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지 못하는 강아지'책을 아이들과 읽으며-

  오늘 아이들과 함께 '짖지 못하는 강아지'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기를 했다. 짖지 못해서 애를 먹다가 짖게 된 강아지 이야기다

                                                                                                                                                  
  농장에서 막내 강아지로 태어난 주인공은 짖지를 못했다. 짖는 방법을 배우려고 아무 노력해도 다들 쉽게 "그냥 이렇게 짖으면 돼." 하고 말을 한다. 강아지는 아주 절실한 마음으로 짖는 방법을 배우려고 하는데 아무 어려움 없이 "멍멍" 짖을 수 있는 개들은 당연한 것자꾸 물어보니 의아스럽고 귀찮아 한다.
  그래서 다른 동물들에게 짖는 방법을 배우려고 농장 밖으로 나게 되는 데 다른 동물들도 다른 형제들처럼 별 희얀한 강아지도 다 보겠다는 듯이 그냥 짖으면 된다고 한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밤이 되어서야 돌아온 막내 강아지. 그런데 농장 가족들이 모두 자고 있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왜 강아지는 짖고 싶었을까?"
   "다른 개들이 다 짖으니까요
  그런데 한 아이가 기발한 대답을 했다. "마음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도 있지만 마음으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 사람들 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라고
  이어서 또 물었다
  "밤 늦게 막내 강아지가 돌아왔을 때 가족들이 다 자고 있네. 막내 강아지 기분이 어땠    을 것 같니?"
 "속상할 것 같아요. 화 날 것 같아요.형제들이 얄미웠을 것 같아요. 형제들 꼴도 보기 싫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앞에 기막힌 대답을 한 아이가 이랬다.
  " 사인펜으로 눈 뜨고 있는 것처럼 그려 주고 싶어요."
  " 왜?"
  " 내가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다 자고 있으면 정말 쓸쓸할 것 같아요."
  이 아이는 이 책 속의 강아지 마음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듯 했다
 
  우여곡절 끝에 막내 강아지가 짖게 되었을 때 아이들에게 기분을 물어봤다.
 "나도 강아지처럼 기뻐요. 행복할 것 같아요. 이제 외톨이가 안 되니까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고 놀 수 있어서 좋아요."
  이번에도 앞에서 멋진 대답을 한 아이는 이런다
   " 놀이 공원에 데리고 갈 거예요." 
 
 이야기를 해 보니 이 녀석은 자기도 막내 강아지처럼 자기 친구들이 다 잘하는 덤블링을 못해서 속상했던 적이 있기 때문에 막내 강아지 마음을 알겠단다.
  이런 날은 아이들 생각이 자라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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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말부터 과학의 달 행사 글짓기, 가정의 달 글짓기, 각종 백일장이 이어지더니 6월달에는 호국 보훈의 달 관련 글짓기 행사가 학교마다 있다. 그리고 민주공원이나 재향 군인회 같은 관련 단체에서 주최하는 각종 백일장들로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은 정말 바쁘다. 덩달아 나도 바쁘다. 요즘은 거의 수업 계획안대로 수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학교마다 글쓰기 관련 행사가 많다.

   나는 아이들의 의사를 물어보고 수업 계획표대로 수업 하기를 원하는 아이들은 그대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고 학교 행사 관련 글짓기를 원하는 아이들이나 부모들에게는 원하는 글감으로 글짓기를 한다. 그러면 다른 수업을 한 시간에 동시에 진행해야 되니 엄청난 순발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가끔 정말 황당한 경우가 있다. 앞 주에 아무말이 없다가 수업을 가면 그날 갑자기 학교에 이런이런 글짓기 행사가 있으니 그것을 글감으로 글짓기를 하자고 하는데 본인은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글짓기를 해야 되는 경우다

