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느긋한 기분으로 왕유 시 두 편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왕유가 쓴 시중에는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내용을 함축한 시들이 많은데 아래 두 편의 시는 그런 특징을 잘 보이고 있으면서 그 주제까지 서로 통하고 있어 같이 감상하면 그 맛이 배가되리라고 생각하기에...
* 그리고 시구절 뒤에 토를 단 것은 내용 이해의 편의성을 고려하여 전통방식대로 제가 임의로 단 것이니 그저 참고나 하십시오.
想思
紅豆生南國하니 春來發幾枝아? 勸君多採힐하노니 此物最相思라
*힐: 뽑을 힐. 손수(재방변)우측에 吉+頁한 글자. 여기선 따 모으다 정도의 의미. *홍두에는 고사가 있는데, 옛날에 어떤 여자가 남편이 변방에서 죽자 자신도 어떤 나무 아래에서 죽었는데 이것이 화하여 홍두가 되었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이 나무를 想思子라고 하는데...저도 그림으로만 보고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누가 알면 좀 가르쳐 줘요. 하여튼 이 후에 이 홍두는 연인간의 사랑에서 친구간의 우정 등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그 의미가 자꾸 확대되었지요.
그리움
홍두는 내 친구 사는 남방에서 나네
봄이 왔으니 몇가지나 돋았을까
친구야 많이 따 두었으면
홍두가 제일 그리우니...
ㅇ 참으로 一氣呵成인 작품이요 一氣讀下의 작품이라 할 만하다. 극히 내용이 명료하면서도 함축이 깊다. 특히 제 3구는 친구도 나를 그리워 하는 마음에 홍두를 많이 따 둘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어 우정이 쌍방간에 서로 교차한다. 같은 작가의 시 '九月九日憶山東兄第'의 풍이 연상된다.
雜詩
君自故鄕來하니 應知故鄕事라 來日綺窓前에 寒梅着花未아?
*결구의 未는 그런가 그렇지 않은가의 의미로 否와 같다. 백화의 是不是와 같의 의미이다.
고향집 매화
자넨 고향에서 왔으니 고향 소식 알겠네그랴 오던 날 우리 집 창 앞에 매화꽃 안 피었던가?
ㅇ이 시는 참 청신하다는 생각이 든다. 새색씨 같은 자태이다. 지난해 요즘, 진주에 선생님을 뵈러 갔다가 하동에서 매화밭을 보았는데...지금쯤 어디에 매화가 피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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