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 - 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
매트 리들리 지음, 하영미 외 옮김 / 김영사 / 2001년 1월
평점 :
절판


게놈이란 새로운 연구 결과를 인류 문화 전체에 대입해 23개 염색체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자유의지에 대한 유전자가 다른 사람이 닿을 수 없는 우리 내부에 있어 우리 행동의 원천이 되기에 그렇게 모순적인 원인이 아니다. 물론 한 개의 유전자가 아니라 훨씬 더 고차원적이고 장엄한 것인 인간 본성으로 유연하게 우리 염색체 속에 미리 정해져 있으며 각자마다 특유하게 존재한다. 모든 사람들은 특이하고 상이하며 내적인 본성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p375

5번 염색체 [환경]에서 알레르기에 대해 다룬다. 초등학생인 조카를 고생시키고 있는 알레르기 천식은 환경이 너무 청결해져서 심해졌다는 것이다. 기생충이 있는 사람은 알레르기 천식이 없다는 것.

어렸을 때 기생충 약을 먹기 위해 아침을 굶는 일이 연중행사였다. 그렇게 박멸하기 위해 범국가적 노력으로 이제는 기생충이란 것이 박멸되었는데, 그 반작용으로 그 때는 희귀한 노인성 질환이었던 알레르기 질환이 흔해져 어린이들이 괴롭힘을 받고 있다.

유전자 지도의 완성으로 모든 질병의 원인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게 되어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이 떠들고 있지만 저자는 회의적이다. 하나의 질병을 치료하면 그로 인해 또 다른 질병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혜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할 때 지혜롭다는 것은 다만 슬픔일 뿐이다”라고 까지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문명이란 작용과 반작용이 일어나기 마련인가 보다. 한 문제를 고생 끝에 해결해 놓았다 싶으면 히드라의 목처럼 새로운 문제가 돋아나서 끊임없이 문제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인비는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을 통해서 문명은 성장과 쇠퇴를 겪는다고 했던 것 같다.

인간의 진보란 항상 허점이 숨겨져 있다가 진보에 과신해 도취할 때 운명처럼 터져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과학 발전의 원동력은 무지함이다. 과학은 우리 주변의 무지라는 숲에서 장작을 공급받아야만 하는 화로와 같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지식이라고 부르는 공터는 넓어지지만, 그와 더불어 경계선이 더 늘어날수록 우리의 무지함은 더 많이 드러나게 된다... 진정한 과학자는 지식에 대해 지겨움을 느끼며 그 전의 발전으로 드러난 무지에 대한 공략을 새로운 동기로 삼는다.” p323.

이 책을 읽고 나서 “겸손할지어다, 인간이여....”라고 외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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