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번역을 하다 피곤한 몸을 잠시 달래 보려고 옥상에 나가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 보았다. 고개를 들어 멀리 북한산을 바라보니 깊어가는 가을 하늘 아래 단풍이 무진장 무진장 물들어 가고 있었다. 아하, 하늘은 야박하지 않아 자기가 베풀어 놓은 물건을 거두어 갈 때는 그 사물로 하여금 마지막 있는 대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도록 하는 모양이구나.


  저, 저 단풍이 절정에 이르기 전에 나도 산에 가서 그 단풍을 만끽해 보려 한다. 이번주 풍수 답사에 반드시 동행하여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도록 하자. 2004.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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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외삼경우 등전만리심은

야삼경 월침침 그리움의 노래요

풍월무변이라 슬이라 자호하니

정겨운 대화가 가득하고

청량산 돌아가는 퇴도선생

주야에 긋지마라 하신 말씀

만권생애 낙사무궁 좋을시고

매일같이 공부하랴

천장지구 깊은 감동

영화도 보아가며

만권서적 장재복중

함영저화 작위문장이라

물흐르듯 바람불듯

천연스레 지어내니

규성의 조림인듯 천문성이 비추인듯

때로는 진지하게

분향묵좌 정진하세

차로 산을 이루고 술로 강을 이루어

다정 다감 다주로 사귀어 보세나

죽림칠현 노닐듯이

대숲에서 정정 바둑을 두어보고

필묵천고라 왕우군이 스승이니

그 글씨가 어디가랴

난정 가회 다시 보네

풍류남아 두목지가

강남을 소요하고

비류직하 이태백은 삼천척 기상일세

망중한에 글도 쓰고

잠심하여 돌아보고

요조숙여 보거들랑

여일월동심하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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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서재를 보고 있노라니

글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한 편 쓰려다 보니 또

방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지금 12개의 방을 만들었네

세월이 가고 세월이 가도

한 편 두 편 쓰는 낙이야

낙이야 변할까

이보소 벗님들아

심심하면 놀러오소

너나 없이 쓰고 읽고

萬古 風韻  이루어나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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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 MBC 느낌표 선정도서, 보급판, 최순우의 한국미 산책, 학고재신서 1
최순우 지음 / 학고재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한국의 건축, 각종 공예품, 도자기, 회화등에 담겨 있는 아름다움을 저자의 감식안을 거쳐 풍부하고도 개성적인 언어를 통해 저자의 감상이 스케치 된 멋스러운 글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그 아름다움에 대한 평소의 조예가 없고 그가 말하는 언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다소 따분할 수도 있겠다.


  나는 우선 나의 가장 관심 분야인 회화부분만 정독하였는데 나의 감상을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훌륭하다'라는 것이다. 저자가 그 그림을 읽어내는 능력이 우선 탁월하고 자신이 다년간에 걸쳐 연마한 감식안으로 더듬어 본 작품에 대한 향기를 참으로 다채로운 언어로 간결하게 표현해 놓고 있어 나는 아주 경이로운 감정에 흠뻑 젖었다. 다른 부분도 정독을 하면서 한편으론 생소한 분야에 대하여 나의 관심을 한 번 기울여 보고 한 편으론 이 글을 더 음미해 보아야겠다. 

다만 비용때문에 그랬겠지만 사진이 흑백으로 되어 있어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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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2
정연식 지음 / 청년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역사는 보편적이지만 개인적이고 구체적인가 하면 추상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그 시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한 사회의 보편성을 연구해야 하지만 결국 그런 보편성에 대한 연구는 그 시대에 살았던 한 사람의 삶의 문제와 연결되어야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과 함께 철저한 구체성 속에서 역사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지만 그 진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상적으로 사색해야 하는 양면적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다 보면 역사에 대한 이해는 보편적이고 추상성을 띠기 쉽다. 이러한 방법이 한 사회를 조망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시대에 살았던 인간의 실존을 느끼는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만 남고 인간의 생활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생활사를 중심으로 실제 살아 움직이는 사람의 삶을 거론하고 있는 정연식 님의 조선시대 이야기가 던져주는 의미와 감동은 각별한 것이다.


  근래에 생활사를 다룬 역사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 책만큼 생생하지가 않고 쉽게 쓴 역사서들이 적었던 것은 아니나 이 책만큼 내용이 충실하지가 않다. 많은 자료를 참고하고 저자 스스로 연구하고서도 내용을 쓸데없이 부풀리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이, 그러면서도 흥미를 끊임없이 지속시키고 있다고 말한다고 하더라도 과장된 말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역사의 큰 흐름을 보는 이유도 결국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앞으로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삶을 역사의 흐름 속에 정확히, 그러면서도 흥미롭게 재현한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아울러 역사서들을 집필하는 분들께 제발 부탁드린다. 쓸데없이 부풀리지 말고, 의미도 없으면서 어렵게 쓰지 말라고. 풍부한 내용을 간결하면서도 적확하게 그리고 의미 있는 내용을 분명하게 좀 써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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