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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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게 작별할 수 있음도 큰 축복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오늘 아침에도 초딩 아들 녀석이랑 한 판 했다.

이 녀석의 기다란 손톱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 깎아 준다고 했는데

마른 손톱이 틱틱 꺾이는 게 그만 신경을 거스른 모양이다.

말은 안 하지만 표정에 싫은 티가 역력하다.

내민 손을 거두어들이더니 " 안 깎아!" 한다.

나도 그만 뿔이 나서 "그럼 엄마한테 말 걸지 마!" 하고 대꾸한 뒤 입을 다물었다.

옷을 입으려다 여름 옷이라 윗단추까지 안 끼워도 되는데 이상한 고집이 발동한 녀석은 한참을 단추 끼우는 데 용을 쓰더니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도와줄까, 해도 "말 안한다면서!"라며 한껏 삐쳤던 탓에 한사코 거절하던 녀석이 결국은 내 도움의 손길을 받아들이고 말았다.

엉뚱한 기싸움에 지친 녀석은 조금 누그러져서 "잘못했어요."했지만 아직 분이 안 풀린 내가 잔소리를 시작하자"다 엄마 때문이잖아. 스트레스 받아!"하며 다시 큰 소리로 대들었다.

지각하기 일보 직전이라 자리를 박차고 학교에 가버린 아들 녀석. 문을 쾅! 닫고 나가는 소리를 들으니 더 화가 진정이 안 되었다.

아침 나절 내내 이 녀석과 나의 대결을 곱씹으며 계속 씩씩거리고 있었다.

'내가 그 때 먼저 "아프게 해서 미안해."라고 살살 달래며 손톱을 깎아주었더라면 괜찮았을까.

아니지, 그래도 조그만 녀석이 엄마한테 아침부터 그렇게 신경질을 팍팍 내면 안 되는 거잖아.

다 엄마 탓이라고 몰아세우다니. 나쁜 녀석.

속으로 몇 번을 궁시렁거리고 또 중얼거렸는지 모른다.

그래도 학교 다녀오면 녀석도 감정이 누그러져 엄마 보기가 멋쩍을 테지.

그 때는 어떤 표정으로 대해주어야 하나........'

 

마음이 몇 번을 널뛰기를 하던지.

그러다가 프레드릭 베크만의 짤막한 이야기를 손에 들었다.

 

손자의 이름을 남들보다 두 배 더 좋아해서'노아노아'라 부른다는 할아버지가 나왔다.

할아버지는 벤치 아래 활짝 핀 히아신스를 떠올리기도 하고 자신이 평생 좋아했던 수학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언제나 다정하고 자기 편이었던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할아버지의 머릿속은 언제나 하룻밤 새 전보다 작아진다.

그걸 깨닫게 되는 순간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린다.

나이가 들었고 기억력이 흐릿해지고 시공간이 뒤죽박죽되고 앞에 서 있는 사람이 아들인지 손자인지 헷갈리고...

그런 할아버지를 지켜보는 사람은 아들 테드가 되기도 했다가 어린 손자 노아가 되기도 하고 어느새 장성한 청년 노아가 되기도 한다.

분명 되풀이 되는 시간의 테두리 안에서 할아버지는 우울하기도 때론 슬프기도 할 테지만

할아버지가 손자 노아에게 세상 신기한 비밀을 알려주듯 조근조근 건네는 말투는 이상하게도 눈물겹지 않다.

할아버지는 세상의 좋은 것만을 간직하기로 한 사람처럼

끊임없이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재생한다.

할아버지는 기억을 잃어가지만 손자는 그런 할아버지를 지켜 보며 헤어짐을 배워간다.

아직 할아버지와 손자,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는 이별을 나눌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을 그들은 가장 바람직한 방법으로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저는 작별인사를 잘 못해요."

"연습할 기회가 많을 거다. 잘하게 될 거야. 네 주변의 어른들은 대부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제대로 작별인사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후회하고 있다고 보면 돼. 우리는 완벽해질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연습할 거야. 오나벽해지면 네 발은 땅에 닿을 테고, 나는 우주에 있을 테고 두려워할 건 아무것도 없을 테지."

-77

 

이들에게 작별을 연습할 시간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운인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도 어떤 장벽 때문에 그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

얼마나 마음이 무너져 내릴까.

남아 있는 하루하루를 작별의 시간이라 생각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면

할아버지의 말 그대로 남는 후회가 없을 텐데.

