 상태였다. 하지만 노조에 가입하고 반년이 지난 뒤에 회사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이제 더이상 본사 소속 직원은 아니지만 어쨌든 기존 월급의 80퍼센트를 보장하고 단일 직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하청업체 소송으로 일하다가 현장 업무가 모두 완료되면 본사 소속으로 복귀한다는 조건도 붙었다.

새로운 발령지에 도착해서 보니 그가 맡은 업무는 마을 주민들의 반대가 심한 곳에 송전탑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작업을 하는 시간보다는 마을 주민들과 부딪히고 어깨 싸움을 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무슨 단체에서도 다녀가고 뉴스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심지어 그의 신상이 털리기도 했다.

78구역 1조 9번. 그가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부여받은 소속과 이름이다. 이제부터 그는 '9번'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그를 '9번'이라고 부른다. 그도 직장동료들을 '3번'이나 '7번'으로 부른다. 그들에게 진짜 이름은 더이상 필요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존중 받을 수 있는 그들의 역할이나 업무가 없는 것처럼.

그는 지금껏 해온 이 일이 자신의 일이고 그 외에 다른 일은 할 마음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시 처음처럼 어떤 일에 매달릴 자신은 없었다. 그러니까 그가 회사에 기대한 건 마땅히 자신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들이었다. 존중과 이해, 감사와 예의 같은 거창해 보이지만 실은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바란 것뿐이었다. 168쪽

'9번'이 된 그는 달라졌다.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는 일도, 그저 회사에서 시킨 일이기 때문에 진행한다. 노동(고용)이 인간을 얼마나 황폐하게 만드는지, 노동(고용)에 점점 잠식되어가는 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회사는 회사일 뿐이다. 가끔씩 회사(대표 일가)를 상대로 의리 혹은 충성심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회사는 영리를 추구하는 이익단체일 뿐이다. 자신의 영리에 반하는 것은 그냥 두지 않는다. 회사 따위에 의리를 기대하는 우리가 잘못된 것이다. (라고 늘 말해주고 싶었다.) 그러니 우리를 가족같이 대하겠다는 말도 제발 거둬두길. (쓰다보니 흥분해서 정리가 되지 않는다.)

아무튼, 나는 새해 첫 날이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기운을 얻고자 했는데 영 틀려버렸다. 물론 소설적인 설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왠지 어딘가에는 있을법한 이야기. 이보다 더한 이야기가 있을 것 같고, 무엇과도 연대할 수 없는 사람들은 얼마나 더 부당한 일을 겪고 있을까. (그나마 그는 회사에 노조가 존재해서 명예 퇴직이라도 제안받을 수 있었을텐데.) 게다가 노동(고용)에 사로잡혀 그날 그날의 소확행만 추구하는 내가 그였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암담하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꿈이 사직서를 던지는 것이라고 한다. 과연 그 사직서를 당당하게 던지고 나올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

그가 아는 삶의 방식이란 특별할 것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어른이 되고, 자신이 자라온 것과 비슷한 가정을 꾸리고,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것들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었다.

만족스러운 삶. 행복한 일상. 완벽한 하루. 그런 것들을 욕심내어본 적은 없었다. 만족과 행복, 완벽함과 충만함 같은 것들은 언제나 눈을 깜빡이는 것처럼 짧은 순간 속에만 머누는 것이었고, 지나고 나면 손에 잡히지 않는 어떤 것에 불과했다. 삶의 대부분은 만족과 행복 같은 단어와는 무관하게 흘러가고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쌓여 비로소 삶이라고 할 만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고 그는 믿었다. 113~114쪽

해선을 괴롭히는 건 오늘이 아니라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일들이었다. 내일을 대비할 수 없다는 사실. 대비할 수 없을거라는 걱정. 168쪽

생각해보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다른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순간들이, 삶을 다른 방향으로 놓아둘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번번이 그것들을 그냥 흘려보냇다. 스스로에게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자신을 막아서기만 했다. 어떻게 해도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 그럼에도 아주 작은 것 하나쯤은 바꿀 수 있다는 생각. 두 가지 마음이 들끊는 동안 그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도록 내버려둔 걸지도 몰랐다. 223~224쪽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는 어떤 일을 발견하게 될 거였다. 그리고 그것이 진짜 일이 되는 순간,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달라지는지 알게 될 거였다. 그 일을 지속하기 이해 바라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 일을 계속하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바뀌어버리는지 깨닫게 될 거였다. 2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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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1-03 15: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노동! 전 존 버저의 신간 노동 3부작을 노리고 있습니다.

