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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의 물결 - 자원 한정 시대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
제임스 브래드필드 무디 & 비앙카 노그래디 지음, 노태복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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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선 '제6의 물결'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제임스 무디·비앙카 노그래디 공저자에 의하면, "자원 소비에 과도하게 중독된 세계에서 벗어나 자원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는 세계로 전환되는 혁명"을 말한다. 즉 현재 천연자원이 고갈되고 나면 기후 변화와 식량 확보 문제가 날로 심각해질 것이다.

이 때가 되면 제6의 물결이 도래함으로써 마침내 인류는 자원 의존성에서 벗어나 아주 작은 나무와 전등 스위치에서부터 거대도시와 온라인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모두 소중한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저자들은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경제 성장이 자원의 소비와 더는 직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저자들은 한국어판 서문에서 우리 현실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가령 2009년에 녹색 성장을 위한 국가전략 추진 5개년 계획에 GDP 2퍼센트인 836억 달러를 투자한 결과, 한국은 2012 글로벌 청정기술 혁신 지수에서 세계 10위, 아시아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우리 노력에 대해 저자들은 “환경 기술 특허, 청정기술 혁신을 북돋우는 강력한 정부 정책 그리고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지원 분야에서 상당한 소득이 있었다.”고 평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1부는 이전의 다섯 혁신의 물결을 살펴보면서 시장의 힘, 기술 그리고 사회를 결속시키는 요인들에 의해 어떻게 그런 물결들이 형성되는지 알아본다. 이어 2부에서는 이 요인들로부터 제6의 거대한 물결이 도래함을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는지, 아울러 그 물결이 어떻게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주는지 살펴본다.

먼저 저자들은 러시아의 경제학자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가 창안한 ‘콘드라티예프 파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콘드라티예프는  러시아에서 소비에트농업을 위한 5개년 계획을 개발하는 등 한때 촉망받던 인물이었으나, 1928년 정치 상황이 바뀌면서 가혹한 시련이 시작되었고, 결국 스탈린에 의해 숙청되기에 이르렀다.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란 경기 사이클과 주요 혁신과의 연관성을 제시한 것이다. 이 용어는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콘드라티예프의 경제 이론을 보완하여 자신의 이론에 등장시키면서 출처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그의 이름을 따 붙인 것이다.

'콘드라티예프 파동'의 핵심은 혼란과 광란에 이어 포화와 성숙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지난 200년 동안을 보면 다섯 차례의 뚜렷한 콘드라티예프 파동이 있었다(아래 표 참조, 책 34쪽).


〈표〉콘드라티예프 파동

  제1의 물결
면화, 철, 수력
제2의 물결
철도, 증기력, 기계화 
제3의 물결
강철, 중공업, 전기 
제4의 물결
석유, 자동차, 대량생산
제5의 물결
정보통신기술
 상승기 1780년대
~1815
1848~1873 1895~1918 1941~1973   1980~2001
 하강기  1815~1848 1873~1895   1918~1940  1973~?  2001~?
 기술

면방직과 철 생산, 물레방아, 표백

철도와 철도 설비, 증기 엔진, 공작기계, 알칼리 산업 전기장치, 중공업, 중화학공업, 강철 제품 자동차, 트럭, 트랙터, 탱크, 디젤 엔진, 비행기, 정유공장 컴퓨터,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장치, 바이오기술
 핵심 재료 철, 목화, 석탄 철, 석탄 강철, 구리,
금속합금
석유, 가스, 합성수지 재료 집적회로
 수송 및 통신
 기반기설
운하, 유로 도료, 범선 철도, 전보, 증기선 강철로 만든 철도, 강철로 만든 선박, 전보   라디오, 고속도로, 공항, 비행기  인터넷, '정보 고속도로' 
 기업 조직  소유와 경영의 일치  위계적 구조 분할  매트릭스 구조  네트워크로 연결 

 


제1의 물결은 산업혁명이라고 알려진 역사상의 기간과 일치한다. 제2의 물결은 증기력에 의해 일어났으며, 종종 '철도의 시대'리고 일컬어진다. 제3의 물결은 전기, 중공업 그리고 강철에 의해 일어났다. 제4의 물결에서는 자동차가 등장했다. 이어 제5의 물결이자 가장 최근의 파동인 정보통신기술의 물결은 실리콘 칩을 생산하는 기술의 등장과 함께 1970년대에 시작되었다.

