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dts] - 할인행사
소피아 코폴라 감독, 빌 머레이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혼자 머무는 호텔, 혼자 타는 기차, 잡히지 않는 마음. 같은 공허함을 가진 낯선이를 만나는 순간, 삶은 다시 괜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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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01-0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개개인이 가지는 고독지수를 가듬할 수 있는 영화라고 보고 싶어요.

다락방 2013-01-07 11:27   좋아요 0 | URL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도, 25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해온 50대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아요. 물론 저도 그렇구요. 불안해하다가 누군가를 의지하고 위로하고 위로받다가 또 불안해하다가.. 삶은 그런식의 연속적인 시간을 보내는 것인가봐요.

dreamout 2013-01-07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전에.. 아주 쓸쓸히.. 그렇지만 아주 몰입해서 봤던 기억이 새삼스럽네요.

다락방 2013-01-08 08:55   좋아요 0 | URL
뭔가 할 말이 많아져서 길게 페이퍼를 쓰다가 죄다 지워버리고 한줄로만 썼어요. 저도 혼자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졌어요, 드림아웃님.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호텔 침대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고도 싶어졌구요. 반드시 도시여야 할 것 같아요. 도시 한복판.
 
한심한 나는 하늘을 보았다
구보 미스미 지음, 서혜영 옮김 / 포레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의미가 없는건 아니지만 굉장히 자극적이고 재. 미. 없. 다. (여전히 별 둘과 셋 사이에서 갈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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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르 2013-01-0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극적이고 재.미.없.기가 쉽지 않은데..궁금해지네요.
책 커버와 제목이 낯이 익네요.

다락방 2013-01-08 08:57   좋아요 0 | URL
책 읽는 내내 몇번이나 그만읽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별을 두개 넘게 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뭐랄까, 약간 마음을 움직이는 부분들이 있기는 해서..에세르님, 그런데 다른 분들 평을 보니 다 좋아요. 저만 안좋아하는 것 같아요. 하핫 ;;
 
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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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쁜 아기 선발대회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직도 그런 것이, 왜 예쁜 아기를 가진 부모를 축하하고 상을 주는지 정말 모르겠다. 그렇다면 왜 장애아를 가진 부모를 벌하고, 또 그들에게 벌금을 물게 하지 않는가? 마치 그들의 잘못인 듯 말이다.-83-84쪽

뭔가 흔적을 남겼다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 흔적이라는 것은 깨끗하게 닦아놓은 바닥에 흙 묻은 발로 남겨놓은 발자국 같은 것이다. 그래서 혼이 나는 그런 흔적이다.
토마를 바라보거나 멀리 간 마튜를 생각할 때면, 과연 아이들을 만들어낸 것이 잘한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아마 아이들에게 물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아이들이 느꼈던 작은 기쁨, 스누피 인형, 따뜼한 목욕물, 고양이의 부드러운 몸짓, 햇살, 공, 마트 산책, 타인의 미소, 장난감 자동차, 감자튀김‥‥‥
이 모든 것이 있어 아이들의 삶도 살아볼 만한 것이었다면‥‥‥하고 바라본다.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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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3-01-08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론가의 말투를 흉내내보자면, 예쁜 아기 선발대회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명확히 느끼게 해주는 밑줄이군요. 정말, 공감되요. 예쁜 아이한테 상주면 못난 아이는 벌금받고... 이것도 하나의 편견이자 배척이라고 느낍니다. 뭐 저는 ... 그런거 받을 외모가 아니라 이러...는 걸까요 ㅋㅋㅋ

다락방 2013-01-08 16:48   좋아요 0 | URL
예쁜 아기가 예쁘다는 것은 그 아기의 큰 장점이긴 하죠. 예쁘다면 매력적으로 어필하기도 쉽구요, 여러가지로 생활하기에 편할거에요. 그런데 그런 장점을 줬다고 해서 그 부모에게 '상'을 준다면, 상대적으로 예쁘게 태어나지 못한 아기들의 부모 또 장애아의 부모는 '상 탈만한 부모'가 못되는 셈이잖아요.

이 책의 저자는 아들 둘 딸 하나인데 두 아들이 모두 장애아에요. 그래서인지, 저 문장이 유독 아프더라구요. 잔인하게 느껴지고.
 
