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멜라 싫어...
번역본은 집에 있고 지금 내게는 원서뿐인데, 내가 가진 원서는 링크한 것들과는 표지가 다르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을 다시 읽었던 5월에도, 그리고 그 후에도 가끔, 불쑥불쑥, '에미는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에미는, 레오로부터 응답이 없는데, 시스템관리자만이 계속해서 답장을 보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끈질기게 메일을 보낸다. 답 없는 레오에게.
Three weeks later
Half a year later
Three days later
Four days later
Three and a half months later
...
3주+6개월+3일+4일+3개월반=10개월반
거의 1년을, 답 없는 사람에게 계속해서 말을 거는 거다. 에미는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어떻게 이럴 수 있었을까?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 시간 내내 레오를 잊지 않았다는 건 사실 별로 대단한 건 아니다. 사람을 좋아한만큼 잊는 데는 시간이 걸리니까. 그러니 잊지 않는건 오히려 당연하달 수 있다. 그런데 계속해서 말을 건다. 답도 없는데. 답도 없는데 계속 불러. 지치지도 않고 계속 불러.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 이건 그저 잊지 않는다고 되는 게 아닌 거다. 이건 확신이 있는 거다. 레오가 응답할 거라는. 그러니까 이렇게 부르면, 레오가 답을 해올거라는. 그게 언제가 됐든. 에미는 계속 부른다. 계속 레오를 불러. 레오는 이미 보스턴으로 가버렸는데, 그런데 레오를 불러. 에미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지? 에미는 강하구나. 그가 사라졌다고, 내 인생에서 사라져버렸다고 울며 지쳐 쓰러지는 게 아니라, 계속 불러. 버티면서 계속 불러.
저렇게 계속 불렀더니, 시스템관리자가 응답하지 않는다. 이건 무슨 뜻일까.
Should I be worried, or can I be hopeful?
그렇게 일년여의 시간을 미친듯이 불러놓고서는, 이제 에미는 두근두근한다. 뭐지, 이건 뭐지, 이건 뭘까.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니.
에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말 간절히 원한다. 자신이 바라는 것을 정말 간절히 바란다.
원하는 것을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것을 간절히 원하고, 바라는 것을 간절히 바라고.
그렇게 결국,
레오가,
응답했다.