이러한 물결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사용된 기술의 변화를 불러왔을 뿐만 아니라 아주 심오한 사회적 변화도 아울러 초래해 왔다. 이 물결들을 '혁명'이라고 부르는 진정한 까닭은 기술 변화 자체보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가장 최근에 일어난 제5의 물결 시기에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살펴보고, 제5의 물결의 포화점과 제6의 물결의 여명기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제6의 물결의 실체에 대해 규명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새로운 트렌드나 흐름을 잡아내고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독자로 하여금 불완전하나마 그 미래-여기서는 새로운 물결-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로마 클럽이 1972년에 펴낸 《성장의 한계》를 보면 인구 증가와 천연자원의 사용이 다양한 한계들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 12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돌려 분석한 결과를 싣고 있다. 이에 의하면 21세기 어느 시점에 이르면 지구의 물질적 성장이 종말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본서의 저자들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공감하면서 향후 제6의 물결에서 핵심은 '자원 효율성'이라고 강조한다. 가령 자원의 비효율성에 관한 하나의 사례를 들어 보면, 전 지구적인 규모로 볼 때 자원의 고작 1퍼센트 미만이 정상적인 제품으로 바뀌고, 원재료의 나머지 99퍼센트는 쓰레기가 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앞으로 열대우림이나 깨끗한 물과 같은 생태계 서비스의 금전적 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며, 오염물질 등 환경문제에 대한 공동체적 대응도 더욱 적극적으로 변모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에 미래 사회에서 각광받는 기술로는 자원 효율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즉 제6의 물결에서 핵심은 "연료나 물과 같은 자원의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나 음식, 제품, 서비스와 같은 좋은 산출물을 극대화하고 아울러 모든 나쁜 산출물, 즉 쓰레기를 최소화하거나 전혀 생기지 않게 만드는 기술"이자, "에너지와 물, 쓰레기를 관리하는 새로운 기술에서 시작하여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나눔, 재활용, 향상된 자원관리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을 찾는" '청정기술'(cleantech)이다.

제5의 물결의 경우 핵심기술이 '정보통신기술'이었다면, 제6의 물결에서는 이러한 '청정 기술'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2부에서는 제6의 물결을 형성하는 다섯 가지 큰 개념으로 다음과 같이 제시하며 각 장에서 상세히 고찰한다.

 

첫 번째, 쓰레기 자원이 곧 기회다. 쓰레기가 핵심이기에 쓰레기가 더 많아질수록 기회도 더 커진다.
두 번째,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를 팔아라.
세 번째, 디지털 세계와 자연 세계가 하나로 통합된다.
네 번째, 생산물은 지역적이고 정보는 국제적이 된다.
다섯 번째, 자연에 해답이 있다.

 

 


특히 나는 네 번째 개념이 와 닿았다. 저자들에 의하면 에너지 생산은 지역화되어 분배되고 자원은 소비되는 양에 최대한 가깝게 재순환되는, 일명 글로컬리즘(glocalism)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우리 모두는 머잖아 최대한 지역산 식품을 선택하려는 '로커보어'(locavore)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헬레나 호지가 《행복의 경제학》에서 주장한 바대로, "경제활동의 규모를 근본적으로 줄이고, 보다 책임 있고 지속 가능한 경제를 발전시켜 우리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집 가까이에서 생산"하는 시스템이 될 것이다. 이 시기는 협동과 친밀, 상호의존적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해 안정적인 지역경제가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생각해 보라! 석탄,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고갈되고 나면 캘리포니아산 오렌지는 고사하고 제주에서 나는 감귤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운송비가 비싸게 먹혀 차라리 인근에서 나는 과일을 먹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한 다섯 번째 '자연에 해답이 있다'에서는 재닌 베니어스가 제창한 '생체모방'(mimicry)을 다룬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간 관련 도서를 읽으면서 눈여겨봐 두었던 탓에 이해도, 공감도 쉽게 되었다. 가령 흰개미에게서 영감을 얻어 에너지 소비를 10퍼센트로 줄인 인도 라바사지역의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 사례는 그야말로 환경 친화적인데다 저자들이 지양하는 '청정 기술'의 모범 사례가 아닐까 싶다. 또한 쓰레기 생산과 이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목적으로 제품 생산 및 소비 과정을 설계할 때 활용되는 산업생태학은 머잖은 미래 사회의 총아가 될 것으로 믿는다.