눈을 뜨면

 

영화 『더티 댄싱』에서 댄서인 '쟈니'는 부잣집에서 넘치는 교양으로 무장한 '프란시스' 에게 춤을 가르쳐주면서 공간의 중요성을 말한다.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기는 내 공간, 여기는 니 공간. 그때 흐르는 노래는 「Hungry eyes」다. 당시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는 제목의 한글번역까지 되어 있었는데, hungry eyes 의 제목은 '갈망하는 눈동자'였다. 그 번역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만약 나였다면 결코 갈망하는 눈동자로 번역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의역에 의역을 거듭해도 '굶주린 눈동자'라고 했을 것 같다.

 

 

 

 

 

 

 

공간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 는 규칙은 춤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하게 지켜져야 한다. 물론 각자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친구' 라거나 '연인'이라거나 하는 관계의 성립에서 적당한 거리를 지키고 공간을 내어주는 것은 무엇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어떤 사람들은 연인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친한 친구니까 우리는 서로에게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에는 친구든 연인이든  내가 만들어놓은 공간을 침범하려 하지 않는 사람이 좋다. 가까워지고 싶은 욕망은 물론 이해한다. 나 역시 그렇다. 나도 어떤 사람들에 대해서는 다소 멀게 느껴지는 거리를 좁히고 싶은 마음이 크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거리는 좀 멀어, 이 공간은 좀 넓어, 난 이걸 좀 좁히고 싶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조금 더 다가가려고 해보고 조금 더 친근하게 굴려고 해보지만 그럴때마다 자꾸 돌이켜보게 된다. 혹시 상대는 원하지 않았는데 내가 이걸 부수려고 했던건가? 그렇다면 오히려 나를 밀어내고 싶지 않을까?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얼마만큼이 적당한 거리인지 모르겠고,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얼마만큼이 그가 만들어 둔 그만의 공간인지를 모르겠다. 그 거리를 모르겠는건, 내가 그 사람에게 가고 싶은 욕망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그래서 내 눈이 가려졌기 때문일 것이다. 보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른다. 알고 싶지 않은걸지도 모른다. 나는 내 공간을 지켜주려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들이야말로 나를 진정 아낀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러니 아마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도 그렇겠지. 공간을 준다는 것, 그 공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은 쉬운듯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아름다웠다.

 

그녀가 마침내 말했어요. "나는 내 또래에서 당신처럼 예의 바른 사람을 만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나는 그리 기쁘지 않은 어조로 말했어요. "예의 바르다고요?" 그녀가 미소를 지었어요.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에요. 지루한 예의 바름 말고요. 정중한 예의 바름 말이죠. 당신은 사람들에게 공간을 줘요. 나는 정말로 그게 좋아요. 흔하지 않은 일이에요." (p.26)

 

 

 

 

 

 

 

 

 

 

 

 

 

 

 

 

 

나는 거리를 지키고 싶고 나는 공간을 갖고 싶은데, 무작정 그걸 파고 들어오려는 사람에 대해서 나는 결코 가까운 거리를 허용할 수가 없다. 오히려 멀어진다. 상대로부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신경이 곤두선다. 상대로부터 '예의 바르다'는 말을 듣는것, '공간을 준다'는 말을 듣는다는 것, 아, 그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아름답다. 존중이 느껴진다. 그러니 이 책속의 여자도 그를 좋아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정말로 그게 좋아요, 라고 말할 정도로. 그래, 상대의 공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것, 상대에게 공간을 준다는 것, 그건 흔하지 않은 일이다.

 

이 문장이 너무 좋아서 이 문장을 나처럼 좋아할 것 같은 친구에게 찍어 보냈다. 친구는 예상대로 무척 좋아하면서 이 문장의 원서가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더니 잠시동안의 시간이 흐른후, 능력있는 내 친구는 이런 메세지를 보내왔다. 자, 다같이 새해를 맞이하여 영어 공부 한 번 해보자.

 

 

"I don't think," she said finally, "I've ever met someone our age as polite as you." "Polite?" I said, less than radiant with joy. She smiled. "I don't mean it that way," she said. "Not boring polite. Respectful polite. You give people their space. I really like that. It's unusual."

 

 

오늘의 문장 혹은 올해의 문장쯤이 되지 않을까.

 

 

물론, 그래도 여전히 누군가의 거리를 좁히고 싶은 마음은 있다.  나는 그에게 공간을 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으니 그가 이 노력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는 마음도 있다.

 

 

 

그녀는 다 웃고 나더니, 내 손에 자기 손을 얹고 말했어요. "당신이 보고 싶었어요. 돌아와서 좋아요."

