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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야방 : 권력의 기록 1~3 세트 - 전3권 - 권력의 기록 ㅣ 랑야방
하이옌 지음, 전정은 옮김 / 마시멜로 / 2016년 8월
평점 :
조선왕조실록,을 가족사로 본다고 조선왕조실톡을 그리는 무적핑크가 말한 적이 있다. 랑야방,을 읽다가 어느 순간, 이게 그저 가족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왕조실록처럼, 국가가 배경이기는 하지만, 놓고 다투는 것이 한 나라의 권력이기는 하지만, 가족이 권력을 누리는 세습의 세상이다.
노쇠한 황제는 젊은 황자들을 후계순위를 두고 경쟁시켜 스스로의 권력을 확인한다. 아비고 아들이라고 해도, 권력 앞에서 위태롭다. 아마도 아비를 죽이고 왕이 되었을 황제는, 스스로에 대한 의심으로 자신의 아들들이 자신을 죽일까 두려워 이미 황장자를 살해했고, 태자의 지위에 둔 아들이 있으면서도 다른 아들을 가늠한다. 황제의 손 위에서 아들들은 줄을 대는 사람들을 이용하고, 권력이 확실히 손에 잡히는 날까지 가능한 모든 자원을 사용한다. 정쟁이라고 해도, 안과 밖이 나뉘어 벌어지는 게 아니라, 황제의 기분을 살피고 사랑을 얻는 어떤 여자의 아들인가가, 그 여자가 얼마나 그 아들을 지원하는가가 정쟁의 또다른 축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맺은 혈연관계들로 이야기의 핵심은 피로 연결되어 있다. 결국 업이었던 거라고, 과거의 은원이 드러나고, 다시 또 현재의 이야기는 미래의 은원이 된다.
읽으면서, 중국이 얼마나 황제의 권력이 강한 나라인가, 생각했다. 자금성의 온통 돌바닥에 나무 없는 궁궐이 참 못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중국은 그런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제에 집중된 그 권력이 얼마나 많은 대륙의 은원으로 이루어졌을까, 그 넓은 땅이 하나의 제국이 되고 그 제국의 황제가 가지는 권력은 다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면에 드러나지 않는 모사, 잘 꾸며진 사건들, 암살과 음모, 권력은 이미 그런 것으로 학습된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결국 이 상태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