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못참아’ 책에 짝지 정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 반은 한 달은 남자애가 좋아하는 여자애 옆에 가서 앉고, 또 한 달은 여자애가 좋아하는 남자애 옆에 앉는 것으로 짝지를 정한다. 그런데 오늘 그 책을 읽고 수업을 하다가 내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 4학년 때 너희는 짝을 어떻게 정했으면 좋겠니?"

  그랬더니 한 녀석이 이랬다.

“남자끼리 앉았으면 좋겠어요.”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도 아니고 남자끼리?' 그래서 내가 넌지시 떠 봤다.

“좋아하는 여자애랑 짝지 되는 것도 좋잖아.”

그랬더니 글쎄 이러는 것이다 .

“세상이 무서워서 싫어요.”

 헉, 여자애랑 앉는게 무섭다니!

여자애들이 꼬투리만 잡으면 떼로 몰려와서 때리기 때문에 되도록 여자애들과 멀리 떨어져 앉고 싶단다. 여자애들을 괴롭히는 녀석도 아닌데 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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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3학년 학생 한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 . 이 아이는 얼마전까지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고 계셔서 자기 집과 가까운 학교에 다니질 않고 할머니댁과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 그래서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는 아이들보다 일찍 집을 나서야 한다.

 아빠가 출근하는 길에 아이를 태워다 주려고 아이도 부모도 서두르고 있는데 아이 비명 소리가 들리더란다.부엌에 있던 엄마가 뛰어나가 보니 아니가 오른손을 흔들면서 울고있더란다. 카세트 코드를 빼고 다른 코드를 꽂으려다가 그 코드와 연결된 전선줄 낡은 곳을 잘못 만져 감전된 것이다. 다행히 아이가 전선줄에서 얼른 손을 떼는 바람에 오른손 엄지 손가락 만 화상을 입었다. 그런데 피부가 심하게 손상돼서 결국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단다.한달 넘게 학교도 못가고 .

 

 나는 전선에 감전되었다는 전화만 받고도 가슴이 쿵쾅거려 일이 손에 안잡혔는데 아이 부모는 얼마나 놀랐을까! 전선이 낡기 전에 새 것으로 교체하고 아이들에게도 전기 코드를 뽑고 끼울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소상하게 일러주어야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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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7-11-0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신경에는 문제가 없나 보죠?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죠. ㅠ.ㅠ
 

 

지난 주 토요일, 중간고사와 가족 여행 등으로 2주 가량 수업을 쉬었던 팀 수업이 있었다. 같이 수업 받는 아이들은 학교가 제각각이고 사는 아파트도 달라 수업하는 날 이외에는 거의 만나질 못한다.

  수업을 하려는데 한 아이가 딱지 모양으로 접은 짙은 오렌지 색 종이 한 장과 A4용지 절반 크기의 노트 낱장을 찢어 접은 종이 한 장을 함께 수업 받는 아이에게 주었다.

  “하나는 내가 쓴 거, 하나는 민지가 쓴 거.” 이러면서.

  나는 그 모습을 보고 확인하듯 물었다. 
  “ 00이 한테 편지 쓴 거니?”

  그러자 편지를 준 아이가 그랬다.

  “몇 주 동안 못봤잖아요. 그래서 민지랑 내가 00이 한테 편지를 썼죠!” 
  “오오! 놀라워라. 요즘 너희들도 편지를 주고 받는 단 말이지!”

  “우리도 아날로그 감성이 그리울 때가 있어요. 메시지로 장난 치는 것 보단 편지를  받으면 얼마나 감동적인데요.”

  나는 요즘 아이들, 특히 중고등학생들은 편지 안 쓰는 줄 알았다. 친구랑 편지 주고 받는 것 자체를 좀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있어서.그런데 편지를 주고 받는 다니! 그것도 아날로그적 감성이 그리워서라니!

 

  가을인지라 일시적인 아날로그적 감성이 그리워서건, 정말 문자 메시지보다 사람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뭔가가 편지에는 있어서건 참 반가운 일이다. 아날로그적  감성의 힘은 여전히 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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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생님 이 책 너무 재미 없어요.”

  “응, 재미 없는 책이야. 생각을 많이 해야 이해되는 책이니까.”

  “이번 달은 좀 재미있는 책 해요.”

  “그래 재미있는 책 하자.”

  그러면서 수업 시작을 했던 책, '레의 모험'

  많은 생각을 하며 읽어야하는 책도 재미있다는 아이조차 재미없었다고 해서 수업 시작부터 조금 기운이 빠졌다.그러나 내가 워낙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 활동지도 수준 높은 이 아이들과  딱 수업하기 좋게  만들었다.

  나의 색도 찾아보고, 레의 모험과 내가 살아가는 삶도 빗대보고, 내가 담고 싶은 색도 생각해 보고.

  그랬더니 반응이 아주 좋다.

  그렇게 시들하게 시작했던 아이들이 점점 책 속으로 빠져든다.

  “이 책 재미있지 않니? 레가 여행하는 과정이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이랑 똑같지?”

  “네. 재미 있어요. 그런데 책이 재미있는게 아니라 선생님이랑 하니까 재미있어요.”

 아~ 기분 좋다

  ‘바람은 모래 언덕의 모양이 바뀔 뿐, 이 세상은 그저 커다란 모래더미일 뿐이야.’

  로 시작하는 이 책 우리 인생이랑 참 많이 닮았다

  처음에 도대체 뭔 내용인지 모르겠다던 녀석이 ‘나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여행’이라고    제목을 붙인다.

   기특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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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 스위스 전을 보고 할말 많은 아이들 -

 

  6월이 호국 보훈의 달이고 해서 ‘잊혀진 전쟁’ 이란 어느 분이 쓴 칼럼과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관련 자료들을 보며 이야기 나누기 수업을 하려고 한 날이다. 그런데 월드컵 스위스 전을 본 아이들이 편파판정을 한 심판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면 억울해서 안되겠다고 난리를 쳤다. 그래서 스위스전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를 하고 글을 쓰기로 했다.  이 경기의 승패에 따라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였던 만큼 모둠 아이들 모두가 새벽잠을 설치며 일어나서 경기를 본 모양이다. 나는 아침일찍부터 수업이 잡혀 있어 보지도 못했는데.

 

  스위스 전에 대해 정리를 해 보기로 했다. 전반전과 후반전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우리가 스위스 전에서 이기지 못한 까닭은 무엇이며, 심판의 판정이 어떤 점에서 부당한지 등등 이야기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아쉬움이 많았던 경기였던 만큼 할 말도 많았다. 그리고 심판의 자잘못을 조목조목 따지는 데 축구 전문가 못지 않다. 아이들이 관심이 많은 글감을 주제로 수업을 하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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