 

사랑한다는 말, 더 늦기 전에 전하길 바란다.

이 말은 남들에게 할 것이 아니라 오늘 아침에도 아들 녀석이랑 철없이 싸우고 씩씩거렸던 철없는 엄마인 내게도 큰소리로 전해주어야 한다.

아직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해서 그 소중한 시간을 철없이 싸우고 할퀴면서 상처투성이로 덮어버렸던 내가 아닌가.

많이 남아 있는 시간이란 없다.

이 녀석, 하교 후 돌아오면 어떻게 한 번 꼭 안아줘 버려?^^

소중하고 소중해서 손자의 이름을 두 번이나 불러주던 할아버지처럼

내 아들의 이름도 두 번 세 번 불러줘 버려?^^

 

아름답게 작별할 수 있음도 큰 축복이 될 수 있음을~

현재 누리고 있는 행복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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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세트 - 전2권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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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채널러의 속시원한 반란 [보복대행전문 주식회사]

 

 

 

나는 부산에 살고 있는데, 몇 걸음만 나가면 낙동강이 바로 보인다.

부산 안에서도 낙동강이 보이는 이 지역에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이 지역 토박이인 사람 말로는 예전엔 허허벌판 너머로 낙동강이 훤히 보였다 한다.

지금은 높이 솟아오른 아파트며 굽이굽이 휘어져 내려오는 도로 때문에 고층 빌딩 아니고서는 낙동강의 전망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자동차나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그 낙동강 주변에 잘 닦인 자전거 도로가 보인다.

평일 한낮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몇 없지만 주말이 되면 드문드문  행과 렬을 이루어 죽 달려나가는 자전거 무리들을 볼 수 있다.

그나마 날이 시원하면 괜찮지만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에 보면 그늘 하나 없는 저 기나긴 길을 땀 뻘뻘 흘리며 다니는 사람들이 안쓰러워 뵌다.

강바람이 분다고는 하지만 맨 몸에 무자비하게 내려꽂히는 햇볕을 어찌 이겨낼 것인가.

강 주변에 자전거 도로가 난 것이 어찌 보면 여가 활용을 위해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오직 그 한 가지만으로 자전거 도로의 성공을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특히나 여름철만 되면 올라오는 하천의 썩은 냄새.

이 책에서는 특히나 '녹조라떼'로 형상화해서 그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적폐청산'을 내세우고 있는데 아직까지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모르겠다.

이전까지의 치세 동안 쌓인 것이 워낙 많아야지.

이 책이 씌어진 시기가 'm'의 정권 대에 맞물린 것인지

특히 4대 강을 정조준해서 까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 즈음을 겨냥해서 우리 나라가 안고 있는 사회악들을 하나하나 들춰내서 이슈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30대의 식물 교감 채널러이다.

금수저로 태어나 범생이의 길을 걸었지만 중학교 때 집안의 비밀을 알고 나서부터는 은둔형 외톨이로서의 삶을 선택한다.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친일파로 행세하며 쌓아온 재산으로 살고 있는 것이 너무나 낯부끄러워서였다.

외아들로서 아버지의 어마어마한 재산을 물려받은 그는 화천 다목리에서 수목원을 조성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었다.

마음이 닿지 않는 사람 앞에서는 극심하게 말을 더듬는 것도 사람들 앞에 나서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였다.

그는 꽃집에서 우연히 만난 식물 '백량금'의 도움으로 세상을 염사하는 능력, 즉 식물과 교감하며 채널링하는 법을 터득한다. 그와 가까운 이로는 학교 동창이자 현직 검사인 박태빈과 썸타는 사이인 꽃집 사장 한세은 뿐.

나무들의 힘을 빌려 썩어서 악취를 풍기는 세상을 청소해 나가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던 그는 보복대행전문 주식회사를 설립한다.

나무들과 공조해서 억울한 사례를 수집하고 보복 여부를 숙고한다. 가진 건 돈과 시간 밖에 없는 이 남자의 통쾌하고 속시원한 보복이 이 책의 묘미다.

고양이 머리에 대못을 박은 남자, 국회의원이라는 감투에 걸맞지 않게 뒤가 구린 놈 들은 물론이고

좀 더 조직적이고 거대한 음모를 꾸민 세력에게도 거침없이 보복한다.

