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 이제야 글을 올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목요일에 구리까지 오셔서 강연해 주셔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요즘 기말고사 시험문제 출제와 수행평가 등 잡다한 업무로 인해
많은 선생님들께서 참석을 못해서 안타까웠지만
참석하신 선생님들께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상수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일부 선생님들께서는 책 읽는 것을 싫어하시기도 합니다.
몇 달 전에는 아침에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 더 관리가 힘들다고 하면서
"아침 독서"를 하자고 나섰던 사람들을 책망하는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일부 선생님들께서는 차라리 아이들에게 칠판에 씌어진 몇 문제를 쓰고 풀게 하는 것이
더 낫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는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속이 많이 상했죠. ^^;;
저도 해수로 3년째 아침독서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잘 안 될 때도 많고, 회의감이 들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한상수 선생님의 말씀처럼 뭔가 "희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올해 부터는 저 자신부터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교실에 들어가면 되도록 다른 잔소리(!)를 하지 않고
재미있는 책 읽기에 빠져들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보니 100%의 학생이 다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년보다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확신이 듭니다.
요즘 수업 시간에 목이 터져라 수업을 해도
묵묵부답 지겨운 눈빛을 보내며
졸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미안한 마음이 너무 많이 듭니다.
차라리 저 아이들에게 정말로 재미있는 책 한 권을 쥐어주면
더욱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요즘들어 더욱 많이 들고요.
저도 아침독서를 통해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 많이 너그러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어제는 저희 반 아이 두 명에게 너무나도 실망한 나머지
저의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내고 말았답니다. -.-;;
여태까지 개인적으로 꽤나 공들인 아이들인데
왜 내 맘을 몰라주는 건지, 아니면 제가 그 아이들의 마음을 아직 모르는 건지...
"2학기 때는 잘 하려고 했는데 마음만큼 잘 되지가 않아요."라고 말하는
한 아이의 말이 많이 남네요.
그 만큼 사람이 바뀐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그 아이도 조금씩 깨달아가야 하겠죠.
그 아이도... 저도...
강연에 대해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는 것이
저의 넋두리도 채워진 것 같아 죄송하기도 하네요.
다음에 다시 한상수 선생님을 뜻깊은 자리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랄게요.
그 동안 아침독서를 위해서 애써주셔서 정말로 고맙습니다.
2007. 9. 15 새벽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