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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 빅뱅 파괴자들의 혁신 전략
래리 다운즈 & 폴 누네스 지음, 이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새로운 빅뱅 파괴자들은 다음과 같은 모습을 지녔다.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전략 혁신 비용의 감소

거침없는 성장 정보 비용의 감소

부담에 구애받지 않는 개발 실험 비용의 감소

 

빅뱅 파괴는 전략에서부터 마케팅 그리고 혁신에 이르기까지 기존 통념과 다르다. 이런 차이점을 표로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통념 vs 빅뱅 파괴

 

 

이런 전략에 따르면 에버렛 로저스가 제시한 고전적인 종 모양의 다섯 가지 고객 유형은 초기 사용자(얼리어댑터)와 그 밖의 모든 사람들, 두 종류로 대체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장 채택 곡선은 거의 수직에 가까울 정도로 급격하게 상승하고, 또 다른 파괴자가 새롭게 나타나면 정점에서 곧바로 다시 수직에 가깝게 하락하게 된다.

 

제프리 무어는 초기 사용자와 초기 다수 사용자로의 전이 사이에 폭이 넓고 깊은 골이란 의미의 캐즘(chasm)’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케팅은 여기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었다.

 

빅뱅 시대에 접어들어 다양한 SNS 도구들 덕분에 마케팅은 신속하면서 저비용으로 수많은 예비 고객들에게 전파될 수 있게 되었다.

 

기술관련 비용이 지속적으로 떨어져서 마침내 올바른 해법이 나올 것 같을 때는 이미 소비자의 취향이 완전히 바뀌어버린다. 그래서 린 스타트 업(Lean Start-up)’ 전략이 주효할 수 있다. 일단 시제품을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것이다. 시장이 무르익길 기다리면서 2등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이제 실패의 지름길이다.

 

[그림1] 빅뱅 시장과 로저스의 시장

 

아래 일명 상어 지느러미라고 불리는 그림[2]를 보자. 빅뱅 파괴의 과정은 다양한 부품 기술들의 여러 결합을 시도하는 일련의 실험들로 시작된다. 이 실험은 보통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수준도 낮다. 하지만 관련 기술들이 올바르게 결합하고 또 여기에 올바른 사업 모델까지 합쳐지면 상황을 즉각적으로 바뀐다. 이 과정이 얼마나 신속한지 빅뱅 파괴의 대박을 터트린 기업이 시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이다. 시장 침투는 보통 전체 세분 시장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난다.

 

[그림2] 상어 지느러미와 빅뱅 파괴의 12가지 원칙

 

 

저자들은 상어 지느러미에 다음과 같이 네 단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1. 특이점 단계 : 미래를 보다 선명하게 바라보아야 하며, 파괴적인 외부 변화의 경고 신호를 조기에 파악하도록 예의주시해야 한다.

 

2. 빅뱅 단계 : 파괴자가 만들어내는 갑작스런 소비자 채택 및 승자독식 시장에 준비를 해야 한다.

 

3. 빅크런치 단계 : 당신이 창조한 성공적인 파괴적자들이 시장포화에 도달할 때 당신이 생산하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제조와 배포를 언제든지 빠르게 중단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4. 엔트로피 단계 : 구닥다리 제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들을 여전히 붙잡고 있는 기업은 보다 유명한 시장들을 선정하기 위한 로드맵, 다음 차례의 특이점으로 나아가게 해줄 기술들을 개발해야 한다.

 

이때 단계별로 거론하고 있는 12가지 원칙은 빅뱅 파괴를 극복하기 위한 성공 원칙들이다. 자세한 내용은 본문을 통해 눈여겨 보시기를 권해 드린다!

 

나는 빅뱅 파괴의 성공 사례를 중국 스마트폰 업체 샤오미(小米)에서 볼 수 있었다. 샤오미는 국내에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출고가(90만원대) 보다 3분의 1 수준에 제품을 내놓았다. 애플의 짝퉁이라는 오명도 있지만, 샤오미는 2분기에 중국 시장에서 1499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 13.8%1위를 기록했다(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 기준). 1분기 3(10.7%)에서 점유율이 껑충 뛴 반면 기존 1위였던 삼성전자는 12%로 내려앉았다.