저자들은 말미에 마크 프렌스키가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신조어를 창안(2001)했듯이, 우리 세대 아이들은 '에코 네이티브'가 되어 제6의 물결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무엇보다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은 우리가 지구 그리고 인류의 미래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성찰하고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며, 개인과 공동체를 위해서 그 기회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깊은 통찰력과 희망 그리고 도전의 의욕을 북돋우게 해 준다는 점이다!

끝머리에 이르러 저자들은 제7의 물결에 대한 힌트도 덧붙이고 있다. 그 답은 '인간 효율성 또는 인간 능력'이다. 인문학과 인간에 대한 성찰이 더 중요해지지 않을까 싶다.

나아가 제8의 물결은? 이 문제에 관한 더 깊은 생각을 알아보고 싶거나 의견을 내놓고 싶은 분은 'The Six Wave'(http://sixthwave.org)를 방문해 보시라!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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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26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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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프래질 -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지음, 안세민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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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심 탈레브는 충격으로부터 혜택을 보는 것들을 '안티프래질(Antifragile)'이라고 부른다. 이런 것들은 가변성, 무작위성, 무질서, 스트레스에 노출될 때 번창하고 성장하며, 모험과 리스크, 불확실성을 좋아한다. 충격을 가하면 부서진다는 의미인 '프래질(Fragile)'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저자가 만든 신조어이다.

저자에 의하면
안티프래질은 회복력 혹은 강건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회복력이 있는 물체는 충격에 저항하면서 원상태로 돌아오지만, 안티프래질한 대상은 충격을 가하면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가령 진화
, 문화, 사상, 혁명, 정치 시스템, 기술 혁신, 문화적이거나 경제적인 성공, 기업의 생존, 훌륭한 조리법, 도시의 성장, 법률 시스템, 적도 지방의 삼림, 박테리아의 저항, 심지어 지구상에서 인간의 존재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모든 것들의 배후에 있다. 심지어 안티프래질은 인간의 몸처럼 살아 있는 유기체(또는 복잡계)와 책상 위의 스테이플처럼 생명이 없는 물리적 대상 간의 경계를 정해 준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
프래질'과 '안티프래질'의 명확한 구분이 서지 않아 약간 혼란스러웠는데, 저자가 인용한 그리스 신화의 다음 사례를 보면서 뚜렷하게 구분가능하게 되었다.

다모클레스의 칼 (프래질의 상징) : 시칠리아의 참주 디오니시우스 2세는 아첨을 일삼는 다모클레스를 잔치에 초대하고는 천장에 말총 한 올로 매달오 놓은 칼 밑에 앉게 했다. 이런 다모클레스 처지를 '프래질'로 표현할 수 있다. 칼날의 그의 목을 향해 떨어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55).

 

히드라 (안티프래질의 상징) : 히드라는 머리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데, 머리 하나를 자를 때마다 두 개가 다시 생긴다. 히드라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기를 원한다.(56)


우리는 주변에서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나 가변성을 좋아하는 대상을 쉽게 볼 수 있다
. 바로 경제 시스템, 인간의 몸, 영양(당뇨병을 비롯해 현대의 이와 비슷한 질병은 음식 섭취의 무작위성이나 간헐적인 단식과 같은 스트레스의 결여와 관련), 정신이 그렇다. 심지어 안티프래질한 금융 계약도 있다. 이런 계약은 시장의 가변성으로부터 이익을 얻도록 명시적으로 작성된다.