그가 흠모했던 고등학교 때 국사 담당 노정건 선생님이 4대강 사업을 전직 대통령이 주도한 경천동지할 대국민 사기 사업으로 단정하고 있음을 알고 적극 가담한다.

까도 까도 끝이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채널러의 보복대행은 흡사 홍길동과도 같아서 유쾌, 상쾌, 통쾌하다.

돈을 숭배하고 권력에 기대어 사람들을 우롱하고 농락하는 나쁜 놈들에게 누가 속시원히 벌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판타지를 식물 채널러는 과감히 실행한다.

그것도 이 세상에서는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땅에 깊이 뿌리박힌 채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믿었던 "식물"과의 공조를 통해서 말이다.

식물들은 어떤 근거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드러내는가?

그들이 가진 끝없는, 무한한 "사랑"이 그 근거다.

말없이 이 세상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지만 식물들은 동물적 근성을 드러내며 썩은 내를 풀풀 풍기는 인간들을 향해 조용히 "사랑"을 부르짖는다.

식물 교감 채널러는 그저 보복을 "대행"할 뿐이다.

 

 

 

우리나라에 오래된 나무들도 참 많다.

거수님이라 칭하는 나무들을 한 번쯤 찾아가 둘러보고 싶다.

식물 교감 채널러는 그들을 향해 절을 올린다. 나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경외의 빛으로 우러러보기는 하겠지. 1,000년을 넘어 살아가는 동안 이 세상 위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꼴을 보고 속으로 얼마나 혀를 차고 있을 것인가.

 

책 속에서 녹조라떼를 원샷하고 뿌연 강 속으로 앞다투어 뛰어드는 나쁜 놈들을 보며 대신 폭소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일차원적인 보복 구조가 때로는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

 

 

*책 몇 군데에서 "판이하게 다른"이라는 구절이 쓰였는데, 자꾸 신경 쓰인다.

"판이하게"를 "아주"라는 강조의 뜻으로 보아도 될지...고유의 한자어가 가진 뜻이 있는데, '다른'의 뜻을 중첩하여 쓰는 것만 같아서 읽다 멈추고 읽다 멈추었다. ㅠㅠ 

 

 

 

#이외수,#이외수소설,#보복전문대행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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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초월 포켓몬 과학 연구소 2 상상초월 포켓몬 과학 연구소 2
야나기타 리카오 지음, 히메노 가게마루 그림, 정인영 옮김 / 아울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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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으로 과학 공부해요. [포켓몬 과학 연구소 2]

 

 

 

노란 몸체에 전기 충격 받은 것 같은 꼬리를 달고 "피카피카~"를 외치는 귀여운 녀석.

피카츄 캐릭터는 이름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닭살 돋도록 귀여움을 유발한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기 가장 쉬운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이 아닐까.

마음을 내려놓고 머리를 비우고 캐릭터들을 눈으로 좇으면 금세 헤헤거리게 된다.

아이도 어른도 애니메이션 앞에서는 무장해제되고 만다.

매일 아침 짱구를 보는 나도, 우리 아들은 더 말해 무엇할까.^^

쉽게 빠져드는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과학 공부를 입히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요즘은 만화와 과학 공부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들이 많이 이루어진다.

그 바람을 타고 포켓몬도 합류한 것.

포켓몬을 한 번이라도 본 이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신기한 몬스터들의 입을 쩍 벌리게 될 것이다.

진화를 거듭하는 포켓몬도 신기하려니와

이미 알고 있는 동물이나 상상의 동물을 결합하여 새로운 캐릭터들이 불쑥 나타날 때마다

어쩜 저렇게 만들어낼까...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일 뿐, 이라고 생각했던

포켓몬 캐릭터들이 과학을 만나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 속 현상들이 포켓몬의 능력에 숨겨진 비밀에 베어 있었던 것이다.

 

"포켓몬 세계를 알아 갈수록 과학 지식이 점점 쌓여 갑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저 그런 과학 만화라고 얕잡아 볼 뻔했는데,

직접 읽어 보니 아이들에게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거라는  의심이 싹 사라졌다.

물과력포켓몬 알통몬에게서 물리를, 빙산포켓몬 레지아이스에게서 화학을, 임금포켓몬 야도킹에게서 생물을, 드릴포켓몬 코뿌리에게서 지구과학을 배울 수 있었다!!!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총 34마리의 포켓몬이 나온다.

각각의 포켓몬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과학 지식과 결합되어 있으니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34가지의 과학 상식 혹은 지식을 얻어갈 수 있는 셈이다.