 

샤오미의 전략은 삼성, LG 등 경쟁 제품과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을 정도로 품질이 좋는 제품을 저렴하게 내놓았다는 것이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단말기 수익성은 5% 안팎에 불과하다. 홍미 노트의 경우 총 생산비용이 133달러고, 이를 140달러에 출고하고 있다. 1대 팔아서 7달러를 남기는 셈이다. 왜 이런 전략이 통하는 것일까?

 

나는 그 단초를 책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스마트폰 부품의 가격은 초기에는 개발비 등이 반영돼 비싼 편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급격히 낮아진다. 처음에는 조금 밑지고 팔더라도 판매를 계속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를 가진 셈이다.

 

[그림3] 스마트폰 부품비용의 감소 (출처 : iSuppli 보고서)

 

 

샤오미는 여기에 집중했다. 대신 게임센터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메시지앱 등 자체 앱 장터에서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채택했다. 작년 이 부문에서 16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선 예약 후 제조방식을 통해 재고 관리 비용도 최소화했다. 샤오미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실현하고자 했고, 그 전략은 적중, 시장을 순식간에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들이 든 사례 중 인상적있던 것은 타이완의 렛츠카페였다.

 

타이완의 '렛츠카페(Let's Cafe)'는 편의점 체인 안에 커피 판매대를 운영한다. 우리나라에도 흔히 볼 수 있는 결합 판매 방식이다.

 

하지만 렛츠카페는 다른 커피점이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경쟁 모델을 갖고 있다. 보다 좋고 보다 싸며 또 보다 철저하게 고객 맞춤형 커피를 제공한다. 어떻게?

 

렛츠카페는 매장에 특수 프린터를 설치해 놓았다. 고객이 커피를 주문할 때 자기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전송하면 프린터는 커피에 고객이 보낸 사진을 라떼 아트로 재현해 준다. 물론 이 프린터가 사용하는 잉크는 식용 파우더이다. 고도로 숙력된 바리스타를 고용하는 것보다 비용은 훨씬 적게 들면서 그야말로 궁극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림4] 렛츠카페의 광고 이미지

 

 

그렇다면 빅뱅 파괴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들이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성공하는 기업은 아래 네 종류의 전문화(특화)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1. 발명가 : 보다 좋은 품질에 보다 싼 가격의 기술을 창조하는 연구자들이다.

2. 설계자 : 기존의 부품들을 결합해서 세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조하는 기술적인 전문가이다.

3. 생산자 : 수요가 언제든 갑작스럽게 폭발했다가 다시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생태게에 부품을 공급하는 숙련된 전문가이다.

4. 조립자 : 다른 기업의 설계와 부품을 사용해서 주문에 따라 완성품을 만드는 공정 전문가이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아무리 빅뱅 파괴를 성공적으로 탄생시켰다 하더라도 시장이 빠르게 포화 상태에 도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새로운 시장 실험들 및 여기에 호응하는 시장 수요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자칫 생산 자산들의 이용률은 빠른 속도로 떨어져 심각한 수준의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어 지느러미의 3단계 '빅크런치'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대목이다.

 

빅뱅 파괴는 초혁신 시대를 불러왔다. 그냥 혁신이 아닌 남들보다 한 박자 더 빠른 혁신과 대응이 필요한 때다. 이 책은 빅뱅 파괴 시대에 슬기롭고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한 유용한 팁과 사례가 풍부했다. 경영 일선에 있는 이들은 물론 직장인 독자 모두에게 추천해 드린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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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경제학자라면 - 고장 난 세상에 필요한 15가지 질문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이제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거시경제학이 태동한 것은 1929년 미국에서 몰아닥친 대공황의 여파였다. 당시까지 주류를 이루었던 미시경제학은 동기, 임금, 생산성 등을 따지는 다양한 곡선과 함수를 개발해서 정교한 이론 체계를 확립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공황 이 발생하면서 미시경제학의 이론은 휴지조각처럼 산산이 부서졌다.

