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
김태형 지음 / 원더박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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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의 심리분석,책이다. 박근혜의 심리에 대한 나름 선견지명있는 분석을 내놓았던 저자라는데, 재미나게 읽었던 불안증폭사회,의 저자였다. 전자책인데, 종이책으로 사지 않은 걸 후회했다. 당장 읽고 싶어서 전자책으로 샀고, 사자마자 한달음에 읽을 수 있었는데, 재미있어서 다른 사람에게도 읽어보라고 하고 싶은데, 전자책이라서 줄 수가 없는 거다. 

기획은 있었는데 선거가 당겨지는 바람에, 모든 후보를 담지는 못했다. 문재인, 이재명, 안철수, 유승민에 대한 심리분석이고, 마지막에는 이번 선거를 대하는 대중에 대한 심리를 분석한다.

많은 심리분석서들이 그렇듯이, 부모와 어떤 관계였을지를 추정하고 그런 관계 안에서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지 말한다. 자신이 한 말들 속에서, 후보가 가지는 스스로의 상, 국민과 자신의 관계, 표현되는 욕구와 내면의 욕구 같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대개 수긍할 수 있다.  

조건이 달린 사랑을 받은 과거의 기억이, 다 큰 어른의 행동을 어떤 식으로 제약하는지 같은 것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 어려운 게 부모 노릇이라는 생각이 든다. 존재를 존재 그대로 사랑하고 지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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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7-04-14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대선떄가 되는 이런 책이 많이 나오는군요.그나저나 대선 기간이 의외로 단축되어서 이런류의 책들이 좀 날림으로 나오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별족 2017-04-15 05:57   좋아요 0 | URL
충분한 숙고보다, 시의성이 중요하니까요. 나름 재밌습니다.
 
당나라에 간 고양이 - 화묘·몽당(畵猫·夢唐), 고양이를 그리고 당나라를 꿈꾸다 화묘 시리즈
과지라 지음, 조윤진 옮김 / 달과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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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책 구매는 아동서적을 제한한다. 교육비 명목으로 지원되는 도서구매마일리지는, 아이들용 책을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래서, 책 택배에 달려드는 아이들 몫으로 경계가 모호한 책들을 몇 권 넣었다. 윤동주가 누구야,를 묻던 아들에게 네 몫이라고 말하려고 윤동주 시집도, 큰 딸 몫으로 김소월 시집도 사고, 다섯살 막내가 아마도 좋아할 거야,라며 이 책을 넣은 거다. 

그러고는 처음 펼쳐 읽어준 이야기가 월하노인,이었다. 당나라의 풍습, 놀이문화, 기이한 이야기, 한 꼭지에 인물대신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그려넣은 삽화가 있는 이 책에서 처음 펼쳐진 페이지였다. 왼쪽에는 이야기, 오른쪽에는 삽화다.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를 읽어줬다. 월하노인에게 자신의 배필을 묻고는, 자신의 배필이 맘에 안 든 남자가 자객을 보내 그 세살배기를 칼로 찌르게 했는데, 신혼 첫날 밤 신부의 이마에 칼로 베인 상처가 남았더라는 그 이야기 말이다. 그!런!데! 다섯살인 딸은 너무 무섭다고, 울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무서워하는 지점은 가늠이 불가다. 물론 칼로 찌르는 건 무섭다. 그런데, 그런데, 오빠랑 맨날 칼들고 노는 딸이니까, 그럴 줄 몰랐다. 그러고 한참 동안 아이 있는 데서 펼치지도 못했다. 잘 때, 밤에 몰래 꺼내 봐야 했다. 

거리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가까운 나라라서 더 즐겁게 볼 수 있다. 양귀비도 현종도, 정인이 그리워 달려가는 혼령도 모두 고양이로 묘사되지만, 표정도 생생하고, 복색이나 자세도 그럴 듯해서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월하노인,은 무서워서 못 보겠다던 딸은, 정인을 따라 나선 혼령 탓에 5년이나 앓아누웠던 여자가 5년만에 돌아온 혼령과 '합체'한다는 기담을 읽어줬더니, 신이 나서 '합!체!'를 외치며 즐거워한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지점도, 가늠이 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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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뼈
송시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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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서정의 추리물이라고 소개되는 단편집이다. 요근래 해외 추리물들에 무언가 이질감을 느껴서 멀리하던 중이라, 읽으면서 왜 그렇게 소개되는지 알 것도 같은 기분이 되었다.


