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건지 아일랜드 감자 껍질파이 클럽 

꼭 한 번쯤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수많은 책들 중에서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편지 모음의 독특한 소설이다. 엘리자베스와 줄리엣. 이 둘은 정말 매력적이다. 목숨을 걸고라도 불의에 절대 굴하지 않던 엘리자베스. 독일인 의사와도 어떠한 편견 없이 순수한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그 여인. 알면 알수록 더욱 묘한 매력이 풍기는 '같이 차 한 잔 하고 싶은' 그런 여인이었다.  

그냥 개인적으로 독일인들이 포로들을 다루는 부분 중, 여성의 월경까지도 모욕하는 그 부분은 치욕스럽기도 하고 너무 섬뜻하기도 하고 차마 인간으로서 그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았다. 어찌 그리도 사람을 함부로 다룰 수 있단 말인가? 

두껍다고 편견을 갖지 말고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모두모두 

 

2. 꽃섬고개 친구들 

김중미 작가의 전작인 "거대한 뿌리" 보다는 감동이 덜한 편이지만 나름 마음 따뜻한 소설이었다. 평화, 대체 복무에 대해 그리고 우리 생활 속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무서운 '폭력'의 모습을 다시금 마주보게 되었다. 그리고 반성을 했다. 사소한 말 한 마디, 체벌도 줄이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3.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학부모에게서 오랫만에 선물로 받은 책이다. 그리고 예상하지 않았는데 다 읽어 버렸다.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모(선해보이는 두 부부)직접 학교까지 찾아와 성심성의껏 준비한 선물이라는 걸 알기에 다 읽어서 왠지 그 분들 보기에 면목이 조금은 서는 듯 하다. 나도 책 선물을 가끔 하기는 하지만, 다 읽어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책에 대한 취향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공지영 책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밖에 읽지 않았고, 그녀에 대한 사적인 가십(특히 이혼의 내력에 대한...) 때문에 책에 더욱 손이 가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공지영이라는 작가가 좀더 개인적으로 가깝게 느껴졌다. 그저 한 평범한 싱글맘이라는 걸...  

어차피 바꿀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 너무 과도하게 걱정하지 말 것, 내 맘대로 할 수 없기에 재미있는 것 아니겠는가 등등 요즘 나의 화두와 맞아 떨어지는 측면들이 있어 위안이 많이 되었다. 내가 의도하지 않았는데 나를 '이상한 교사'로 몰아가는 그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무척이나 절망하고 있었을 때, 나를 위로해 준 것은 남편도 아니고 그 누구도 아닌 공지영 작가였다. 상처를 아직도 많이 받는다는 건 아직도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이겠지... 좀더 잘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거겠지. 위안을 해 본다. 

 

그리고 한비야님의 책과 공지영 작가의 "도가니"를 주문해 놓았다. 나에게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를 선물해 준 그 마음 따뜻한 학부모님께 한비야님의 새 책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 분에게도 좋은 의미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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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7-07 0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지아일랜드에 단 댓글 따라 왔어요.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으로 초면인데도 친밀감을 느껴요.^^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는 읽지 않았고 도가니와 한비야님 책은 예약주문했었지요.
7월 31일 한비야씨 만나고 싶어 신청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