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 가운데  가장 큰 특징은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
기 위해 계획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동물들은 현재 시점에서 필요한 욕구와 충동에 의해서만 행동할 
뿐이다.  물론 동물들은 계절이나 자연의 변화에 사람보다  더 민감하게
대처하지만  그것은 본능에 포함되어 있는 일종의 프로그램에 의한 것이
기에 사람과 구별될 수밖에 없다. 

"농사꾼은 굶어 죽어도 종자는 베고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어리석을 정
도로 인색한 것을 빗댄 말이긴 하지만, 농사꾼에게 있어  종자는 미래를
준비할 유일한 근거이며 희망이기에 아무리 배가 고파도 쉽게 먹어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이 있어야  내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이지만,  동물들에게는 현재만이
있을 뿐이기에 그 때 그 때의 욕구에 충실히 따를 뿐인 반면, 사람은 내
일을 준비하기 위해 오늘의 욕구를 참아 낼 줄 안다. 

사람에게 있어 현재의 욕구가  어떤 의미가 있느냐에 따라서 충족시키려
고 하기도 하고 억제하기도 한다.  또한 감당하기 힘든 고난이 있더라도
그것이 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에 따라서 고난을 느끼는 무게가 달라
지는 법이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이 있듯이 그 고난을 겪게 됨으로서 만족할만
한 어떤 보상이나 보람이 주어진다면 능히 견뎌 낼 뿐 아니라 기꺼이 받
아들일 것이다. 더 나아가 비록 눈에 띄는 보상이나 보람이 보이지 않을
지라도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면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기꺼이 고
난 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저마다 가장 깊은 소망 하나씩은 갖고
서 살아간다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남다른 자기만의 고난을 견뎌 내는 
가운데 내일을 준비하면서 저마다의 삶을 의미로운 것으로 가꾸어 간다.

그리고 서로의 독특한 의미를 격려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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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4월 11일 일기에서

아침에 일어나면서 인터넷으로 주문한 책이 언제나 올까 생각하는데 아침 일찍 배달되어 왔다.  경기도라서 늦을 줄 알았는데 더 빨리 와서 신기하다. 짭짤하게 할인까지 해주면서.. 이 정도면 인터넷 쇼핑, 진짜 할만 하다. 내게 있어 책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골치 아픈 일이었는데 인터넷으로 확실하게 해결하게 되어서 무엇보다 후련하고 감사하다.


덕분에 새 책을 펼치는 맛을 음미하며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독서의 역사}, {수사학} 등이 흥미롭다.  갈수록 점점 더 읽고 쓰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기 때문이다.


글을 잘 쓴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글을 잘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고, 또 논리적으로 쓴다는 소리를 듣게 되면서 논리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지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가 어려워져 가는 지 모르겠다.


그 중에 {독서의 역사}의 저자 망구엘이 아르바이트 학생 시절에 시력을 잃어 가던 세계적 문호 보르헤스의 요청으로 책을 읽어주는 가운데 듣게 되었던 그의 독특한 촌평에서  독서에 안목을 뜨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어렸을적에 정익이 삼촌이 자원해서 매일 오후에 와서 책을 읽어 주었었다. 넓고 조용한 응접실의 쿠션 좋은 소파에 편안하게 앉아 들으며 어려운 대목이 나오면 촌평대신 질문했었기에 망구엘과는 정반대 입장이었지만, 정말 큰 공부가 되었다.


망구엘이 "독서를 할 때마다 읽은 내용은 그전까지 읽었던 것들 위에 덧쌓인다"고 한 것은 새로이 읽어 가는 독서가 축적된 독서의 역사 위에서 더욱 충실해져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리라.


그래서 지겨우면서 즐거운 나의 독서의 역사를 통해서 앎과 삶을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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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를 설치한지 열흘이 되어 가는데 프로그램 실행이 3,4초 정도 걸리지만 윈2000에 비해 별 차이를 못 느낄 만큼 원활히 돌아가 만족스럽다. 2년 전에 쓸 것이었는데 사양이 낮아서 안 될 거라고 주위에서 하도 요란을 떨어서 지래 겁먹어서 못 했었다.