 

게임 안의 정보를 토대로 '포켓몬'캐릭터의 특징이나 능력을 현실 과학과 비교하여 검증을 시도한 것이니 그저 재미로 읽고 그 속에서 알찬 지식만을 얻어 가길...

 

 

 

목차에는 캐릭터들의 실루엣이 실려 있는데

실루엣을 보고 먼저 캐릭터 이름을 맞추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울 아이는 포켓몬 광은 아니어서 몇 몇 캐릭터밖에 맞추지 못했지만 실루엣들이

묘하게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이름과 형태를 매치하는 데 흥미를 유발하고 있었다.

별 모양이니 당연히 별가사리겠지? 박치기포켓몬은 머리가 단단하게 되어 있을 테니 얘가 램펄드일거야...

섬광포켓몬 꼬링크는 꼬리를 잘 보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여깄다...

하면서 한동안 이름 맞추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희망사항포켓몬 지라치는 '모든 소원을 이루어주는 능력'을 가졌지만 과학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은 '1,000년 중 7일 동안만 깨어나'는 부분이다. 생물과 관련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는데

 여기서 질문, "인간은 왜 잠을 잘까?"

그 이유 중 하나는 뇌와 몸을 쉬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지라치의 잠도 인간의 '수면'과 달리 에너지 소비가 없는 휴면이라면 자는 동안은 성장하거나 늙지 않을 테니 지라치는 오래 살 것이 분명하다고...^^

 

 

 

무한포켓몬 라티아스에게서는 물리를 배울 수 있다.

유리 같은 깃털로 몸을 감싸 모습을 바꾸는 라티아스. 빛을 굴절시키는 깃털로 전신을 둘러싸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빛의 굴절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포켓몬이니 모습을 감출 수도 있다는데....

 

그림을 통해 다양한 빛의 굴절을  알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과연 라티아스는 유리 같은 깃털로 온몸을 감싸 빛의 굴절로 모습을 감출 수 있을까?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그 가능성을 점쳐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몸의 대부분이 위로 이루어져 있는 밥통포켓몬 꼴깍몬에게서는  생물을 배울 수 있다.

인간의 소화와 꼴깍몬의 소화를 비교해보면서 위와 간의 역할도 한 번 더 되새길 수 있다.

만능 위를 가졌다고 해도 생물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장기인 간이 없는 꼴깍몬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무엇이든 소화하는 위다. 소화할 때 발생하는 가스는 강렬한 악취가 난다.'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꿀 수는 없지만 가스로 만들어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답일 수 있다.

그렇다면 꼴깍몬의 강력한 무기는 바로 그 가스?

으....꼴깍몬 주위에는 절대 가면 안 되겠다.~

 

34마리 포켓몬들이 그저 대단한 상상력의 산물이라 생각했다면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을 것이다.

포켓몬의 능력 속에 숨어 있는 비밀을 파헤치자 과학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재미있는 과학과 기발한 상상으로 가득한 [포켓몬 과학 연구소]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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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전술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이영남 옮김 / 인간사랑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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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피렌체를 위한 토론[마키아벨리 전술론]

 

 

 

마키아벨리는 르네상스기 이탈리아에 살았던 정치 이론가이자 역사학자이다.

그의 유명한 저서 [군주론]은 출판될 당시에 환영 받지 못한 정도가 아니었다. [군주론]을 포함한 마키아벨리의 모든 저작은 1559년 바티칸 교황청의 "금서 목록"에 올랐다. 통치를 위해서는 살인을 포함한 중범죄까지 군주에게 허용해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의 논지가 착한 행동을 권장하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정면으로 배치되어서이리라.

그는 르네상스 시대 대다수 이탈리아 지식인들과 마찬가지로 고대의 학문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던 인문학자였다. 또한 피렌체의 시정을 담당하던 충실한 관리이자 동시에 이탈리아의 통일을 염원하던 애국자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염원을 실천할 방식을 고전과 역사에 대한 깊은 통찰에서 찾으려 했다.

 

"군주는 능숙한 사기꾼이자 위선자이어야 한다."와 같은 구절을 문제 삼아 마키아벨리를 지나치게 악의적으로 몰아가는 사람들은 맥락을 염두에 두고 그의 글을 읽어야 한다.

다면적인 역사적 상황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뜻이다.