  어제는 모 초등학교에서 자기 주장대회를 한다고 '네티켓을 지키자'를 글감으로 주장글을 써 오라고 했단다. 그런데 주제를 나에게 말하면서 "선생님 네티켓이 뭐예요' 이런다.   학교에서 글쓰기 숙제를 내 줄 때  그 주제에 대해 아이들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게 설명정도는 해 줬으면 좋았을텐데

  암튼 이 일은 순발력이 아주 좋아야 지치지 않고 해 나갈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이 나는 아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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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수업을 하다보면 한 두명의 아이들이 시간안에 글쓰기를 다 마무리 짓지 못할 때가 있다. 보통 10분이상 넘겨서 봐주는데도.이럴땐  마무리 못한 부분을 숙제로 내 준다. 집에서 글쓰기를 마무리 짓고 오면 별 하나씩을 달아 주는 데 제 시간에 글쓰기를 끝낸 아이들은 가끔 볼멘 소리를 한다. 제 시간에 다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을 집에서 숙제로 해 오는건 당연한데 왜 별을 달아 주냐고 . 제 시간에 끝낸 아이들에게 별을 달아 줘야 되는 거 아니냐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생각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아이를 다그쳐 빨리빨리 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뒷 시간 아이들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아이 글쓸 때까지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는 노릇이고,  숙제를 내 주면 안 해 오기 십상이고.  어떻게든 마무리를 지어오도록 할려니 보상을 해 줘야 하는데  좋은 방법은 떠오르지 않고 .숙제 해 온 아이에게 별 하나 를 붙여 줄 때마다 딜레마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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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실 동료 중에 지금그만 두고 안 계신 선생님 한 분이그랬다.'샘은 참 학부모 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요즘 새삼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를 실감하며 살고 있다. 경기 좋지 않은 탓인지 같은 동료 선생님은 학생들이 눈에 띄게 줄어들기도 하고 학부모들과의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 하는 선생님들도 계시는데 내가가르치는 아이들의 부모들은 내가 하는 대로 믿고 따라주시기 때문인다.

  지난 주엔  스승의 날이 있었다. 작은 파티를 열어 주는 어머니들도 계시고 비즈 공예로 목걸이이나 핸드폰 줄을 만들어 주는 학부모들도 있고, 비타민 씨 같은 영양제를 사서 주시는 부모님들도 계셨디. 모두모두 참으로 고마운 분들이다. 5월에는가뜩이나 지출이 많은 달인데 학교 밖의 수많은 선생님들까지  일일이 챙기시느라 많이 힘드셨을텐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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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빨간 마스크 알아요? 오늘 00동에 온대요."

요즘 초등학교 아이들 사이 '빨간 마스크' 이야기를 모르면 간첩이다. 수업이 늦게 끝나는 아이들은 무서워서 엘리베이터도 잘 못탄다. 빨간 마스크가 나타날까봐. 7시 이후에는 절대로 밤에 혼자 다니면 안된단다.

  그런데 이 '빨간 마스크' 이야기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일본 소설책에 빨간 마스크가 나온다는데 책에서 퉁겨 나온 빨간 마스크가 어떡하다가 부산까지 그것도 남구까지 오게 되었을까. 그냥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몇 월 몇 일날 어느 동에 온다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정해서. 빨간 마스크는 아이들에게 "나 이뻐'하고 물어보고 "이쁘다고 하면 안 죽이고 무섭다고 하면 죽인단다. 그리고 혈액형 별로 죽이는 방법도 다르단다. 0형은 .....A형은 ....... 이런식으로.

  그런데 어제는 수업을 하러 갔더니 대부분의 아이들은 손등에 한자 개 '견'자가 써져 있었다. 왜그런가 했더니 인터넷에서 빨간 마스크는 개를 무서워 하기 때문에  손등에 개 견자를 써 놓으면 못 죽인다고 했단다.

  어른들이야 웃고 넘길 이야기지만  아이들에겐 오금을 저리게 하는 이 이야기를 도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서 퍼뜨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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