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책이 왔다. 숙제처럼 여기던 『돈키호테』의 완역본이 나와서 샀는데 레베르테의 소설 두 권이 덤으로 왔다. 어떤 이들은 레베르테의 소설을 읽으려고 돈키호테를 샀다는데 난 반대이기에 『돈키호테』가 부담스럽게 여겨질 만 크고 두꺼운데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 1, 2』,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한국단편문학선 1』, 『허클베리 핀의 모험』도 같이 샀기에 언제 읽게 될지 까마득하다.
처음에 소설로 시작했지만 전문 서적에 밀려 시시하다고 80~90년대엔 거의 사지 않다가 5년 전부터 소설을 다시 사서 읽기 시작하게 되었다. 딱딱한 책들과 씨름하다 지겨워질 땐 쉬운 책을 읽기 위해서 이고 옛날에 제대로 섭렵하지 못해서 숙제로 남겨져 있던 세계문학작품을 읽고 싶어진 것.
옛날에 읽었어도 부실한 번역 탓에 참 맛을 볼 수 없었는데 해당 문학 전공자에 의한 완역본이 나오고 있어 기쁘다. 『신곡』도 골랐었지만 완역본이 새로 나왔다고 해서 보니 비싸서 아쉽게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는데 이번에 산 작품들을 다 읽으면 최우선으로 안 사고는 못 배길 터!
길 건너 새로 지은 건물에 신라명과가 들어왔는데 빵을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항상 우선순위에 밀려 못 사먹으면서 책은 아낌없이 사고 있으니 어머니께 빵 하나도 안 사 준다고 핀잔을 듣고 있는데도 말이다.
아무리 저 잘난 사람이라도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없기에 어차피 인생이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는 거라면 내 선택을 옳은 거라고 해야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