뒷북소녀 2020-01-03 15:18   좋아요 0 | URL
음...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다른 제목이 있는건지 못 찾겠어요 ㅠㅠ

2020-01-03 18: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1-08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TV만화를 보며 그토록 상상하고 고대했던 2020년, 원더키디의 해가 드디어 왔다.

2020년은 엄청 공상과학스러운 시대가 될 줄 알았는데. 조지 오웰은 맞았고 김대중은 틀렸다.

('2020 우주의 원더키디' 원작자가 김대중 님이시다. 이거 DVD 같은 거 내주시면 참 좋겠다. 영원히 소장하게.)

그런 드라마틱한 변화 없이 소소한 소품들을 준비하며 차분하게 2020년을 맞이했다.

*

2020년 준비물

- 새해에 읽으려고 아껴둔 (선물받은) 책들

- 2020년 스타벅스 다이어리

- 올해도 역시 민음사 세계문학 클래식 캘린더 (민음사님, 매년 잘 쓰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년에도 꼭!)

- 미니미니한 라이브워크 일력

- 독서기록을 위해 내가 직접 만든 떡메모지 (맘에 드는 떡메모지 없어서 또 만들어버렸다.)

*

2020년에 꼭 읽고 싶은 책들

- (현재 진행 중인) 밀란 쿤데라 전집 시리즈 (총 15권)

- (원더키디의 해를 맞이해 꼭 읽고 싶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파운데이션』 (총 7권)

- (민음사 온라인 패밀리 데이 때 구매한) 이탈로 칼비노 전집 (총 11권)

- (2019년에는 톨스토이를 모두 읽었으니)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아마도 26권)

- (늘 읽고 싶었던)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 (총 6권)

보통 1년에 100권을 못 읽으니, 이 시리즈들만 다 읽어도(총65권)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더이상의 북킷리스트는 추가하지 않는 걸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2021년으로 넘겨야겠다.

*

2020년에 꼭 지키고 싶은 것

- 해마다 다짐하면서도 늘 지켜지지 않는 것. 읽은 책들은 모두 리뷰로 남기기.

올해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다짐해 본다. 더 야무지게 읽고, 더 부지런히 쓰기로.

- 그리고 이왕 읽는 거 좀 더 실용적인 책들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건 나중에 공개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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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1-02 2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은 책의 대부분을 허접하게나마
리뷰로 남깁니다. 작년에도 몇 권이
저의 예리한 포위망을 뚫고 나갔네요.

뭐 그렇게 가는 거지요.

올해에도 우리 열심히 달려 보아요.

뒷북소녀 2020-01-03 09:09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님 리뷰 쓰시는 거 보면 정말 대단하시더라구요...
저는 정말... 할 수 없는...대단한 일을... 하고 계시는 레삭매냐님.^^

네넵. 우리 올해도 열심히 읽어보아요. 건강하세요^^

雨香 2020-01-10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년 전부터 쿤데라 읽기 계획만 세우고 있습니다. 저 전집 때문에요. ^^
(지금까지 읽었던 책은 3권인데, 전집 버전으로 새로 읽어보려고요, 7권인가 8권인가 이미 준비는 해두었습니다.)
 

언제나 목표는 100권.


2019년 시작하면서 호기롭게 1일1책을 달성해서 2019년에는 100권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시작은 했지만 완독하지 못한 책들이 너무 많아서 100권을 채우지 못했다.

그래도 양보다는 양질의 독서를 추구하니까. 2019년도 대만족.

우선, 톨스토이의 모든 작품들을 읽었고 지금은 밀란 쿤데라 전집 읽기에 도전 중이다.

다양한 작가를 만나는 것도 좋지만, 나는 이렇게 한 작가를 깊이있게 아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굳이 2019년 베스트를 뽑자면, 톨스토이와 밀란 쿤데라의 작품들, 그리고 박완서 작가님.

(박완서 작가님 책은 많이 읽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 2020년에는 많이.)


  



나는 무언가를 꾸준하게 잘 못하는 편이고(호기심이 많아서라고 말하고 싶다.) 심지어 꾸준하게 정리도 잘 못하는 편인데,

유일하게 몇 년째 꾸준하게 잘 정리하고 있는게 바로 이 민음사 세계문학 캘린더이다.