저자는 안티프래질의 메카니즘을 이해함으로써 비즈니스
, 정치, 의학, 인생처럼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영역에서 예측을 요구하지 않는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지침서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작업은 미지의 것이 지배하는 영역에서도, 그리고 무작위성, 예측 불가능성, 불투명성, 혹은 사물에 대한 불완전한 이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저자의 이런 문제의식은 지난 세계 금융 위기 때 일부 헤지 펀드 등이 다른 사람들을 손실의 위험에 노출시키면서 자신은 가변성
, 변화, 무질서로부터 이익을 얻었던 사례에서 착안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외친다. 다른 사람들을 프래질하게 만드는 대가로 자신이 안티프래질해서는 안 된다!

편 저자는 우리를 프래질한 상태에 빠져들게 만드는 사람들을 '프래질리스타'로 부른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눈에 띄는 혜택을 작지만 눈에 띄지 않는 잠재적인 부작용은 엄청나게 큰 인위적인 정책과 행위에 개입하도록 만든다. 가령 의료계 프래질리스타는 우리 몸의 자연 치유력을 부정하고 지나치게 개입함으로써 잠재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을 처방한다. 금융 프래질리스타는 사람들에게 은행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리스크 모델을 사용하도록 만들고, 예측 프래질리스타는 우리가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조장한다.

저자는 이처럼 프래질리스타에 의해 피해를 보는 사람과 시스템을 위해 이 책을 썼다
. 즉 이 책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 또는 우리가 보지 못한 요소와 특징을 지닌 세상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즉 불투명성을 지닌 상황에서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은 무엇일까에 대한 것이다.

이 책은 총 일곱 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저자는 '섹션' 혹은 '부'라고 부르기보다는 '권'이라고 부르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저자에 의하면 각 권이 중요한 아이디어의 응용과 함께 진화, 정치, 경영 혁신, 과학적 발견, 경제학, 윤리학, 인식론, 철학 등 다양한 영역을 더욱 깊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여튼 저자의 의도는 각 권이 전문 저널처럼 일정 독자의 접근성을 차단하지는 않을 정도로 하되, 독립된 영역으로 다루어도 좋을 정도로 심오하게 다루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이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겠지만, 내 경우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저자는 자연과 역사를 복잡계의 대표적인 주자로 바라본다
. 무작위성과 예측불가능성에 내재된 시스템은 인구와 인종을 계속 변화시키면서 각 세대마다 스스로를 재창조하기 위해 강건함을 넘어서는 메커니즘을 구축한다고 본다. 가령 진화는 시스템 내에서 멸종을 불러오는 극단적인 충격이 아닌 어느 정도의 잡음과 동요가 빈번할수록 적자생존과 무작위적인 돌연변이의 효과는 다음 세대의 특징을 규정짓는 데 더 많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즉 간헐적이고 무작위적이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돌연변이 덕분에 자손들 간 다양성이 존재한다면, 가장 좋은 자손이 번식하게 되어 종 전체의 생존 적합성이 향상된다. 따라서 진화는 돌연변이의 무작위성과 환경의 무작위성으로부터 혜택을 얻는다.

"
대부분의 정부 개입과 사회 정책은 약한 자에게 상처를 입히고 기존 세력을 강화시켜준다."(121)

저자는 장 자크 루소의 입을 통해 마키아벨리의 지론을 옹호한다
. "우리 공화국은 살인,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더 강해지고, 시민들은 미덕을 쌓아가고 있다…… 약간의 동요는 정신에 자양분을 공급해 주며, 종이 번성하도록 만드는 것은 평화가 아니라 자유다."