3년전에 XP를 구해서 하드용량이 부족하다고 설치가 안 되었었다. 1.4GB가 남아 있는데 1.5GB가 필요하다는 것. 열 받아서 통신 게시판 세 곳에 하드만 큰 걸 사면 XP를 쓰는데 문제가 없는지,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지 질문을 썼다. 4명의 답변 두 명은 하드만 늘리면 내 PC로 충분히 XP를 쓸 수 있다고. 한 명은 윈2000을 쓰는 게 낫다고. 또 한 명은 XP를 쓸 필요가 없다고 신신당부하는 것이었다.

 년 뒤에 하드디스크를 80GB 짜리를 사게 되었는데, XP를 깔려다 윈2000을 먼저 까는 바람에 윈98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어서 XP 생각이 안 나게 해주었다. CPU P-III 500Mh에 Ram 256Mb의 이 사양엔 윈2000도 무리라고 라고 허풍을 떤 양반도 있었으니 웃기는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텔과 상부상조하기 위한 술책인지도 모르겠다. 그걸 비웃기 위해 XP를 486PC에 도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XP를 써 보니 옵션이 쓰기 편하게 되어 있어 좋다. 올해에 업그레이드할 계획인데 사양을 높게 할 것 없겠다는 게 뒤늦게 모험을 감행을 한 소득이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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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에 주문했으니 여유있게 받아서 돌잔치에 선물할 수 있겠다 했다. 그런데 주문한 책이 <출고예상시간 : 72시간 이내>라고 나와 있어서 발송 소요 시간까지 감안하면 빡빡하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불안한 마음에 알라딘에 메일을 띄었다. 금요일에 선물해야 되니 목요일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십사라고. 알라딘에서 메일을 받았다고 전화가 왔다. 주문한 책이 재고가 없어서 출판사에 주문해야 되는데 직접 거래하는 출판사가 아니어서 도매상에 주문했다며 가능한 목요일에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해서 친절한 응답에 감사했다.

그렇지만 수요일에 메일로 책을 아직 못 구해서 미안하며 다른 도매상에 다시 주문했다고 알려 왔다. 동생에게 미안해서 얘기했더니 이왕 늦은 것, 나중에 선물하면 되니까 주문했으니 기다리자고 해서 마음이 편해졌다.

목요일 밤에 보니 책을 확보해 출고 준비에 들어갔단다. 제 때 선물할 수 없어서 못내 아쉽지만 늦긴 했어도 책을 구했다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다.

금요일, 발송했다는 메일을 받았고 드디어 오늘 주문한지 꼭 일주일만에 받게 되었다.

가장 오래 걸린 주문이었지만 내 일처럼 수고해 해준 알라딘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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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부어스틴의 『창조자들 3』에서 고찰한 도스또예프스끼가 더욱 매력적으로 와 닿는다. 반역을 기도하다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받고 총살이 집행되는 순간 극적으로 감형되어 시베리아 유형을 달게 받으며 기독교 신앙이 성숙해지게 되어 문학 작품의 근본정신이 된다.

그래서 “인간은 고통받는 그리스도를 흉내낼 운명을 타고난 존재”라고 말했고, “평안 속에는 행복이 없다. 행복은 고통을 통해서 오는 것이다. 사람은 행복을 위해서 태어나지 않았다”라고 까지 이야기했다.

평생 간질병에 시달려야 했는데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운명을 시험해 보려고 도박을 하다 빚을 지고 빚을 갚기 위해 소설을 써야 하는 고달픈 일생을 살면서도 고난을 위대한 정신으로 창조해 냈다.

그와같이 모든 정신적 영웅들은 그런 고난을 딛고 우리의 표상으로 우뚝 서 있는 것이다. 그처럼 우리 같은 미약한 인생들도 주어진 제 몫의 크고 작은 십자가를 지면서 따라가며 서로에게 위로와 격려가 되어 주는 본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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