(매년 꼬박꼬박 이 캘린더를 만들어주고 있는 민음사에 감사하며.)

제때에 정리하지 못한채 한달치를 한꺼번에 정리한 적도 있었지만 어쨌든 마무리는 깔끔하게 정리되었으므로.

2020년에는, (일명 원더키디의 해에는) 진짜 매일 매일 잘 정리하는게 목표.




1.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 페소아

2. 초콜릿 이상의 형이상학은 없어 / 페소아

3. 불안의 책 / 페소아

4.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 에드워드 올비

5. 반쪼가리 자작 / 이탈로 칼비노

6. 타샤의 계절 / 타샤 튜더

7. 우리는 차별하기 위해 태어났다 / 나카노 노부코

8. 아우라 / 카를로스 푸엔테스

9. 픽션들 / 보르헤스

10.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이다혜

11. 우리가 녹는 온도 / 정이현

12. 밥보다 일기 / 서민

13. 그런 책은 없는데요 / 젠 캠벨

14. 그냥 흘러 넘쳐도 좋아요 / 백영옥

15.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 김금희

1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17. 분노의 포도1 / 존 스타인벡

18. 분노의 포도2 / 존 스타인벡

19. 또또 / 조은

20. 쾌락독서 / 문유석

21. 그래도 우리의 나날 / 시바타쇼

22. 불멸 / 밀란 쿤데라

23. 소설의 기술 / 밀란 쿤데라

24. 오늘은 잘 모르겠어 / 심보선

25. 지적허영을 위한 퇴근길 철학툰 / 이즐라

26.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오스카 와일드

27.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김영민

28. 마녀체력 / 이영미

29. 연필로 쓰기 / 김훈

30. 여행의 이유 / 김영하

31. 성 / 프란츠 카프카

32. 그림자를 판 사나이 /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33. 매미 울음소리 그칠 무렵 : 바닷마을 다이어리1 / 요시다 아카미

34. 한낮에 뜬 달 : 바닷마을 다이어리2 / 요시다 아카미

35. 햇살이 비치는 언덕길 : 바닷마을 다이어리3 / 요시다 아카미

36. 돌아갈 수 없는 두 사람 : 바닷마을 다이어리4 / 요시다 아카미

37. 남빛 : 바닷마을 다이어리5 / 요시다 아카미

38. 4월이 오면 그녀는 : 바닷마을 다이어리6 / 요시다 아카미

39. 그날의 파란 하늘 : 바닷마을 다이어리7 / 요시다 아카미

40. 사랑과 순례 : 바닷마을 다이어리8 / 요시다 아카미

41. 다녀올게 : 바닷마을 다이어리9 / 요시다 아카미

42. 악의 / 히가시노 게이고

43. 부활1 / 레프 톨스토이

44. 카탈로니아 찬가 / 조지 오웰

45. 부활2 / 레프 톨스토이

46. 거지소녀 / 앨리스 먼로

47. 소년이로 / 편혜영

48. 이반 일리치의 죽음ㆍ광인의 수기 / 레프 톨스토이

49.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톨스토이

50. 딱 1년만 쉬겠습니다 / 브라이언 리아

51. 쪽지종례 / 이경준

52. 철학은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53. 잊기 좋은 이름 / 김애란

54.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박완서

55. 모든 순간의 물리학 / 카를로 로벨리

56.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 / 심보선

57. 박완서의 말 / 박완서

58. 시절일기 / 김연수

59. 위대한 개츠비 / F. 스콧 피츠제럴드

60.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카를로 로벨리

61. 신이 내린 필력은 없지만 잘 쓰고 싶습니다 / 심원

62. 그리고 한 문장이 남았다 / 허연

63. 밤으로의 긴 여로 / 유진 오닐

64. 유럽도시기행1 / 유시민

65. 내 이름은 루시 바턴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66. 아침 그리고 저녁 / 욘 포세