정치 시스템 뿐만 아니다
. 저자는 경기 변동을 제어하려는 시도는 모든 프래질을 낳는 근원이 되었다고 평한다. 그는 가령 2007년부터 시작된 경제위기의 주요 원인은 슈퍼프래질리스타인 앨런 그리스펀이 퍼뜨렸던 의원성(의사의 진료에 의해 질병이 초래되거나 악화되는) 질환 때문이라고 본다. 저자에 의하면 작은 산불은 인화성 물질이 누적되지 않도록 제거하는 효과가 있듯이 작은 경기 침체는 부실 기업을 정리하는 효과가 있다. 그런데 이것을 인위적으로 구제 금융 등으로 살려 두면 전체 경제를 위험하는 리스크가 눈에 보이지 않게 점점 쌓여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 탈레브가 꿈꾸는 세상은 무엇일까? 그는 "
현명하고 실용적인 방법은 탐욕에도 흔들리지 않는 세상, 더 바람직하게는 탐욕을 비롯한 인간의 결점으로부터 혜택을 얻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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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2-26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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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차이나]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트렌드 차이나 - 중국 소비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
김난도.전미영.김서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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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김난도 교수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아모레 퍼시픽과 CJ제일제당 등의 기업으로부터 최근 중국의 소비트렌드 흐름을 분석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쓴 것이다. 아마도 연구용역의 결과를 일목요연하게, 한편으로 새롭게 정리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면에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체계성과 구체성을 겸비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서문에서
1970년대 중국 개방화 이후 우리 기업도 중국에 대거 진출해 있지만 중국 '소비자'에 대한 본격적이고 치밀한 분석은 아직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까다로운 중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기업인들과 주재원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는 사명감으로 중국 소비자와 소비트렌드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즉 제도나 문화에 대한 일반적 텍스트로서의 중국이 아니라
, 실제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미시적인 실용지식으로서의 중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저자의 포부는 상당 부분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 특히 중국 소비자를 6대 유형별로 개괄하고, 중국인의 7대 소비 DNA를 도출하면서 중국 소비사장의 최근 트렌드를 짚어 내고 있다.

난 이 책을 통해 중국과 중국 시장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최신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

저자는 중국 소비자를 소득
, 소비의 자기·타인 지향성으로 유형별 구분을 시도하는데, 내겐 참 신선했다. 중국 소비자의 6대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내 일상은 럭셔리" : VIP형 소비자

2. "내 뜻대로 산[·]다" : 자기만족형 소비자

3. "유행은 내가 선도합니다" : 트렌디형 소비자

4. "내 속엔 계산기가 너무 많아" : 실속형 소비자

5. "소비에 언제나 목마르다" : 열망형 소비자

6. "안 쓰는 게 버는 것" : 검약형 소비자

중국인의
7대 소비DNA는 중국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핵심 인자를 도출한 것인데, 이것은 기존에 흔히 갖고 있던 단일 시장, 단일 소비층의 시각과 통념에 대한 교정을 요구한다. 즉 소비 인자별 맞춤식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7대 소비DNA는 다음과 같다.

 

1. 균형잡힌 삶의 추구 : Core Values

2. 중국 소비자의 체면 차리기 유형 : Mianzi Republic

3.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저신뢰사회 : In Trust You Can Depend

4. 세상의 기준은 바로 '나' : Individualism in Collectivisim

5. '2-1'에서 '4-2-1'로 가족구성의 변화 : Family Consumption

6. 중국, 세계의 큰손으로 문화를 호령하다 : China Chic

7. 럭셔리의 일상화·보편화·세분화 : Affordable Luxury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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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1-18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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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르는가]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왜 따르는가 - 스티브 잡스의 사람 경영법
제이 엘리엇 지음, 이현주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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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티브 잡스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려 준다.

저자 제이 엘리엇은 전 애플 수석부사장이었다
. 그의 이력은 미국 IT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0년대에 기업 IBM에 입사했고, 인텔을 거쳐 1980년 스물다섯 살의 스티브 잡스와 운명적으로 만나 애플 호에 승선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20여 년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제품 개발, 인재 채용, 조직 문화 등 애플의 전반적인 경영을 함께 하면서 잡스가 가장 믿고 기댄 정신적 멘토이자, 잡스의 괴팍한 천재성을 애플의 성과로 일구어낸 전문 경영인이었다.

