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 - 10대를 위한 SF 걸작선 ㅣ 창비청소년문학 24
필립 K. 딕 외 지음, 패트릭 닐슨 헤이든 엮음, 정소연 옮김 / 창비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요즘 책이 안 읽힌다. 이것도 저것도. 그래, 판타스틱이 마지막으로 내게 권했던,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SF단편선'.   

재미있다. 편집자가 밝힌 것처럼, SF는 과학적 환상을 보여주는 장르물이라기 보다는, 현실을 비추는 거울로써의 물음이라는 걸 알게 된다. 각각은 다른 질문을 하고, 때로 깊고 무겁고, 때로 얕고 가볍지만, 그걸로 충분히 즐겁다. 길이도 깊이도 주제도 다른데, 그 각각이 다 그대로 여운을 준다.  

실제로 그 질문은, 현실의 어떤 다른 상황으로 돌려질 수 있지만, 지금 이 속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SF라는 외피 덕에 더 쉽게 다가온다.  

저 반짝이는 별들로부터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자가 우리를 방문하였을 때, 우리는 그를 경멸하고 멀리할 수도 있고, 외롭고 황량한 우주에서 자신과 가족과의 관계를 되짚을 수도 있다.  

알 수 없는 미래가 어떤 풍경일지, 저 먼 별바다에 누가 살지, 우리는 알 수 없으니 상상할 수 있고, 우리는 우리 삶 속에서만 상상할 수 있으니, 그 상상은 우리 삶을 비춘다. 그 모든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만나서 기뻤다.

아, 판타스틱,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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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그래서 꼭 읽어봐야 할 책
팔 없는 사람을 그리는 아이들
후지와라 토모미 지음, 김소연 옮김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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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밀라님의 서평을 보고 책은 안 봐도 되겠다, 생각했다. 주제가 충격적인데, 그 추적과정이 굉장히 과학적이거나 논리적이 아니라면 책을 모두 읽을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도, 계속 누군가에게 이 책 이야기를 하게 되어서 읽어보자고 샀다.  

나는 너무 게으른 엄마라서, 어떤 방식의 육아에 대한 조언이 들어오더라도, 내 편한 방식만 수용한다. '아이의 매니저가 되어야 한다'는 언명이나, '아이는 엄마하기 나름이다'라는 식의 언명은 다 들은 체 만 체,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던지, '헬리콥터 맘이 아이를 망친다'던지, 하는 말만 듣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혹한 것이다. 과잉육아가 팔없는 사람을 그리는 아이들을 양산한다는 충격적인 말에. 그래서, 누군가에게 이 서평을 옮기고 옮기고 옮기다, 결국 책을 사서 읽어보자 한 것이다.  

원래, 서평을 통해서도 예측가능하였다. 이 책은 작가와 편집자가 어떠한 현상-팔없는 사람을 그리는 아이들-에 대하여 추적하는 이야기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과학적으로 추적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충격적인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최초로 문제제기하는 그런 글인 것이다. 그 속에 묘사된 육아방식도 불충분해서 특별히 더 비난받을 과잉육아인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다시 누군가에게 책대신 서평을 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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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시 읽었다
    from 뒤죽박죽 뒹굴뒹굴 2016-03-10 06:29 
    다시 읽었는데, 이전과 다른 느낌이다. 첫 아이가 네살이던 무렵 읽었을 때와 지금 셋째아이가 네살일 때의 느낌이 확실히 다른데, 지금이 훨씬 낫다. 글들의 밀실육아,에 대한 묘사가 더 실감난다.처음 읽었을 때는 글의 형식이나 묘사가, 지나치게 비약이 심하고 대화체로 서술되면서 정확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지금까지 육아를 겪으면서는 그걸 이해하게 된 거다. 여전히 걱정이 지나치다 싶은 묘사가 있고, 끼어드는 대화체는 이상하지만, 걱정스러운
 
 
 
현주의 손으로 짓는 이야기 - 한올 한올 숨쉬는 행복한 바느질
김현주 지음 / 살림Life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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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라서 어쩌지 못하고 삽니다.   

그렇지만, 팬이라도 별점은 저 정도가 최선입니다. 내가 아는 그 연기자,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그 연기자는, 이 책 속에도 그대로입니다. 바느질로 스트레스를 삭이는, 사생활이 드러나지 않는 이 여배우의 이 책은, 취미로 바느질을 하는 평범한 사람에게 자상하게 방법을 설명하는 책도 아니고, 자신의 생각을 사려깊게 풀어놓은 에세이도 아니고, 둘 중 어느 하나로도 책 한 권이 될 수 없어, 그 소품을 든 자신의 사진을 박아 넣은 그런 책입니다.  

정말 디자이너라거나, 그 소품을 만들어낸 창조자는 아니니까, 만드는 방법을 그대로 설명할 수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좋은 취미 실용서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직업은 배우고, 쌓이는 것들을 바느질로 푸는, 군더더기 없이 말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니, 글들이 짧고 명쾌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그녀는 글 속에도 그대로인데, 책 한권이 되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하니 좋은 에세이집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취미실용서로도, 에세이로도 부족한 부분은, 만드는 법을 실을 수 없었던 예쁜 소품들을 들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배우의 사진들로 채워졌습니다.  