67. 항구의 사랑 / 김세희

68. 농담 / 밀란쿤데라 전집1

69. 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70. 대도시의사랑법 / 박상영

71. 디어라이프 / 앨리스 먼로

72. 국화와칼 / 루스 베네딕트

73. 돈 / 에밀 졸라

74. 우스운사랑들 / 밀란 쿤데라

75. 삶은다른곳에 / 밀란 쿤데라

76. 목로주점1 / 에밀 졸라

77. 목로주점2 / 에밀 졸라

78. 이별의 왈츠 / 밀란 쿤데라

79. 웃음과 망각의 책 / 밀란 쿤데라

80. 닥터 지바고 1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81. 닥터지바고 2 /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82. 사랑의 기술 / 에리히 프롬

83. 우리 시대의 영웅 / 미하일 레르몬토프

84.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85. 동유럽 근현대사 / 오승은

86. 웃음과 망각의 책 / 밀란 쿤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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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1-02 15: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밀란 쿤데라가 돋보이네요.

전 더블-업입네요 ㅋㅋㅋ

그 중에 카를로 로벨리 아저씨가 눈에
띄네요. 저도 읽다 말았는데...
올해는 다 읽어 보려구요.

새해에도 열심으로 고고씽~
해삐 뉴 이얼!!!

뒷북소녀 2020-01-02 16:17   좋아요 0 | URL
아마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 밀란 쿤데라 전집을 읽고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카를로 로벨리... 제가 읽은 작품은 별로였어요.
좀 더 깊이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아직 중고서점에서 구매한 뒤 읽지 않은 한 권이 남아서...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이 책 마저 읽고 판단해 보려구요.

레삭매냐님, 원더키디의 해에도... 다양한 책 추천 부탁드려요.^^

카알벨루치 2020-01-05 0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과 민음사 캘린더를 배치해 이렇게 화려하게 페이퍼를 작성하시다니!!! 댓글을 안 달 수가 없군요! 우직함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멋지다는 말 밖엔 할 말이 없네요 그나저나 나는 뭐하고 있지!???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

뒷북소녀 2020-01-08 16:3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그나마 제가 꼬박꼬박 남기는 기록이라서요.

카알벨루치님도 새해엔 더 재미있고 유익한 책들 읽으시면서...

새해 책 많이 받으세요.^^
 
우스운 사랑들 밀란 쿤데라 전집 2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3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농담』이기도 하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기도 한 우스운 소설들!

『우스운 사랑들』은 총 15권으로 구성된 '밀란 쿤데라 전집' 시리즈의 2권. 7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는 이 책은 밀란 쿤데라의 유일한 단편집이라고 하니 더 의미가 있는듯 하다. 『농담』이 먼저 출간되었지만, 사실은 정식으로 등단하기 전부터 써놨던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모두 진지하지 못한 관계, 우스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목록은 이렇다.

「누구도 웃지 않으리」

「영원한 욕망의 황금 사과」

「히치하이킹 게임」

「콜로키움」

「죽은 지 오래된 자들은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자들에게 자리를 내주도록」

「이십 년 후의 하벨 박사」

「에드바르트와 하느님」

「누구도 웃지 않으리」는 『농담』 때문에 파멸한 '루드비크'를 떠올리게 한다. '나'는 자투레츠키로부터 자신의 논문에 대한 논평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의 논문을 읽은 '나'는 그의 논문이 너무나도 형편 없었기 때문에, 논평을 써줄 수가 없었다. 자신 뿐아니라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 상황인데 굳이 자신이 총대를 메고 자투레츠키를 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에 그는 자투레츠키를 일단 돌려보낸 다음 그를 피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너무나도 간절했던 자투레츠키는 '나'의 의중을 눈치채지는 못한채 끈질기게 그를 쫓아다닌다. 그냥 솔직하게 논문의 내용이 최악이기 때문에 써줄 수 없다고 하면 될텐데, 그는 그 말을 하지 않으려고 이 핑계 저 핑계로도 모자라 거짓말까지 하게된다. 그런 일들 때문에 그는 사랑하는 연인과 주변 사람들, 학교 당국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모든 것을 잃고 만다.

"제발! 내가 그 사람들 우습게 만들어 버릴 거야. 이거 전부 그저 농담일 뿐이라니까."

"농담하는 시대가 아니야. 지금 우리 시대엔 모든 걸 심각하게 받아들여." 「누구도 웃지 않으리」 39~40쪽

왜 솔직하게 말하지 않느냐고 묻는 연인에게 그는 이 모든 것이 그저 우스운 '농담' 같은 것이라며, 다른 사람들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해서 그런 거라며 가볍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 몰랐다. 현재의 의미를. 그리고 농담이 통하지 않는 시대라는 것을.