나는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내 손가락을 밀어 넣고 싶었지만 가만히 있었어요. 내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접촉이 끊겨 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p.74)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었다. 그 손가락 사이로 내 손가락을 밀어 넣고 싶은 마음이 대체 왜 들지 않겠는가. 그런데 가만히 있었다니, 그는 정말이지 정중하게 예의바르다. 그래, 여자는 아직 자신의 공간이 필요하고 아직 잊지 못하는 연인이 있다. 그런 여자의 손가락에 자신의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가는 지금 유지되고 있는 관계가 바스라질지도 모른다. 남자는 여자를 좋아한다. 그는 이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

 

당신이 보고 싶었어요 돌아와서 좋아요, 라는 말을 하게 되는 날이 내게 온다면, 그런데 상대가 내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는다면, 그러나 나는, 가만히 있진 않을테다. 그 손가락 사이로 내 손가락을 밀어 넣을거다. 공간을 줄테니 손가락만큼은, 그 순간만큼은, 받아주어도 좋지 않을까.

 

 

 

 

친구를 만나서 영화를 봤다. 영화를 보기전에 우리는 따뜻한 정종을 마시러 갈까 와인을 마시러 갈까 어떤걸로 정할까 고민했었는데, 영화에서는 스테이크 먹는 장면이 자꾸 나왔다. 모두가 울었다는 그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데 나는 친구에게 귓속말로 말했다.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서 와인을 마시자고. 친구도 그러자고 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이 복잡했다. 여자가 아팠다. 부부는 함께 오래 살았다. 거동이 불편한 여자의 간병을 남편이 해준다. 내가 불편할 때 병간호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그렇다면 사람은 결국 누군가와 함께 살아야 하는걸까. 그러나 여자는 남편에게 그리고 자식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싫다. 침대에 소변을 보는 자신이 창피해 숨어버리고만 싶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제 명확한 단어가 되어 나오질 않아 상대가 알아듣지도 못한다. 여자는 물 마시는 것조차 거부하고 죽어버리고만 싶다. 그나마 말을 할 수 있을 때 그녀가 계속 내뱉던 말은 '너무 길어, 너무 길어' 였다. 인생이 너무 길다는 말. 그런 그녀를 보니 그녀의 마음이 짐작이 되었다. 어쩌면 혼자가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내 모습, 나였어도 보이기 싫었을테니. 아무리 내가 사랑했던 그리고 함께 살았던 사람이지만, 그런 모습을 보이는 건 결코 편하지 않을테니.

 

아내의 미안함을 아는 남편은 말한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고, 당신이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겠냐고. 그러나 아내는 말한다. 물론 많이 생각해봤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달라요.

 

 

그래, 생각과 현실은 같지 않다. 내가 아팠다면 너도 이렇게 했을거야, 와 정말 아파서 병간호를 받고 있는 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같을까. 우리가 이해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존재하지 않을까.

 

 

침대에 누워 제대로 말하지도 못하는 엄마를 딸이 찾아온다. 딸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운다. 나는 그런 딸을 보고 눈물을 흘렸다. 엄마 생각이 났다. 그리고 앞으로의 내 생각도 났다. 우리 엄마가 저렇게 아프면 어떡하지, 내가 그걸 어떻게 감당하지.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시면 어떡하지. 그러면 나는 내 삶을 어떻게 살지. 내가 늙으면 어떡하지. 내가 늙어서 저렇게 거동조차 불편해지면, 그러면 그때는 어떡하지. 생각하니 답이 나오질 않고 답답하기만 했다. 그러다보니 생각하고 싶지 않아졌다.

 

 

 

 

고기와 술을 마시고 배가 터질것 같았던 친구와 나는 종로 알라딘 중고샵으로 갔다. 친구는 갈 때마다 눈에 띄는 책을 찾지 못했다고 했는데, 나는 책장앞을 서성이면서 친구에게 이 책 읽으라며 자꾸만 책을 숑숑 빼주었다. 친구의 팔은 점점 책으로 가득찼다. 그리고 나 역시 책을 막 빼들었다. 고르다보니 일곱권이었는데 계산 직전 두 권을 빼놓았다. 이걸 들고 집에 가자니 지독하게 무거울 것 같아서. 결국 나는 다섯권을 손에 들고 중고샵을 나왔다.

 

 

 

 

 

마태우스님의 리뷰를 보고 『악의 교전』을 장바구니에 담아두었었는데 똭- 눈에 띄는게 아닌가! 그래서 냉큼 빼들었는데 유감스럽게도 1권은 재고가 없었다. ㅠㅠ 1권 없으니 2권도 사지말까 하다가, 아니야 어차피 살 책이니 2권이라도 일단 사놔, 하고 들고왔다. 『그토록 먼 여행』은 장바구니에 너무 오래 들어있었다. 항상 넣었다가 뺐다가를 했었는데, 책과 나도 만날 때가 있는건가보다. 지금은 그 때가 되었고.

