昭君怨 其五



胡地無花草하니
春來不似春이라
自然衣帶緩하니
非是爲腰身이라

오랑캐 땅이라 꽃이 없으니
밤이 와도 봄 같지가 않구나
절로 허리띠가 느슨해지니
허리를 가늘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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早發白帝城
李白
朝辭白帝彩雲間
千里江陵一日還
兩岸猿聲堤不住
輕舟已過萬重山

아침 일찍 백제성을 나서

아침 동틀녘 꽃구름 사이로 백제성을 떠나
천리길 강릉을 하루만에 돌아왔네
양쪽 언덕 원숭인 울음 그치지 않는데
가벼운 배는 어느새 만겹산을 지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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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랴는고


추측하건대, 이 노래 가사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드물겠지만 이것이 번역시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어딘지 시조풍과 민요풍이 느껴지는 이 시는 김소월의 스승 김억이 당나라 여류시인 설도의 시를 번역한 것이다.

설도는 스스로 여러 색깔의 물을 들인 종이를 제작하여 편지도 쓰고 시도 썼는데 사람들이 좋아해서 설도箋이라고 불렀다.
이 시의 원문과 나의 번역을 소개해 본다.




春望詞

薛濤

風花日將老로대

佳期猶渺渺라

不結同心人하고

空結同心草라


봄이라 님 그리워



바람에 지는 꽃

해는 저무는데

만날 날은 아득타

마음 허락한 님일랑

함께 하지 못하고

부질없이

동심초만 매었네


이 시는 참 섬세하고 다정다감한 여인의 심리가 잘 표현되어 있는 것 같네요. 첫 구절에 특히. 아련하기도 하고 좀 애상적이기도 하고...이런 사람 한 번 만나 봤으면...그 사람은 내 마음은 알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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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느긋한 기분으로 왕유 시 두 편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왕유가 쓴 시중에는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내용을 함축한 시들이 많은데 아래 두 편의 시는 그런 특징을 잘 보이고 있으면서 그 주제까지 서로 통하고 있어 같이 감상하면 그 맛이 배가되리라고 생각하기에...

* 그리고 시구절 뒤에 토를 단 것은 내용 이해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전통방식대로 제가 임의로 단 것이니 그저 참고나 하십시오.


想思

紅豆生南國하니
春來發幾枝아?
勸君多採힐하노니
此物最相思라

*힐: 뽑을 힐. 손수(재방변)우측에 吉+頁한 글자. 여기선 따 모으다 정도의 의미.
*홍두에는 고사가 있는데, 옛날에 어떤 여자가 남편이 변방에서 죽자 자신도 어떤 나무 아래에서 죽었는데 이것이 화하여 홍두가 되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이 나무를 想思子라고 하는데...저도 그림으로만 보고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누가 알면 좀 가르쳐 줘요. 하여튼 이 후에 이 홍두는 연인간의 사랑에서 친구간의 우정 등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그 의미가 자꾸 확대되었지요.

그리움

홍두는 내 친구 사는
남방에서 나네

봄이 왔으니
몇가지나 돋았을까

친구야
많이 따 두었으면

홍두가 제일
그리우니...


ㅇ 참으로 一氣呵成인 작품이요 一氣讀下의 작품이라 할 만하다. 극히 내용이 명료하면서도 함축이 깊다. 특히 제 3구는 친구도 나를 그리워 하는 마음에 홍두를 많이 따 둘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 우정이 쌍방간에 서로 교차한다. 같은 작가의 시 '九月九日憶山東兄第'의 풍이 연상된다.


雜詩

君自故鄕來하니
應知故鄕事라
來日綺窓前에
寒梅着花未아?

*결구의 未는 그런가 그렇지 않은가의 의미로 否와 같다. 백화의 是不是와 같의 의미이다.

고향집 매화


자넨 고향에서 왔으니
고향 소식 알겠네그랴
오던 날 우리 집 창 앞에
매화꽃 안 피었던가?

ㅇ이 시는 참 청신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색씨 같은 자태이다. 지난해 요즘, 진주에 선생님을 뵈러 갔다가 하동에서 매화밭을 보았는데...지금쯤 어디에 매화가 피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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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잠시 중국어 예습을 하고 또 스터디 준비를 해야지. 쉴새 없이 해야할 공부는 많고 가슴에 시름은 지워지지 않는 오후이다. 곧 봄이 올텐데...곧 봄이 올텐데... 이제는 봄이 오는 것이 두렵기 까지 하다. 萬象含佳氣하고 春城無處不飛花어늘 世路少知音이로다

刈麥謠



田家少婦無夜食하니

雨中刈麥林中歸라

生薪帶濕烟不起 하고

入門兒女啼牽衣라



(번역)

보리 베는 노래





농가의 나 어린 아낙

밤에 먹을 게 없어



빗속에 보리 베어

숲에서 돌아오네



생나무라 축축하여

불은 잘 안 붙는데



부엌문에 들어온 아이놈들

울면서 옷자락 끌고 보채네.



어제 누가 이 시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해서 오늘 한 번 찾아 보았다. 이 시의 작가는 손곡 이달인데 최경창 백광훈과 함께 삼당시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저녁을 제대로 못 먹었는지 밤이 되어 배가 고픈 아이들이 제 엄마를 보챈 모양이다. 일찍 시집을 온 탓에 요즘 대학생 정도나 되었을까 하는 아낙이 밤에 풋 보리를 베고 또 나무를 준비하였는데, 불은 잘 붙지 않고 그 와중에도 철 모르는 아이들은 어미에게 보채는 모양이다.

한시 하면 꽤 낭만적이고 음풍 농월적인 작품만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실 그런 작품들이 많긴 하지만 요즘 소위 말하는 리얼리티가 물씬 풍기는 생생한 작품도 많다. 한 번 번역해 보았는데... 제대로 되었는지 모르겠다. 틀린 점은 말할 것도 없고 더 나은 표현이 있다면 말해주면 고맙겠습니다.

중국어 작문도 해서 선생님에게 보여야 하느데...王事가 밀려들어 시험 공부할 틈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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