우리는 눈을 가린 채 현재를 지나간다. 기껏해야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것을 얼핏 느끼거나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나중에서야, 눈을 가렸던 붕대가 풀리고 과거를 살펴볼 때가 돼서야 우리는 우리가 겪은 것을 이해하게 되고 그 의미를 깨닫게 된다. 「누구도 웃지 않으리」 12쪽

「에드바르트와 하느님」에 등장하는 에드바르트의 형은 스탈린이 죽은 날 한 소녀에게 장난을 쳤다가 학교에서 축출 당하고 만다. 스탈린이 죽은 줄도 몰랐던 에드바르트의 형은 한 여학생이 부동자세로 서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 주위를 뱅뱅 돌며 크게 웃었다. 그 여학생은 이 웃음이 정치적 도발이라 평가했고, 그 일 때문에 그의 형은 학교를 그만두고 노동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이런 생활을 즐겼다.

훗날 에드바르트 또한 비슷한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하느님을 믿는 여자친구를 따라 성당에 갔고, 그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과장된 믿음을 보였던 에드바르트는 그가 재직중인 학교 위원회에 소환된다. 당시 종교가 금지된 것은 아니었지만, 어찌됐든 하느님을 믿고 성당을 다니는 것은 그들이 따르고 있는 당과 배치되는 것이었고 이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행동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드바르트는 네 명의 재판관 앞에서 자신의 믿음이 과장된 것이 아닌 진지한 것이라고 말한다. 만약 자신의 행동이 장난이었다고, 과장된 것이었다고 말한다면 자신을 소환한 사람들의 진지함을 우습게 만드는 꼴이 되어 사태가 더 악화될 것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그의 예감은 적중했다. 그들은 6개월 후에 다시 판단하자고 했고, 그동안 교장이 그의 교화를 맡았다. 사실 교장은 에드바르트의 형이 그 옛날 장난을 쳤던 바로 그 여학생이었다.

에드바르트의 여자친구 알리체는 종교 탓이기도 했겠지만, 엄청나게 얌전하고 조신한 학생이었다. 그에게 가벼운 뽀뽀 정도만 겨우 허락할 정도였는데, 이 사건 이후로 알리체의 태도가 돌변한다. 알리체를 비롯한 사람들은 그를 마치 순교자처럼 여겼다. 그런 순교자에게 알리체는 기꺼이 자신의 입술과 몸을 맡겼다. 에드바르트가 그렇게 원할 때는 내주지 않더니, 이제서야 종교의 이름으로. 정말 웃긴 사랑이다.

"무엇 때문에 진실을 말해야 하는가?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해야만 하게 하는가? 그리고 무엇 때문에 진실함을 미덕으로 여겨야만 하는가?"

(…)

"형이 그 사람한테 진실만을, 정말로 그 사람에 대해 형이 생각하는 것만을 말한다면 그건 형이 미친 사람하고 진지한 토론을 하는 데 동의한다는 뜻이고 형 자신도 미쳤다는 뜻일 거야. 우리를 둘러싼 세상하고도 정확히 마찬가지야. 형이 세상 앞에서 진실을 말하겠노라 고집한다면 그건 형이 세상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뜻이겠지. 그런데 그렇게 진지하지 않은 어떤 것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건 자기 자신이 진지함을 다 잃어버린다는 거야. 나는, 나는 미친 사람들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 자신이 미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거짓말을 해야만 해." 「에드바르트와 하느님」 346쪽

정말 웃긴 해프닝은 「콜로키움」에 등장한다. 멋진 몸매를 가졌지만 얼굴 때문인지, 아무도 원하지 않는 간호사 엘리자베트. 심지어 그녀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플라이슈만 또한 그녀에게 치를 떤다. 그녀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몸매를 부각시키는 스트립쇼를 (상징적으로 다 벗은 상태로) 하지만 모두들 외면한채 수면제를 건네며 자라고 하자 다른 방으로 건너간다.

마침 복도를 지나던 플라이슈만이 가스 냄새를 맡고 그녀의 방으로 달려가고, 그곳에서 플라이슈만은 벌거벗은 채로 잠든 엘리자베트를 발견하게 된다. 아무도 보기를 원치 않았지만, 자살을 시도한 그녀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그녀의 벌거벗은 몸매. 그런데 여의사가 그것은 자살이 아니었다고 한다.