 

이와 달리 거시경제학은 하늘에 떠 있는 새의 시각으로 경제를 바라본다. 불경기라는 사실, 그리고 경제 전반에 걸쳐 평균 임금이 하락하고 있으며 실직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연구한다.

 

대공황 발생 초기에 케인스는 경제가 마그네토 문제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그네토 문제(magneto trouble)’란 예전에 자동차 엔진을 점화할 때 쓰던 자석 발전기를 말한다. 다시 말해 배터리만 갈아 끼우면 해결될 기계적인 문제인 것이다. 즉 케인스는 기술적 결함 때문에 전체 기계가 멈춰버렸지만, 올바른 도구와 이해만 있으면 대공황을 바로 잡고 고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했다.

 

저자 팀 하포드는 마그네토 문제를 제때 해결했던 인물로 빌 필립스를 예로 든다. 빌은 경제 변동에 관한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주는 컴퓨터 모니악(MONIAC: Monetary National Income Analogue Computer)’을 개발했다. 모니악은 당시 오차 범위 2퍼센트 내의 정확한 값을 산출해 주는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그는 정교한 공학 기술을 사용하여 방정식을 푸는 데 미분학이 아닌 수리학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하포드가 빌의 사례를 든 이유는 명확하다. 금융위기와 장기불황 등 고장 나버린 경제를 빌과 같은 창의적인 발상으로 고쳐보자는 것이다. 즉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모니악이 제대로 작동했던 기전처럼 경제 체제의 이면에 숨어 있는 결정적이고 실질적인 동력을 찾는 것이다. 이를 이해한 뒤에 그 동력이 좀 더 잘 작동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퍼센트가 아닌 4퍼센트로 해야 하는지, 미국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2조 달러에 가까운 돈을 찍어냈지만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등을 잘 알 수 있다.

 

말미에 저자가 소개한 팟 캐스트, NPR‘Planet Money (지구 돈)’  (http://www.npr.org/blogs/money)도 들을 만했다. 요람 바우먼과 그래디 클라인이 쓴 The Cartoon Introduction to Economics : Macroeconomics 도 소개되어 있다. 이 원서는 The Cartoon Introduction to Economics시리즈의 둘째 권이다. 한국에는 첫째 권, Microeconomics가 카툰 번역되었다(카툰 길라잡이 경제학 1, 까치). 티모시 테일러가 쓴 인스턴트 경제학도 메모해 두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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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자기계발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장하준 저  | 부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인 장하준이 쓴 ‘일반인을 위한 경제학 입문서’. 경제란 무엇이고, 경제학을 왜 알아야 하는지에서 출발해 자본주의 경제가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게 되었는지 간략한 경제사를 훑어본 뒤 경제학의 주류인 신고전파는 물론 마르크스학파, 케인스학파, 개발주의, 행동주의 등 다양한 경제학파를 소개하고 장단점을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또한 일, 소득, 행복 등 우리 삶과 밀접한 문제를 비롯해 정부와 기업의 역할, 국제 무역 등 넓은 영역까지 아우르며 경제 전반을 보는 눈을 키워 준다. 무엇보다 실제 통계 숫자를 통해 현실 경제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동시에 그 숫자가 설명하지 못하는(혹은 가리고 있는) 이면까지 날카롭게 짚어 준다. 자전거를 타듯, 스마트폰을 사용하듯, 쉽게 따라 익힐 수 있는 경제학 사용 설명서이다.