[군주론]이 대중적으로는 마키아벨리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할지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가 쓴 수많은 역사 논고와 희곡을 비롯한 다른 저작이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마키아벨리 전술론]이며 이같은 그의 다양한 저작을 함께 읽으면 [군주론]이 갖는 의미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피렌체 공화국 제2서기장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1512년 메디치가의 복귀로 관직을 잃은 그는 반 메디치 모의에 연루되어 투옥되는 고초를 겪는다. 이후 산탄드레아의 농장에서 은둔하며 저술에 몰두했는데 이 시기에 이루어진 저작이 [군주론], [로마사 논고], 전쟁이 정치의 연장임을 설파한 [전술론], 풍자가 번득이는 희곡[만드라골드] 등이다.

 

역자 서문에 의하면 [전술론]은 15세기, 이탈리아 피렌체의 지성인들이 로마제국의 편제와 전술을 토론하고 옛 고대 전사를 회고하며 위기에 처한 피렌체를 구할 수 있는 정치와 군사 전술 및 제도 적용 방법을 토론한 것을 그 자리에 참석했던 마키아벨리가 옮겨 놓은 책이다.

 

코시모, 루이지 등 루첼라이 정원 모임 참석자들의 질문에 주로 파브리지오가 답하는 형식이다.

 

마키아벨리는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지만 [로마사 논고]나 [군주론]에서 많은 내용이 유사하게 언급된 것과 특히 [로마사 논고] 의 상당부분을 군대의 제도와 전술에 관하여 논한 것을 보면 이 책 속에 마키아벨리의 개인적 지식과 견해가 함축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총 7장으로 이루어진 [전술론]은 말 그대로 전략, 전술과 지휘관의 자질 등을 다루고 있다.

시민군의 모병부터 대우와 운용, 시민군의 무기, 훈련, 전투 대형 운용과 지휘관의 임무 등 실제 전투에 임해야 하는 사람들이 알아두어야 할 내용이기에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나로서는^^ 푹 빠져서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중간중간 전쟁에 임하는 지휘관이 갖추어야 할 자세, 군주의 군대 통치 방향 등을 얘기하는 부분에서는 지금부터 약 500여 년 전의 일이라 해도 현재와 묘하게 합치되는 부분이 있어 집중하며 읽게 되었다.

 

농촌에서 선발된 병사는 불편하고 피곤한 상태와 고생을 잘 참고 태양 아래에서 지내는 것에도 익숙합니다. 또 나무 그늘을 필요로 하지 않고 능숙하게 도구를 사용하며 해자를 파거나 중량물 운반도 잘하고, 온순하며 순진하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나는 보병은 농촌에서, 기병은 도시에서 선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이 시민군을 편성해야 한다면, 17세에서 40세까지 채용하는 거죠....

매부리, 어부, 요리사, 포주, 그 밖의 유흥업에 종사하는 자는 채용하기를 꺼렸습니다...

농부에 이어 대장장이, 목수, 제철공, 석공 순입니다. - 61

 

시민군의 선발 조건을 논하는 부분도 묘하게 설득력이 있어 재미있다.

지금 읽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는~

선발되는 병력 입장이 아니라 지휘하는 참모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관점을 달리 해 군대에서 병력을 모으는 때 뿐 아니라 일반 구직자들의 입장에서 직업을 구하려 할 때 한번쯤 '역지사지' 하여 내가 오너라면~ 하고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듯하다.

그렇다면 내가 일하고 싶은 곳에서는 어떤 인물상이 적합한지를 예측하고 무작정 기다랗고 힘 빡 준 스펙을 채울 일이 없을 텐데...

 

이야기가 딴곳으로 샜다.

어쨌든,

로마인과 독일인 용병 등의 전투 기술 차이,

창과 방패, 검을 사용하는 방법상의 차이 등을 자세히 서술한 부분은 마치 영화 "300"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해서 혼자 배시시 웃기도 했다.

[전술론]이 그렇게 딱딱하고 어려운 책만은 아니구나~ 하며 조금은 안심했다는...