사람들 앞에서는 옷을 벗을 수 없었던 엘리자베트. 그녀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옷을 벗고 완벽하게 스트립쇼를 하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수면제를 먹어서 잠이 왔고, 그 잠을 쫓기 위해 커피를 마시려고 가스 버너에 물을 끓였는데 그 사이에 잠을 이기지 못하고 잠든 것이다.

분명 그 버너 위에는 물이 바닥난 냄비가 있었음에도 남자들은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엘리자베트가 잠에서 깨 자신의 실수였다고 밝혀도 플라이슈만은 자신이 너무 큰 죄책감을 느낄까봐 그것을 감싸주려고 그런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플라이슈만은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이 소설에는 두 남자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모든 남자와 관계를 맺었지만 유독 자신만은 거부했다던 창녀의 이야기를 들려준 과장. 창녀는 자신이 아닌 과장이 자신을 원하게 만들어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고 한다. 나머지 한 남자는 모든 여자와 관계를 맺었지만 절대 엘리자베트와는 관계를 맺지 않은 하벨 박사. 그녀가 그토록 자신을 원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녀와 관계를 맺지 않는게 마치 유행 같은 것이어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하벨 박사.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매력있고, 누가 누구를 원하는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시선이라는 것. 아무도 원하지 않는데 혼자만 원한다면 우스운 꼴이 된다는 것.

아, 사랑이, 에로티시즘이, 이토록 가볍고 우스운 것이었나.

여기에 실린 7편의 단편들은 모두 『농담』이면서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기도 하다. (어쩌면 전집을 모두 완독하고 나면 더 많은 작품들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의 단편소설들은 그가 쓴 장편소설들과 닮았다. 주제의식도 비슷하고, 구성도 닮았다. 어쩌면 이 단편들이 그가 본격적으로 쓰고자 하는 이야기들의 밑그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작품을 몇 권 읽어보니 그가 집착하는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농담』에서도 그랬지만, 그는 시종일관 '농담(진지하지 못한 이야기)'을 던지고 있다. 심지어 농담이 통하지 않는 시대, 농담을 할 수 없는 시대인데도 말이다. 그는 왜 '농담'에 집착하는 것일까? 조상 중에 농담을 하지 못해서 죽은 귀신이 있었나 보다.

밀란 쿤데라는 소설을 쓸 때 '7'이라는 숫자에도 집착한다. 그의 첫 소설인 『농담』을 쓰고 난 후부터 일곱 부분으로 구성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원래 6부로 구상했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도 7장을 덧붙여 썼다고 한다. 그런데 이 단편집에 실린 단편 수 역시 7편. 이것 역시 그가 의도한 게 아니었을까?

제 소설들은 7이라는 숫자 위에 세워진 동일한 건축술의 변형인 셈이죠. 『소설의 기술』 1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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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12-02 2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도 요즘 쿤데라 전집 읽기 친구와 함께 하고 있어요. 쿤데라의 맨 처음 시작, 가장 나중 소설을 먼저 읽었는데 이 책도 조만간. 읽은지 너무너무 오래라 사진 올려주신 거 보고 다시 뽑아서 응?이런 표지였냐? 하고 확인했네요. ㅎㅎㅎㅎ

뒷북소녀 2019-12-02 21:32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저도 지인들이랑 전집 읽기를 하고 있는데 정말 좋아요^^ 꼭 완독하신 후 함께 이야기 나눠보아요.

레삭매냐 2019-12-23 15: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쿤데라의 책은 <무의미의 축제> 읽은
게 다네요 ㅠㅠ

<참을 수 없는... >부터 읽어야 하는데
만날 읽다 말고, 읽다 말구의 무한반복...

뒷북소녀 2019-12-31 15:23   좋아요 0 | URL
아, 전집에 없어서 <무의미의 축제>를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 책도 넣어야겠어요.^^
요즘 계속 읽고 있는데... 읽을수록 재미있어요.
특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요.

새해에도 멋진 활동과 글 부탁드려요.
레삭매냐님^^

서니데이 2019-12-24 17: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뒷북소녀님, 2019년 서재의 달인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올해도 좋은 이웃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뒷북소녀 2019-12-31 15:24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저도 올해 서니데이님의 글들을 만나 즐거웠어요.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