2. 《신호와 소음》
| 네이트 실버 저  | 더퀘스트
 

이 책은 2008년 금융 위기와 유명한 정치 전문가의 선거 결과 오판 등 예측 실패 사례들을 분석한다. 또한 정치, 경제, 스포츠, 기후, 전쟁, 테러, 전염병, 도박 등 여러 분야를 분석하며 (매일 엄청난 데이터가 생성되는) ‘빅 데이터’ 시대에 왜 그렇게 많은 예측들이 빗나가는지 묻는다. 저자는 정보가 많다고 예측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이는 정확한 정보인 ‘신호’와 이를 방해하는 ‘소음’을 잘 분리해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사전 확률을 도출한 뒤 새 정보가 나오면 가장 가능성 있는 것을 골라 적용해 사후 확률을 개선해 나가는 ‘베이즈 정리’ 등 자신만의 예측 비법을 소개하고 이를 실제 현장에서 활용하는 법도 자세히 설명한다. 실버는 자잘한 것을 무시한 채 커다란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사람보다는 여러 분야의 지식을 아우르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 사람, 실수를 인정하고 복잡한 상황과 정보를 잘 견디며 이론보다는 관찰을 중시하는 사람이 더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한다.

 

 

3. 《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 조형근 저 | 반비

 

이 책은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 막스 베버, 케인스, 슘페터, 폴라니, 베블런, 그리고 마르셀 모스까지, 경제학자들의 삶을 살펴보고, 이들이 시대와 호흡하며 진짜로 고민했던 문제들이 무엇인지 그 시대의 배경 속에서 살펴본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경제학자들의 아이디어를 빌려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금융위기, 임금할증률, 비정규직, 식민지 근대화론, 개신교 문제, 사회적 경제, 장기 불황, 복지국가, 창조경제, 협동조합 등등의 한국 사회와 연관된 주제들이 이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해석된다. 저자인 조형근은 ‘경제사회학’을 전공한 사회학자로서 왜 경제가 곧 정치이자 사회인지, 왜 경제가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지를 줄곧 설득력 있게 강조한다.

 

 

4. 《탐욕 경제》 | 쑹훙빙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전 세계에 ‘화폐전쟁 신드롬’을 일으킨 국제금융학자이자 글로벌재경연구원 원장 쑹훙빙의 ‘세계 금융 예측서’. 이 책은 금융권력의 탐욕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거대한 자산 거품을 초래했지만 그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현실을 포착, 곧 다가올 슈퍼 글로벌 금융위기를 경고한다.

이 책의 1~6장에서는 미국을 위시한 세계경제의 현황을 미시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특히 4.12 황금 대학살, 3차 양적완화(QE3) 조치, 디트로이트 시 파산, 월스트리트의 부동산 투기 등 최근 1∼2년 사이에 발생한 굵직한 금융 사건들의 전말을 낱낱이 파헤친다.

7~9장에서는 시야를 2천 년 전까지 넓혀 로마와 북송(北宋)의 흥망성쇠 과정을 슬로모션으로 그려낸다. 여기에는 ‘탐욕이 흥하면 부의 집중이 생기고, 나아가 국민의 재력이 고갈되며, 결국 내란과 외환이 잇따른다’라는 불후의 진리가 또 한 번 재연되는 것을 막으려는 저자의 집필 의도가 깔려 있다.

 


5. 《경영의 책》
| 이안 마르쿠스 | 필리파 앤더슨 저 | 지식갤러리

 

최근 몇 년 사이 경기침체가 전 세계를 덮치고 불확실성의 시대가 열렸음이 입증됐다. 기업의 규모는 더 이상 성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 이제는 작은 것이 아름다울 수도 있다. 틈새시장에 맞춤형 제품을 제공하는 신생 기업들의 성공 사례가 적지 않다. 문어발식 사업 다각화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전통의 강자도 상당수다.

인터넷은 모든 것을 바꾸어놓았다. 현대의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윤리의 전반적인 중요성도 고려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옛말일 뿐 더는 용납되지 않는다.

