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주문한 책이 택배로 왔다. 두어 달에 한 번씩 책을 알라딘에서 주문해 사는 일이 일상적이 된지도 아득히 오래된 것 같이 여겨지면서도  항상 설레어진다.

그런데 이번엔 알라딘마을 이벤트에 참여했다고 2천원 쿠폰 2장을 받았기 때문에 특이한 경우가 되었다. 사용 기한이 3월 6일까지인데 주문 한 건당 한 장만 써야 한다고 해서 쓰기 위해 두 번에 나누어 주문해야 했기 때문이다.


22일 밤에 주문한 다음, 23일 낮에 새로 주문하고 보니 먼저 주문한 책이 벌써 출고준비 중이라니 24일에 받을 수 있게 되어 이렇게 빨리 될 수 있나 하고 기쁘면서도 24일엔 여행을 가기로 되어 있어서 받을 수 없어 걱정이었다. 26일에 받을 수 있도록 출고를 늦추어 달라고 메일을 급히 써서 보냈다. 26일에 배달되도록 조치해 주겠다는 답장이 외서 안도하게 되었다. (그동안 알라딘이 다 좋은데, 배송이 느리다고 아쉬워했었는데 이런 부탁을 드릴 줄 몰랐다).

그래서 쿠폰 2장 다 사용하기 위해 따로 주문한 책들을 함께 받게 되어 더욱 기분 좋다.더구나 이번에 구입한 책들이 질과 양에서 묵직해 기름진 양식을 비축해 놓은 듯 든든하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채수동.고산 옮김 / 동서문화사) 

이 텍스트에 의미가 있는가? - 포스트모던 시대의 성경 해석학 (케빈 J. 밴후저 지음, 김재영 옮김, I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나는 나쁜 장애인이고 싶다 (김창엽 외 지음 / 삼인)

신경림의 시인을 찾아서 (신경림 지음 / 우리교육 )

창조자들 3 (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이민아.장석봉 옮김 / 민음사)

특히 오래 전부터 읽고 싶던 톨스토이의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이번에 새로 완역이 되어서 드디어 사게 되어 뿌듯하다. 무려 1220페이지나 되니 내가 산 책 가운데 가장 두꺼운 책이라 어느 세월에 읽을지 까마득하게 여겨지지만, 꼭 만나고 싶었던 위대한 영혼에게 원없이 안기게 되었으니 더 바랄 게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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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자들 1 - 신과학총서 13
다니엘 J.부어스틴 / 범양사 / 198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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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미국의 역사학자로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책이 수집되어 있다는 미국의회도서관의 관장을 역임했다. 바로 그런 점이 전세계적인 자료를 동원할 수 있을 만큼 백과전서적인 이 책을 쓸 수 있게 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의 발견도 들어 있다.

이 책은 시간, 지구와 바다, 자연, 사회 등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번역본에서는 두 권으로 묶어 나왔다. 각기 연대순으로 하나의 발견이 다음의 발견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설명하고 있어서 기와 지붕처럼 정교하게 겹쳐져 있다.
물론 발견들 간의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하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발명자가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한 사람이라면 발견자란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나 사물을 찾아내는데 성공한 사람이다. 그 발명이나 발견이 인류를 얼마나 이롭게 하였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것이다.

저자는 발견자들이란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상식에 도전해서 새로운 사실이나 사물을 찾아내기 위해 얼마나 큰 용기와 노력이 필요했던가를 생생히 보여 주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인간의 창조 행위의 裏面史(이면사)라고 부를 수 있다.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 발견자들의 창조적 활동의 드라마에 동참하여 몰입하게 만든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일 것이다.

아무래도 서구인의 관점에서 살폈다는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그런 발견들이 어떻게 사회에 영향을 미쳤고 그것이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을 수 있었는지 깊이 주목하고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이 책에서도 등장했지만, 우리 선조들도 위대한 발견에 버금가는 사례를 남겨 놓았었어도 대부분 당시의 사회에 수용되지 못해 우연한 것으로 역사 속에 묻혀 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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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의 창작론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 / 김영사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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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창작론 <유혹하는 글쓰기> 한마디로 재미있고 매우 유익한 책이다.

작가로서 성장하게 된 이야기를 담은 이력서는 궁핍했던 어린 시절의 실수를 통해 글쓰기에 눈 떠 간 과정을 배꼽 잡을 만큼 박진감 있게 보여 주고 있다. 그의 글을 최초로 읽어 주는 어머니의 격려로 글쓰기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킹은 “작가의 기질은 타고 나는 것이지만, 보통 사람들도 적어도 조금씩은 문필가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 재능은 더욱 갈고 닦아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연장통에서 글쓰기에 최선의 능력을 발휘하려면 연장들을 골고루 갖춰 놓아야 한다고. 어휘력, 문법, 문체 등을 갈고 닦아 놓고 쓸 수 있어야 된다.

창작론에서 소설이란 땅 속의 화석처럼 발굴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소설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어떤 세계의 유물이다. 작가가 해야 할 일은 자기 연장통 속의 연장으로 각각의 유물을 최대한 온전하게 발굴하는 것이다. 또 소설의 소임은 거짓의 거미줄로 이루어진 이야기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소설 창작이란 어떤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는 것이라고 한다.