안 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쌓이는 일들을 바느질로 풀고, 좋은 연기로 내 앞에 서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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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2010-01-18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ㅋㅋ 나는 어제 가난한 휴머니즘을 샀어..
아무래도 인문MD빠순이가 될거같아..
 
바람을 길들인 풍차소년
윌리엄 캄쾀바, 브라이언 밀러 지음, 김흥숙 옮김 / 서해문집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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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행위를 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공명하는 성향을 가졌다.  

이 책 속의 소년은 훌륭하지만, 나는 이 소년의 현재와 미래에, 소망에 반 정도만 공명할 수 있었다. 부패한 정부와 기아로 고통받는 말라위의 묘사는 무섭고, 그럼에도 소년의 아버지는 존경스럽다. 옥수수가 익어가는 계절에, 작년의 흉작으로 굶는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마을의 풍경이 묘사되고, 그런데도 "우리 옥수수를 훔치면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소년의 물음에 "그들도 굶주린 사람이다, 우리는 용서를 배워야 한다"고 말하는 소년의 아버지는 아직 달라지지 않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내가 감동하는 장면은 이런 것이다.  

소년의 소망은, 가족이 굶지 않는 것, 학교에 가는 것이고, 그래서, 소년은 풍차를 만든다. 나는, 그 조그만 자전거 발전기만으로, 집 안에 불을 켜고, 라디오를 듣고, 또 휴대폰도 충전한다는 데 놀란다. 그렇지만, 나는 기술의 실현에 열광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소년이 만든 풍차가 성취가 되는 그 과정이 그저 그랬다. 소년은 집에 불을 켜려고 풍차를 만들었고, 집에 불을 켰다. 소년이 만든 풍차가 소년의 꿈들을 이루게 하는 데에는 다른 것이 필요하다. 소년을 알게 되고, 그래서 알리는 사람. 그래서, 돈을 모아, 소년에게 학비를 보내는 사람. 그래서, 이 이야기를 나에게까지 읽도록 하는 사람.

소년은 학교에 갈 것이고, 말라위에 꼭 필요한 과학자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공대를 졸업한 나는, '기술의 진보는 이걸로 충분하다'고 말한-나는 이걸 김구선생님이 백범일지에 쓴 것이라고 전해들었다- 태도로, 소년의 꿈이라는 게, 말라위에서 배고픔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말라위에서 지나치게 낭비하는 삶의 양식을 실현하는 것일까봐 걱정한다. 나는 소년의 풍차가 더, 더 커지기를 바라지 않는다. 소년이 다른 나라의 커다란 풍력발전단지를 보고 감명받는 대목이 싫다. 나는 모든 아프리카 흙집 위에 작은 풍차가 돌아가서, 정말 필요한 부분에 꼭 필요한 만큼 전기를 생산하게 되는 식의 꿈이기를 바란다. 꼭 필요한 만큼, 물을 끌어, 밭을 적실 만큼의 전기, 생존을 위해 낭비없는 방식의 필요.  

'나는 시도하고 만들었어요'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한 걸음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소년의 태도는 존경받을 만하다. 그런데도, 나는 오히려 가뭄과 흉작으로 굶주린 사람들에 대한 묘사, 그 원인으로 드는 부패한 정치에 대한 묘사에 집중하고, 소년의 이야기는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온 소년이, 그 덕분에 학교도 갈 수 있게 된 그런 이야기로 폄하하고 마는 것이다.  

소년은 앞으로 자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이 책에 묘사된 소년이 더 큰 풍차와 더 편리한 삶을 꿈꾼다고 해서, 크게 나무랄 일은 아니다. 단지, 책을 읽은 내가 이런 지점에서 불편했었다는 걸 기억해두려고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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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미인 1 ㅣ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0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지음, 최세희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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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사람이 아니다. 간만에 만난 사람과 '인생은 재수(운)가 반 이상인 거 같아요'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이다. 그래서, 지나치게 어두운 이야기들에 이입하지 못한다. 

그래서, 오스카르의 분노를 이해하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임미와 욘니의 악행을 또 이해하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톰미의 행동을 이해하지만 또 이해하지 못한다. 엘리를 숭배하는 그 남자는 이름조차 지운다.

그래서,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공감한 사람은 바르기니아다.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 있을 수 없는 사람, 그래서, 햇빛 속에 불타버리기를 결심하는 사람.   

이야기는 춥고, 차다. 흡혈귀,라는 존재는 영원히 외로운 존재라는 걸, 알겠다.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 말 그대로 영원의 시간, 타인의 생명을 댓가로 자신의 생명을 이어가야 하는 존재. 그런데도, 나는 변명을 들어줄 자세가 안 된다. 나는 차라리 불에 타버리겠다,고 생존의 문제를 쉽게 말한다. 엘리가 피를 사는 대목에서 나는, 그럴 수 있다면 왜 죽인 거야,라고 심지어 질문한다. 영원한 생명 때문에, 그런 교환이 영원할 수 없다는 걸 알 법도 한데, 영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피하고 외면하고, 등돌릴 것이다.

읽다가 어느 순간, 이 책들의 날짜와 요일이 올해와 일치한다는 생각을 했다. 11월 13일의 금요일로 끝나는 이 책의 순간들이 올해 2009년의 달력과 요일이 같았다. 아, 신기한 기분. 80년대 스웨덴의 찬 날씨가 그대로, 2009년 여기서 재현되는 그런 기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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