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오래 전에 보았던 <콰이강의 다리>가 나와서
옛 추억이 그리워 보게 되었다. 하도 오래 되어 처음 보는 것 같았는
데 휘파람 행진과 다리 폭파 장면이 기억에 새롭다.
2차 대전 때 일본군에게 포로가 된 영국군이 다리 건설에 강제 동원되
었는데 영국군이 다리 위치가 잘못되었다고 가르쳐 주면서 열심히 작업
해 수송 열차의 일정에 맞추어 완공시킨다.
이를 안 영국군 본부에서 열차가 통과하는 순간에 다리를 폭파시키기
위해 특공대를 파견한다. 개통일 전 날 도착해 야음에 다리에 폭파 장
치를 한다.
다리를 완공한 영국군 포로들은 다른 수용소로 이송되어 가면서 다리를
행진하며 콰이강의 마치를 부른다. 잔무 처리를 위해 남은 영국군 지휘
관은 자기가 지휘해 완공시킨 다리를 흐뭇해하며 둘러보다가 이상한 것
이 눈에 띄어 일본군과 내려가 살피다가 영국군 특공대를 발견하곤 폭파
시키지 못하게 하려고 달려 들다 총에 맞고 깜짝 놀란 듯 “내가 뭐하는
거지”라고 외치고 발파 장치에 스러지는 순간 극적으로 열차가 다리를
지나며 다리가 폭파된다.


“이것이 영화다”하는 엔딩인데, 영국군 지휘관이 “내가 뭐하는 거지”
라고 외치는 장면에서 읽고 있는 『설득의 심리학』에서 설명하는 일관성
의 법칙이 생각났다.

마지못해 사소한 것에 협조를 하게 되며 점점 더 큰 일에 협조하게 된다
는 것이다. 영국군지휘관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건축
전문가였기에 최선을 다해 다리 건설을 지휘했기에 아군과 적군을 구별
하지 못하는 애착을 갖게 된 모양이다.


사소한 일이라도 함부로 협조해선 안 되겠다. 정신 바짝 차려 살아야 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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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댄스]는 일본 영화다.  직장과 가정 밖에 모르고 시계추처럼 충실
히 출퇴근하던 어느 셀러리맨이  우연히 전철 차창으로 댄스 교습소의 창
가에 서서 뭔가를 기다리듯 바라보는 미모의 여인이 눈에 뜨였다. 그리고
날마다 퇴근길에 그 여인을 지켜보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마력에 끌린
듯 전철에서 내려 교습소까지 가게 되고 떠밀려 들어가 댄스 교습을 받게
된다.

그로부터 그의 생활은 활기에 넘친다. 그가 피곤해 한다고 걱정하던 아내
가 그의 변화를 기뻐하면서도  불안한 나머지 탐정에 의뢰해 그의 변화의
원인을 다 알고서도 내색하지 않고  그가 먼저 털어놓기를 조용히 기다리
는 따스한 가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결혼과 출산, 내 집 마련을 위해 혼신을 다해 오다가 마침내 성취한 다음
에 중년이 느끼게 되는 허탈한 심정과 일상 탈출 이야기는 뻔한 스토리라
고 할 수 있다.

10가지나 되는 사교 댄스를 배우는 과정이 재미있게 펼쳐지는데  이 영화
의 매력이 있다.  주인공이 교습소에 끌려가게 되었던 창가에 서 있던 미
모의 여인은 2년전 세계 대회에 도전하다 파트너의 배신으로 좌절해 있던
뛰어난 댄서였다.

그녀는 주인공에게 자기 때문에 댄스를 배우려 한다면 그만두라고 냉정하
게 말하지만 이미 댄스의 세계에 도취하게 된 주인공은 그게 아니라는 것
을 증명하기 위해  더욱 진지하게 연습을 해서  댄스 경연 대회에 나가게
된다.  대회에 나가게 된 그를 위해 특별 지도하던 그녀는 주인공의 진지
한 자세에서 포기했던 자신의 꿈을 위해 다시 도전하게 된다.

유학을 떠나게 된 그녀를 위한 환송연에서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파트너를
선택해서 댄스를 추라고 하자 주인공을 선택하고 댄스를 환상적으로 추면
예술 영화에 가까운 매력적인 영화가 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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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신문에 11월 개봉 영화 중 프리퀸시가 괜찮다고 해서 평촌 킴스클럽에 갔다.

