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으로 본 조선시대 이야기 2
정연식 지음 / 청년사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역사는 보편적이지만 개인적이고 구체적인가 하면 추상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그 시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한 사회의 보편성을 연구해야 하지만 결국 그런 보편성에 대한 연구는 그 시대에 살았던 한 사람의 삶의 문제와 연결되어야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과 함께 철저한 구체성 속에서 역사적 진실을 발견할 수 있지만 그 진실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추상적으로 사색해야 하는 양면적 성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다 보면 역사에 대한 이해는 보편적이고 추상성을 띠기 쉽다. 이러한 방법이 한 사회를 조망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 시대에 살았던 인간의 실존을 느끼는데는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만 남고 인간의 생활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생활사를 중심으로 실제 살아 움직이는 사람의 삶을 거론하고 있는 정연식 님의 조선시대 이야기가 던져주는 의미와 감동은 각별한 것이다.


  근래에 생활사를 다룬 역사서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 책만큼 생생하지가 않고 쉽게 쓴 역사서들이 적었던 것은 아니나 이 책만큼 내용이 충실하지가 않다. 많은 자료를 참고하고 저자 스스로 연구하고서도 내용을 쓸데없이 부풀리지 않고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이, 그러면서도 흥미를 끊임없이 지속시키고 있다고 말한다고 하더라도 과장된 말이 아닐 것이다.


  우리가 역사의 큰 흐름을 보는 이유도 결국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앞으로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의 삶을 역사의 흐름 속에 정확히, 그러면서도 흥미롭게 재현한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아울러 역사서들을 집필하는 분들께 제발 부탁드린다. 쓸데없이 부풀리지 말고, 의미도 없으면서 어렵게 쓰지 말라고. 풍부한 내용을 간결하면서도 적확하게 그리고 의미 있는 내용을 분명하게 좀 써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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