결국 확실한 비전을 갖고,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수행하는 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증명된 불변의 법칙부터 최신 이론과 기법까지 경영학의 정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기업이 나아갈 길과 경쟁우위, 프로젝트 성공의 비결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유용한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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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과열]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비이성적 과열
로버트 쉴러 지음, 이강국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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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로버트 쉴러는 현재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버블 형성과 붕괴, 서브프라임 사태 등 굵직한 경제현상을 정확히 예측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이 책 초판이 나온 2000년 직후 주가가 폭락해 닷컴 버블이 종말을 맞으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책 개정판은 2005년에 나왔다. 당시 버블 경제 붕괴의 여파로 미국 주식 시장은 6조달러 이상을 잃었고, 전체 가구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약 40퍼센트 폭락했다. 저자는 5년 뒤, 10년 뒤에도 경제는 계속 침체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쉴러 교수의 책이 거의 10년 전에 나온 것이다 보니 이런 의문이 든다. 지금 읽게 되면 혹시 시류에 때늦은 것은 아닐까?

 

내가 읽은 소감으로 말하건대 그렇지 않다. 저자는 책에서 어느 시기의 경제 동향과 금융 흐름에 특정된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반적인 경제 위기와 관련된 여러 변수에 관해 포괄적으로 다루기 있어 그간의 부침을 되짚어보는 데 유용하다.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시장의 버블을 일으킨 구조적 요인들을 분석한다. 2부는 투기적 버블의 구조를 더욱 강화하는 문화적 요인들을 고찰하며, 3부는 시장 행태의 이면에 존재하는 심리적 요인들을 살펴본다. 4부는 시장의 버블을 정당화하는 학자들과 대중적인 저자들의 시도에 대해 분석하며 마지막으로 5부는 투기적 버블이 개인 투자자와 기관, 그리고 정부에 대해 가지는 함의에 관해 살펴본다.

 

저자에 따르면 비이성적 과열(irrational exuberance)’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9612월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앨런 그린스펀에 의해서였다. 그가 평범한 연설에서 사용한 두 단어에 대해 시장이 보인 반응은 비이성적 과민(irrational hypersensitivity)’이었다 해도 좋겠다. 이후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용어는 투자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폭락과 폭등을 아우르는 정식 용어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2000년 들어 주식 시장이 고공행진하자 비이성적 과열이 다시 대두한다. 즉 지금 주가가 실질 경제를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비이성적 과열이라 부를 만한 어떤 영향의 결과인지에 대해 질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에 쉴러 교수는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시장 변동의 진정한 결정 요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시장의 변동이 경제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성찰해 보기로 결심한다.

 

그는 주식 시장과 주택 시장을 포함한 모든 투기적 시장에 적용되는 버블의 이론을 탐색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선 버블 경제를 유발하는 촉발 요인이 있다. 가령 인터넷 붐, 온라인 거래의 성장, 공화당 의회 그리고 자본이득세의 감세 등은 역사적인 폭등이 시작될 때 발생한 사건들이었다. 또한 확정기여형 펜션플랜의 성장이나 뮤추얼펀드의 성장, 인플레이션의 하락 그리고 거래량의 증가 등도 분명 관련되어 있다.

 

촉발 요인들이 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이끌기 위해서는 이 요인들의 효과를 퍼져나가도록 조장하는 증폭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그중에 하나는 투기적 버블이다.

그렇다면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에 따르면 문화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이 있다.

 

문화적 요인도 가세하게 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이 뉴스 매체다. 저자는 언론은 대중의 관심과 사고의 범주를 만들어내고 우리가 목격하는 주식시장과 투기적 사건들이 발생하는 환경을 창출한다고 지적한다. 일종의 자기충족적 예측(self-fulfilling prediction)이다. 즉 뉴스 매체가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방향으로 기사를 흘리는 것이다. 이런 행태는 비단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에서도 두드러진다.