 

 

 

 

오늘 외출하는 길에는 박정현의 노래를 들었다.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아, 이노래가 이렇게 좋았던가!! 그러고보면 노래와 나도 만날 때가 따로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책을 좀 읽다 자고 싶은데 졸리네. 이를 어쩐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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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떠나려는 그대를
    from 마지막 키스 2016-11-11 17:58 
    '모신 하미드'는 『주저하는 근본주의자』에서, 내가 되고 싶은 나와 본연의 나는 다르다고 말해서 사람 가슴을 찢어놓더니, 이 작품에서도 결국은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아니, 그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내가 그렇게만, 그것만 받아들인 것 같다. 처음엔 묵직한 작품이 아니잖아? 하고 설렁설렁 읽다가, 결국 또 가슴이 뜯겨져나가 버렸다 ㅠㅠ 페이퍼로 길게 막 쓰다가, 너무 구질구질해져서... 간단하게, 내 가슴 찢어졌다고만 말하련다 ㅠㅠ다 읽고나니,
 
 
turnleft 2013-01-06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는 다음번 책 주문할 때 꼭 같이 넣어야겠어요.

다락방 2013-01-07 10:00   좋아요 0 | URL
네, 턴님도 한 번 읽어보세요. 어쩐지 두근두근하네요.

Jeanne_Hebuterne 2013-01-06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연의 일이다. 슬퍼할 거 없다.
김훈을 카피한 듯한 모친의 말씀.

(그런데 그 뒤, 이러셨어요. 치매는 상관없어. 난 제정신이 아니니 안괴롭겠지만 너희가 괴롭겠지. 그러니까 내가 정신 멀쩡할 때 나한테 잘 하도록 하렴.)

아빠 어디 가? 를 다락방님이 어떻게 읽으실지 모르겠어요. 태어날 때 부터 죽어버렸던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까. 너와 함께 모차르트의 천성적인 밝음을, 쇼팽의 서정을 이해하고 싶은데 너의 세계는 어디 있는지 내가 닿을 수가 없다, 라고 말하는 아버지를 읽는 내내 마음아팠어요. 부모가 대신 해 줄 수 없고 자식이 대신 해 줄 수 없는 일이 너무나도 많아요. 그럼에도 전 모든 자식은 부모의 풍선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사랑해, 파리'라는 영화에는 늙은 아버지가 미혼모 딸에게 '넌 풍선이 아니야. 넌 비행기였어'라고 말하는 장면까지 있는데 저와 모친은 그게 진짜라고 끄덕거렸어요. (물론 그 뒤 절 물끄러미 보더니 비행기도 비행기 나름이긴 한데......라고 말씀하시는 걸 잊지 않으셨어요)

삼겹살을 구워먹고 검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지금, 다락방님 페이퍼를 읽고 흔적 남깁니다. 흔적이 길어요.

다락방 2013-01-07 10:06   좋아요 0 | URL
자연의 일이고 슬퍼할 게 없다 한들, 막상 그 일 앞에서 슬퍼하지 않을수 있을까요? 다가오기 전에 하는 말들과 다가왔을 때 느끼는 것에는 당연히 간극이 있을거에요. 영화속에서도 남편은 아내에게 '너가 나였어도 이렇게 했을 것' 이라고 말하지만 아내는 그러거든요. '그렇다. 그러나 생각과 현실은 다르다' 고요. 영화를 보고나서 계속 생각이 복잡하고 마음이 아픈데, 이걸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아빠 어디 가?]는 오래전에 쟌님의 리뷰를 보고 보관함에 넣어두었더랬어요. 그러다 마침 중고샵에서 보고 반가운 마음에 집어들었죠. 아, 쟌님, 저는 이 책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덧붙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말을 감상이라고 한들, 그러니까 어떤 단어를 써도 아무것도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이게 이해되는 표현일지..아팠고 자신이 없었어요. 물론 아무도 제게 자신있냐고 물은건 아니었지만요.


여름되기전에 부산에 갈 생각이에요. 같이 커피 마셔요, 그 때. 술도 좋구요.

달사르 2013-01-06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와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서 동시에 그 거리를 존중하고픈 마음도 있는 것. 좋아요.
그에게 더 다가가고 싶지만 그가 숨쉴 수 있는 정도의 거리는 유지하는 것. 관계를 오래도록 지속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 같아요. 물론 더 다가가고픈 마음 역시 숨길 순 없지만요.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건, 그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해서인 것도 같아요. 나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나의 독자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때론 외롭기도 하지만 말이죠.

