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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문학살롱 - 그들은 어떻게 고전에서 경제를 읽어내는가 한빛비즈 경제학자 시리즈 3
박병률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란 무엇일까? 이 용어는 하비 라이벤슈타인이 만든 경제학적 개념이다. 밴드왜건이란 서커스나 퍼레이드 행렬의 마차로 맨 앞에는 밴드들이 타고 있다. 밴드왜건이 풍악을 울리며 앞서 나가면 구경꾼들이 이를 따라간다. 구경꾼들이 따라가는 것을 본 사람들이 또 따라간다. 그래서 밴드왜건 효과는 일명 동조효과’, ‘편승효과라고도 부른다.

 

저자는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빌어 이 개념을 설명한다. 싱클레어는 부모가 만들어 놓은 질서의 체계와 이를 깨고자 하는 자신과의 갈등에서 번민한다. 그 저항의 표시가 술에 기댄 방황이다마침내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해 자신의 자아를 찾아 나선다.

 

흔히 모두가 라고 하고 말할 때 혼자 아니요라고 말하기 어렵다. 진리가 아닌 것이 분명함에도 집단 다수가 그 길로 들어서면 모두 따라가기 마련이다. 외톨이가 되기 싫지만 그보다는 편승하면 쉽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데미안을 통해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사회가 한쪽방향으로 치달을 때, 혹은 회사가 한쪽 방향으로 나아갈 때 당신은 입을 닫고 대세를 따를 것인가, 자신의 소신을 내세워 쓴소리를 할 것인가?” 사실 헤세가 데미안》을 쓴 때는 제1차 대전 와중이었다. 그는 당시 전쟁이라는 집단 광기에 빠진 조국의 청춘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

 

지은이 박병률은 공학을 전공한 10년차 경제부 기자다. 문학과 영화, 뮤지컬을 특히 좋아해서 이를 통해 경제 원리를 설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가령 주간경향영화 속 경제이코노미스트문학으로 읽는 경제원리를 연재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작업이 결실을 맺어 나오게 되었다.

 

책은 다음과 같이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 그들은 왜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까

2: 주인공들은 경제적 역할을 맡았다

3: 이야기에 경제적 복선이 깔려 있다

4: 거대한 경제흐름이 소설을 뒤흔든다

 

각 파트에는 아홉 편씩 실려 있어 총 서른여섯 편의 국내·외 작품이 소개된다. 글을 읽다 보면 기자실에 있는 틈틈이 그리고 주말에 온새미 집필에 몰두했을 저자의 열정이 느껴진다. 아주 가끔은 억지스런 논지가 아닌가 싶은 것도 있었지만, 대개는 경제학자라면 이렇게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인문학 시대에 먹고 사는 문제도 소홀히 할 수 없겠으니 경제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맛도 일품이리라. 옛 고전들은 이렇게 매번 부지런한 누군가의 손품으로 새롭게 해석되는가 싶다. 게다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삶이 바람직한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인간다운 것인지 끊임없이 되새김질하듯 화두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푸코 식의 말을 살짝 비틀어 보자면 고전의 고고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저자의 또다른 발굴이 기다려진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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