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택시 운전사, 텃밭의 잡초를 제거하는 소설가 고 박경리 님,  밀짚모자와 면장갑을 끼고 잔디밭의 잡풀을 제거하는 고 박완서 님도 있다. 쪼그리고 앉아 밭을 매는 시골 어머니의 두건을 둘러 쓴 모습이 떠오른다. 도시로 이사 온 어머니의 첫 일거리는 남의 집 밭때기 김매기었다. 


  마음을 내려 놓고 한 참을 멍허니 담배를 피우거나 농사 일에 몰입한다. 시골에는 삼밭이 있다. 눈을 부비며 부시시 기상한 군인은 아침 구보를 하지만 촌 아이는 채소밭에 물을 주거나 아침 찬거리로 상추를 뜯어 오라는 어머니의 부름을 받는다. 헛간 구석에 있는 토끼장에 풀을 넣어 주기도 한다.

  자전거를 타고 들길과 강둑을 지나, 좁은 산비탈 길을 지나면 상추와 콩 그리고 마늘과 파를 심은 쪽밭을 보곤 한다. 울타리 없는 쪽밭을 향한 흑심은 죄스럽다. 언젠가 나의 쪽밭을 갖고 말겠다는 야심을 품어 본다. 

  단독 주택의 작은 화단에 넝쿨장미 한 구루와 접시꽃 서 너 접이 피여난다. 가끔 연탄재도 뿌려 준다. 거창한 정원은 아니지만 텃밭겸 작은 정원 노릇을 한 어린 시절의 골목집을 기억한다. 화단앞에 쪼그리고 앉아 솟아나는 채소 싹를 보았었다. 요즘은 도시농업이 유행이다. 건물의 옥상이 좋은 텃밭 공간이다. 텃밭 정원을 가꾸는 즐거움은 크다.

  몇 평 안되는 땅을 자신의 의지와 노동으로 천국을 만들어 가는 사람은 어린 왕자와 같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작은 쪽밭 정원이 살아 있다. 습관의 참맛을 기대해본다.  '1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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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1 08: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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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2 00:2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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