다락방님의 이번 글, 무척 와닿아요. ^^

다락방 2013-01-07 10:08   좋아요 0 | URL
네, 달사르님.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 건 그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해서이기도 하죠. 그와 내가 적정 거리를 유지하는한, 관계 역시 계속 유지되겠죠.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과 잃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조율을 잘 해야 할 것 같아요.

새해 목표는 세우셨어요, 달사르님? ㅎㅎ

2013-01-07 0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7 09: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poptrash 2013-01-07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다고 선언해놓고 아직도 안 읽어서 참 댓글을 달 수가 없네요... <인간의 조건>이란 한승태 씨의 책을 집었다가 손에서 놓지 못하는 바람에 한 40쪽까지 밖에 못 봤어요. 졸려서, 보다 잤어요. 그래도 문제의 구절을 보았고, 바로 이것이 "you give people their space"군, 하고 혼자 중얼거렸어요. 다락방 님 덕분에요.

다락방 2013-01-07 10:09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좀전에 팝님의 페이퍼 읽고 오는 길입니다.

팝님, 이 책 읽으면 꼭 서평 써주세요. 아셨죠? 저 기다릴겁니다. (불끈!)

레와 2013-01-07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의 (상대방의) 공간을 침범하지 않고 지켜주기....를 좀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것을.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는 [레미제라블]을 다 읽고 바로 읽어 보겠어요! ^^

다락방 2013-01-07 11:33   좋아요 0 | URL
나도 그래요, 레와님.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걸, 하고 생각해요. 그래서 상대에게 좀 더 효율적으로 알릴 수 있었으면, 하고 말이지요. 어릴적에도 분명 싫었는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몰라 싸우기만 했던것 같아요. 지금도 내 공간을 지켜달라 말하기는 서툴지만, 분명히 그걸 알고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래서 그들이 소중하고요.

:)

건조기후 2013-01-08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간을 준다.. 참 근사한 말이네요. 진작에 이렇게 그럴듯한 표현을 할 줄 알았다면 인간관계가 조금은 덜 힘들었을 수 있었을까요. 음 아니 저런 말을 실제로 입 밖으로 내뱉았다면 더 재수없었을 지도 ;;

가끔은 막 스스럼없이 선을 넘어 침범하고 상대방도 그런 침범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끈.끈.한 사이가 부러울 때도 있지만. 역시 체질적으로 오래 못 가더라고요. 형식적인 예의범절에 철저한 사람들이 오히려 정말 마음으로 배려해야할 부분에 대해서는 서툰 것도 같고...

옛날 생각도 나고 지금의 주변도 돌아보게 되고,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한 마디에요.

다락방 2013-01-08 09:01   좋아요 0 | URL
그렇죠? 막상 [더티댄싱]을 볼 때도 저 말이 의미있게 다가오진 않았었어요. 그때 전 중학생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니 더티댄싱이 똭- 떠오르더라구요. 아, 춤을 출 때, 그 때도 공간의 중요성을 패트릭 스웨이지가 말했었지! 하고 말이죠.

나이들면서 그런 생각을 해요, 건조기후님. 나조차도 나를 잘 몰랐었다는 사실이요. 전 굉장히 허물없이 친한 사이가 진짜 친한 사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지내다보니 제가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하는건 어느정도의 거리와 공간을 지켜주는 사이더라구요. 할말과 해야하지 않을 말을 가려서 하는 사람을 좋아하구요. 아, 나라는 인간이 내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공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구나, 하는걸 깨달은지 얼마 안돼요.

지금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공간을 지켜주는 사람이에요. 의식적으로 지켜주는건지 혹은 그렇게까지 친해지고 싶지는 않은 마음인건지는 제가 그 속을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제가 원하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소중해요. 제게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구요. 저 역시도 아주 생각이 많아졌어요. 게다가 '공간을 준다'는 글을 읽고 딱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행복했어요.


그나저나 건조기후님, 자주 좀 와욧!!

이진 2013-01-08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청난 능력자! 직접 작문을 하신거겠죠...
손가락을 끼우지 않다니 예의바르다 못해... 저 같으면 쑥쓰럽고 두려워서 끼우지 않을 거예요.

이진 2013-01-08 14:58   좋아요 0 | URL
아차, 노래 정말 좋은 걸요.

다락방 2013-01-08 15:02   좋아요 0 | URL
노노노노. 저 영작을 말씀하시는거라면, 친구가 원서에서 찾은거에요. 저게 능력자들은 찾더라구요. 구글에서 찾나봐요. 하핫. 저는 감히 시도도 못해요.

