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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기는 읽지마세요, 선생님 ㅣ 우리문고 13
마가렛 피터슨 해딕스 지음, 정미영 옮김 / 우리교육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 반 요한이와 진광이가 읽은 책은데 그 아이들이 이 책의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적어도 나한테는 그야말로 가슴 아픈 사연이 아닐 수 없다.
주인공 티시의 말못할 사정들.
아무에게도 자신의 처지와 솔직한 생각들을 내보일 수 없는 상황들.
결국 폭력적인 아버지는 나가버리고,
그런 아버지에게 길들여지고 무능력해진 어머니는 아버지를 찾아 가출을 하고.
하루 먹을 거리를 걱정하고, 전기가 나가지 않을까, 집에서 쫓겨나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티시의 상황들...
그러면서도 티시는 자신보다 더 어린 남동생을 굶기고, 아프게 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던프리 선생님은 "읽지 마세요"라고 쓴 티시의 요구를 정확히 들어주다보니,
그저 "오늘은 많이 썼구나." 이런 덧글만을 남겨주게 되는 상황이 가슴 아플 따름이었다.
(나였다면 궁금해서라도 일기장을 읽었을 것 같은데... 아직 자질이 많이 모자른 건가? ^^;;)
물론 아이들은 "결말 부분이 너무 맥 빠져요, 당연한 것 아니에요." 라고 반응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우리 나라 어느 곳에서 이와 비슷한 상황에 있으면서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는 점은 넘어갈 수 없다.
아니면 우리 반 아이 중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있으면서도
아무런 표현도 못 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 안 되는데... -.-)
그 동안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 중에서도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와는 떨어져 아빠와 오빠의 뒷바라지까지 다 하고 살림을 도맡아하던
여학생은 급기야 집을 나가버린 경우도 있었다. 결국 고입 원서 쓰는 날 유예를 했지만...
(그 날 기분이 어찌나 씁쓸하던지... )
그 아이도 나에게 한 번도 힘들다는 내색도 하지 않았고,
나는 그 아이의 빼곡한 독서공책에
그저 '책을 열심히 읽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던 것 같다.
그 아이에게 그 글들이 어떻게 다가갔을까?
우리의 학교와 사회는 왜 이렇게 무능력하기만 한 건지 답답하기만 하다.
우리 주변에도 '티시'와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 것인가?
나는 그 아이들의 상황을 어떻게 알아낼 것이며
알게 되었을 경우,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요즘 줄곧 생각하는 것들이다.
"두 친구 이야기"와 같이 짝을 지어서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