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에서, 안녕 시공 청소년 문학 22
이옥수 지음 / 시공사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했던 여자친구 수회가 죽기 전 마지막 부탁

자신을 킬리만자로에 데려다 달라는

 

이걸 지키기 위해 부르주아(!) 성민이는

수회의 유골을 들고

무작정 아프리카행 비행기를 타고

킬리만자로로 향한다.

 

당연지사

타국에서의 첫 발부터 순탄치 않다.

 

 

살아가다 보면 어쩌다 중요한 순간을 놓칠 때가 있다.

성민이도 수회가 자살하기 직전에 보낸 메세지 2개를 놓치고 만다.

수회는 성민이에게 마지막으로 손을 내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하지만 성민이는 그 순간 마지막으로 시험 공부에 최선을 다 하고 싶었으니... 그 손을 잡아줄 수는 없었다. 아마도 수회의 운명인듯.

 

성민이는 수회의 자살로 인해

예상치 않은 여행을 떠나게 되고 이로 인해

평생에 한 번 겪을까 말까 한 고달픈 체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가장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삶, 자유, 희망, 꿈...

모자른 것 없이 자란 대한민국 소년 윤성민이 보기에

희망이라곤 찾아볼길 없는 먼지가 희뿌연 아프리카에서

에이즈로 죽어가는 가난한 부모 밑에서 자란 한 무리의

청년들은 외국인 여행객의 가방을 훔친다.

 

또 다른 장면

소똥으로 만든 비좁은 집에서

아이들 4명과 바쁘게 꾸려갈 살림이 없기에 아무 할 일 없이 그저 평화롭게 미소만 짓고 있는 아내만으로도 자족하며 살아가는

마사이족 청년 마한가를 보며

성민이는 어떤 '경외심'을 느끼게 된다.

 

이경혜의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가 문득 떠오른다.

청소년기에 가장 가까웠던 누군가의 '부재'는 큰 의미로 다가온다.

공부로 인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야생동물들이 버려지자 삶을 놓아버린 수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오토바이 탄 남자 아이가 멋있다는 말 한 마디에 오토바이를 타다가 급작스런 사고로 죽어버린 재준이.

 

이들로 인해 예고하지 않은 깊은 슬픔을 느끼고

삶을 더욱 본질적으로 이해하게 되는 성민이와 유미.

 

어른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은 길이었음을 여러 각도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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