쑥스럽고 두려워서 끼우지 못하겠다면, 그때는 그 감정이 맞는걸거에요. 그렇지만 상대에 따라서 소이진님 감정은 변할거에요. 쑥스럽더라도 용기를 내자, 쪽이 될 수도 있고 용기를 내고 싶지만 상대가 아직 나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같군, 하면서 뒤로 한 발 물러설 수도 있겠죠. 상대와 상황에 따라서 다른 행동이 나타날거에요, 소이진님.

octonov 2013-01-15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님 덕분에 정말 좋은 책을 알게 되었네요! 무엇을 읽을까 떠돌던 저에겐 이곳이 마치 보물지도 같아요. 매일매일.. 조금씩조금씩.. 님이 쌓아놓신 책의 역사를 알아갑니다. 감사해요~

다락방 2013-01-15 18:04   좋아요 0 | URL
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부디 고르신 책들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어야 할텐데요.
:)
 
주저하는 근본주의자 민음사 모던 클래식 60
모신 하미드 지음, 왕은철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에리카는 나한테 주말에 센트럴파크로 점심 소풍을 가자고 했어요. 나는 우리가 이번에는 다른 사람 없이 간다는 걸 깨달았어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맹렬한 바람이 나무들을 흔들고 구름이 하늘에서 쏜살같이 달음질을 치는 뉴욕의 7월 하순, 어느 아름다운 오후였어요. 어떤 날씨를 말하는지 안다고요? 맞아요, 바로 그거예요. 서늘하고 소금기 묻은 공기가 도시에 불어오면, 습기는 순식간에 사라지죠. 에리카는 밀짚모자를 쓰고 바구니를 들고 있었어요. 바구니에는 와인과 막 구운 빵, 얇게 자른 고기, 다양한 치즈, 포도 등이 들어 있었어요. 맛도 좋고 세련된 것들로 구색이 갖춰져 있었죠. (p.55)



그녀는 눈을 감고 팔꿈치를 대고 뒤로 기댄 채, 의심할 줄 모르는 소녀처럼 졸린 듯한 미소를 지었어요. 나는 소변이 마려워 방광이 터질 것 같았어요. 나는 곧 돌아오겠다면서 화장실로 다려갔어요. 그런데 내가 돌아오자 그녀는 곤히 잠들어 있었어요. "에리카?" 불러도 대답이 없었어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래서 망설이다가 결국 불을 껐어요. 블라인드가 올려져 있어서 맨해튼 불빛이 안으로 들어왔어요. (p.76)




이 책의 책장을 한장씩 넘기다가 나는 꼭, 반드시, 오랜 시간을 미국에서 머무르리라, 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곳은 뉴욕이어야 한다고. 어릴때부터 나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과 센트럴파크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센트럴 파크는 내가 읽는 소설속에도 등장하고 내가 듣는 노래속에도 등장했다. 나는 엠파이어 꼭대기에서 반드시 키스를 해야했고, 그곳에서 뉴욕의 야경을 바라보아야 했다. 나는 센트럴 파크의 벤치에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인사하고 햄과 치즈가 푸짐하게 들어있는 샌드위치를 먹어야 했다. 가끔은 커피도 마셔야 했고 가끔은 책도 읽어야 했다, 거기에서. 이 책을 읽노라니 밤마다 내가 머무르는 곳에서 맨해튼의 불빛을 느끼고 싶어졌다. 7월 하순의 오후를 센트럴 파크에서 피크닉을 하며 보내고 싶어졌다. 뉴욕의 일상을 작가는 평범하게 그러나 지독하게도 아름답게 표현했다. 그 빽빽한 도시에서 찾아내는 이 아름다움이라니, 이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책의 주인공은 파키스탄 사람이다. 그는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미국의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뛰어난 업무성취도를 보이며 미국 여자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런 미국에 대해 이렇듯 아름다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 거창한 아름다움이 아니라 일상속에 파고드는 이 아름다운 풍경을, 나는 넋을 잃고 무작정 기대하고 상상한다. 내가 마침내 도달해야 할 곳은 바로 그 곳이라는 듯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아니 그가 이런 일상을 보내놓고, 911 테러로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무너지는 걸 목격한 그는, 이런 감정을 느낀다.



다음날 저녁은 우리가 마닐라에서 보내는 마지막이어야 했어요. 나는 방에서 짐을 싸고 있었어요. 텔레비전을 켰을 때 처음에는 영화가 나오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계속 보니까, 영화가 아니고 뉴스더라고요.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 건물이 하나둘 무너지더군요. 그대, 나는 미소를 지었어요. 그래요, 혐오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의 첫 반응은 놀랍게도 즐거움이었어요.