 

우수한 병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현명하고 능력 있는 지휘관의 노력과 고통이 뒤따라야 합니다. -108

 

아시아에 유능한 인물이 극히 적은 것은 이 지역에서는 한 왕국이 많은 사람들을 지배하고 있고, 그 왕국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에 오랜 시대를 평안하게 지내게 되어 사회가 뛰어난 공적을 통해 큰 인물을 배출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공화국에는 왕국보다도 뛰어난 인물이 많기 때문입니다. 공화국에서는 용기를 명예로이 생각하지만, 왕국에서는 오히려 용기를 두려워합니다. 또 공화국에서는 능력 있는 인물을 양성하지만 왕국에서는 이러한 인물을 배제시킵니다. -129 

 

부대에는 공격받지 않고 방어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적을 공격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159

 

이미 달아날 마음이 있는 병사들을 붙들고 다시 전투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199

 

전투에서 패했을 때 지휘관은 무엇이 아군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호기라는 것은 적이 잠깐 방심한 사이에 생기기도 합니다. 이에 관련해 로마인 마르티우스가 카르타고 군단을 격파한 예가 있습니다. -202

 

고전을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시공을 초월한 가치이다.

비단 [전술론]에서뿐만 아니라 마키아벨리가 [군주론], [로마사논고]등에 담아내고자 했던 가치가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이유일 것이다.

인간이 중심에 있었던 르네상스 시대, 그 시대의 흐름이 한껏 피어나는 바로 그 지점을 살아냈던 마키아벨리는 무엇보다도 상상 속의 국가보다는 현실적인 국가를 이루려는 생각이 컸을 터이다.

[군주론]과 [전술론], [로마사 논고]를 한 맥락 위에 얹어 두고 본다면 마키아벨리의 진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술론] 만 따로 떼놓고 봤을 때는 육사출신 역자가 밝혔듯이 현재와 과거의 군사제도를 연결하는 부분이 관건이 될 것이다.

2천여 년 전 로마 군단의 실상과 5백여 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와 그 주변 도시국가들의 군사제도

그리고 현대의 군사전략까지를 어떻게 연결해 이질감 없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것인가.

 

과거의 이야기였어도 고전이 지닌 가치를 담고 있기에 나름 공감대가 적었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하여 위기의 피렌체는 구원받았는가...

당면한 2017년의 우리나라를 살면서 함께 고민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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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피부 여행 - 생명의 보호벽, 피부에 관한 놀라운 지식 프로젝트 매력적인 여행
옐 아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화끈한 입담과 함께 하는 피부 수업 [매력적인 피부 여행]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만 괜히 목소리를 낮추게 되는 게 아니다.

비뇨기과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곳에서도 높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 바로 피부!

고로 피부 얘기를 할 때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소근소근 이야기하게 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그 민감한 부분을, 피부과학 강국, 독일의 의학자 옐 아들러는 속시원히 얘기해준다.

조용조용 얘기한다고 있는 게 없는 것이 될 리 만무한 것처럼,

우리 몸 구석구석을 장악하고 있는 피부에 대해 얘기한다는 데 무슨 거리낌이 있단 말인가?

처음부터 항문이나 엉덩이, 음부 등에 대한 적나라한 이야기를, 나체에 대한 적극적인 텀험을 나선다.

우와. 매력 쩐다~

 

2제곱미터의 너비로 우리 몸의 모든 것을 감싸고 방어하는 생명의 보호벽.

그 존재 이유는 알고 있었지만 그 존재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터다.

여름이 되어 자외선이 강해지면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점이 크게 생기면 레이저로 없애고 여드름이 생기면 짜고...

뭔가가 벌어져야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피부였다.

얼마 전 3학년 아들 녀석의 엄지 발가락에 사마귀가 생겨서 그 놈을 없애러 피부과에 갔었다.

요즘은 레이저 치료도 한다고 하니 뚝 떼버리고 오면 금방 낫겠지 하며 아무 생각 없이 갔는데...

(이틀 후가 운동회였는데도 말이다ㅠㅠ)

아무리 레이저로 치료한다고 해도 사마귀 부위를 지지는 데 5분이지 그 상처가 아무는 데는 2주가 넘게 걸렸다.

물에 닿으면 안 된다고 해서 씻는 것도 신경 써야 했고, 붕대로 감싸고 있는 통에 운동화를 신지도 못했으며 결국 아들은 아무 생각 없는 엄마 덕에 열심히 준비한 운동회를 뛰어 보지도 못했다.

피부를 너무 만만하게 본 것 아닌가...

그랬다. 피부를 너무 만만하게 보고 레이저의 위력을 과신했다.

무려 3개의 층으로 나뉜 피부에도 상처가 생기면 나름 진정될 때까지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었는데...