인생론에서 이 책을 쓰는 동안 겪은 심한 교통 사고를 실감나게 들려준다. 거의 죽을 뻔한 상황에서도 절망의 얼굴에 침을 뱉는 자세로 글쓰기를 계속 해 오게 했는지 모른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고 하면서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며, 행복해지는 것이라고 한다.

글은 정리가 잘 된 생각으로 글을 쓸 땐 문을 꼭 닫고 쓰고 고칠 때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써야 한다고 의미심장하게 조언하고 있다.

유혹하는 글쓰기란 남을 유혹할만한 인생의 경험과 진지한 삶의 자세에서 나오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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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 다윈 의학의 새로운 세계
랜덜프 네스.조지 윌리엄즈 지음, 최재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199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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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의학의 한 학파로 등장한 다윈 의학의 창시자인 저자들도 '가끔 치료하고, 자주 도와주고, 언제나 위로한다.'라고 의학의 목표는 언제나 그랬듯이 (그리고 우리가 믿는 것처럼 앞으로 그래야 하듯이) 환자를 돕는데 있다고 하고 있다.

우리를 노쇠로부터 구원해 줄 약이나 운동 또는 식이요법을 찾으려고 추구하기보다는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어떤 나이에서든 활기차게 생활하려고 노력하는 편이 낫다. 언젠가는 영생에 대한 집착이 가능한 한 충만한 삶을 누리려는 희망으로 대체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신체는 손상되기 쉬우면서도 강인하다. 다른 모든 진화의 산물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도 때로는 이롭고 때로는 질병에 취약성을 보여주는 수많은 타협들의 결과물이다. 이러한 취약성은 자연 선택이 오래 지속된다 하더라도 절대 없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연 선택이 바로 만들어 낸 힘이기 때문이다.

진화적 가설들 역시 지질학적 가설과 마찬가지로 현존하는 기록에 나타난 이용 가능한 증거들을 설명하고 미처 발견하지 못한 기록들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예견함으로써 검증된다.

질병은 궁극적으로 과거의 자연 선택에 의해 생겨났다. 역설적으로 우리를 질병에 취약하게 하는 메커니즘이 때로는 우리에게 이득을 주기도 한다. 고통을 겪는 일도 유용한 방어 작용일 수 있다. 자가면역 질환은 인체가 외부 침입자를 공격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한 대가이다... 노쇠나 죽음조차도 그저 어쩌다 생겨난 것이 아니라 유전자를 최대한 후세에 전파시키기 위한 목적에 맞도록 자연 선택에 의해 타협된 결과이다.

인체와 끊임없이 변이를 하며 인체를 공격하는 미생물의 끝없는 군비 경쟁이었다고 진화의학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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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매트 리들리 지음, 하영미 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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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이란 새로운 연구 결과를 인류 문화 전체에 대입해 23개 염색체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자유의지에 대한 유전자가 다른 사람이 닿을 수 없는 우리 내부에 있어 우리 행동의 원천이 되기에 그렇게 모순적인 원인이 아니다. 물론 한 개의 유전자가 아니라 훨씬 더 고차원적이고 장엄한 것인 인간 본성으로 유연하게 우리 염색체 속에 미리 정해져 있으며 각자마다 특유하게 존재한다. 모든 사람들은 특이하고 상이하며 내적인 본성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p375

5번 염색체 [환경]에서 알레르기에 대해 다룬다. 초등학생인 조카를 고생시키고 있는 알레르기 천식은 환경이 너무 청결해져서 심해졌다는 것이다. 기생충이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 천식이 없다는 것.

어렸을 때 기생충 약을 먹기 위해 아침을 굶는 일이 연중행사였다. 그렇게 박멸하기 위해 범국가적 노력으로 이제는 기생충이란 것이 박멸되었는데, 그 반작용으로 그 때는 희귀한 노인성 질환이었던 알레르기 질환이 흔해져 어린이들이 괴롭힘을 받고 있다.

유전자 지도의 완성으로 모든 질병의 원인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게 되어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이 떠들고 있지만 저자는 회의적이다. 하나의 질병을 치료하면 그로 인해 또 다른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때 지혜롭다는 것은 다만 슬픔일 뿐이다”라고 까지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문명이란 작용과 반작용이 일어나기 마련인가 보다. 한 문제를 고생 끝에 해결해 놓았다 싶으면 히드라의 목처럼 새로운 문제가 돋아나서 끊임없이 문제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인비는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을 통해서 문명은 성장과 쇠퇴를 겪는다고 했던 것 같다.

인간의 진보란 항상 허점이 숨겨져 있다가 진보에 과신해 도취할 때 운명처럼 터져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과학 발전의 원동력은 무지함이다. 과학은 우리 주변의 무지라는 숲에서 장작을 공급받아야만 하는 화로와 같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지식이라고 부르는 공터는 넓어지지만, 그와 더불어 경계선이 더 늘어날수록 우리의 무지함은 더 많이 드러나게 된다... 진정한 과학자는 지식에 대해 지겨움을 느끼며 그 전의 발전으로 드러난 무지에 대한 공략을 새로운 동기로 삼는다.” p323.

이 책을 읽고 나서 “겸손할지어다, 인간이여....”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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