래서 잡스를 직접 옆에서 지켜보면서 그의 창의성과 인간 됨됨이를 숨김없이 우리에게 들려 준다.


월터 아이작슨도 잡스를 솔직하게 보여 주었지만
,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았다. 가령 아래를 보자.

"안타깝게도 선
() 수행은 그에게 선의 평정이나 내적 평온을 길러 주지는 못했으며 그것 역시 그가 남긴 유산의 일부가 되었다. 그는 종종 단단히 꼬이고 참을성 없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러한 특성을 숨기려고 애쓰지도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와 입 사이에 야만적인 감정과 성마른 충동을 조정하는 조절기를 갖고 있다. 잡스는 그렇지 않았다. 그는 가혹하리만치 솔직한 성격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무언가가 형편없으면 그것을 포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내가 한 일입니다.” 이런 성격은 그를 카리스마와 영감이 넘치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따금 (속된 말로 쓰자면) ‘또라이로 만들어 주기도 했다."(월터 아이작슨, <스티브 잡스> 878)

하지만 저자 제이의 시선은 이보다는 훨씬 따뜻하다
.

"스티브는 다수의 소중한 의견을 듣긴 했지만
, 거의 모든 식사 자리에서 대화를 지배했기 때문에 리더십에 대해 그다지 많은 지혜를 얻지는 못했다."(210쪽)

나는 이 책을 통해 그간 회자되어 오던 일화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가령 검은 수요일(Black Wednesday)로 알려진 사건도 그랬다.

사건의 요체는 잡스가 자신의 사무실로 직원들을 한 명씩 불러 회사를 나가라고 말한 것이다. 모두 30명 정도-이는 중성자탄 잭 웰치의 경우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였는데, 거기에는 매우 유능한, 아니 애플 최고의 엔지니어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한다.

저자의 평가는 어땠을까? "그것은 좋지 않은 결정"이었다면서, "회사 전체에 빠르게 영향을 미쳤다"라고 언급한다. 하지만 회사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엘리베이터 비화(秘話)이다.
모두들 엘리베이터에서 스티브와 마주치는 일이 없기를 기도했다. 스티브가 엘리베이터에서 직원을 만나면 이렇게 물었기 때문이다. “내가 당신에게 주고 있는 돈을 받기 위해 당신은 오늘 무슨 일을 했지요?” 그렇게 엘리베이터에서 우연히 스티브를 만난 누군가가 스티브 마음에 드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사실 그 사람이 누구였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때부터 운동이라면 질색을 하던 사람들도 계단을 이용하기 시작했다.(55쪽)

스티브 잡스는 때로 튀는 아이디어를 감당하기 못해 주위에 불벼락 같은 화를 내뿜기도 했지만, 선천적으로 섬세한 성격이었다.
가령 그는 3평방인치 넓이의 자리에 단어 세 개를 어디에 배치해야 가장 좋을지를 놓고 엔지니어들과 20분 가량 입씨름을 하기도 하고, 세탁기에 대해서도 치열한 호기심과 열정을 보였다고 한다.

저자는 세탁기 사례를 놓고 이렇게 해석한다. "스티브의 세탁기 이야기는 우리에게 하나의 과제를 던져준다. 그 과제는 바로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하나의 가치를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저자는 스티브를 알고 지내던 동안 그에게 우는 모습을 가장 많이 보여준 사람이 바로 스티브 자신이었다고 한다. 정작 잡스는 직원들 눈에서 눈물을 쏙 빼놓기도 했지만, 내면적으로는 그 울분을 삭이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이렇듯 이 책은 스티브의 인간적인 모습들을  생생히 전해준다.

스티브는 자신이 원하는 문화와 그 문화에 어울리는 유형의 사람들, 니즈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사람들을 원했다. 한 마디로 '해적'이었다. '해적'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때로는 도전적인 삶을 살고 정당한 규칙은 철저히 지킨다. 그 '해적'들은 스티브와 함께 우리의 고루한 통념과 인식으로 뒤덮인 바다를 헤집고 다니면서 깨뜨리고 부수며 해체한다.