(중략)

하지만 그 순간, 나는 그 공격의 희생자들을 생각한 게 아니에요. 텔레비전에서는 어떤 허구 인물이 죽으면 마음이 많이 움직이죠. 여러 일화를 통해 내게 친숙해진 인물이 죽으니까 그런 거죠. 그런데그 순간은 그게 아니었어요. 나는 그 모든 것의 상징성에 빠져들었던 거죠. 누군가가 그렇게 가시적으로 미국의 무릎을 꿇렸다는 사실에 그랬던 거죠. (pp.66-67)




그 일이 있고난 후, 그는 공항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심하게 검색을 받는다. 그가 파키스탄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상황을 외면하고 싶었고, 자신과는 관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잠시 고향으로 돌아갔을 때 전쟁에 대비하는 가족들을 맞닥뜨린다. 그에게 미국은 그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가족과 고향을 공격할 수 있는 대상이다. 아름답고 환상의 나라였던 바로 그곳이, 그에게 엄청나게 거대하고 잔인한 상징으로 닥쳐온다. 그는 그 사회의 일원이 되고 싶었는데, 결국 그는 내내 머릿속에서 자기 자신과 가족과 고향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며 일상에 방해를 받고 만다. 



쌍둥이 빌딩이 무너지는 걸 보는 순간 제일 처음 느낀게 고통이 아니라니, 즐거움이라니, 아니 즐거움이라고 내뱉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소설인가. 더 놀라운 건 내가 그를 이해한다는 거다. '누군가가 그렇게 가시적으로 미국의 무릎을 꿇렸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느꼈다는 그를 이해한다는 거다. 그 순간까지는 자신이 미국을 사랑한다고만 느꼈는데, 그 거대한 나라가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에 즐거움을 느꼈다는 그 파키스탄 사람의 마음이 무엇인지 알겠다는거다.



'주저하는 근본주의자'라니, 이건 무슨 인문서의 제목인가 싶었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에 이 제목 말고 무슨 제목을 붙일 수 있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미국 회사를 다녔고 미국 여자를 사랑했지만, 미국 사람이 될 수는 없었다. 그는 다른 사람의 '대신'도 될 수 없었다. 미국이 원한것도 그리고 자신이 사랑한 여자가 원한것도 '그'는 아니었다, 그는 될 수 없었다.



"크리스가 보고싶어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나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는 걸 보았어요. "그렇다면 내가 그라고 생각해 봐요." 나는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몰랐어요.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죠. 갑자기 그것이 가능한 하나의 방법 같았어요. "뭐라고요?" 그녀는 이렇게 말했지만, 눈을 뜨지는 않았어요. 내가 다시 말했어요. "내가 그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천천히, 어둠 속에서 말없이, 우리는 했어요. (p.95)



잠시동안 눈을 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김없이 눈을 뜨는 시간은 찾아온다. 눈을 뜨면, 거기엔 되고 싶은 내가 있는게 아니라 본연의 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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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ou give people their space.
    from 마지막 키스 2013-01-06 00:18 
    영화 『더티 댄싱』에서 댄서인 '쟈니'는 부잣집에서 넘치는 교양으로 무장한 '프란시스' 에게 춤을 가르쳐주면서 공간의 중요성을 말한다. 서로의 공간을 침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여기는 내 공간, 여기는 니 공간. 그때 흐르는 노래는 「Hungry eyes」다. 당시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는 제목의 한글번역까지 되어 있었는데, hungry eyes 의 제목은 '갈망하는 눈동자'였다. 그 번역이 얼마나 고마웠던지, 만약 나였다면 결코 갈망하는 눈동자로 번역하
  2. 떠나려는 그대를
    from 마지막 키스 2016-11-11 17:58 
    '모신 하미드'는 『주저하는 근본주의자』에서, 내가 되고 싶은 나와 본연의 나는 다르다고 말해서 사람 가슴을 찢어놓더니, 이 작품에서도 결국은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아니, 그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내가 그렇게만, 그것만 받아들인 것 같다. 처음엔 묵직한 작품이 아니잖아? 하고 설렁설렁 읽다가, 결국 또 가슴이 뜯겨져나가 버렸다 ㅠㅠ 페이퍼로 길게 막 쓰다가, 너무 구질구질해져서... 간단하게, 내 가슴 찢어졌다고만 말하련다 ㅠㅠ다 읽고나니,
 
 
Mephistopheles 2013-01-0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갸르릉거리는 머슬카를 타고 넓다란 평야에 이차선 도로만 나와있는
서부사막을 땀 뻘뻘 흘리면서 드라이브하고 싶습니다. (쓰고 보니 슈퍼네추럴..)