 

저자는 문화적 요인에 의해 진실과 왜곡이 교묘히 조장될 때 어떻게 일관되고 독립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 된다고 주장한다. 결국 인간의 능력과 본성에 관한 우리의 관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즉 마음먹기에 따라 홀릴 수도 있고,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기운이 빠지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심리적 요인은 어떻게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저자에 의하면 사소하고 거의 보이지 않는 앵커들이 결국 시장의 수준을 결정하고, 투자자들의 과신이 이 앵커들의 영향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무리짓기 행위와 사고의 전파 등 정보캐스케이드 현상은 비합리적인 집단의 행동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한다.

 

우리 입장에서 보자면 두 차례의 경제·금융 위기는 글로벌 위기와 무관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쉴러 교수의 진단과 해법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비록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직관과 이성의 충돌을 화해시킨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말이다.

 

저자가 12장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해법들은 어쩌면 원칙적인 수준에 그칠지도 모르겠다. 가령 통화정책은 부드럽게 버블을 억제해야 한다’, ‘여론 주도층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 ‘기관들은 발전적인 거래를 장려해야 한다등은 원론적인 도덕률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보편성이 특수성보다 더 잘 설명할 수도 있는 법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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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문학살롱 - 그들은 어떻게 고전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한빛비즈 경제학자 시리즈 3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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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란 무엇일까? 이 용어는 하비 라이벤슈타인이 만든 경제학적 개념이다. 밴드왜건이란 서커스나 퍼레이드 행렬의 마차로 맨 앞에는 밴드들이 타고 있다. 밴드왜건이 풍악을 울리며 앞서 나가면 구경꾼들이 이를 따라간다. 구경꾼들이 따라가는 것을 본 사람들이 또 따라간다. 그래서 밴드왜건 효과는 일명 동조효과’, ‘편승효과라고도 부른다.

 

저자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빌어 이 개념을 설명한다. 싱클레어는 부모가 만들어 놓은 질서의 체계와 이를 깨고자 하는 자신과의 갈등에서 번민한다. 그 저항의 표시가 술에 기댄 방황이다마침내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찾아 나선다.

 

흔히 모두가 라고 하고 말할 때 혼자 아니요라고 말하기 어렵다. 진리가 아닌 것이 분명함에도 집단 다수가 그 길로 들어서면 모두 따라가기 마련이다. 외톨이가 되기 싫지만 그보다는 편승하면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데미안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사회가 한쪽방향으로 치달을 때, 혹은 회사가 한쪽 방향으로 나아갈 때 당신은 입을 닫고 대세를 따를 것인가, 자신의 소신을 내세워 쓴소리를 할 것인가?” 사실 헤세가 데미안》을 쓴 때는 제1차 대전 와중이었다. 그는 당시 전쟁이라는 집단 광기에 빠진 조국의 청춘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

 

지은이 박병률은 공학을 전공한 10년차 경제부 기자다. 문학과 영화, 뮤지컬을 특히 좋아해서 이를 통해 경제 원리를 설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령 주간경향영화 속 경제이코노미스트문학으로 읽는 경제원리를 연재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작업이 결실을 맺어 나오게 되었다.

 

책은 다음과 같이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 그들은 왜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까

2: 주인공들은 경제적 역할을 맡았다

3: 이야기에 경제적 복선이 깔려 있다

4: 거대한 경제흐름이 소설을 뒤흔든다

 

각 파트에는 아홉 편씩 실려 있어 총 서른여섯 편의 국내·외 작품이 소개된다. 글을 읽다 보면 기자실에 있는 틈틈이 그리고 주말에 온새미 집필에 몰두했을 저자의 열정이 느껴진다. 아주 가끔은 억지스런 논지가 아닌가 싶은 것도 있었지만, 대개는 경제학자라면 이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 시대에 먹고 사는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겠으니 경제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맛도 일품이리라. 옛 고전들은 이렇게 매번 부지런한 누군가의 손품으로 새롭게 해석되는가 싶다. 게다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삶이 바람직한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인간다운 것인지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듯 화두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푸코 식의 말을 살짝 비틀어 보자면 고전의 고고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의 또다른 발굴이 기다려진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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