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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책이 너무 많아서 책 보관소가 필요했던 저자는 고양이빌딩 이라는 애칭으로 통하는 건물의
주인이다. 3만 5천권 이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책이 여기에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다치바나 다카
시 책을 드문드문 꾸준히 읽었다. 십중팔구 읽을만 했구나 가끔씩 와 하는 탄성이 날 정도로 정보
량이 풍부한 책들이 눈에 보였다. 이 책도 마찬가지로 감탄스러운 구석이 있다.
1부는 이름을 알 수 없는 기자와 다카시와의 고양이 빌딩에서의 책과 관련된 인터뷰이다.
3층짜리 건물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체계를 가지고 진행되는 것은 아니고 눈에 띄이는 책들을
보면서 저자의 지적도정을 살펴본다. 성실하기로 소문난 저자도 젊은날 초짜기자일때 아주
유명한 지질학자를 만나러 가면서 기존 문과 스타일(?)의 인터뷰의 타성에 젖어서 적당히 준비
하고 갔는데, 질문과 답이 오가면서 그 학자가 질문의 수준과 준비가 미흡한 저자에게 "자네
이렇게 하면 안되네" 하는 호된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다카시의 표현을 빌리면 누구나 인생의
수수께끼 같은 시절이 있다고 하는데, 이 책은 다카시의 젊은날의 모자람(?)까지 확인 할 수
있어 평범하고 게으른 나에게 용기를 준다 ㅋ
다카시의 관심사는 실로 방대하다. 우주비행사, 뇌과학, 원숭이학 같은 이과 계통 전문서도
출판했고, 일본 1970년대 최대 정치거물을 무너뜨린 다나카 카쿠에이 연구, 일본공산당 연구,
경제, 법학 관심분야의 폭이 끝이 없어 보인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기독교 집안에서 출생
할걸 알게 됬다. 일본에서는 기독교의 교세가 한국보다 미약할 걸로 아는데 의외였다. 기독교 경
전 책도 출판하고 싶은 야심이 있는 이 노친내의 지칠줄 모르는 열정에 애늙은이가 아닐까
의심되는 나는 각성하게 된다.
다카시 는 자신의 조국의 미래를 무척 걱정한다. 일본의 관료 정치인 경제인의 수준의 낙후성
에 낙심하는데, 한국도 일본보다 후지면 후지지 나을게 없는데 참 큰일이다. --
1부는 인터뷰이고 2부는 2001년 3월부터 2006년 11월까지의 독서일기다. 가뭄에 콩 나듯이
한국관련 서적도 등장하는데 다루어지는 분량은 미미하다. 일본인이 쓴 신라 역사서와 한국전
쟁에 관하여 러시아인이 쓴 책이 눈에 보인다. 번역왕국 이라는 명성이 허명이 아닌 일본이어
서 인지 와 이런 책도 번역된단 말이야 하는 책도 있는데, 한국에도 이런 책이 소개되면 좋을텐데
하면서 입맛만 다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