오전 첫회인지 사람이 없어 혼자 들어가 앉았다. 그래도 한 두명을 오겠지

했는데  웬걸 나 혼자만 앉아 있는데도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하는 게 아닌가!

썰렁하게 빈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기분이란, 영화관을 독점하고
오븟하게 본다는 느낌도 들고, 이렇게 인기없는 영화를 혼자 죽치고 보고
있다는 청승맞다는 느낌도 들고.

영화는 기발한 아이디어이라고 할지 황당무계한 설정이라고 할지  그런대
로 볼만 했다. 끝나고 나오면서  관리인에게 나도 안 들어 갔었으면 상영
했을 거냐고 물었더니, 관객이 없어도 예정대로 상영하단다.

오래 전에 신문에서  어느 극장에 관객이 한 명만 들어가서 수지가 안 맞
는다고 상영을 할 수 없다고 환불해 주고 커피까지 대접해 돌려 보냈다는
걸 본 적이 있다.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이 바뀐 모양이다.

그 때 그 관객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하고 웃었는데  난 영화관을 공짜로
세를 내고 보다니 오래 살고 볼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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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2004-01-19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리 퀀시, 짐 카비젤이란 배우 때문에 기억납니다. 소방관 아버지에는 데니스 퀘이드였죠? 동감이라는 우리나라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보고 재미있다 나쁘지 않다라고 생각한 것 같아요. 과거를 바꾸면 현재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상상을 쉽게 했는데 악을 응징하는 선이라는 일방적인 시각에서 보아서 마지막 장면에 감동을 받고 말았다는.....

느티나무 2004-01-23 0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영화관에서 혼자만 영화를 본 적이 있답니다. 두 번이었는데... 아주 아주 묘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영화관을 전세냈다는 기분!! 영화도 좋았지만... 혼자 앉아 있는 기분도 짜릿했죠!

marine 2004-08-1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친이랑 둘이서 영화관 세 내고 볼 때는 좋던데, 어린이 영화 사촌 동생이랑 둘이 텅 빈 극장에 앉아 보려니까 진짜 썰렁하더군요 계속 자다 왔습니다^^
 

 반지의 제왕3을 보려 오래 만에 집 근처 킴스클럽에 갔다.

조조할인을 위해 서둘었지만 마을버스 타고 도착하니 첫 회 상영 시간 10시 20분이 넘고 말았다.

 

늦었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입구 카운터에 줄을 서기에 무슨 줄을 서느냐고 물으니 복조리 세트를 준다는 것. 이왕 늦은 것, 공짜라면 무엇도 먹는다는데 몇 분 더 줄 서기로 했다. 

 

복조리 세트에다 무료 관람권을 얹어 주는 게 아닌가!  이걸로 반지의 제왕을 봐야지 했는데 시작한지 10분이 경과되었다고 안 된다. 

그래서 보고 싶던 올드보이가 40분에 시작해서 먼저 보기로 했다. 최민식의 연기, 정말 최고였다. 평범한 사내가 영문도 모른 채 15년을 감금당하고 풀려났을 오직 복수를 위해 살기로 작정했었지만, 복수보다 감금돼야 했던 이유가 더 궁금해지게 만드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자 매력이다.

그 이유를 알고 나면 성경에 나오는 잠언 18:21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는 말씀이 실감나게 된다.

새해는 혀를 잘 다스려 좋은 열매만 먹도록 해야지!

 

올드보이가 1시에 끝나고 반지의 제왕이 10분에 시작되어서 요기를 하고 들어갈 수 있어서 기가 막힌 타이밍!

 

1, 2편을 보았으니 마지막 3편을 안 볼 수 있나! 만화같은 환타지이지만 웅대한 스펙터클과 반지원정대의 모험 이야기가 계속 보고 싶게 만들었다. 반지원정대의 사명인 절대 반지의 파괴를 위해 무지막지한 괴물들과 목숨을 바쳐 싸우는 전쟁 신이 손에 땀을 쥐게 했지만, 반지를 파괴시키려는 순간, 반지의 유혹을 받는 위기가 더 드라마틱하다. 반지의 유혹이란 어쩌면 모든 권력욕을 상징하는 건지 모르겠다.

새해에는 모든 일이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일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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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4-08-13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자서 영화을 잘 보시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