 

[매력적인 피부 여행] 에서는 피부의 3개 층, 즉 표피, 진피, 피하조직에 관해 먼저 알아본다.

 

 

호문쿨루스는 대뇌피질의 촉각 배정을 사람에 빗댄 그림이다. 거대한 손과 거대한 손가락, 괴물처럼 큰 입술.

이런 부위에 신경이 빼곡하게 집중되어 있다는 뜻이다.

손끝에는 1제곱센티미터 안에 신경센서가 2500개나 들어 있다고 하니 손이 크게 표현될 밖에...

 

만지기, 쓰다듬기, 키스, 섹스는 모두 (        )이 많이 분비되게 하는 행동이다.

여기서 (  )에 들어갈 말은?

 

 

바로 옥시토신이다. 편안한 스킨십이 없으면 옥시토신이 결핍된다. 그러면 스트레스와 두려움에 시달리다가 인간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저자는 힘주어 말한다.

그러니 망설이지 말고 만지고 사랑하자, 라고. ^^

 

 

기본적인 공부를 마치고 나면 밀착 취재에 들어가 인생의 시기별 동반자 피부에 관해 언급하고 햇빛으로 풍파에 시달리는 피부에 대해 논한다. 다시 돌아봐야 할 바디케어 습관도 짚어주고 피부과에 가면 꼭 눈길이 멎게 되는 보톡스, 필러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준다.

 

 

나처럼 나이 들어 가는 여성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주름.

듣기만 해도 거부감 일어나는 주름 이름이다.

얼른 가서 보톡스 한 대 맞고 와야지~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잠깐, 멈추어서 이 책 속 강의를 들어 보자.

(위의 주름 가운데 대부분은 공식적으로 보톡스 주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적정량의 보톡스를 적당한 부위에 잘만 주입하면 미용 면에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미용 시술 후 환자는 행복해야 하고 위험은 최소화돼야 한다. 그러나 기쁨을 주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튜닝과 미모와 젊음을 위한 기괴한 광기 사이의 경계는 매우 모호하다. 60대에 20대처럼 보일 순 없다.-247

 

누구누구 들으라고 하는 말 같다.

 

만약 보톡스 주사를 맞을 계획이라면 처음부터 한 병을 다 맞지 마라.다다익선은 보톡스에는 적용되지 않는 말이다!  보톡스를 피부에 주입하는 방법은 주사밖에 없다. 효능물질의 분자가 커서 피부보호벽을 뚫고 들어가지 못하기때문에 크림처럼 바를 수도 없다. 용기에 아무리 '기적의 연고'라고 적혀 있더라도 실제 효과는 그다지 기적적이지 않다.-248

 

 

그리고 두근두근...

생식기 피부의 비밀에 대해 큰 소리로, 아주 큰 소리로 강의한다.^^

아는 게 힘이다! 스스로 용기를 불어넣으며 재빨리 읽어나갈 수 있다.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유명한 카피 덕분에 가끔은 기꺼이 먹는 것을 피부에 양보해 본 적 있는지...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의 피부다, 에서는 피부를 위한 음식을 알려준다.

탄수화물, 알코올, 단백질, 지방 등의 대량 영양소는 유기체를 위한 에너지가 되고, 비타민, 미량원소, 지방산 같은 미량 영양소는 신진대사를 섬세하게 튜닝해준다고 한다.

성인 여드름, 아토피성 피부염, 알레르기성 두드러기, 거짓알레르기성 두드러기, 건선 등의 피부질환과 음식에 대해 이야기는 챕터도 있으니 미리 공부해 두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감정과 신경증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한다.

 

사랑은 보기 좋은 붉은 뺨을 선사한다. 행복한 사람은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아주 낮고 맑은 피부를 갖는다. 행복하게 사는 사람은 행복이 피부로 드러나고, 사람들은 그의 피부에서 행복을 본다. 그리고 이것은 나이와 상관없다.-364

 

실제 피부 전문 개인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저자의 이 책은 매우 유용하면서도 직설적이고 꾸밈 없는 사실을 담고 있다.

가끔 성교육 책이 아닌가 싶어 책제목을 다시 보려고 표지를 보게 될 정도로 화끈한 그림도 있지만 이 책은 피부를 여행하는 책이다. ^^

그것도 매우 유용하면서도 재미있게 여행할 수 있게 도와준다.

피부과 개원의가 될 예정이 없는 사람도 읽어야 한다고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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