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싱 마이 라이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9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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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너무 괜찮았다.

물론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의 임신을 다루고 있다는 정보만을 알고,

그저 그런 소설 아니겠어?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한창 예민한 나이에,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어나가면서

자신의 솔직한 감정, 욕구, 바라는 모든 것들을 저당잡힌 채,

너무나도 불쌍하게 살아가는 하연이의 인생이 애처러웠는지

계속 눈물이 찔끔찔끔 나왔다.

정말 안타까웠다. 왜 우리의 약하고 순한, 그래서 더욱 애처로운 아이들이 

이렇게 힘들게만 살아야 하는 것일까? 그들에게 좀더 따뜻하게 손 내밀어 줄 수는 없단 말인가?

 

작가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에 끌려 몇 시간만에 다 읽으면서

자꾸 슬픈 기분이 느껴져서 당황스럽기도 했다.

내용이 무지 슬프다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왠지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같기도 하고,

모든 즐거움과 행복이라는 감정은 나의 것이 아닌 양,

살아야했던 나의 그 여린, 그래서 더욱 날카롭고 상처받기 쉬웠던

십대 후반의 시간들이 떠올랐기 때문인도 모른다.

 

우리는 아이들을 왜 이리 힘들게 만들어야 하는가?

도대체 왜 우리 나라에서는 중딩과 고딩들은 행복해서는 안 된단 말일까?

이건 뭔가 한참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슬펐다.

하연이가 자신의 인생을 잘못된 인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누군가 함부로 손가락질 하거나 비웃거나 "그렇고 그런 애"라고 수군대지 않았으면 하고 바랬다.

하지만 하연이가 뚫고 나가야는 현실은 너무나 냉정하고 비협조적이다.

그래서 슬펐을 지도...

 

예전에 나조차 하연이의 입장을 전혀 이해 못했을 테니까...

'여자 애가 조신하게 행동하지 못하고 말이야.'

하는 말 한마디로 나는 그저 그런 애들과 어울리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쉬고 있었을 테니까...

 

이 책을 읽고 난 전체적인 느낌은

눈물이 주루룩 흐를 정도로 "슬프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아름다운 청소년들에게 닥친 현실들이...

그들이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는, 안도할 수 있는, 쉬어갈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도 가슴 아프고, 

아직도 하연이와 같은 처지에 처한 수많은 청소년들이  

가슴 아파하고, 자신의 처지를 어찌해야 할지도 모른 채, 

이런 이야기조차 같이 이야기할 사람도 곁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리고 이 소설에 나오는 하연이와 채강이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었다.  


"얼마나 힘드니?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건 그렇게 힘이 드는 거란다.

 그런데 우린 어른이 되어 벌써 그 소중했던 순간들은 다 잊어 버리고  

 '그까짓 걸로 힘들어하지 말 고 공부나 하라'는

 너무나 쉬운 말로 너희들의 마음조차 아예 외면하고 있구나.

 힘들어하지 말렴.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렴.

 너무 슬퍼하지도, 자책하지도, 자신의 마음을 모른 척 하지만 말고...

 만약 너희들이 힘없이 자기 자신의 인생을 아무렇게나 내팽겨쳐버린다면

 너무 슬퍼질 거야.

 미약한 힘이나마 너희들이 힘차게 나아갈 수 있도록,

 자기 감정 앞에 떳떳할 수 있도록,

 그래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질 수 있도록 해 보자.

 나도 너희들 앞에서 떳떳한 어른이 되도록 

 지금까지 잘못한 것은 조금씩 바꾸도록 노력해볼게.

 우리 같이 해 보는 거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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