다락방 2013-01-04 14:08   좋아요 0 | URL
ㅎㅎ 점심은 드셨습니까, 메피스토님.
2013년 제 목표는 금발머리 파랑눈의 남자와 연애하기 입니다, 메피스토님.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3-01-04 14:28   좋아요 0 | URL
금발머리 염색에 파란 써클렌즈를 낀 남자는 아니겠죠?

다락방 2013-01-06 00:30   좋아요 0 | URL
가짜는 곤란합니다, 메피스토님.

어제 조셉고든래빗의 노래 부르는 동영상을 보았는데요, 꼭 금발일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뭐, 재이슨 스태덤은 민머리..니까요;;

Jeanne_Hebuterne 2013-01-04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센트럴 파크가 내려다 보이는 호텔에서 낮에 매그놀리아에서 사온 레드 벨벳과 바나나 크림 컵케잌을 먹던 순간, 다락방님을 떠올렸어요.
아, 여기는 다락방님이 무척 좋아하는 곳이었지, 하고.
올해 그곳에 가거든 엽서 보내주셔요!

다락방 2013-01-06 00:30   좋아요 0 | URL
쟌님, 제가 어떻게 올해 그곳에 가겠습니까. 그러나 언제고 가고 말거라는 생각은 있으니, 그게 언제든 가게 되면 엽서 보낼게요. 그 순간이 빨리 오면 좋겠어요!!

poptrash 2013-01-04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읽기 시작합니다!

다락방 2013-01-06 00:29   좋아요 0 | URL
지금쯤 다 읽기 시작하셨을테니, 서평을 내놓으시오!!

moonnight 2013-01-04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모던 클래식에서 헉 소리 나게 좋았던 작품들이 몇 있었어요. 이 책도 꼭 읽어보고 싶어요. >.<

다락방 2013-01-06 00:29   좋아요 0 | URL
좋은 문장이 많아서 자꾸 뒤적여보고 친구들에게도 적어 주고 그랬어요, 문나잇님. 얇은 책이니 문나잇님도 꼭 읽어보세요.

2013-01-04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3-01-06 00:28   좋아요 0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reamout 2013-01-0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만 넣어두고 있었는데, 그럼 장바구니로 옮겨도 되겠네요. ㅋ

다락방 2013-01-06 00:28   좋아요 0 | URL
드림아웃님 좋아하실거에요! 오늘은 무슨 책을 읽으셨을까, 엄청 궁금해요. ㅎㅎ 이 댓글 읽으시면 말씀 좀 해주세요!

2013-01-07 2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8 09: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9 0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9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태우스 2013-01-05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그렇듯이 님의 서평은 참 좋습니다. 다양한 사유를 할 수 있어서요. 즐거움을 느꼈다,는 구절을 제가 이해하려면 노력을 좀 해야 했답니다. 그리고 제가 주목한 구절은, 인종이 달라도 프린스턴을 나오면 좋은 자리에 취업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제가 미국에 대해 편견을 가졌나봐요....

다락방 2013-01-06 00:27   좋아요 0 | URL
제가 인용문을 저기서 끊어서 아마 이해가 좀 힘들었을 것 같아요, 마태우스님. 저 뒤의 부분은 이렇게 된답니다.

[아, 내가 당신을 더 불쾌하게 하는 모양이군요. 물론 이해합니다. 자기 나라의 불행에 다른 사람이 흡족해하는 걸 보는 건 가증스러운 일이지요. 하지만 당신도 그런 감정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할 거예요. 당신은 미국 무기가 적의 건축물을 폐허로 만들어 버리는, 최근에 상당히 유행하는 비디오클립을 보면 즐겁지 않나요?]


위의 문장이 이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을텐데요. 제가 이해하기 위해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그가 말하는 '상징성'으로서의 '미국의 거대함' 이였어요. 그가 말한것처럼 '공격의 희생양'이 아니라 말이죠.


프린스턴은요 마태우스님, 저는 말이죠, 프린스턴을, 예일을, 하버드대를 나오고 싶어요. 뭐, 공부를 못해서 이건 농담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제가 '저 하버드 졸업했어요' 라고 말하는 순간 얼마나 스스로가 멋져보일까, 하는 생각을 한답니다. 하버드라뇨. 흑흑.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