어긋나 겨누어진 칼이 엉뚱한 사람을 찌르기도 하고,(사랑합니다, 고객님) 원치 않는 공범이 되기도 하고(원주행), 의도치 않은 증거를 만들기도 한다(5층 여자). 어지러운 세상에 설명할 수 없는 켜켜이 쌓인 분노 위에 마지막 한 켜를 더해서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딱 한 켜의 죄로도 죽음을 치를 수 있다(어느 연극배우의 거울). 자신의 잘못을 못 본 체하려고 타인의 죄를 찾기도 하고(잃어버린 아이에 관한 잔혹동화), 자신의 잘못에 대한 댓가는 자신이 치르기를 원하고(이웃집의 별), 어떤 방식으로든 어디에든 죄는 남는다(좋은친구, 누구의 돌) 


약해서 부서지기 쉬운 인간의 마음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해도, 아무도 누구도 비웃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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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조사관
송시우 지음 / 시공사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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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시리즈물을 만들어도 재미있겠다. CSI나 FBI성범죄수사대나 뭐 다른 무어라도, 시그널이나 보이스도 있지만, 외화는 잘 보면서 우리나라사람들이 그런 역할로 나오면 너무 무서워하는 나는 딱 이 정도의 사건들이 좋은 거다. 

모두 가상의 조직인 인권증진위원회에서 조사하는 서로 다른 사건들이 다섯 개의 단편으로 묶여 있다. 조사관들은 다르거나 같고, 이야기는 한번쯤 뉴스에서 봤을 법하다. 한번쯤 뉴스에서 작은 조각으로 만났을 법한 이야기가 그럴 듯한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다. 이런 연상을 우려해서 '실제사건과는 무관'하다는 경고의 말이 달려있는 거다. 사건들을 멀리서, 스스로 명확한 판단을 하고 있다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 태도는 좋지 않다. 그런 태도에는 언제나 소설이 약이 된다. 사람 사이의 일은 단순하거나 명쾌해지지 않는다. 잘 모르는 채로, 조심스럽게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조직이 움직이는 방식은 딱 내가 다니는 회사같다. 직업인으로의 균형감각을 고민하는 태도도,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하는 부딪침도 재미있다. 이질감 없는 공무원조직으로 정말, 어딘가에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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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족 2019-09-11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드라마화!!!
 
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 세트 - 전3권 - 권력의 기록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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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을 가족사로 본다고 조선왕조실톡을 그리는 무적핑크가 말한 적이 있다. 랑야방,을 읽다가 어느 순간, 이게 그저 가족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왕조실록처럼, 국가가 배경이기는 하지만, 놓고 다투는 것이 한 나라의 권력이기는 하지만, 가족이 권력을 누리는 세습의 세상이다. 

노쇠한 황제는 젊은 황자들을 후계순위를 두고 경쟁시켜 스스로의 권력을 확인한다. 아비고 아들이라고 해도, 권력 앞에서 위태롭다. 아마도 아비를 죽이고 왕이 되었을 황제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자신의 아들들이 자신을 죽일까 두려워 이미 황장자를 살해했고, 태자의 지위에 둔 아들이 있으면서도 다른 아들을 가늠한다. 황제의 손 위에서 아들들은 줄을 대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권력이 확실히 손에 잡히는 날까지 가능한 모든 자원을 사용한다. 정쟁이라고 해도, 안과 밖이 나뉘어 벌어지는 게 아니라, 황제의 기분을 살피고 사랑을 얻는 어떤 여자의 아들인가가, 그 여자가 얼마나 그 아들을 지원하는가가 정쟁의 또다른 축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맺은 혈연관계들로 이야기의 핵심은 피로 연결되어 있다. 결국 업이었던 거라고, 과거의 은원이 드러나고, 다시 또 현재의 이야기는 미래의 은원이 된다.

읽으면서, 중국이 얼마나 황제의 권력이 강한 나라인가, 생각했다. 자금성의 온통 돌바닥에 나무 없는 궁궐이 참 못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중국은 그런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제에 집중된 그 권력이 얼마나 많은 대륙의 은원으로 이루어졌을까, 그 넓은 땅이 하나의 제국이 되고 그 제국의 황제가 가지는 권력은 다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모사, 잘 꾸며진 사건들, 암살과 음모, 권력은 이미 그런 것으로 학습된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결국 이 상태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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