그렇다면 '해적'은 어떤 실체였을까? 애플에 다녔던 직원 한 명은 저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원대한 비전과 함께 회사 전체로 파문처럼 지시 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와 임원진입니다." 이 해적들이 세상을 열광시키고 새로운 트렌드로 이끈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스티브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을 때 전 세계인이 애도의 감정을 토로한 이유는 그의 제품이 사람들의 '감정'을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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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1-18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인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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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황금시대 - 비즈니스 정글의 미래를 뒤흔들 생체모방 혁명
제이 하먼 지음, 이영래 옮김 / 어크로스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생체 모방(biomimicry)’이라고 하는 용어는 재닌 베니어스가 1997년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여담이지만, 베니어스가 쓴《생체 모방》은 국내에 번역,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있는 분이라면 참고하시라.

자연의 기능과, 형태, 운동을 본딴 생체 모방은 현재 의료, 군사,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새로운 황금시대》의 저자 제이 하먼은 이러한 생체 모방에 착안해서 무언가를 발명하고, 특허를 내고, 벤처 기업을 일군 경영자다. 그에게는 자본이 하나도 없었지만, 단지 예리한 관찰력으로 자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그것으로 투자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어쩌면 생체 모방은 아이디어의 보고가 아닐까? 그래서 하먼에게는 생체 모방이 '황금어장'이요, 이렇게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바로 '황금시대'다. 새로운 노다지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하먼의 독특한 관점과 창의적인 재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생체 모방에 관한 전문가도 좋고, 단지 관심이 있는 독자여도 이 책을 꽤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으리라. 혹시 이 책을 펼친 순간 고개를 갸웃한다면, 이인식의《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를 먼저 보실 것을 권한다.

내가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나선의 기하학이었다. 하먼은 묻는 다. "두 점 사이의 가장 가까운 거리는 무엇일까?" "당연히 직선거리가 정답이다. 그렇다면 유체나 에너지나 물건을 두 점 사이에 있는 유체를 통과해 이동시킬 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역시 직선거리일까?"

하지만 수십 억 년의 진화를 거친 자연은 직선거리를 따르지 않는다고 한다. 가령 욕조 배수구 위에 소용돌이가 생기는 것을 보라. 우리 몸의 DNA는 이중 나선 구조로 되어 있다. 유전자 정보를 재빠르고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적화된 형태가 직선이 아닌 나선이다. 흔히 사람이 사막에 길을 잃으면 나선 궤도를 그린다고 한다. 우주 행성도 사실은 케플러가 증명한 타원형(언젠가는 그 자신과 만나는 닫힌 곡선으로서의)이 아니라 풀리는 스프링처럼 나선형이다. 침식 패턴을 봐도 그렇다. 세계의 모든 강들은 구불구불한 나선 패턴을 보인다.

좋다! 자연의 가장 효율적인 이동 형태가 나선형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비즈니스에 응용할 수 있을까? 하먼은 팬과 프로펠러를 이런 식으로 만들면 안전하고 효율적인 보트 추진 장치나 믹서기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오호! 나는 의자를 바싹 당겨 몰두하면서 읽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본문에 삽입된 사진이 흑백이라는 점이다. 생체 모방은 자연의 색채와 색감도 중요한 매개이기 때문에 사진만이라도 컬러로 실었다면 더 좋았겠다.

하먼은 생체 모방의 최신 동향에 대해서는 '애스크네이처(asknature.org)'를 추천한다. 
사실 이 웹사이트의 원류는 재닌 베니어스와 그녀의 동료들이 2006년에 만든 바이오미미크리 인스티튜트(Biomimicry Institute)다. 이 연구소는 강연을 통해 수백 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수백 명의 생물학자, 디자이너, 사업가들을 교육해 이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생체모방을 실천하도록 돕는다. '애스크네이처'는 2008년 이 연구소에서 만든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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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머핀 2013-10-2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